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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위기의 극복, 대학이 함께해야 한다] ....

뚝섬 2023. 2. 20. 05:50

[언론 위기의 극복, 대학이 함께해야 한다]

[종편 점수 조작 줄줄이 구속, 방통위원장이 몰랐을 수 있나]

 

 

 

언론 위기의 극복, 대학이 함께해야 한다

 

[朝鮮칼럼]

가짜뉴스 가려내 신뢰 얻고 디지털 전환 이끌며 소통의 중심에 다시 서기
개별 언론사 노력만으론 어려워
사명감·디지털능력 갖춘 인재.. 대학이 길러진짜 언론지켜야
 

 

“권력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최근 다시 시작된 가짜 뉴스 논란에 절로 나오는 탄식이다. 대통령을 표적 삼은 일부 적대적 보도며 무책임한 ‘카더라’ 발언은 우려스럽다. 하지만 여기에 가짜 뉴스 딱지를 붙이고 특단의 조치 운운하는 건 문재인 정부에서든 윤석열 정부에서든 반(反)헌법적이다. 질 낮은 보도나 근거 없는 루머들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상존해 온 현상이다. 가짜 뉴스 문제는 그 진위를 가리는 주체인 언론이 제 역할을 못 하는 데 기인하는 것이다.

 

우리 언론이 겪고 있는 위기를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지경”이다. 언론을 편애해서가 아니다. 언론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언론이 건강해야 정치가 바로 서고, 유한한 권력을 넘어 민주주의, 사회,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갈 수 있기 때문이다.

 

뉴스 산업 자체는 성장하고 있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인터넷 신문과 유튜브 개인 미디어들의 성황이 그것이다. 언론 위기는 종이 신문으로 대표되는 레거시 언론의 위기, 더 정확히는 이들이 지켜온 가치와 원칙, 즉 규범성의 위기를 의미한다.

 

레거시 언론은 우리 근대사의 질곡 속에서 종종 국가 권력에 눌렸고 생존과 이권을 위해 타협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짧은 전성기를 누리며 스스로 권력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한계에도 이들은 저널리즘 본연의 가치와 책무를 중심에 둔 사회적 소통의 주체였다.

 

2000년대 들어 디지털화의 진전은 상황을 급반전시켰다. 신생 매체들의 급증으로 독자 시장과 영향력이 흔들리자, 레거시 언론은 충성 독자층에 매달리는 정파적 언론으로 퇴행하기 시작했다. 양질의 보도, 그에 대한 사회적 호응, 시장의 뒷받침이라는 건강한 저널리즘의 선순환이 아닌 역방향의 악순환이 자리 잡았다. 언론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추락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 상황을 손놓고 바라본 지 20여 년이다.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언론이 사회를 지켜왔듯 사회가 언론을 지켜야 한다. 핵심은 언론의 생명과도 같은 규범성을 복원하는 것이다. 이미 많은 논의가 쌓여 있다. 기업을 상대로 이익을 편취하는 약탈적 유사 경제지며 혐오 표현·허위 조작 정보를 쏟아내는 개인 유튜브들의 불법적 행태는 오래전에 선을 넘었다. 스스로를 언론으로 인식하지도, 언론적 책무의 실천 의지도 없는 사기업이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온라인 뉴스 플랫폼의 운영을 좌우하는 기형적 상황도 바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그 어떤 명령과 통제에 앞서 중요한 과제는 규범에 기반한 언론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다. 필자는 그것이 언론의 디지털 전환이라고 본다.

 

디지털 시대는 뉴스의 개념, 생산·제공 방식, 인력의 총체적 혁신을 요청한다. 언론사들은 이에 편집국 리모델링, 디지털 편집 시스템 도입, 온라인 속보 팀 가동 등으로 대응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종래의 신문 제작 방식을 온라인에 연장하는 것이었다. 언론이 스마트 혁명, 나아가 AI 혁명의 파고를 넘어서려면, 종래 뉴스의 틀을 깨는 새로운 감각의 뉴스, 심지어 뉴스 이상의 것에 대한 선도적 연구·개발과 디지털 인력 양성이 필수적이다.

 

이는 하루하루 뉴스 제작만으로도 힘겨운 개별 언론사들의 역량을 벗어난다. 연구·교육의 사회적 주체인 대학이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산실인 뉴스랩을 구축해 다양한 혁신적 뉴스 포맷과 그 수용성을 탐구하고, 사명감·전문성·디지털 능력을 갖춘 미래 언론 인력을 길러내야 한다. 수습·경력 기자들을 디지털 엘리트로 거듭나게 하는 연수·재교육도 수행해야 한다. 특혜 시비가 이는 푼돈 같은 지원금 배분이 아닌 이 같은 산학 협력 체계 구축이 사회가 언론을 지키는 온당한 방식이다.

 

필자가 관찰한 언론 현장은 기사를 못 고쳐 안달 난 사람들의 집합소였다. 지난 1년간, 그곳에서 수집한 자못 방대한 기사 편집 데이터를 분석 중이다. 그 한 사례다. 52판까지 “최**의 막판 질주, 여 3000m 계주 결승행(2022.02.04)”이던 기사 제목이 53판에서 “최**의 막판 스퍼트, …”로 바뀌었다. 사전을 찾아보니 질주는 ‘빨리 달림’, 스퍼트는 ‘어떤 지점에서부터 전속력을 냄’이다.

 

암벽에 글자를 새기듯 팩트를 조탁(彫琢)하는 이 노력이 언론이다. 소중한 전통에 디지털의 날개를 , 규범에 기반한 언론이 다시 사회적 소통의 중심에 것이다. 그것이, 그 어떤 특단의 조치에 앞서, 가짜 뉴스, 언론 위기, 정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정도다. 이때 K팝·K드라마처럼 세계 언론을 이끄는 K저널리즘이 등장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조선일보(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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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점수 조작 줄줄이 구속, 방통위원장이 몰랐을 수 있나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해 7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뉴스1

 

문재인 정부 때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종편 재승인 심사를 총괄한 심사위원장(현 광주대 교수)이 TV조선의 심사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방통위 주무 국장과 과장에 이어 심사위원장까지 줄줄이 구속된 것이다. 방통위 핵심 라인이 정권 마음에 들지 않는 종편 방송을 손보기 위해 조직적으로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는 뜻이다.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부 조직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나.

 

2020년 심사에서 TV조선은 재승인 기준 점수를 넘었다. 그런데 이를 안 방통위 담당 국장과 과장이 심사위원장에게 평가 점수를 알려주며 점수표 수정을 요청했고, 심사위원장은 이들과 함께 심사위원들에게 점수를 수정하게 했다. 일부 심사위원들이 ‘공적 책임과 공정성’ 점수를 깎아서 다시 제출토록 한 것이다. 이 때문에 TV조선은 점수 미달로 ‘조건부 재승인’ 처분을 받았다. 재승인 기간도 법정 4년이 아닌 3년으로 줄었다. 방송의 중립성을 지켜줘야 방통위가 인허가권을 이용해 불법까지 서슴없이 저질렀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실무 공무원과 외부 출신 심사위원장이 이런 불법 조작을 자기 맘대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검찰은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직권을 남용해 부당한 지시를 내린 정황이 있다며 피의자로 입건하고 집과 사무실, 휴대전화를 압수 수색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지금껏 납득할 만한 해명 한마디 없이 혐의를 부인하고만 있다.

 

방통위원장은 방송에 대한 막강한 규제권을 갖고 있어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자리다. 한 위원장은 문 정부 내내 정권 하수인 노릇을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사퇴를 거부하며 자리를 지키더니 방통위의 조직적 불법 조작이 드러났는데도 책임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

 

종편 재승인은 방통위 업무 중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일 중 하나다. 여기서 이런 조작 범죄가 벌어졌는데 위원장이 몰랐을 수 있나. 공무원과 외부 심사위원장이 방통위원장의 지침 없이 보고도 하지 않은 채 이런 일을 저지르긴 힘들다. 한 위원장은 점수 조작이 어떻게 일어났고 누구의 지시로 이뤄졌는지 직접 밝혀야 한다. 어차피 검찰 수사에서 전모가 밝혀질 것이다.

 

-조선일보(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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