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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샤이머 교수가 남긴 섬뜩한 질문] [美 어깨에 올라타 우주까지 진출하는 日] [우크라이나서 열리는 ‘판도라의 상자’.. ]

뚝섬 2022. 1. 3. 06:01

[미어샤이머 교수가 남긴 섬뜩한 질문]

[美 어깨에 올라타 우주까지 진출하는 日]

[우크라이나서 열리는 ‘판도라의 상자’… 미·러 갈등 넘어 한반도에도 영향]

 

 

 

미어샤이머 교수가 남긴 섬뜩한 질문

 

10∼15년 뒤 美 세계 리더 시대 끝날 것
韓, 국제질서 격변 돌파할 준비하고 있나

 

“우리가 아는 세상은 이제 사라지고 있다.”

동아일보의 신년 인터뷰에 응한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내놓은 국제 정세에 대한 예측은 섬뜩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광대한 시장과 막강한 정부 지원으로 쌓은 경제적 영향력을 외교·군사적 영향력으로 바꾸고 있는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조만간 미국의 영향력을 제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미국을 추월하는 시점에 대해선 “중국의 국민소득이 한국이나 일본 수준이 되는 때”라고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0년 중국 경제규모를 2035년까지 2배로 키우겠다고 한 목표를 달성하면 13년 뒤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5000달러에 달하게 된다. 빠르면 10∼15년 내 절대 강자 미국이 세계 질서를 이끌던 시대는 막을 내릴 것이라는 얘기다.

두 번째는 미중 갈등이 결국 전쟁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어샤이머 교수가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은 곳은 단연 대만 해협이다.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충돌이 튀기는 불꽃은 두 세력이 맞닿는 지정학적 위치에 자리 잡은 한국에는 걷잡을 수 없는 불길이 될 공산이 크다.

 

세 번째는 미국 동맹구조의 변화다. 미소 냉전 시대 유럽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만들어 소련을 견제했던 것과 달리 유럽과 아시아의 지리적 차이 때문에 중국을 견제할 역내 다자안보체제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미어샤이머 교수의 분석. 결국 중국과 소련이라는 한 번에 상대하기 어려운 두 강대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일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중국전략이 된 인도태평양 정책이나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협력체인 ‘쿼드(QUAD)’는 사실 모두 일본이 처음 제시한 아이디어들이다. 특히 최근 일본은 미국에 대중국 견제 정책 틀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미국의 대만 방어 전략에 직접 참여하면서 미중 갈등으로 높아진 일본의 지정학적 가치를 군사력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이 재무장을 마친 일본과 손을 잡고 중국,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세계가 바로 미어샤이머 교수가 내다본 10∼30년 내 다가올 미래다. 그런 약육강식의 질서에서 한국이 생존하려면 미국과 첨단기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북핵 문제와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를 고려할 때 한국이 중국 견제의 최전선에 나서기 어렵다면 미국과 중국이 집중하고 있는 첨단기술 분야를 외교·국방 전략과 결합해 한국이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외교·국방 전략에 과학기술 정책을 접목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분석이다. 미 국무부는 최근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 양자컴퓨팅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과학기술 외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사이버·디지털 정책 부서를 새로 만들었다. 미국 국방부는 캐슬린 힉스 차관 주도로 펜타곤이 장기 육성해야 할 과학기술 분야를 정하고 펀드를 조성해 첨단 기술기업들의 실험을 지원하고 있다.

 

21년 전 현재의 미중 패권전쟁을 내다본 미어샤이머 교수의 예측이 이번에도 들어맞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정치적 내전 상태라는 극단적 평가를 받는 미국 정치권이 유일하게 한목소리를 내는 분야가 바로 중국 견제 정책이다. 우리는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격변의 국제질서를 헤쳐 나갈 전략을 준비하고 있을까. 섬뜩했던 그의 예측보다 어쩌면 더 섬뜩한 질문일지 모른다.

-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동아일보(2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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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어깨에 올라타 우주까지 진출하는 日 

 

일본에서 ‘(미·일) 동맹 표류’가 출간된 게 1997년이다. 저자는 나중에 아사히 신문 주필이 되는 후나바시 요이치. 주일미군의 오키나와 여중생 강간 사건 등으로 흔들리던 미·일 관계를 우려하며 썼다. 이 책은 미 국방장관이었던 윌리엄 페리의 우려로 마무리된다. “미·일 동맹은 역(逆)피라미드 같은 구조라고 느껴진다. 항상 양옆에서 받쳐 주지 않으면 쓰러져 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990년대 미·일 동맹의 불안함을 역삼각형에 비유한 것이다.

 

‘아르테미스(Artemis)’ 달 탐사 계획은 미국이 1972년 아폴로17호 달 착륙 이후 50여년 만에 달에 우주인을 보내기 위한 국제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이다./NASA

 

이 책이 나온 지 25년 된 2022년 새해 벽두에 보니, 미·일 동맹은 역(逆)피라미드가 아니라 안정된 피라미드 모양 같다. ‘사반세기 동안 축적된 미·일 동맹은 당분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것 같다.’ 이게 2018년부터 도쿄 특파원에 이어 국제부장으로 매일같이 일본을 관찰하며 내린 소결론이다.

 

최근 미·일 동맹의 발전 속도와 폭은 동맹 관련 역사를 새로 써야 할 정도다. 일본 관점에서 동맹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수는 중국과 영토 분쟁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다. 바이든은 2020년 당선 직후 일 총리와의 첫 전화 통화에서 센카쿠 보호를 언급, 일본 열도를 놀라게 했다. 일 외무성 고위 관리가 크게 만족하며 “100점 만점”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대서특필됐다. 미국은 요즘 ‘(누구도) 깰 수 없는(unbreakable) 미·일 동맹’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만 유사시에는 양국이 공동작전을 펼치는 작전 계획이 1월 중에 만들어진다. 지난해 창설된 미국·영국·호주의 3국 동맹 오커스(AUKUS)에 일본이 들어가 조커스(JAUKUS)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과거 미·일 동맹이 일방적인 미국 주도였다면 요즘엔 일본이 배후에서 조종, 끌고나가는 측면도 보인다. 일본은 바이든 정부에서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고안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슬로건을 계속 사용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일본·인도·호주 4국의 안보 협력체 ‘쿼드’의 사실상 사무국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프랑스·독일의 ‘아시아로 회귀’는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았다. 영국 해군의 항모 퀸 엘리자베스호 등을 비롯한 유럽 3강(强) 함정을 요코스카항에 기항시키며 중국 견제에 나서도록 한 주역은 일본이었다. 북한의 해상 불법 환적(換積)에 대응한다며 호주⋅캐나다⋅뉴질랜드까지 끌어모아 준(準) 동맹 체제를 만들었다. 미국의 어깨에 올라타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실리를 챙기는 것이다.

 

세밑인 지난달 기시다 후미오 일 총리 발언은 ‘미·일 동맹의 우주화’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일본은 미국이 280억달러를 투입하는 ‘아르테미스(Artemis)’ 달 탐사 계획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 중이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2020년대 후반에는 일본인 우주 비행사의 달 착륙 실현을 도모하겠다”고 발표했다. 미·일 공동으로 달에 식민지를 건설해 희귀 자원을 들여오는 계획도 논의되고 있다.

 

미·일 동맹 약진과 대조적으로 미국의 한국 ‘방기(放棄·abandon)’ 정책이 구체화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문재인 정권은 바이든의 핵심 정책인 쿼드 참여에 부정적이다. 종전선언,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문제로 양국 간 불협화음은 커지고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미국이 부정적이어서 연장에 실패, 지난달 31일 종료됐다. 미국의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국인 일본에서는 이제 ‘미·일 동맹 도약’ 이라는 제목의 책이 나올 지경이다. 오는 3월 한미 동맹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대통령이 나오지 않으면 ‘표류하는 한미 동맹’이라는 책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이하원 국제부장, 조선일보(2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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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서 열리는 ‘판도라의 상자’… 미·러 갈등 넘어 한반도에도 영향 

 

유라시아의 체스판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2014년 민스크 협정으로 위태로운 봉합을 유지하고 있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새로운 전운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 명이 넘는 병력을 배치하고 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뒤로 물러서라는 강경한 통첩을 보내는 한편, 동우크라이나 지역에 대한 영향력도 확대했다. 4150만 명의 인구와 독립국가연합 국가 중 둘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가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지정학적 요충지이자 역사적 기원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월 발표한 에세이에서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주권은 러시아와 협력해야만 가능하다… 우리는 한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하며, 친서방 기조와 나토 가입 의사를 천명한 젤렌스키 정부에 대해 직접적인 압력을 가하고 유라시아 지역의 패권 부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그래픽=김현국

 

러시아가 적지 않은 정치적⋅경제적 피해를 수반할 전면전을 선호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향후 지구전과 게릴라전이 지속될 경우 러시아 측이 부담해야 할 장기적인 비용은 크게 증가한다. 실제로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은 초청장을 동반한다. 무력화된 정부가 러시아의 개입을 요청하고, 해당 지역의 자국민과 친러 진영을 보호하기 위해 개입을 하는 모양새를 갖춘다. 국민투표나 선거의 형식을 빌려 정당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 러시아의 행보는 “다 계획이 있는” 게임이다.

 

위기의 고조는 NATO의 추가적인 확대 가능성을 차단하고, 우크라이나를 확실히 완충지대화하는 한편, 미국으로 하여금 인도·태평양으로부터 유라시아까지 전선을 확대시키는 부담을 지게 한다. 금융 제재에는 이미 상당히 면역이 쌓여 있고 에너지 거래 단절은 유럽과 러시아 양측에 치명적이다. 중동과 아프간에서의 철군 이후 미국의 원거리 개입 역량은 불투명하고,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핵심 이익에서 벗어나 있다. 유럽은 여전히 리더십 부재와 분열을 보이고, 코로나 시기의 경제위기로 투입 가능한 안보 재원도 부족하다. 러시아로서는 크게 잃을 게 없는 게임에서 미국과 NATO는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분주해진다.

 

동유럽의 체스판은 중국에 긴요한 학습효과를 준다. 미국이 동맹국과 파트너국을 다루는 방식은 동북아에도 그대로 투사된다.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중국이 대만 문제와 동아시아 전략을 가늠해 볼 잣대가 된다. 새로운 힘의 구도가 유라시아 지정학의 단층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국제정세는 다시 힘의 영역으로 기울어가고, 논리와 명분은 부차적으로 밀린다. 선의에 기반한 구두 약속일수록 위기 시에 취약성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약속은 깨지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역사의 비극은 반복될 수 있다.

 

대화에 기반한 외교적 해법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거대한 체스판에 올라와 있는 말들은 얼마만큼의 자체적인 역량과 카드를 들고 있는지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강대국 경쟁 하에서 종종 당사국의 입장은 가려진다. 푸틴과 바이든이 주인공이 된 무대에서, 러시아의 강력하고 세련된 선전술 앞에 우크라이나의 목소리는 묻혀버리기도 한다. 우크라이나 외교는 모호한 중립 기조와 일관성의 결여로 미국 및 유럽과 실질적 공조 체제를 갖추지 못했다. 지속된 위기에 둔감해지고, 내부적으로 취약한 거버넌스는 국제사회에 신뢰감을 주지 못했고,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모호한 정치적인 선택을 가져왔다.

 

완충지대라는 지정학적 위치에서는 많은 긴장을 안고 살아야 한다. 러시아의 또 다른 접경국인 핀란드는 거대한 인접국에 맞서 ‘겨울전쟁’을 치르는 결기를 보였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내며 유럽연합과 국제정치의 주요 일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운명은 궁극적으로 그 나라의 선택과 역량에 달려있다. 국제정치에서 지정학적 고려로 누군가가 지원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또한 힘의 대결에서 균형점 위에 서 있으려는 것은 흔들리는 외줄을 타는 것과 같다. 어떤 가치를 가지고 동맹을 맺고 외교 전략을 짜는지가 중요하다. 자유인지, 민주주의인지, 아니면 민족인지, 경제적 이해인지에 대한 근본적 우선순위 설정이 필요하다. 그게 혼재되고 미사여구로 덮이는 순간 약소국의 운명은 가늠하기 어렵다.

 

1945년 크리미아 반도 남단의 얄타에서 열린 강대국 간의 협정은 여전히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미·중 경쟁과 인도·태평양 전략의 확장은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독일까지 동북아로 불러들이며, 열강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구한말의 상황을 기시감을 가지고 재현시키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여전히 민족의 명분과 쇄국 논의의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7000㎞가 떨어진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기는 먼 나라의 일로 보이지만 유라시아 지정학의 단층대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거대한 판이 충돌하는 파열음은 점점 가까이 들리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우물 안에서 보이는 작은 하늘의 모습에 함몰되어 있다. 멀리 볼 수 있어야 거대한 체스판에서 살아남는다.

 

-이재승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장 모네 석좌교수, 조선일보(2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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