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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들의 '눈 찢기'] .... [“증오를 멈추라”] [아시아人 증오 범죄]

뚝섬 2025. 12. 19. 06:41

[서양인들의 '눈 찢기'] 

[“두려움 없이 걷고 싶다”] 

[“증오를 멈추라”] 

[아시아人 증오 범죄]

 

 

 

서양인들의 '눈 찢기'

 

유럽에서 유대인은 오랜 세월 차별의 대상이었지만 그중에도 대표적인 놀림거리가 그들의 굽은 코였다. 12세기부터 유대인의 코를 실제보다 더 크고 갈고리처럼 희화화한 그림이 등장했다. 과장된 코 그림에 유대인은 욕심 많고 사악하다는 비난을 담았다. 말로도 표현했다. 영어권에서 ‘갈고리 코(hook nose)’라 쓰면 유대인을 비하하는 뉘앙스가 된다.

 

▶몇 해 전 호주 출장 간 지인이 마트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4~5세로 보이는 아이가 자기를 보더니 ‘옐로 몽키(yellow monkey)’라 하더라는 것이다. 아이 부모가 조금 멋쩍어하는데 그들이 아이 앞에서 평소 어떤 말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더라고 했다. 미국인이 멕시코 출신 불법 이민자를 ‘젖은 등’(wet back)이라 부르는 것에도 멸시가 담겼다. 두 나라 국경에 놓인 강을 건너느라 몸이 물에 젖는 걸 조롱한 표현이다.

 

동양인의 작은 눈도 대표적인 놀림감이다. 동양인 고객의 주문을 받는 음식점 점원이 주문서에 ‘눈 찢어진 여자(lady chinky eyes)’라 쓴다. 학자들은 찢어진 틈새를 뜻하는 칭크(chink)가 차이나(China)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 단어가 동양인을 비하하는 의미를 띠게 된 것은 19세기 후반 미국 땅에 대거 몰려온 중국인들에 일자리를 빼앗긴 미국인들 사이에 중국인을 향한 적대감이 퍼진 게 배경이란 분석도 있다.

 

▶핀란드 미인대회 올해 우승자가 중국인과 식사하고 소셜미디어에 눈을 찢는 모습의 사진을 올렸다. 그러자 최근 반(反)이민 정서에 편승한 일부 정치인이 눈 찢기 사진을 찍어 가세했다. 분노한 아시아인들 사이에 핀란드 국적 항공사 불매 조짐이 일고 핀란드 TV와 일본의 합작 사업이 무산되는 등 파문이 일자 그제서야 핀란드 총리가 사과하고 나섰다. 눈 찢기 파문을 일으킨 여성은 ‘두통 때문에 관자놀이를 누른 것’이라고 변명했지만 미스 핀란드 왕관을 박탈당했다. 그녀의 행동에 가세한 정치인들에 대한 징계 절차도 시작됐다고 한다.

 

문명 사회라면 다른 인종이나 민족의 신체적 특징을 소재로 삼아 조롱하는 행위를 용납해선 안 된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 등 각국 스포츠 리그는 인종 차별 표현을 한 관객의 경기장 출입을 금하고, 선수들에게는 출장 정지와 무거운 벌금을 부과한다. 그들의 눈 찢기 추태를 비난만 할 게 아니다. 우리도 인종 혐오 표현을 예사로 하고 있고, 같은 동양권인 한·중·일도 혐오와 조롱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줘 왔기 때문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동아일보(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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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없이 걷고 싶다”

 

호신용 칼, 테이저건, 최루액 분사기. 여자 스노보드 1인자인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22)이 집 밖을 나서면서 챙기는 물건이다. 경기장을 갈 때, 강아지 산책 시킬 때, 집 근처 식료품점에 갈 때도 예외가 아니다. 평창에 이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사상 첫 2연패를 달성한 국가대표도 두려움 없이 거리를 걸을 수 없을 만큼 미국의 아시아계 증오범죄는 심각하다.

▷클로이 김은 미국에선 증오범죄 공론화에 앞장서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ESPN 인터뷰에서 인종차별을 일상으로 겪고 있다고 폭로한 것이 계기가 됐다. 2013년 애스펀 X게임에서 첫 메달을 딴 후 “백인 소녀의 메달을 훔쳤다”는 악플에 시달리기 시작해, 평창에서 우승한 후론 “멍청한 동양인” 같은 문자폭탄을 받았으며, 부모의 귀가 시간이 늦어지면 병원에서 나쁜 소식을 전하는 전화가 걸려 올까 봐 두려움에 떨었다고 한다. 그는 정신적 충격으로 평창 이후 22개월간 스노보드를 접어야 했다.

▷클로이 김이 슬럼프를 극복하고 베이징에서 다시 정상에 서자 미국 언론은 세계적인 스타도 피해가지 못하는 아시아계 혐오범죄의 심각성을 조명하기 시작했고 결국 백악관도 움직였다. 15일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젠 사키 대변인은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엄중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클로이 김이 피해를 호소하고 바이든 정부 들어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339% 늘었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한 답변이었다.

 

클로이 김의 ‘용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만큼 아시아계가 인종차별을 문제 삼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아시아계는 ‘모범적 소수자(model minority)’로서 신고나 보복으로 문제를 일으키려 하지 않는다. 이는 적은 숫자, 작은 체격과 함께 유독 아시아계가 증오범죄의 표적이 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클로이 김도 한동안 “그냥 무시하라”는 부모의 말을 따랐지만 메달리스트가 되자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백인 친구들은 “당하고도 침묵하는 너도 문제”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

▷평범한 아시아계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4, 15일에는 뉴욕 맨해튼에서 증오범죄 규탄 집회가 잇달아 열렸다. 30대 한국계 여성이 노숙인에게 살해당하고, 한국 외교관이 길거리에서 ‘묻지 마 폭행’을 당한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예방책을 촉구하는 집회였다. 참가자들은 “두려움 없이 거리를 걷고 싶다”고 외쳤다. 부당함에 맞서는 용기가 그런 당연한 권리를 되찾아 줄 것이다.

-이진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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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를 멈추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21세 백인 남성의 연쇄 총격으로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졌다. 범행 다음 날인 17일(현지 시간)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총격범은 범행 동기에 대해 성적 욕망과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인 데다 범행 전 ‘아시아인을 다 죽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아시아계 단체는 가중처벌이 가능한 “증오 범죄로 수사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미국 전역에서는 중국 우한이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되면서 아시아인 전체가 증오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 중순 이후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범죄는 하루 평균 11건씩 신고되고 있다. 이 중 중국계 피해자가 42%, 한국계는 14.8%다. 아시아인 때문에 백인이 피해를 본다는 전근대적인 황화론(黃禍論)을 떠올리게 하는 위험한 상황이다.

 

인종 혐오는 나쁜 정치가 부추긴 책임이 크다. 백악관 대변인은 “전임 정부가 코로나를우한 바이러스 부른 유해한 수사(修辭)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켰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문제가 됐다. “중국이 미국을 강간한다 원색적인 표현으로중국의 값싼 노동력에 일자리를 빼앗겼다 백인 노동자들의 피해의식을 자극해 지지를 얻었다. 이렇게 뿌려 놓은 막말들이 증오의 싹을 틔워 사회 불안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새로 출범한 미국 행정부가 증오 범죄를 규탄하고 나선 점은 다행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총격 사건에 대해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주 코로나 1주년 대국민 연설에서는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증오 범죄를 멈추라”고 호소했다. 미국 각계 인사들도 “아시아 증오를 멈추라”며 아시아계 공동체를 향해 연대의 뜻을 보내고 있다.

 

애틀랜타 총격 사건은 감염병과 같은 위기가 타락한 정치와 만났을 얼마나 폐해를 가져오는지 보여준다. 분열의 정치로 병든 사회는 밖으로부터의 위협에 제대로 대처하기는커녕 무고한 시민의 희생만 낳을 뿐이다. 인종적 다양성은 미국 힘의 원천이자 사회 갈등의 요인이기도 하다. 통합의 리더십과 건강한 시민성으로 인종 갈등의 상처를 봉합하고 민주주의 종주국의 저력을 되찾기 바란다.

 

-동아일보(2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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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人 증오 범죄 

 

16일(현지시각) 조지 아주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으로 아시아계 여성들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17일 캘리포니아 가든그 로브에서 아시아 인을 겨냥한 폭력 사태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AFP 연합뉴스

 

유대인 혐오의 역사는 그들이 이집트에서 노예로 살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질병이 혐오의 구실이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한센병이 유전되고 유대인을 이 병에 ‘오염된 민족’이라 여겼다. BC 3세기 이집트 역사가 마네토는 유대인들이 모세의 인도로 이집트를 탈출한 아니라 한센병 때문에 추방당했다고 주장했다. 중세 흑사병이 창궐해 유럽 인구 3분의 1이 죽어나갈 때도 유대인 혐오가 기승을 부렸다. 유대인은 그때나 지금이나 율법에 따라 손을 자주 씻는다. 덕분에 감염을 피한 건데, ‘유대인이 병을 퍼뜨린 증거’라며 학살극이 벌어졌다.

 

▶인종 혐오가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18세기 계몽주의 시대부턴 과학 지식이 차별 근거로 동원됐다. 생물 분류학의 기초를 다진 식물학자 린네는 인간 지능이 유럽·아메리카·아시아·아프리카인 순으로 감소한다고 했다. 동시대 영국 의사 존 앳킨스는 흑인이 원숭이와 교접해 자손을 낳을 수 있으며, 그렇게 태어난 후손은 말과 당나귀 사이에서 나온 노새처럼 생식 능력이 없다고 했다.

 

▶이민자 나라인 미국의 소수 인종과 이민자 차별도 뿌리 깊다. 아시아인에게는 병을 옮기는 불결한 사람들이란 이미지가 씌워졌다. 1870년대 샌프란시스코에서 천연두가 유행했을 때도 아시아계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국인을 중국 음식에 빗대는가 하면 ·· 3 출신을찢어진 ’(chink)이라 비하한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엊그제 총기 범죄로 한인 4명 포함 아시아계 6명이 희생됐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가 섹스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매매 업소에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한인 교포와 아시아계 사회는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인종혐오 범죄가 분명한데도 미국 주류 사회가 성매매를 은근히 탓하며 피해자에게 모멸감까지 안긴다는 항변이다. 아시아계 의원들도 “인종적 동기의 폭력은 정확히 그렇게 불러야 한다”, “성적 중독으로 다시 이름 붙여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작년 3 이후 아시아계를 노린 범죄가 3800건에 이른다. 전체 증오 범죄는 줄어드는 추세인데 유독 아시아계에 대에서만 149% 폭증했다. 이번 총격 사건 이후 한인들은 두려워 외출도 못 한다. 미 동부에 유학 중인 한인 여고생이 현지 분위기를 전해왔다. “길을 걷는데 지나가는 차 창문이 열리고 욕설이 쏟아져나온다. 이러다가 차 안에서 총이 나올까 두렵다.” 증오의 먹이가 된 세상은 지옥이다. 역사에 숱하게 반복된 비극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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