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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새 정부 출범 풍경] [尹 당선인, .. 2022년의 청와대를 봐야.. ]

뚝섬 2022. 3. 31. 06:30

[역대 최악의 새 정부 출범 풍경]

[尹 당선인, 2017년이 아닌 2022년의 청와대를 봐야 한다]

 

 

 

역대 최악의 새 정부 출범 풍경

 

[양상훈 칼럼]

유례없는 비호감 대선이 당선인에 냉랭한 분위기로
왜 그럴까 야속해 말고 진심으로 겸허·자중하면
찬 바람 도는 출발이 결과적으로 약(藥) 될 것
 

 

보통 70%가 넘던 새 정부 초기 지지율이 50%를 밑돌고 있다. 대선 득표율 차이가 작아서 그런 것만도 아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도 그렇게 큰 표 차로 이기지 못했지만 초기 지지율이 이렇게 낮지는 않았다. 대선이 끝난 직후 당선인에 대한 지지엔 ‘거품’이 끼기 마련이다. 당선인을 찍지 않았던 사람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새 대통령이 잘해주기를 바라는 심리를 갖게 된다. 좀 과하게 말하면 ‘환상’이다. 70%를 넘는 초기 지지율에 낀 거품은 빠르면 몇 달, 길어도 1년 이내에 꺼지지만 여러 가지로 서툴고 매끄럽지 못한 새 정부를 받쳐주는 기반이 된다. 윤석열 정부엔 이 ‘좋은 거품’이 없다. 윤 당선인을 찍지 않은 사람들 대부분이 ‘기대’ 없이 냉소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인수위 현판식 열고 공식 출범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현판식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이준석 대표, 윤 당선인,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

 

가장 큰 이유는 이번 대선이 유례 없는 비호감 대선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윤석열이 좋아서 찍은 사람도 많겠지만 이재명과 문재인, 민주당이 싫어서 찍은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그 반대로 윤석열이 싫어서 어쩔 수 없이 이재명을 찍은 사람도 그만큼 많을 것이다. 투표 직전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보다 5% 포인트 이상 앞섰는데 막상 투표함을 여니 0.7% 차이였다.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답은 차마 못했지만 투표소에 들어가선 이 후보를 찍은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은 것이다. 이들의 투표는 ‘반(反)윤석열’에 가깝다. 이런 사람들이 선거 끝났다고 윤 당선인에 대해 하루아침에 ‘잘 한다’고 기대를 걸 수는 없다.

 

새 정부가 172석 거대 야당의 벽을 넘으려면 국민 지지가 필수적인데 초기 지지율이 50%에 못 미친다는 것은 빈손으로 싸움터에 나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게다가 취임 두 달도 안 돼 또 전국 선거가 있다. 지금 상황이면 선거 전망도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다. 민주당은 곧 있을 총리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새 정부를 그로기 상태로 몰고 가려 벼를 것이다. 전 정권이 빚을 폭증시켜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데 세계 경제까지 불확실하다. 김정은 도발 사이클도 막 시작될 시점이다. 역대 새 정부 출발 여건으로는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윤 당선인이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찬 바람이 도는 이 출발이 결과적으로 약(藥)이 될 수도 있다. 아직 취임도 하지 않은 당선인에 대해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인지 그 이유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과감하게 수용하는 것이 그 출발이다. 대선 과정을 통해 윤 당선인은 좋은 인상 못지않게 ‘자신이 옳다는 확신이 강하다’ ‘고집이 세다’ ‘겸손하지 않다’는 등의 이미지도 얻게 됐다. 가족 문제도 여전히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이런 세간의 인식을 거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새 정부를 둘러싼 냉랭한 분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바뀔 수 있다.

 

20~30년 집권한다던 민주당이 5년 만에 정권을 잃은 이유는 많겠지만 2년 전 총선에서 승리한 것이 독(毒)이 된 영향도 있다고 생각한다. 당시 민주당은 전국 득표율에서 8.4%포인트 앞섰지만 소선거구제 특성상 지역구 의석수는 국민의힘보다 거의 두 배가 많았다. 민주당은 ‘8.4%’를 생각하지 않고 ‘두 배’만 보았다. 국민의힘보다 8.4% 많은 힘을 쓰지 않고 10배, 100배 많은 힘을 휘둘렀다. 국민은 이를 지켜보았고 다음 선거에서 심판했다.

 

윤 당선인은 0.7%를 앞섰다. 대통령제는 0.01%를 이겨도 대통령 권한을 독점한다. 윤 당선인이 0.7%를 의식하며 국정을 펴나갈지, 독점적 권한을 행사할지는 알 수 없다. 지금 적지 않은 사람들이 ‘0.7% 이겨놓고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고 느끼고 있다. 대통령실 국방부 이전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윤 당선인은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로 이전한다고 공약했는데 갑자기 바뀌었다. 필자는 청와대 이전에 찬성하지만 ‘국방부’ 뉴스를 접하고선 기사를 잘못 본 줄 알았다. 제왕적 대통령 시대를 끝내는 상징적 조치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는 것인데 그 과정이 ‘제왕적’이라고 느끼는 국민이 있으면 안 된다. ‘자기 마음대로 한다’는 것은 앞으로 윤 당선인에게 가장 위험한 이미지가 될 것이다.

 

윤 당선인이 물려받는 전 정권 유산 중에는 탈원전처럼 반드시 바꿔야 하는 것과 굳이 바꿀 필요가 없는 것들이 혼재돼 있다. ‘반드시 바꿔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어느 정도 국민의 공감대가 있다. 과욕으로 그 공감대를 넘어서면 역대 최악의 여건 속에서 출범하는 새 정부가 감당하기 쉽지 않다.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희망적 모습도 있었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직접 브리핑하는 장면은 대통령을 왕처럼 떠받드는 풍토가 마침내 끝날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을 주었다. 민심의 바람은 변화무쌍해서 내일을 알기 힘들다. 그러나 겸허하고 자중하는 쪽에 역풍이 분 적은 없다.

 

-양상훈 주필, 조선일보(2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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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당선인, 2017년이 아닌 2022년의 청와대를 봐야 한다

 

2017년 5월 닻을 올린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그야말로 거침없었다. 대선 다음 날 취임한 문 대통령은 일자리위원회 구성이라는 1호 지시를 시작으로 업무지시를 쏟아냈다. 청와대는 훗날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이 난 검찰의 이른바 ‘돈봉투 만찬’을 계기로 검찰을 헤집었고, 청와대 비서동 사무실에서 전(前) 정권의 ‘캐비닛 문건’을 발견했다며 춘추관에서 공개했다. 첫 조각(組閣)을 두고 쏟아지는 ‘코드인사’ 비판에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탁현민 대통령의전비서관이 주도한 ‘이미지 정치’에 탄핵의 열기까지 더해지면서 대통령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곧 정권을 넘겨받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한 윤 당선인 측 인사들은 이런 2017년의 청와대를 보며 “우리도 저러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권력의 세기는 선거 승리 직후가 가장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당선인 측이 주목해야 하는 건 2017년의 청와대가 아닌 2022년 지금의 청와대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반 ‘K방역’을 수시로 언급했다. 하지만 확진자가 1000만 명을 넘어가는 지금, 청와대는 더 이상 ‘K방역’을 말하지 않는다. 방역은 국무총리의 몫이 됐다. 한 야권 인사는 “폼 나고 빛나는 일은 청와대의 공이고, 비판받고 민감한 일은 부처 책임으로 넘기는 일이 임기 마지막까지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취임 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처럼 수시로 브리핑을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지난해 5월이 마지막이었다. 협치와 통합 내각도 5년 임기 동안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물론 문재인 정부의 공과(功過)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지만 정권재창출에 실패했다는 건 명확한 사실이다. 이런 청와대의 모습을 5년 동안 지켜본 유권자들이 심판에 나섰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이 이끄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금의 청와대를 보며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반면교사는 곧 여당이 되는 국민의힘과 이른바 ‘윤핵관(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들에게도 해당되는 일이다. 2017년 대선 승리 이후 기세가 오른 더불어민주당은 공개적으로 “20년 집권론”을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 결과 5년 만에 정권을 내줬다. 1987년 개헌 이후 진보-보수 진영 사이에서 10년 주기로 정권교체가 이뤄졌지만, 그 기록을 민주당이 처음으로 깼다.

 

2017년 대선 직후인 5월 15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에서 당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김경수 의원, 양정철 전 비서관과 저녁을 함께했다. 2017년 대선 승리의 1등 공신들이다. 하지만 이들 중 지금 현실 정치 무대에 몸담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진보-보수 진영을 넘나들며 중책을 맡았던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은 대선 직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 측 인사들에게 “겸손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겸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력은 무한하지 않고, 유권자들이 5년 뒤 다시 평가에 나서기 때문이다.

-한상준 정치부 차장, 동아일보(2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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