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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격 짜인 인수위, 선거 때 남발된 공약 거품도 걷어내길] ....

뚝섬 2022. 3. 14. 06:22

[골격 짜인 인수위, 선거 때 남발된 공약 거품도 걷어내길]

[새 정부가 깨야 할 유리 천장]

 

 

 

골격 짜인 인수위, 선거 때 남발된 공약 거품도 걷어내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및 부위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지명하는 등 핵심 인선안을 발표했다. 이번 주 중 출범할 인수위는 두 달간 활동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5년 국정 청사진을 만들고 첫 내각을 구성하는 등의 역할을 맡는다.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맡은 것은 단일화 과정에서 약속한 ‘국민 통합 정부’를 이행하는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민주당과의 협치 기반도 될 수 있다. 윤 당선인과 안 대표는 앞서 회동에서 국정 방향과 가치에 대해 생각이 일치했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시급한 민생·안보 관련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새 내각의 틀을 짜야 할 것이다.

 

과거 인수위에선 정권 실세들이 정부 부처와 공직자들에게 호통을 치며 점령군 행세를 하곤 했다. 번드레한 말잔치나 이벤트성 행사를 벌이고, 설익은 정책 구상을 중구난방으로 쏟아내 혼란을 야기했다.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아 첫 총리 내정자가 낙마하는 사태마저 있었다. 만약 이런 일이 되풀이된다면 윤 당선인은 취임도 하기 전에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역대 인수위원의 70% 정도는 청와대와 정부 고위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실상 예비 내각의 성격이 짙다. 그런 만큼 인수위원·전문위원부터 정실·인맥·친분 관계가 아니라 능력·자질·전문성 중심으로 뽑아야 한다. 총리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 검증도 철저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편’ ‘내 식구’가 아니라 각 분야 새로운 인재를 널리 발굴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도덕성에 하자가 있거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정실 인사를 한다면 172석 야당의 반대 이전에 국민부터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대선 공약을 기초로 국정 과제를 만들되 현실성이 떨어지는 선심 공약은 과감하게 쳐낼 필요가 있다. 윤 당선인의 공약 비용은 최소 266조원이다. 연간 수조 원이 들 ‘병사 월급 200만원’과 50조원에 달할 코로나 피해 지원 등 큰돈이 필요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세금 퍼붓기 정책으로 국가 부채가 1000조원으로 부풀었다. 공약 거품을 걷어내지 않는다면 심각한 재정 위기를 맞을 것이다. 못 지킬 약속은 국민에게 솔직하게 이해를 구해야 한다. 안 위원장은 “인수위에서 공약 실현 가능성을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그대로 해야 한다.

 

지금 나라 안팎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 확산세는 꺾일 줄 모르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고물가·고환율의 ‘3각 파도’가 덮치고 있다. 부동산도 여전히 불안하다. 북한이 예고대로 ICBM 도발에 나설 경우 한반도 안보 지형은 거세게 요동칠 것이다. 인수위엔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출범 첫날부터 엄중한 위기의식을 갖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조선일보(2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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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깨야 할 유리 천장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2022년 세계여성의날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사회자의 "성 평등 세상으로"라는 외침에 머리 위 동그라미를 그려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연례 ‘유리 천장 지수’가 발표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소속된 29국을 대상으로 여성의 근로·교육·생활 여건을 수치로 산출해 비교한다. 고등교육·노동참여·임금·양육비·유급육아휴직·기업고위임원 등 10개 분야별로 남녀 성별 격차를 산출하고 반영해 종합지수를 발표한다.

 

선진국들의 양성 평등 실태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이 지수의 ‘만년 낙제생’은 한국이다. 10년 연속 꼴찌다. 올해는 여성 노동참여율이 터키를 빼고 가장 낮았고, 성별 임금 격차는 여성이 남성보다 31.5%를 덜 벌어 최하위였다. 기업 이사 중 여성 비율도 8.7%로 꼴찌였으며, 관리직 비중은 15.6%로 일본(13.6%)만 간신히 제쳤다. 평가 대상국 연도별 순위 변동 그래프를 보면 스웨덴과 아이슬란드처럼 엎치락뒤치락 1위를 다투는 나라들이 있는가 하면, 헝가리처럼 뚝 떨어지거나, 포르투갈처럼 가파른 오름세를 타는 나라들이 있는데, 한국은 이들과 달리 맨 아래에서 일직선을 쭉 그리고 있다.

 

여성 대통령 박근혜 정권 때도,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하며 들어선 문재인 정권 때도 한국 여성의 상황은 별반 나아진 게 없음을 보여준다. 올해 유리 천장 지수가 발표됐을 때 대선을 이틀 앞두고 여야의 지지층 결집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었다. 지역·세대·이념·성별로 분열된 표심은 개표 결과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현 정권에 돌아선 젊은 남성의 표심이 야당으로 쏠렸고, 또래 젊은 여성이 여권을 지지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MZ세대는 남성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여성은 진보 색채가 강한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페미니즘을 비판한 국민의힘과 일부 지지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시대 퇴행의 두려움을 느낀 여성들 사이에서 차악이라도 뽑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기자는 딸을 둔 40대 아빠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두드러진 40대 표심 중에는 남아선호·가부장제 영향력을 벗어나 딸과 아들을 차별 없이 키워온 우리 세대의 걱정이 일부 반영됐으리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여성가족부는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면서 정부 조직을 개편해 폐지할 뜻을 밝혔다. 이는 말과 행동이 불일치한 현 정부의 위선과 도덕적 타락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그럼에도 새 정부는 한국 여성이 처한 척박한 환경을 명확히 인식하면서 정책을 입안했으면 한다. 실질적인 양성 평등 정책으로 밑바닥 일직선인 한국의 유리 천장 지수 그래프가 조금이라도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5년 뒤엔 여성과 남성 모두로부터 ‘애썼다’는 덕담을 들으며 임기를 마칠 것이다.

 

-정지섭 기자, 조선일보(2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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