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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뻥” “계몽 군주” 어떻게 됐나] [5대 전략무기 향해 질주하는 北.. ]

뚝섬 2022. 1. 26. 06:08

[“핵은 뻥” “계몽 군주” 어떻게 됐나] 

[5대 전략무기 향해 질주하는 北.. “문제없다”만 되풀이하는 정부와 군]

 

 

 

“핵은 뻥” “계몽 군주” 어떻게 됐나

 

文 정권, 김정은에 대해 “생명 존중” “자유민주” 칭송
망상 빠지면 헛것이 보여… 위험해지는 건 국민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로 ‘블러핑’ 치고 있지만”이라고 했다. 북핵과 미사일이 협상용 ‘뻥 카드’라는 것이다. 그런데 석 달 뒤 북은 6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시험 완전 성공”이라고 발표했다. 그해 말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쏘고는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뻥’이 아니라고 북이 곧바로 패를 깐 것이다.

 

북한 김정은이 지난 11일 전용 차량 안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그런데 2018년 평창 올림픽 이후 기이한 일들이 벌어졌다. 김정은을 만나고 온 문재인 정부 특사단은 ‘비핵화 의지가 확실하다’고 했다. 미국에 보증까지 서면서 미·북 쇼, 남북 쇼를 연출했다. 쇼와 함께 ‘김정은 칭송’이 쏟아졌다. 문 대통령부터 “솔직 담백” “예의 바른 모습”이라고 했다. 대통령 참모들은 ‘김여정 팬클럽 회장’을 자처하며 “핵을 포기하면서까지 경제 발전을 추진하는 (김정은의) 결단” “친근하고 열렸다”고 했다. “큰 기업의 2·3세 경영자 중 김정은만 한 사람이 있느냐”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2017년 북한 경제 성장률이 -3.5%였다. 기업을 이렇게 경영했다면 지금쯤 망했을 것이다.

 

전북 선관위는 공식 블로그에 “북한은 민주주의 국가”라는 글을 올렸다. 그 근거로 “국회의원 역할을 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은 모두 주민들이 직접 뽑는다” “놀랍게도 3개씩이나 되는 정당이 합법적 승인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북에서 선거는 ‘100% 투표, 100% 찬성’이 나오는 이벤트일 뿐이고, 노동당 외 정당은 간판만 걸어두고 있다. 이를 뻔히 알면서도 북을 다당제 국가처럼 설명해 놓은 것이다. 문 정부 국방장관 출신은 “김정은이 자유민주 사상에 접근한 상태”라고도 했다. 고모부를 고사총으로 박살내고 외국 공항에서 이복형을 최악의 화학무기로 암살한 걸 알면서도 ‘자유민주 사상’이란 말이 나오나. 그 무렵 서울 복판에선 김정은이 ‘위인’이라는 세력도 활개쳤다. 초현실적 풍경이었다.

 

정점은 서해 공무원 사살·소각 사건이 찍었다. 북한 만행 2주일 전 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내 “(김정은) 국무위원장님의 생명 존중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생명 존중’이란 말에 김정은부터 놀랐을 것이다. 우리 국민이 잔혹하게 살해됐는데도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미안’ 한마디에 반색했다. 친서를 주고받은 채널이 있는데도 실종 공무원을 구해달라고 연락하지 않았다. 국민 살해 다음날 헤드셋을 쓰고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김정은의 ‘미안’ 소식이 들리자 유시민 전 장관은 “계몽 군주 같다”고까지 했다. 유럽 계몽 군주는 고문 금지 등 사회 개혁과 정치·경제 근대화를 추진했다. 김정은이 한 가지라도 한 게 있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초 김정일에 대해 “판단력과 식견을 갖추고”라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평양 만수대의사당 방명록에 “인민의 행복이 나오는 인민 주권의 전당”이라고 썼다. 문 대통령은 2018년 판문점 회담 직후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이제 세상에서 둘도 없는 좋은 길동무가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김정은은 올 들어 한국 방공망을 뚫는 신형 미사일을 연속 발사하더니 2018년 미·북 쇼를 앞두고 잠시 멈췄던 핵·ICBM 도발 재개까지 협박했다. 가진 것이라곤 핵과 미사일뿐인데 ‘뻥’일 수가 없다. 그럼에도 문 정부는 ‘종전 선언’을 외치고, 여당은 ‘전쟁할 거냐’며 국민 불안을 자극한다. 망상에 빠지면 헛것이 보이고 들리게 된다. 치료가 어렵다. 위험해지는 건 국민이다.

 

-안용현 논설위원, 조선일보(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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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전략무기 향해 질주하는 北… “문제없다”만 되풀이하는 정부와 군

 

[유용원의 군사세계] 

 

북한은 지난 2012년 12월 은하 3호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하고 9일 뒤 평양 목란관에서 로켓 발사 성공에 기여한 과학자, 기술자 등을 불러 모란봉악단 공연 등 축하 행사를 열었다. 공연장 오른쪽 끝에 은하 3호 모형이 세워져 있었는데 왼쪽 끝에는 이보다 1.3배쯤 큰 대형 로켓 모형이 서 있었다. ‘은하 9호’라는 명칭이 붙어 있었다. 

 

그 뒤 북한 매체에서 은하 9호를 언급한 사례가 잇따랐다. 노동신문은 이듬해 1월 “김정은 동지가 가리킨 대로 은하 9호까지 단숨에 나가라고 고무하시는 장군님(김정은)의 다정하신 음성도 귓전에 들려왔다”고 보도했다. 그 뒤 2016년 2월 북한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 광명성 4호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장거리 로켓은 은하 9호가 아니라 은하 3호와 같은 것이었다. 그 뒤에도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은하 9호는 열병식에 등장하거나 발사된 적이 없다.

 

그렇다면 은하 9호는 보여주기식 모형에 불과한 것이었을까? 사실 북한이 은하 3호보다 크고 강력한 장거리 로켓을 개발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광명성 4호는 최대 무게 200㎏ 정도에 불과해 위성으로서의 기능에 한계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가장 아쉬워하는 분야 중의 하나인 정찰위성은 보통 무게가 1t 이상이다. 로켓이 무게 1t 이상의 화물을 수백㎞ 상공 저궤도에 올릴 수 있어야 정찰위성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8차 당대회 보고를 통해 ‘천기누설’ 수준의 각종 전략 신무기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은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 과업이다. 여기엔 극초음속 미사일, 고체연료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여러 개의 핵탄두를 서로 다른 목표물로 유도하는 다탄두(多彈頭) 개별유도기술(MIRV), 핵 추진 잠수함 및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군사정찰위성, 무인정찰기 등이 포함됐다. 당시 김정은은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 단계에 있으며 각종 전자무기들, 무인 타격장비들과 정찰탐지 수단들, 군사 정찰위성 설계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때 김정은이 언급한 것 중 극초음속 미사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은 지난해 실제 시험발사가 이뤄졌다.

 

정찰위성의 경우 북한이 이를 궤도에 쏘아 올리려면 동창리 발사장에서 은하 9호급(級), 즉 은하 3호보다 강력한 신형 장거리 로켓을 사용해야 한다. 그동안 북한이 공개한 모형은 상당수가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은하 9호급 신형 장거리 로켓 등장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10월 북한 무기 전시회에서 첫 공개된 극초음속 미사일, 소형(미니) SLBM 모형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실제로 시험발사됐다. 북한이 김정일 생일 80주년(2월 16일)이나 김일성 생일 110주년(4월 15일)에 맞춰 신형 장거리 로켓으로 정찰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한다면 군사·과학적 효과와 북한 주민 내부 결속 등 정치적 효과까지 일석삼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장거리 로켓이 ICBM으로도 전환될 수 있는 효과를 거두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국정원도 국회 정보위 보고를 통해 동창리 발사장에서 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한 ICBM(장거리로켓) 발사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올해로 예정된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도 김정은의 강한 대남 경쟁의식을 자극할 수 있다.

 

북한은 김정은이 천기누설했던 5대 전략무기를 비롯, 자신들이 세운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모양새다. 극초음속 무기 등 상당수 무기들은 개발 속도가 너무 빨라 국내외 전문가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러면 미 본토를 실제 타격할 가능성이 희박한 북한이 이런 전략무기들을 개발하는 이유는 뭘까? 북한은 유사시 미 본토와 괌, 하와이, 주일미군기지 등으로부터 오는 증원(增援) 전력을 가장 두려워한다. 화성-15형 등 핵탄두 ICBM으로 미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과시해 증원 병력과 장비를 한반도로 보내기 어렵게 만들려는 것이다. 괌이나 주일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두고 있는 화성-12형 및 북극성-2형 중거리 미사일, 장거리 순항 미사일, 사거리 1000㎞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 SLBM 등을 개발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와 함께 변칙 기동을 하는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600㎜ 초대형 방사포 등을 섞어쏘기 한다면 한·미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하면서 주한미군 평택·오산기지, 계룡대 등 지휘시설, 주요 공군기지 등을 초토화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KN-23 등 신형 미사일은 전술핵탄두 장착 능력도 갖췄다. 이에 따라 북한은 이제 유사시 핵사용 위협으로 한·미 양국 군의 반격을 견제하면서 필요할 경우 핵탄두로 한·미 양국 군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다.

 

이는 중국이 대함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순항미사일 등으로 아·태 지역에서 미 항모 전단 등의 활동을 견제하는 A2AD(반접근지역거부) 전략과 유사하다. 북한의 각종 신무기 개발이 ‘북한판 A2AD전략’이라 불리는 이유다. 핵보유국 인정도 북한이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는 목표다.

 

이처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발등의 불’이 됐고 날로 고도화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은 “대응에 문제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여야 대선 후보들도 각종 안보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병사 월급 인상 등 포퓰리즘에 더 빠져있는 듯하다. 북한은 그동안 전략적 판단에 따라 속도 조절을 해왔을 뿐 5대 전략무기를 비롯, 기본 목표를 포기하거나 바꿀 가능성은 희박하다. 차기 정부, 군 통수권자는 무엇보다 북한의 속셈을 꿰뚫어보고 현 상황에 대한 절박감과 위기의식부터 가져야 할 것이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조선일보(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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