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왕을 지켜주소서’ 英국가 바뀐다… 지폐·우표·깃발도 교체]
[왕세자 책봉 64년 만에 왕위 오르는 찰스… 다음 승계 1순위는]
[신발 벗고 고택 들어섰다, 하회마을 ‘맨발의 여왕님’]
[‘현존 최고령 군주’였던 英 여왕 서거… 차기 최고령은 누구?]
‘여왕을 지켜주소서’ 英국가 바뀐다… 지폐·우표·깃발도 교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 영국 파운드화 화폐. /로이터
입헌 군주국인 영국은 국가(國歌)의 가사부터 지폐, 동전, 우체통 등 곳곳에 지난 70년간 군주였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가 서거하고 찰스 3세가 즉위함에 따라 이들 대부분이 바뀌어야 한다. 영국 가디언은 “영국 본토는 물론, 전 세계 영연방 국가에 걸쳐있는 엘리자베스 2세의 각종 상징이 찰스 3세의 것으로 교체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엘리자베스 2세의 얼굴이 그려진 총 45억장에 이르는 영국 파운드화 지폐와가 바뀐다. 전체 가치는 800억 파운드에 달한다. 한 번에 모두 바뀌는 것이 아니라, 새로 발행하는 지폐가 찰스 3세가 나오는 디자인을 채용하면서 수년 간에 걸쳐 차츰 교체될 전망이다. 영국 가디언은 이들이 전체 바뀌는데 최소 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50파운드짜리 신권 발행 시 구권을 전부 회수하는 데에 16개월이 걸렸다. 캐나다 일부 지폐와 뉴질랜드 동전, 카리브해 8개국으로 구성된 동카리브해중앙은행(ECCB)이 발행한 모든 화폐에도 엘리자베스 2세 얼굴이 들어가 있다. 290억개의 파운드화 동전의 교체는 더 오래 걸릴 전망이다.
영국에는 우표에도 여왕의 얼굴이 들어가 있다. 기존에 발행해 유통되는 우표는 그대로 쓰이고, 앞으로 새로 나오는 우표에는 찰스 3세 왕의 얼굴이 들어가게 된다. 1745년부터 사용된 영국 국가 ‘하느님, 여왕을 지켜 주소서(God Save the Queen)’의 제목과 가사는 ‘여왕(Queen)’에서 ‘왕(King)’으로, 영국 성공회 예배에 쓰이는 공식 기도문에 들어간 여왕과 관련된 표현도 왕에 대한 것으로 바뀐다. 영국 군주가 가는 곳에 내걸리는 왕실 깃발 ‘로열 스탠더드(왕기·Royal Standard)’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로열 스탠더드는 깃발을 4칸으로 나눠 영국을 구성하는 잉글랜드(사자 3마리)·스코틀랜드(사자)·아일랜드(하프)의 상징을 각각 담았다. 1959년 독자적 국기를 제정한 웨일스가 빠져 있는데, 다음 왕은 여기에 웨일스를 다시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 기관의 간판, 우체통 등 각종 시설물, 영국의 여러 상징에 새겨져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약자 ‘EIIR(Elizabeth Ⅱ Regina)’, 이른바 로열 사이퍼(Royal cypher)도 바뀐다. 왕립(王立)이 많은 영국의 관공서와 군부대가 사용하는 각종 깃발에 이 문자가 들어가 있고, 독립 이후에도 영국 군주를 여전히 국가 수장으로 인정하는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영연방 14개 국가에도 ‘EIIR’가 들어간 상징물들이 있다. 아버지 조지 6세가 ‘GR(George Rex)’를 사용한 것을 감안하면 찰스 3세는 ‘CR(Charles Rex)’ 혹은 ‘CIIIR(Charles III Rex)’을 쓸 가능성이 있다. 라틴어로 ‘Rex(렉스)’는 왕, ‘Regina(레지나)’는 여왕을 뜻한다.
영연방 14개국 중에는 헌법에 “여왕을 국가 수장으로 삼는다”고 해놓은 나라들이 있다. 파푸아뉴기니나 솔로몬제도, 투발루, 바하마, 그레나다 등이다. 이들 나라들은 찰스 3세가 즉위하면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해 ‘여왕’이란 표현을 ‘왕’으로 수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새 영국 왕이 국가의 총독을 임명할 때 법적 권한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호주와 캐나다, 뉴질랜드 헌법은 영국의 새 군주가 자동으로 국가 수장으로 인정되도록 규정해 놓았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조선닷컴(2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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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 책봉 64년 만에 왕위 오르는 찰스… 다음 승계 1순위는

영국 왕실의 서열 승계 순위/브릿로열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로 큰 아들 찰스 왕세자(74)가 찰스 3세로 왕위에 오르게 됐다.
찰스 왕은 1948년 11월 14일 여왕과 남편 필립공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1952년 여왕이 즉위하면서 거의 평생을 승계 1순위로 기다렸다. 9살이던 1958년 영국 왕세자(Prince of Wales)로 책봉된 후 64년간 즉위를 기다려, 왕실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승계 대기자가 됐다.

찰스 3세 국왕/EPA 연합뉴스
찰스 왕은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해 왕실 최초로 대학 학위를 받았다. 일찌감치 왕세자로 낙점된 준비된 국왕이고, 400곳이 넘는 단체 후원을 맡을 만큼 다양한 활동을 펼쳤지만 다이애나비와 이혼, 사우디 거액 기부금 수수 등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비해 인기가 크게 떨어진다.
1981년 다이애나비와 세기의 결혼식을 올리고 윌리엄과 해리 왕자 두 아들을 낳았지만 1996년 이혼했다. 이 과정에서 다이애나비가 BBC 인터뷰에서 남편이 커밀라 파커 볼스와 불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불거졌다. 찰스 3세와 커밀라는 각자 결혼하기 전 사귀었던 사이다. 다이애나비는 1997년 파리에서 교통 사고로 숨졌고, 찰스 왕은 2005년 커밀라와 재혼했다.

윌리엄(왼쪽) 왕자와 그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조선DB
찰스 왕의 즉위로 다음 승계 1순위는 찰스 왕의 장남인 윌리엄 왕자가 됐다. 윌리엄 왕자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군 복무를 했다. 150번이 넘는 헬리콥터 수색과 구조 작전에 투입 됐다.
2011년 케이트 미들턴과 결혼해 자녀 3명을 뒀다. 윌리엄 왕자의 가족은 올해 런던 켄싱턴궁에서 외곽의 윈저 애덜레이드 코티지로 이사했다. 자녀들을 사립학교인 램브룩 스쿨에 보내며 아이들에게 평범한 삶을 누리게 하겠다는 취지다.

마차에 타고 있는 (왼쪽부터)조지 왕자, 루이 왕자, 샬럿 공주. /AP 연합뉴스
서열 2위는 윌리엄 왕세자의 장남인 조지 왕자(9)다. 2011년 영국 왕실이 승계 순서에서 남성을 우선시하는 방안을 폐지하면서 3위,4위는 차례로 샬럿 공주(7), 루이스 왕자(4)가 된다. 샬럿 공주는 처음으로 이 제도의 혜택을 받은 왕실 일원이 됐다.

해리 영국 왕자(오른쪽)와 그의 아내 메건 마클/로이터 연합뉴스
승계 서열 5위는 찰스 왕의 차남인 해리 왕자다. 해리 왕자 역시 군 복무를 했다. 2008년 영국 국방부는 해리 왕자가 2007년 12월부터 4개월간 아프가니스탄에서 비밀리에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2018년 할리우드 배우 메건 마클과 결혼해 2019년 영국 왕실에서 첫 혼혈 아이가 태어났다. 이들의 자녀인 아치 마운트배튼-윈저, 릴리벳 릴리 다이애나 마운트배튼-윈저가 각각 승계 6위, 7위다. 해리 왕자 부부는 2020년 독립을 선언한 뒤 영국 왕실을 떠나 미국에 살고 있다.

앤드루 왕자/AP 연합뉴스
승계 서열 8위는 찰스 왕의 동생이자 여왕의 네 자녀 중 셋째 아들인 앤드루 왕자다. 앤드루 역시 영국 왕실 해군에서 22년간 복무했다. 2019년 미국 억만장자인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된 성추문이 불거지면서 미성년자 성매매 스캔들에 휘말렸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 났다. 올해 1월 영국 왕실은 앤드루 왕자의 군 직함을 박탈하고, 왕실 후원자 자격 등이 여왕에게 반환됐다고 밝혔다. ‘전하’(His royal highness)라는 호칭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2020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첼시 꽃 박람회에 참석한 베아트리스 공주(오른쪽)와 유지니 빅토리아 헬레나 공주/AP연합뉴스
서열 9위와 10위는 앤드루 왕자의 장녀인 베아트리스 공주와 그녀의 딸이다. 11위와 12위는 앤드류 왕자의 둘째 딸 유지니 공주와 그녀의 아들이다. 베아트리스 공주와 유지니 공주 모두 왕위 직함을 갖고 있지만, 각각 기술 회사 아피니티의 부사장, 런던 하우저앤워스 갤러리의 감독 등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

(좌) 에드워드 영국 왕자/조선DB/ (우) 2020년 공개된 영국 왕실 가족의 공식 초상 사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옆에 장녀 앤 공주(오른쪽)가 앉아 있다./AP 연합뉴스
엘리자베스 여왕의 막내 아들인 에드워드 왕자가 승계 서열 13위이고, 그의 자녀들에 이어 엘리자베스 여왕의 딸인 앤 공주가 서열 16위를 이어 받는다.
-최아리 기자, 조선닷컴(2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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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벗고 고택 들어섰다, 하회마을 ‘맨발의 여왕님’
1999년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
안동 하회마을과 봉정사 찾아
소탈하고 현지 문화 관심 모습 지금까지 화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서거하면서 전세계적인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여왕과 한국과의 인연도 조명되고 있다. 특히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4월 여왕은 남편 필립공과 함께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앞서 1992년 찰스 왕세자 부부가 한국을 찾은 뒤 7년만에 군주가 방한한 것이다. 알려진대로 영국 왕실은 수년전부터 여왕의 방문국 일정을 세밀하게 조율한다. 외국 순방을 연2회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여왕의 해외순방에는 당사국 뿐 아니라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한국 방문 때도 마찬가지였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1999년 방한 당시 안동 봉정사를 방문해 스님들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당시 여왕 방한의 하이라이트는 양반·유교 문화의 본향인 경북 안동 방문이었다. 방한 사흘째인 4월 21일 안동 하회마을에 도착했을 때 무려 이의근 당시 경북도지사, 정동호 당시 안동시장을 비롯해 1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여왕을 반겼다. 여왕은 풍산류씨 14대 종손 류영하씨 부부로부터 합죽선을 선물받고 안내를 받으며 김치와 고추장을 담그는 모습을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지켜봤다. 특히 내실로 들어갈 때 직접 신발을 벗었는데, 이는 대외적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여왕의 일상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모습으로 방문국의 전통을 존중하는 행동으로 해석되면서 큰 화제가 됐다. 하회마을 담연재에서는 하회탈춤보존회원들의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안동 방문에서는 이날 73번째 생일을 맞은 여왕의 생일상이 차려졌다. 임금님 수라상에만 올리던 음식인 문어오림과 매화나무로 만든 꽃나무떡 등이 생일상에 올랐고, 불사조 장식 화관도 선물받았다. 이날 생일상은 안동소주 기능보유자인 전통음식연구회 회장 조옥화 여사가 준비했다. 다과 은행 곶감 약과 청과 등이 생일상에 올랐다.

영국인의 정신적 지주이자 영연방의 수장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6세로 서거했다. 사진은 1999년 방한 당시 안동 하회마을서 '생일상'을 받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습. 2022.9.9/연합뉴스
여왕은 이후 서후면 봉정사로 이동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국보 극락전을 둘러본 뒤 “조용한 산사 봉정사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 글귀가 쓰여진 방명록에 서명을 하고 청기와에도 글을 남겼다 했다. 당시 여왕은 “대웅전의 부처님은 세 분인데 왜 극락전은 한 분의 부처님밖에 없느냐”고 물었고 “아미타불은 원래 혼자 계시는 것”이라고 성묵스님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등 한국 불교와 사찰의 구조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여왕은’ 一念萬年去 (좋은생각은만년을간다)’라는 족자를 받았고, 정동호 안동시장에게서는 200년 묵은 오리나무로 제작한 양반탈도 선물받았다. 경북 안동은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방문일정지로 선택이 됐다. 이후 여왕의 안동방문은 국내에서 두고두고 큰 화제가 되면서 지역사회의 문화상품으로도 활용됐다. 특히 직접 신발을 벗는 소탈한 모습으로 여왕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지섭 기자, 조선일보(2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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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최고령 군주’였던 英 여왕 서거… 차기 최고령은 누구?
살만 빈 압둘아지즈(87)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살만 빈 압둘아지즈(87) 사우디 국왕/조선일보DB
현존하는 세계 최고령 군주였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8일(현지 시각) 향년 96세로 숨지면서 최고령 군주 타이틀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87)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넘겨받게 됐다.
살만 국왕은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에서 입법·사법·행정 등 분야에서의 절대적 권한을 가져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군주’로 불린다. 2015년 1월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전 사우디 국왕으로부터 자리를 건네받은 그는 올해로 7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다. 지난 5월엔 건강 문제로 병원에 입원했다. 살만 국왕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부고를 듣고 “그녀는 역사에 길이 남을 리더십 롤모델이었다”며 추모 메시지를 보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사우디 왕실
사우디 차기 권좌는 무함마드 빈 살만(37) 왕세자가 건네받을 전망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살만 국왕의 아들로, 현재 사우디 실세 통치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등 서방에서 그가 가진 권력을 두고 ‘Mr. Everything(미스터 에브리싱·모든 걸 할 수 있는 남자)’이란 별명까지 붙였을 정도다. 사우디 왕위 계승은 통상 동생에게로 이어져 왔지만, 살만 국왕은 이 불문율을 깨고 자신의 아들을 왕세자로 책봉했다.

노르웨이 국왕 하랄 5세가 지난 6월 11일(현지 시각) 오슬로에 개관한 새 국립박물관 개관식에 참석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다른 현직 고령 군주로는 하랄 5세(85) 노르웨이 국왕이 있다. 1991년 즉위한 그는 567년 만에 노르웨이 본토에서 태어난 왕으로도 유명하다. 1964년 도쿄, 1968년 멕시코시티, 1972년 뮌헨 등 3개 올림픽에 요트 선수로 참가한 경력을 갖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는 6촌 지간이다. 하랄 5세는 그의 서거 소식에 “여왕 폐하는 한 세기 가까이 영연방을 위해 일생을 바쳤다”며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나와프 알사바(85) 쿠웨이트 국왕, 마르그레테 2세(82) 덴마크 여왕, 한스 아담 2세(77) 리히텐슈타인 대공과 칼 구스타프 16세(76) 스웨덴 국왕 등이 현존 군주로서 자국을 통치하고 있다. 일본 아키히토(89) 상왕(전 일왕)은 건강상 이유 등으로 2019년 아들 나루히토(62)에 일왕 자리를 양위했다.
덴마크 마르그레테(Margrethe) 2세 여왕/조선일보DB
-김동현 기자, 조선닷컴(2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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