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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처의 ‘입틀막’,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 ....

뚝섬 2024. 2. 20. 07:33

[경호처의 ‘입틀막’,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

[대통령 부인 팬클럽 자진 해산하는 것이 옳다]

[尹 대외비 일정까지 金여사 팬클럽에… 또 누가 어떻게?]

 

 

 

경호처의 ‘입틀막’,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3, 4월쯤 윤석열 대통령의 외부 행사 때 누군가 큰 목소리로 정치적 구호를 외친다고 가정해 보자. 최저임금 인상 요구일 수도, 강제징용 사안일 수도 있겠다. 대통령은, 현장의 경호처 요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예상 밖 위기와 맞닥뜨리면 몸에 밴 무언가가 툭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최근 불거진 대통령 행사 강제퇴장 문제를 경호처 매뉴얼의 적절성 정도가 아니라 대통령의 정치력과 국정 스타일의 문제로 살펴야 하는 이유다.

▷2번이나 발생했다. 1월 전북 전주에서 진보당 국회의원이, 지난주엔 대전 KAIST 졸업식에서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인 석사 졸업생이 소란을 일으켰다가 들려 나갔다. 둘 다 경호원 손에 입이 틀어막혔다. 평범한 시민의 목소리가 아니라 정치 구호인 것은 맞다. 의도한 소란이란 걸 감안하더라도 ‘입틀막(입 틀어막기)’이라는 신조어가 말하는 과잉 대응 논란은 피할 수 없다. 누구나 촬영하고, 실시간 공유하는 세상이다. 옛 시절에 고여 있는 경호처 때문에 대통령이 손해를 봤다.

▷영상 속 윤 대통령은 행사에 집중했다. 전주에선 국회의원을 지나쳐 갔고, 대전에선 “실패를 두려워 말라”는 연설을 이어갔다. 용산 대통령실에선 두 장면을 복기하며 점검 회의를 열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결론이 궁금하다. “규정대로 했을 뿐”이라는 경호처 말에 수긍하고, 동일 상황에는 동일하게 대응하는 쪽으로 마무리했을까. 요즘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현직이던 2013년 연설 영상이 주목받고 있다. 영상 속 오바마는 불법 이민자 강제추방에 반대하는 한국계 청년의 돌발 외침을 40초 넘게 놔두고, 경호원 개입을 제지하고, 그 청년과 대화하듯 연설했다. 그는 능숙하게 경청했다.

 

▷경호는 순간의 과업이다. 찰나의 대응에 안위가 결정되는 만큼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다. 그걸 인정하더라도 기계적 경호는 아쉬움을 남긴다. 국회의원을, 대학원 졸업생을 요원 4, 5명이 들어내지 않고 걸어 나가도록 안내했다면? 퇴장시키는 동안 주장을 외치도록 놓아뒀다면? 들어내기와 입 막기는 대통령 안위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정치 경호였고, 심기 경호였다. 경호처 판단에는 우리 대통령이 저 정도 주장도 불편해할 것으로 본다는 뜻인가.

▷윤 대통령이 “발언을 멈춰달라. 행사가 끝난 뒤 나랑 더 이야기하자”고 다독였다면 어땠을까 싶다. 노정객 바이든 미 대통령이 작년 9월에 했던 그대로 말이다. 오바마나 바이든이나 오랜 현장정치 경험이 있다. 윤 대통령의 대민 접촉은 사전 기획, 선발대 점검, 경호 통제 속에서 대부분 진행됐다. 그렇다고 이런 일을 2번이나 겪고도 용산 참모들이 매뉴얼도 고치지 않고, 대통령의 임기응변 시나리오를 준비하지 않는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입틀막’만큼은 경호처가 경호 규정에서 삭제해야 한다.

 

-김승련 논설위원, 조선일보(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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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인 팬클럽 자진 해산하는 것이 옳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중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수원 세 모녀'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대외비 일정이 김건희 여사 팬클럽을 통해 사전에 유출됐다. 지난 23일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페이스북에는 “공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구 서문시장 26일 12시 방문입니다. 많은 참석·홍보 부탁드립니다. 공용주차장으로 오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대통령의 외부 일정은 경호상의 이유로 출입기자들도 행사 종료 시까지 보도하지 못하는 ‘경호 엠바고’가 엄격히 적용된다. 실수로 몇 분만 일찍 기사가 나가도 기자실 출입정지 등의 징계를 받는다. ‘서문시장’ ‘12시’ 등의 세부 사항은 취재를 준비하던 출입기자들도 모르던 내용이다. 대통령 경호·보안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건희사랑’이 문제를 일으킨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엔 윤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 집무실과 청사 잔디밭에서 반려견과 함께 찍은 사진 여러 장이 대통령 공보 라인이 아닌 ‘건희사랑’을 통해 공개됐다. 대선 때부터 불거진 김 여사 관련 각종 논란들이 국정에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김 여사 팬클럽까지 문제를 만들고 있다. 현재 회원 수가 2만4000여 명인 ‘건희사랑’은 작년 11월 한 변호사가 개설했다. 이 변호사는 한 시사평론가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보안 사고 이튿날 ‘건희사랑’ 측은 “윤 대통령 대구 방문 글을 올린 사람은 본 카페 회원이 아니다. 경호처 조사로 곧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준비한 행사고, 참석하려는 당원이 적지 않아 알음알음 알려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건희사랑’ 쪽으로 불똥이 튀는 것을 막으려는 태도다.

 

대통령 부인에게 팬클럽이 있어야 하는지, 그것이 대통령 국정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부터 검토해야 한다. 취임 석 달이 갓 넘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렇게 낮은 것엔 부인의 문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대통령실은 이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하고, 부인 팬클럽은 자진 해산하는 것이 옳다.

 

-조선일보(2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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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외비 일정까지 金여사 팬클럽에… 또 누가 어떻게?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이 또 구설에 올랐다. 그제 김 여사의 페이스북 팬클럽 페이지인 ‘건희 사랑’에는 “윤 대통령, 대구 서문시장 26일 12시 방문입니다. 많은 참석, 홍보 부탁드린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한 사용자가 댓글 형태로 올린 공지였다.

대통령의 외부 일정은 행사 종료까지 ‘대외비’다. 경호를 위해서다. 더욱이 대구 일정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시장 방문 행사다. 출입기자단에도 엠바고(보도유예)를 조건으로 ‘26일 대구 방문’으로만 공지됐다. 그런데도 세부적인 시간과 동선이 팬클럽을 통해 공개됐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대통령실은 “대구시당 차원에서 참석하려는 당원이 적지 않아 일정이 알음알음 알려졌던 상황”이라고 했다. 지역 정가에서 정보를 입수한 어느 회원의 일탈 행위이지 김 여사 측이나 팬클럽 운영진이 정보의 진원지는 아니라는 취지의 얘기다. 이번 사건은 단순 해프닝으로 봐선 안 된다. 이런 식으로 대통령 일정이 상세히 공개된다면 대외비가 무슨 의미가 있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초 유포자에 대한 역추적 조사 등 경위를 명확히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 조사 결과도 공개해야 한다.

 

5월에도 김 여사가 대통령 집무실을 찾아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윤 대통령과 찍은 미공개 사진이 팬클럽을 통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팬클럽 회장을 맡았던 한 변호사의 막말이 논란이 된 적도 있었다. 대통령 부인의 팬클럽 활동이 적절하다고 보는 이들은 드물다. 게다가 툭하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쯤이면 ‘건희 사랑’은 해체하는 게 마땅하다. 대통령이나 국가에 대체 무슨 도움이 되는가.

김 여사는 대통령 관저 공사 수주 의혹 등 이런저런 잡음에 휘말려 있다. 야당에선 ‘김건희 특검법’ 움직임이 나온다. 정치 공세 측면이 강하지만 공사(公私) 구분이 흐릿해 빌미를 준 것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윤 대통령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국민 정서의 문제다. 이번 사건을 김 여사 및 팬클럽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깊이 들여다보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동아일보(2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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