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고 말할 참모가 없다면… ]
[尹, 협치 강조한 다음날 한동훈 임명… 내민 손 거둬들이나]
[정호영 후보자 억울한 점 있어도 자진 사퇴 용단 내리길]
‘노’라고 말할 참모가 없다면…
盧 말리던 참모 떠난 뒤 폭주
文 곳간지기 ‘No’ 못하자 뒤탈
尹 주변 검찰 측근 줄줄이 포진
‘쓴소리 맨’ 없어질 때 국정 위험

윤석열(맨 왼쪽) 대통령이 5월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회의실에서 첫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유로운 토론”을 수차례 언급하며 참모진과 재킷을 벗고 와이셔츠 차림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참모들은 다른 분야의 업무를 하는 사람들과 구두 밑창이 닳도록 다녀야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성정이 불같았다. 하고 싶은 말과 일은 꼭 해야 했다. 야당·언론뿐 아니라 여당과도 갈등이 심했다. 초반엔 그를 말린 참모들이 있었다. 유인태 전 정무수석은 대통령 면전에서 직접 “안 된다”고 했다. 문희상 전 비서실장과 정찬용 전 인사수석도 거들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유 전 수석의 반대가 이어지자 대로(大怒)했다. “경기고·서울대 나와 인생 포근하게 산 사람이…”라고 질책했다. 유 전 수석은 민주화 운동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사람이다. 그 후 그는 입을 닫았다. 이들이 청와대를 떠나자 더 이상 대통령을 막을 사람이 없어졌다. 대통령 뜻대로 질주했고 국회 탄핵 사태로 이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한마디는 무조건 따라야 하는 지상명령이었다. 반대는 고사하고 만나기도 힘들었다. 보고와 지시는 ‘문고리 3인방’을 통해 이뤄졌다. 아무도 대통령을 거역하지 않았다. 쓴소리는 있을 수 없었다. 그 결과는 최순실 국정 농단에 따른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자신감이 지나쳤다. 입버릇처럼 “내가 다 해봐서 안다”고 했다. 쇠고기 협상을 밀어붙였다가 광우병 파동을 맞았다. 청와대 요직엔 오랜 측근을 앉혔다. 그들은 대통령 의중대로 움직였다. 사저 문제로 고름이 터졌고 특검 수사로 갔다.
문재인 청와대는 친문과 운동권 세상이었다. 1980년대 이념 코드로 뭉친 ‘그들만의 리그’였다. 소주성과 탈원전, 부동산 규제, 남북쇼 등 하는 정책마다 실패했다. 그래도 대통령에게 감히 ‘노(No)’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생각이 같으니 그럴 이유도 없었다. 민정·인사 라인도 조국·김외숙 등 측근들이 꿰찼다. ‘민정의 저주’와 인사 참사가 5년 내내 이어졌다.
그런 친문의 철옹성에 이질적 존재가 한 명 있었다. 기재부 공무원 출신 총무비서관이었다. 그는 문 전 대통령과 친분도 없었다. 그냥 곳간지기였다. 그에게 대통령은 “내 가족이든 비서실장·수석이든 함부로 돈 쓰지 못하게 하라”고 했다. 그는 고지식하게 따랐다. 줄곧 ‘노’라고 했다. 그래서 청와대에선 “총무비서관 때문에 일 못 하겠다”는 아우성이 나왔다. 임기 중반까지는 버텼다. 하지만 그에게 친문 코드가 박히자 ‘노’는 ‘예스’로 변했다. 결국 가족 논란과 함께 김정숙 여사 옷값, 특활비 의혹이 터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직 문화가 강한 검찰에서 평생 일했다. 자기 확신도 강하다. 한번 생각을 굳히면 잘 바꾸지 않는다. 대선 땐 “‘윤핵관’에 둘러싸였다”는 얘기가 나왔다. 집무실 이전을 급하게 밀어붙이다 정치적 논란도 빚었다. 이번 청와대와 내각 인사에선 검찰 등에서 함께 일했던 오랜 측근들을 줄줄이 기용했다. 이들은 법무·민정 분야를 넘어 인사·총무·부속실까지 차지했다. 청와대만 6명이고 부처를 합치면 10명을 훌쩍 넘는다. 일부는 성비위 등 도덕성 논란도 있었다. 그래도 윤 대통령은 이들과 일하기를 원한다. 의중을 파악해 척척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과 참모들의 생각이 똑같으면 ‘우리가 옳다’는 집단 오류와 확증 편향에 빠지기 쉽다. 대통령 판단이 틀렸을 때, 국정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과연 바른 소리를 할 수 있을까. 외려 대통령 심기에 맞춰 태평가를 부를 수 있다. ‘측근의 장막’에 싸이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은 지금 다시 한번 자문(自問)해 봐야 한다. 내게 언제든 ‘노’라고 할 참모가 있는가.
-배성규 논설위원, 조선일보(22-05-18)-
_____________________
尹, 협치 강조한 다음날 한동훈 임명… 내민 손 거둬들이나

한동훈 신임 법무부장관 한동훈 신임 법무부장관이 17일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과천=송은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는데, 하루 만에 야당이 부적격으로 판단한 장관 2명에게 임명장을 준 것이다. 야당의 비토에도 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첫 조각 인사는 이번이 5명째다. 조국 추미애 박범계 한동훈 등 법무부 수장이 4번 연속 야당의 반대 속에 임명된 것도 불행한 일이다.
한 장관의 임명은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탈검찰화’ 기조가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검사 출신이 장관을 다시 맡게 되는 것도, 장차관이 모두 검사 출신인 것도 박근혜 정부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대통령실의 민정과 인사, 총무 라인의 비서관급 6명 중 5명이 검사나 검찰 수사관 출신인데, 대통령 부부를 보좌하는 부속실엔 검찰 수사관이 3명 더 근무한다고 한다. 옛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을 대체하는 법률비서관실은 경호처를 제외하고 대통령실 부서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장차관급에도 검사 출신이 중용됐다. 이러니 검찰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
윤 대통령은 한 장관 지명 직후 “칼을 거두고 펜을 쥐여준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 수사를 직접 지휘하지는 않지만 검찰에 대한 인사권과 감찰권을 통해 얼마든지 검찰 수사를 통제할 수 있다. 상설특검 카드로 구체적인 수사 대상까지 정할 수 있다. 한 장관은 취임식에서 “사회적 강자도 엄정히 수사할 수 있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분신으로 불릴 정도로 가까웠던 한 장관의 영향 아래 있는 검찰 수사는 정치적 중립 시비에도 더 쉽게 휘말릴 수 있다.
협치는 여야 모두의 양보가 필요하지만 기본 전제조건은 집권 여당이 먼저 한발 물러서는 것이다. 시정연설 다음 날 야당과의 추가 협상도 없이, 야당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한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야당은 “정치보복에 대한 선전포고” “대통령이 먼저 협치를 깬 것”이라며 한 장관 해임 건의안까지 언급하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도 낙마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아직 어떤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 이래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공백 등 정국 경색에 대한 책임의 상당 부분이 여권에 있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동아일보(22-05-18)-
__________________
정호영 후보자 억울한 점 있어도 자진 사퇴 용단 내리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 “아직 임명하지 않은 장관 후보자가 몇 명 있는데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지명 직후 경북대 병원 원장·부원장으로 근무할 때 두 자녀가 이 의대에 편입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아빠 찬스’ 논란이 벌어졌다. 정 후보자는 “공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는데 특혜 의혹은 억울하다”고 하고 있다. 정 후보자 말대로 명확한 부정 정황은 아직 없는 것이 사실이다. 구술 평가에서 자녀들에게 높은 점수를 준 면접관들이 정 후보자와 논문을 같이 쓴 사이라는 등의 사실이 있지만 확실한 부정의 증거라고 하기는 어렵다. 윤 대통령 역시 정 후보자 논란 관련해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윤 대통령과 정 후보자가 처한 상황은 ‘확실한 팩트’만을 주장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윤 대통령은 조국 전 장관 가족의 부정 입학 문제 등을 수사하다 문재인 정권의 공격을 받게 됐다. 그로부터 ‘공정의 상징’으로 국민의 인정을 받아 대통령까지 됐다. 이 과정을 지켜본 국민의 시각에서 조 전 장관과 비슷한 의혹을 받는 사람이 윤 정부에서 장관 후보자가 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하기 힘들다. 윤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으로 장관 후보자가 된 사람이라면 이제는 자진 사퇴함으로써 스스로 새 정부 출범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 것이 용기일 수 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가 사퇴하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절차에 들어가 새 정부가 일할 수 있게 협조해야 한다.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장관까지 문제 삼고 있지만 무리하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 것이다. 한 장관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이모(李某) 교수’를 ‘이모(姨母)’로 오인해 따지는 등 스스로 웃음거리가 됐다. 장관으로서의 결격 사유에 대해선 제대로 지적한 게 하나도 없었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와 경제부총리를 지낸 사람이다. 윤 대통령도 민주당과 협치를 감안해 선택한 인사인데 정작 민주당은 인준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정략적 의도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를 국민이 모두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조선일보(22-05-18)-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문재인 정부 법제처, 검수완박법 검토 시간 관련 부처에 48분 줬다. 검토용 아닌 速讀 훈련용으로 넘기신 듯.
-팔면봉, 조선일보(22-05-18)-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時事-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74년 된 형사법 뒤엎으며 “48분 안에 의견 내라”.. ] [‘그대가 조국’을 보고.. ] (0) | 2022.05.19 |
|---|---|
| [‘깜깜이 교육감, 무투표 구의원’ 엉터리 선거 이번으로 끝내야] (0) | 2022.05.19 |
| [누가 反지성주의에 맞설 건가] [이재명의 反지성, 윤석열의 半지성] (0) | 2022.05.18 |
| [대통령과 與 전원 5·18 참석, 소모적 갈등 끊고 국민 통합 계기로] (0) | 2022.05.18 |
| [투쟁 앞세운 野 의장 후보들, 국회 이끌 자격 없다] (0) | 2022.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