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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미사일 맞을라.. 400년 된 ‘앉아있는 예수상’.. ] [고구려의 잔인했던 5월]

뚝섬 2022. 5. 20. 05:50

[러 미사일 맞을라.. 400년 된 ‘앉아있는 예수상’도 지하 대피]

[고구려의 잔인했던 5월]

 

 

 

러 미사일 맞을라.. 400년 된 ‘앉아있는 예수상’도 지하 대피

 

[우크라 르비우 유적지 르포]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 “우크라의 정신적-문화적 수도”
성당엔 철판, 조각상엔 모래주머니… 러 미사일 공격 대비해 둘러싸
젤렌스키 “문화유산 200곳 파괴돼”… 우크라, 유네스코에 “러 지위 박탈을”

 

“우리를 지켜주세요”… 예수상에 기도하는 우크라 시민 15일 폴란드와 접한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중심가의 성안드레아 교회 앞에 있는 성모마리아탑 앞에 ‘십자가에 달린 예수상’이 설치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부터 우크라이나를 지켜달라는 의미다. 시민들이 예수상 앞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다. 르비우=김윤종 특파원

 

“‘앉아 있는 예수상’은 숨겨 놓았습니다. 세계에 2개만 존재하거든요. 현재 정확한 소재는 몇 명 말고는 모릅니다.”

15일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시 중심 대성당 광장에 있는 보임 예배당. 이 지역 건축가인 크리스티나 코라사 씨는 1615년에 지은 예배당 위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예배당 꼭대기에는 원래 고뇌하며 앉아 있는 형상의 예수상(像)이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군 포격을 피해 지하 어딘가로 옮겼다. 우크라이나 민족 정체성을 없애려는 러시아군이 고의로 주요 문화유산을 공격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 시민들 “문화유산은 우리 영혼”

 

우크라이나 서부 갈리치아-볼히니아 왕국(1199∼1349년) 때 생긴 르비우는 구(舊)시가지 120ha(약 36만 평) 전체가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그만큼 문화유산도 많다. 이날 기자가 찾은 아르메니아 대성당, 성안드레아 교회를 비롯한 주요 문화유적마다 포격이나 미사일 충격파를 막을 대형 철판이 둘러쳐져 있었다. 시청 일대 예수상, 마리아상, 포세이돈 조각 등 예술품, 18세기 시인 아담 미츠키에비치 기념탑 같은 조형문화재는 방화재와 완충재로 감싸고 철조망과 모래주머니를 둘렀다.

유물 17만여 점을 보관한 국립박물관도 문을 닫았다. 이호르 코잔 박물관장은 “(소장 유물은) 비밀리에 지하 은신처로 모두 옮겼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후원금도 모았다. 시민 데니스 씨는 “르비우는 우크라이나 민족운동 중심지이자 정신적, 문화적 수도다. 러시아 미사일이 우리 영혼인 문화를 부숴버릴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르비우 도심에서 약 47km 떨어진 야보리우 군사기지에 흑해에서 발사된 러시아 미사일 4발이 떨어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지원한 무기들이 르비우에 집결되면서 이를 노린 공격이 늘어났다.

시민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문화유산만큼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굳다. 이날도 시민들은 시내 성안드레아 보호 장막 앞에 세운 십자가에 기도했다. 대학생 이라나 씨는 “문화재 전체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거나 숨기면 좋겠다”며 “건축물은 옮길 수도 없어 걱정”이라고 했다. 르비우시는 “파괴될 경우 복원을 위해 3차원(3D) 스캐닝, 정밀사진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 러시아의 ‘문화 말살 정책’ 의혹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보임 예배당 꼭대기에 있던 ‘앉아 있는 예수상’.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안전한 예배당 지하로 옮겨 보관하고 있다. 사진 출처 위키백과

 

르비우뿐만 아니다. 수도 키이우 성소피아 대성당을 비롯해 남서부 체르니우치국립대, 남부 오데사 스트루베 천문대, 흑해 세바스토폴 고대 유적지 등 우크라이나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7곳이나 있다. 추가로 17곳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다.

러시아군은 집요하게 우크라이나 문화유산을 노린다. 6일 북부 하르키우시 국립문학기념관이 포격으로 파괴됐다. 러시아군은 남동부 마리우폴의 박물관에서 주요 문화재 수백 점을 약탈했다. 18세기 문화운동을 주도한 철학자 흐리호리 스코보로다 자택, 민속화가 마리야 프리마첸코 작품도 파괴 또는 훼손됐다. 동부 루한스크에서는 종교문화재 건물 7동이 무너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7일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문화유산 200곳이 파괴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유산과 역사, 정체성을 지워버리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1954년 헤이그 협약, 2017년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문화유산 공격 행위는 전쟁범죄다. 국제형사재판소(ICC)도 고의적인 문화재 파괴범에게는 징역형을 선고하고 있다.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국장은 “자국 문화가 사라질 위험에 처한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유네스코 회원국 지위를 박탈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르비우=김윤종 특파원, 동아일보(2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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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잔인했던 5월

 

[임용한의 전쟁사]

 

645년 음력 3월 당나라 태종은 친히 대군을 이끌고 요동에 도착했다. 숙원이던 고구려 침공을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승승장구했다. 수나라가 4번 침공하는 동안 단 한 번도 함락된 적이 없던 요동성이 한 번 공격에 떨어졌다. 개모성, 백암성이 함락당하면서 고구려 1선 방어선을 돌파하고, 2차 방어선인 압록강까지 침투할 기세였다. 이때가 5, 6월 무렵이었다. 당황한 고구려는 1선에서 당군을 격멸하기 위해 대군을 내보냈는데, 주필산 전투에서 그만 대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보루였던 안시성이 항복을 거부하고 끝까지 싸웠다. 음력 7월에 시작한 공격은 3개월을 끌었지만 안시성은 넘어가지 않았다. 그사이에 당군이 계획했던 침공의 시간이 다 소모돼 버렸다. 아무리 강대국이라도 이런 전면전을 무한정 지속할 수는 없다. 태종은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소년 시절부터 참전해서 평생 화려한 승리와 명성을 쌓았던 태종에게 고구려 원정의 실패는 치욕 중의 치욕이었다. 패배를 인정할 수 없었던 그는 2년 뒤에 전면침공에서 소모전쟁으로 전략을 바꾼다. 원정군 규모를 줄이고 고구려 방어선 전면을 공격하는 대신 특정 지역만 공략하고 빠지는 방식으로 괴롭혔다. 그렇게 고구려의 체력을 소모시킨 뒤 649년 5월 다시 대대적인 2차 침공을 준비하다가 갑자기 사망했다.

죽기 직전에 태종은 고구려 침공을 중지하라는 교서를 내렸지만, 당나라는 전쟁을 계속했다. 그 결과 668년에 고구려는 멸망하고 말았지만, 과도한 전쟁과 과도하게 키워놓은 군벌 탓에 당나라도 내전으로 약해진다.

 

푸틴은 당 태종만큼 명장도 아니고, 직접 일선에 나서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문득 우크라이나 전쟁이 연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모한 전쟁, 독재자의 야망에 의한 전쟁은 모두를 파멸시킨다. 6월이 되면 러시아 사회도 체감고통이 커져갈 것이다. 푸틴이 전쟁을 포기한다고 해도 세계는 최소 내년까지 심각한 식량과 경제 문제로 고난의 시기를 겪게 될 것이다. 전쟁은 모두를 희생자로 만든다. 이기적인 독재자도 그 속에 포함된다. 6월은 누구에게 가장 잔인한 한 달이 될까.

-임용한 역사학자, 동아일보(2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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