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스탈린에게서 배워야 할 것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둘러싼 일촉즉발 상황(volatile situation)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지(紙)는 “푸틴이 한국전쟁 당시 스탈린의 무모했던 오판에서 교훈을 얻어야(learn a lesson from his reckless miscalculation)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예기치 못한 엄청난 역풍을 초래하리라는(incur unforeseen massive blowback) 경고다.

“현재 국면에서 분명한(be obvious) 건 한 가지다. 러시아의 침공은 막대한 결과를 불러올(bring about huge consequences) 것이라는 사실이다. 스탈린은 1950년 김일성의 남침을 승인했다. 김일성은 3일 안에 서울을 함락해 미국이 대응에 나설(mount a response) 틈을 주지 않고 몇 주 내에 한반도를 통일하겠다고 장담했다.
그런데 트루먼 당시 미 대통령은 즉각적인 파병을 명령했다(order an immediate dispatch of armed forces). 스탈린의 도발은 미국의 국가안보 전략을 뒤바꿔(transform U.S. national security strategy) 대대적인 동원령(massive mobilization)과 핵 무기 경쟁(nuclear arms race), 냉전의 영구적 군사화를 초래했다(result in a permanent militarization of the Cold War).
미국은 194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설립됐을 때만 해도 소련의 유럽 침공을 방지하는 데 충분할 것으로 여겼다. 당시 미국은 원자폭탄을 독점하고 있었고(possess a monopoly on the atomic bomb), 경제적으로 압도하고 있었다. 그래서 애치슨 국무장관은 유럽에 미군을 주둔시킬 필요가 없다고 큰소리를 쳤고, 이런 전략 모델(strategic model)을 한반도에도 적용했다.
에치슨은 급기야 1950년 1월 미국의 방어 경계선(defense perimeter)은 한국을 제외한 일본과 류큐 열도까지라고 공언했다. 이에 스탈린과 김일성은 남침을 하더라도 미국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결의를 대단히 오판한(badly misjudge U.S. resolve) 것이었다. 결국, 김일성의 3일 내 서울 점령 야심은 3년간의 전쟁으로 이어졌고, 수백만명의 희생자를 초래했다(give rise to millions of casualties).
북한의 남침은 미국 국방예산(defense budget)이 국내총생산의 15%를 넘게(surpass 15 percent of GDP) 했고, 급속한 핵무기 비축과 수십만 명의 미군이 NATO 지원군으로 유럽에 파병되는 결과를 불러왔다. 그리고 그로 인한 미·소 간의 군비 경쟁(arms race)은 소련 연방의 붕괴라는 최후 종말로 이어졌다(cause its eventual demise).
이런 역사적 사실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러시아의 침공은 극적인 전략적 역풍을 초래해(create a dramatic strategic backlash) NATO가 군사력을 확대하고 동유럽 안보공약을 강화하는(firm up its defense commitments) 명분을 줄 것이다. 푸틴의 도박은 결과적으로 무력 시위(armed demonstration)로 얻으려 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NATO 재무장과 러시아의 경제적 따돌림 신세(economic pariah)로 끝날 공산이 크다.”
[영문 참고자료 사이트]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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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럽 파병 딜레마

미국 국방부가 24일 미군 8500명을 동유럽에 파견하기 위해 비상 대기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미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여 병력과 기갑전력, 미사일장비를 배치한 러시아의 침공 협박에 맞서 단호한 군사적 대응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다. 아울러 미국은 상황이 악화되면 파병 규모를 10배로 늘릴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한다. 그간 미국은 금융·무역제재 같은 보복조치를 경고해 왔지만 그것만으론 러시아의 도발을 막기 어려운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판단 아래 마지막 군사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대비 차원의 조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래 “미국의 이익이 심대하게 위협받지 않는 한 해외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우리는 세계의 호구(sucker)가 아니다”며 ‘세계의 경찰’ 역할을 거부했던 전임 대통령의 노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출구 없는 ‘전쟁의 진창’에 빠졌던 미국이다. 공화·민주 어느 행정부를 막론하고 군사적 과잉개입(overstretch)은 가장 경계해야 할 과제가 됐다. 바이든이 지난해 ‘카불의 치욕’을 감수하면서도 아프간 철군을 단행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막무가내 치킨게임 도전에 칼집에 넣어뒀던 군사 카드를 다시 저울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물론 우선순위는 외교적 해결에 있다. 미국은 조만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나토의 동진(東進) 금지, 러시아의 옛 소련 세력권 인정 등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요구 조건에 대한 서면 답변을 주기로 했다. 러시아의 턱없는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전쟁은 시작하긴 쉽지만 끝내기는 어렵다는 점을 푸틴도 모르지 않을 것인 만큼 타협점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폐기된 중거리핵전력(INF) 협정이나 군사적 신뢰구축조치(CBM) 복원 같은 큰 그림 속에 러시아를 협상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전쟁의 북소리가 요란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그런 해법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일단 임시 출구를 찾더라도 합의를 이루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당장은 시간싸움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러시아가 누려온 선제적 공세의 이점은 사라진다. 러시아 측은 질질 끄는 ‘협상의 늪’에 빠지지 않겠다고 강조한다. 3월이면 땅이 녹으면서 기갑전력의 기동이 어려워지는 만큼 서둘러 결딴을 내겠다며 벼르고 있다. 시간을 벌려면 미국도 일단 양보가 불가피한데, 당장 ‘히틀러를 달래던 유화정책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결코 전쟁을 원치 않지만 마냥 회피할 수도 없는 ‘자유주의 제국’ 미국이 처한 딜레마다.
-이철희 논설위원, 동아일보(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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