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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 이전에 정치가 있다] [서해 공무원 아들의 울부짖음.. ]

뚝섬 2022. 6. 21. 06:38

[법치 이전에 정치가 있다]

[서해 공무원 아들의 울부짖음에 文 정권 누구라도 답해야 한다]

 

 

 

법치 이전에 정치가 있다

 

국민 고소하던 문 전 대통령 퇴임 후에도 사저 시위 고소
문제를 법으로만 해결하려 해.. 윤 대통령도 정치 해법 찾아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보면 정치 지도자라기보다 한 사람의 법률 전문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양산에 내려가 거의 처음 한 공적 행위가 국민 상대 고소다. 문 전 대통령 내외는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시위 중인 보수단체 회원 4명을 직접 경찰에 고소했다. 모욕, 명예훼손, 살인 및 방화 협박 등 혐의로 처벌을 구한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반려견 토리/문재인 전 대통령 인스타그램

 

문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도 자신을 비방하는 유인물을 뿌린 30대 청년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얼마든지 대통령을 욕해도 된다’고 해놓고 뒤로는 국민을 고소해 논란이 됐다. 나중에 취하하면서 청와대는 “성찰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앞으로도 얼마든 고소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는데, 실제 그렇게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과거 “퇴진 시위가 벌어지면 광화문에 나가 끝장 토론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침묵했다. 퇴임 후에도 집 앞 시위대와 대화를 시도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그의 재임 중 대학 캠퍼스에 대통령 풍자 대자보를 붙인 청년들은 ‘건조물 무단 침입’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그에게 대북 정책 항의 표시로 신발을 던진 시민도 집요한 보복을 당했다.

 

대통령도 한 사람의 국민으로 권리를 보호받아야 한다. 그러나 정치의 영역에서 발생한 문제를 대통령이 앞장서 법정으로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의 법조화’는 국회 구성에서도 나타난다.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 300명 중 46명(15%)이 법조인이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변호사 수는 2만6486명(6월 16일 현재)으로, 대한민국 인구 5200만명의 0.05%다. 특정 업역이 입법부에 과다 대표된 것이다. 민주당 입법 폭주를 주도한 ‘처럼회’ 김용민·김남국·최강욱 의원도 변호사 출신이다. 이들은 개혁을 명분 삼아 ‘입법 만능주의’로 치달았다. 무엇보다 몰두한 ‘검찰 개혁’은 자신들과 맞선 검사에게 정권을 넘겨주는 것으로 끝났다. 화풀이하듯 ‘검수완박’에 검사 월급 깎는 법까지 냈지만, 지방선거도 완패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법조인 출신이다. ‘법과 원칙’을 중시한다. 그는 문 전 대통령 집 앞 시위에 대해 “다 법에 따라서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며칠 후 자신의 서초동 자택 앞에서 ‘맞불 시위’가 열렸을 때도 “법에 따른 국민의 권리니까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 뒤 김건희 여사 팬클럽이 맞불 시위대를 고발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 정권이 법치를 무력화해 상식과 정의가 무너졌다는 반성적 차원에서 법치를 강조한다. 법치는 민주주의의 기본이고, 국민 기본권 보장의 보루다. 하지만 ‘법대로’만 외치면 전·현 대통령 집 앞 시위에서 보듯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또 법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법에 임기가 보장된 전 정부 출신 공공기관장 문제가 그렇다. 변호사에 민주당 의원을 지낸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법의 정신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사퇴를 거부한다. 친야 성향 변호사인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도 마찬가지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도, 윤 대통령이 아무리 법과 원칙에 따른 처리를 강조해도 대통령기록물법이 진상 규명을 가로막고 있다.

 

때론 법을 뛰어넘는 힘을 가진 게 정치다. 민주국가의 법은 대부분 여야 간 대화와 타협, 즉 정치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법치에 앞서 정치가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먼저 인근 주민의 고통을 고려해 양쪽 사저 시위 자제를 요청했으면 한다. 문 전 대통령도 가능하다면 집 앞 시위대와 만나보길 권한다. 두 사람 모두 한 사람의 법조인이 아니라 국민을 이끈 지도자로 남길 바란다.

 

-황대진 기자, 조선일보(2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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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무원 아들의 울부짖음에 文 정권 누구라도 답해야 한다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소각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아들 이모군이 20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공개 편지를 보냈다. 이군은 ‘월북 여부가 뭐가 중요하냐’고 한 우 위원장에게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면 왜 그때 그렇게 월북이라 주장하며 사건을 무마시키려 했던 것이냐”라고 물었다. 이군은 우 위원장이 군의 특수정보(SI)를 들어 이씨의 월북 정황이 있었다고 한 데 대해서는 당신들만 알고 공개조차 할 수 없는 것을 증거라며 ‘너희 아버지는 월북이 맞으니 무조건 믿어라’ 이거냐”라고 했다. 

 

2020년 9월 북한군이 피살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대준 씨의 배우자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전날 대통령실과 해양경찰이 발표한 이른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씨의 아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대독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6.17 /연합뉴스 

 

이군은 ‘김정은의 사과를 받고 굴복시켰으니 된 것 아니냐’는 우 위원장 발언에 대해서도 누가 누구한테 사과했다는 건가요? 김정은이 제 가족에게 사과했나요? 그리고 제가 용서했나요?”라고 물었다. 이군은 “대한민국에서 월북이라는 단어가 갖는 무게를 안다면 보여주지 못하는 정황만으로 한 가족을 묻어버리는 행동은 해서는 안 된다”라며 “어머니와 저는 한때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했고, 우리 가정은 완전히 망가졌다”고 했다.

 

월북 여부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어떤 의미에서 맞는 말이다. 월북 의사가 있든 없든 파도에 떠밀려 온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을 북측이 사살하고 불태운 범죄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무슨 이유에선지 이 사건을 섣불리 ‘월북’으로 몰아가려 했다. 그랬던 민주당이 이제 와서 “월북 여부가 뭐가 중요하냐”고 한다. 우 위원장은 “민생이 굉장히 심각한데 그런 걸 할 때냐”고 했고, 나중에 주워 담기는 했지만 설훈 의원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까지 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보면 당시에도 문재인 청와대는 이 사건을 ‘별것 아닌 일’로 만들려 무진 애를 썼다. 민정수석실은 해경에 “자진 월북에 방점을 두고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해경은 ‘월북으로 판단된다’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 당시 관할 인천해양경찰청과 상급 기관인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이 모두 ‘자진 월북’ 단정에 부담을 느껴 발표에 난색을 표했고, 결국 본청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는 해경 관계자의 증언도 나왔다. 이씨가 월북을 기도했다면 사건은 이씨의 일탈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정부의 책임도 없어지고, 북한의 잔인무도한 행위가 남북 관계에 미칠 악영향도 줄어들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정권의 부담을 덜겠다는 계산으로 공무원 이씨에게 월북이라는 프레임을 뒤집어씌웠다고밖에 볼 수 없다. 북으로부터 무단 처형을 당해도 괜찮은 사람으로 몰아 버렸다. 그래 놓고 이제 와서 월북인지 아닌지가 뭐가 중요하냐고 마치 남의 일처럼 말하고 있다. 우 위원장과 민주당 사람들은 “가족 잃은 처참한 심정을 아느냐”는 이씨 아들의 울부짖음에 뭐라 답할 것인가.

 

이씨 유가족의 요구는 간단하다. 이씨가 북한군에 발견되고 이를 우리 군이 알게 된 시점부터 사살되고 불태워질 때까지 정부가 무엇을 했는지, 그 후에 ‘월북’이라고 단정하게 된 과정과 이유를 밝혀달라는 것이다. 문재인 청와대는 그 자료를 대통령기록물이라며 15년 비공개로 묶어두고 있다.

 

-조선일보(2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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