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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최고의 피크닉] [맥주자전거]

뚝섬 2026. 6. 13. 07:54

[뉴욕 최고의 피크닉] 

[맥주자전거]

 

 

 

뉴욕 최고의 피크닉 

레초네라 라 피라냐(Lechonera La Piraña). 뉴욕 브롱스의 남쪽,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거주지 길모퉁이에 주말에만 문을 여는 푸드트럭이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뉴욕 브롱크스의 남쪽,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거주지의 길모퉁이에 주말에만 문을 여는 푸드트럭 ‘레초네라 라 피라냐(Lechonera La Piraña)’가 있다. ‘레초네라’는 라틴아메리카의 통돼지구이 음식점을 말하며, 식인 물고기 ‘피라냐’는 주인 앙헬 히메네스의 별명이다. 앙헬은 레스토랑에서 일해 본 적이 없다. 푸에르토리코에 살던 어린 시절에 아버지로부터 통돼지 굽는 법을 배운 게 전부다. 그는 매주 금요일 새벽 축산 시장에서 통돼지를 구입한다. 직접 발골하고 바비큐용으로 절단해 양념을 발라 놓는다. 주말이면 새벽 4시부터 트럭 옆에 설치한 오븐에서 고기를 굽기 시작해 정오부터 판다. 

주인 안헬 히메레즈(Angel Jimerez). 매주 토, 일요일 새벽 4시부터 트럭 옆에 설치된 오븐에서 화씨 300°도 온도로 고기를 굽는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손님들은 오전 11시부터 줄을 선다. 대법원 판사를 비롯한 지역 유지, 동네 경찰, 맨해튼부터 찾아온 MZ세대까지 구성이 다양하다. 단골들은 앞 가게에서 맥주를 사서 마시고, 전동 휠체어를 탄 동네 어르신은 기다리는 고객을 위해 차가운 보드카를 한 잔씩 권한다. 차례가 돼 트럭 안으로 들어가면 작은 조리 공간에서 떡 벌어진 어깨와 굵은 팔뚝의 앙헬이 손님을 반긴다. 주문을 받으면 곧장 커다란 칼로 고기를 토막 낸다. 목살, 갈빗살, 엉덩이살 세 군데를 거칠게 난도질해 사방에 고기 부스러기가 튄다. 뚜껑이 닫히지 않을 정도로 수북이 담아주는 인심에 “맛있게 먹으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한입 깨무는 순간 “이거지!”라며 감탄한다. 방문객들과 수다 떠는 걸 좋아해서 서비스는 다소 느리다. 하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트럭 안에 시계와 저울은 없다. 

주인 안헬 히메레즈(Angel Jimerez). 트럭 안으로 들어가면 작은 조리공간에서 큰 눈으로 손님을 반긴다. 목살, 갈빗살, 엉덩이살 세 군데를 거칠게 난도질해서 사방에 고기 부스러기가 튄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모든 과정은 뉴욕의 한 거리를 무대로 펼쳐지는 공연 같다. 뉴욕타임스는 “뉴욕 최고의 피크닉”이라고 표현했다. 내일은 뉴욕에서 ‘푸에르토리코의 날 퍼레이드’가 열린다. 25년간 통돼지 요리를 해온 올해 환갑의 앙헬도 가게 문을 닫고 단골들과 함께 참석한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조선일보(2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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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자전거

 

1997년 암스테르담에 ‘맥주자전거(Beer Bike)’가 등장했다. 8명에서 16명 정도의 인원이 탑승하는 대형 자전거로 네덜란드의 ‘헤트 피츠카페(Het Fietscafe)’ 회사에서 생산한 제품이다. 보통 파티나 모임을 위한 목적으로 대여를 하며, 차량과 ‘파일럿(pilot)’으로 불리는 운전자가 제공된다. 승객들은 노출된 좌석에 앉아 맥주를 마시면서 동시에 페달을 밟는다. 신호에 따른 정차나 방향 설정은 파일럿이 하지만 주행의 동력과 즐기는 시간은 오로지 손님 몫이다.

 

‘페달 펍’, ‘파티 자전거’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 차량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나라로 번져나갔고, 미국에서도 2007년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 현재 60여 개 도시에서 운행 중이다. 시내 교통과 안전 등의 문제로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 차량 위주의 도시보다는 행인 위주의 도시들에서 더 보편적이다. 맥주자전거는 이동이 아니고 레저가 목적이어서 관광 상품으로, 또 스포츠 경기 관람 전후의 파티용으로도 애용되고 있다. 혼잡하지 않은 도심의 골목 골목도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다. 예쁜 지역에서는 좀 더 머물고 지루한 곳은 빨리 지나가면 된다.

 

맥주자전거의 몇 가지 인기 비결이 있다. 작동 원리를 파악할 수 있도록 노출된 구조, 수공예로 제작된 오크통, 나무벤치와 바, 그리고 20세기 초의 전차 모양을 본뜬 빈티지 디자인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친환경 차량이라는 점, 야외 공간을 즐기는 기분, 그리고 유산소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비한다는 착각도 즐거움에 한몫을 한다. 차가운 생맥주를 저장한 오크통을 정면에 달고 페달을 밟는 순간만큼은 도시의 곳곳이 나의 것으로 느껴진다. 얼굴에 부딪히는 기분 좋은 바람도 함께 나의 것이 된다.

 

영국에서 유령 복장을 하고 시끄럽게 맥주자전거를 타던 젊은 청년들을 경찰이 멈춰 세웠다. 그리고 이들에게 말했다. “그거 재미있어 보인다. 나도 쉬는 날에 친구들과 타게 연락처 좀 알려 달라.”

 

-박진배 뉴욕 FIT 교수/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조선일보(2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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