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대표의 내부 난사, ‘정치’가 실종된 여당 막장극]
[尹정부 100일 혼선과 내분…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쇄신]
집권당 대표의 내부 난사, ‘정치’가 실종된 여당 막장극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후 36일 만인 이날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2.8.13/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당 윤리위 징계 36일 만에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을 맹비난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을 “선거 과정 내내 저에 대해 ‘이 새끼 저 새끼’ 하는 사람”이라고 했고, 대선 때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팔았다”고 했다. “대통령의 지도력 위기”라면서 윤 대통령과 독대해 나눈 얘기까지 공개했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대통령 측근들에 대해선 “사람 하나 잡자고 집단 린치하고 당헌·당규까지 졸속 개정했다” “호가호위하며 절대반지에 눈이 돌아간 사람들”이라고 했다. 당을 향해선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은 불태워 버려야 한다”고 했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승한 지 몇 달도 안 돼 여당 대표가 거친 표현을 쏟아내며 내부 투쟁에 나선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성 비위 의혹으로 당 윤리위 징계를 받은 뒤 비대위 출범으로 대표직에서 밀려났다.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징계가 이뤄진 점, 지도부 해체와 비대위 출범 과정에 논란이 적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억울했을 수 있다. 하지만 자기가 몸담았던 당과 대통령을 향해 화살을 마구 쏘는 것은 당대표 출신이 해선 안 될 일이다. 분노와 복수심으로 가득 찬 감정풀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이번 사태는 이 전 대표의 성 비위 의혹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본인 책임도 크다. 대국민 사과가 진심이었다면 보다 정제된 말과 자중하는 태도를 보였어야 했다.
비대위 체제 후 가까스로 진정되는 듯했던 여권의 내홍이 이 대표의 폭탄 발언으로 극한 갈등과 혼란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 전 대표가 낸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된다면 당대표가 2명이 되는 대혼돈의 상황이 온다. 경제·안보 복합 위기 속에서 책임 있는 국정 운영에 일조해야 할 사람이 감정에 치우쳐 극단적 정치투쟁에 매달리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용납되기 어렵다.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는 이런 내분이 두 달 넘게 악화되도록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번엔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가 공개되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감정을 풀었다면 이런 극단적 상황까진 가지 않았을 수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의 정무 기능이 사실상 정지돼 있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내부 소통이 되지 않으니 대표가 대통령과 여당을 공격하는 막장극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로 인한 국정 혼란은 결국 국민 피해로 돌아갈 것이다.
-조선일보(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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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 내분에 등장한 羊頭狗肉과 개고기. 혐오 식품 수준의 논쟁으로 언제까지 국민 피곤하게 할 건가.
-팔면봉, 조선일보(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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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100일 혼선과 내분…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쇄신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한국광복군 선열 합동봉송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2022. 08. 14.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가 모레 출범 100일을 맞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8·15 광복절 경축사와 모레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동력의 회복을 위한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을 계획이다. 20%대로 내려앉은 국정 지지율을 회복하고 심기일전을 위한 반전 카드를 모색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권 내부는 여전히 어수선하고 뒤숭숭하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그제 윤 대통령과 그 주변 ‘윤핵관’의 행태를 정면 비판하며 ‘리더십의 위기’라는 진단을 내렸다.
새 대통령 취임 100일은 으레 집권과 함께 추진한 개혁정책의 성과를 평가하고 2단계 실행과제를 차분히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하지만 이 정부는 각종 쇄신책을 저울질하며 사실상 원점부터 새 출발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용산 대통령실 시대 개막과 6·1지방선거 압승 등으로 기세 좋게 출발했던 윤석열 정부다. 그런데 그 잠깐의 봄날은 혼란의 연속과 지지율 하락으로 벌써 아득히 잊혀졌다. 정부 요직의 검찰 편중과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 여권 내 권력투쟁과 대통령의 사적 문자 노출, 설익은 정책 추진과 국민 반발, 급기야 여당 의원의 망언까지. 100일의 잔치는커녕 당장 반성문부터 써야 하는 지경이다.
그 첫 번째 책임은 정치권 밖 출신으로 준비가 덜 된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있을 것이다. 지난 100일 ‘이전과 다르다’는 구호는 요란했지만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더 나은 삶의 변화는 없었다. 대국민 소통 의지를 보여준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이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로 인해 각종 논란의 대상이 돼 버린 게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국정운영 변화의 메시지는 광복절 경축사와 100일 회견을 통해 드러날 테지만 여권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과연 현재의 위기를 제대로 진단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대통령부터 참모까지 생각과 자세가 완전히 바뀌어야 하지만 아직도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어디에서도 근본적 변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인적 쇄신을 꾀하기보다는 보좌 인력을 보강한다는데, 일부 얼굴만 바꾼다고 될 일인지 의문이다.
이 전 대표는 거친 언사와 울분에 찬 태도로 대통령과 여당을 직격했다. 그런 분란의 정치는 여권 내부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가 던진 각종 문제 제기, 특히 극렬 지지층이 아닌 보수의 저변을 넓히는 정치와 건강한 당정 관계에 대한 주문 등은 뼈아프게 들어야 할 대목이다. 그 어떤 쓴소리에도 귀를 열고 경청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배제가 아닌 포용, 분열이 아닌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동아일보(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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