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노리는 김정은]
[美 폭격기·항모 떠도 北 막가는 도발… 중-러의 졸개 자처하나]
[독재 국가와 민주 국가의 전쟁]
백령도 노리는 김정은

2021년 10월 18일 국회 국방위원들이 인천 백령도 해병대 제6여단에서 열린 2021년도 국정감사 현장점검에서 KAAV(한국형돌격상륙장갑차) 탑승 체험을 하고 있다./조선일보 DB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기 전까지 오랫동안 공들인 게 있다. 우크라이나 내 친러 세력 늘리기, 내부 갈등 조장 등이다. 침공 8년 전인 2014년 2월이 절정이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려 하자 친러 세력을 일으켜 대규모 반대 시위를 벌였다. 나라가 친러·친서방파로 두 동강 났고, FTA 체결은 사인 직전 중단됐다. 나라는 콩가루가 됐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어이없이 그달 22일 러시아로 정치적 망명을 했다. 군대고 뭐고 국가가 제 기능을 못했다.
러시아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야누코비치 망명 닷새 만인 27일, 푸틴은 기다렸다는 듯이 군대를 움직였다. 러시아 탱크들이 굉음을 내며 국경을 넘었다. 우크라이나 군은 속수무책이었다. 친러 세력은 두 팔을 벌려 러시아 군대를 환영했다. 러시아는 이렇게 접경지의 전략적 요충지인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다. 미국과 EU 등 국제사회 다수는 규탄 성명을 내고 경제 제재를 가했다. 그러나 ‘외교 펀치’로는 크림을 되찾을 수 없었다. 미국 입장에선 남의 나라 자그마한 땅 때문에 러시아와 무력 충돌을 벌이기 부담스러웠다. 안 그래도 국력 소모 논란으로 아프가니스탄·이라크 등 중동에서 발을 빼던 참이었다. 이렇게 8년이 지났고, 러시아는 미국이 중국과 다투는 국제 정세의 틈을 타 우크라이나 본토를 덮친 것이다. 미국이 현재 열심히 우크라이나를 돕고는 있지만, ‘판다(중국)’와 ‘불곰(러시아)’이라는 거대한 두 마리의 곰을 동시에 상대하는 데 버거워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크림반도와 같은 곳은 어딜까? 군사 전문가들은 ‘백령도’라고 입을 모은다. 푸틴이 그랬듯 김정은도 호시탐탐 백령도, 연평도 등 서북 도서를 노린다는 것이다. 지도를 펴보면 백령도는 북한 턱밑을 겨누는 비수(匕首) 같다. 백령도는 북위 37.5도로, 창린도 등 서해 웬만한 북한 섬보다도 북쪽으로 깊숙이 들어가 있다. 거리도 북한 내륙에 더 가깝다. 황해도 장산곶까지는 13.5㎞밖에 되지 않는다. 김정은에게 백령도는 하루라도 빨리 치워버리고 싶을 눈엣가시다.

한반도의 전략적 요충지 백령도. 백령도는 한국 본토보다 북한 내륙에 더 가깝다. 황해도 장산곶까지는 13.5km에 불과하다. 북한은 백령도, 연평도 등 서북도서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 등도 이런 배경에서 벌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28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순항미사일, 600㎜ 초대형 방사포 등 대남(對南) 타격용 미사일에 장착 가능한 전술핵 탄두 ‘화산-31′을 전격 공개했다. 북한의 7차 실험은 이 전술핵 탄두를 실제 폭파하는 것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전술핵 미사일의 실전 배치가 임박했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서울을 향해 전술핵 미사일을 장전해 놓고 겁박하며 백령도에 군대를 보내 강제 점령을 시도할 가능성은 없을까? 김정은은 남남 갈등으로 한국 사회가 흔들리고, ‘죽창가’ 반일 프레임으로 한·미·일 안보 협력에 균열이 나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때를 바라며 준비하는 이들도 국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정치인과 군, 그리고 정보 당국은 백령도가 크림처럼 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노석조 기자, 조선일보(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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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폭격기·항모 떠도 北 막가는 도발… 중-러의 졸개 자처하나
북한이 어제 오전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 훈련에 맞춰 단거리탄도미사일 두 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핵항모 니미츠를 비롯한 미 해군 제11항모강습단은 어제 제주 남방 해역에서 우리 해군 구축함과 함께 연합 해상훈련을 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연합 해상훈련 개시 약 30분 전이었다고 한다. 북한은 19일에도 미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 작전구역에 진입하기 25분 전에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해 ‘모의 핵탄두 공중 폭발’을 실험했다.
북한의 도발이 갈수록 대담해지는 것은 핵무기에 대한 광신적 자신감의 과시로 읽힌다. 미국의 막강한 확장억제 전력인 전략폭격기나 핵항모 같은 전략자산이 전개돼도 전혀 두려울 게 없다는 것이다. 북한 매체는 어제도 핵어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순항미사일 등 한미 연합 ‘자유의 방패(FS)’ 훈련 기간에 벌인 무력시위를 열거하며 “원쑤의 아성에 공포의 해일을 일으켰다”고 선전했다. 이런 대응을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서 대내외 위상을 과시하고 김정은 체제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계산인 것이다.
나아가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의 ‘불온한 핵 연대’에 끼기 위해 선봉대 역할을 자임하는 분위기다. 핵무기 최다 보유국인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세가 불리해지자 핵전쟁 위협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친러 국가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핵무기 증강에 나선 중국도 21일 중-러 정상회담에서 고속 중성자 원자로 협력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핵탄두 증산을 위한 플루토늄 대량 확보의 길을 열었다.
격화되는 신냉전 대결 기류를 틈타 북한은 중국 러시아의 묵인과 방조 아래 국제사회로부터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해 왔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중-러의 비호에 보답이라도 하듯 요란한 폭죽을 쏘며 광대놀음을 하고 있다. 유럽과 동북아 두 개의 핵 협박 전선 중 한 축을 맡았다며 사실상 중-러의 졸개를 자처한 셈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공급망 위기에 허덕이는 두 나라가 북한의 무모한 핵 도박에도 마냥 김정은 정권을 감싸줄 리는 없다.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착각에서 빨리 깨어나야 한다.
-동아일보(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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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국방부, 테크 스타트업에 함께 무기 만들자며 러브콜. 中 위협이 이끌어낸 펜타곤과 실리콘밸리의 의기투합.
-팔면봉, 조선일보(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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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국가와 민주 국가의 전쟁
[임용한의 전쟁사]

전쟁의 역사에서 오래된 고민이 있다. 개인의 생각과 행동이 자유로운 민주 국가, 그리고 지도자의 의지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독재 국가. 두 나라가 전쟁을 하면 어느 나라가 유리할까? 자유와 진보를 추종하는 지식인들에게도 두려운 질문이다. 전쟁은 그 시작부터가 자유, 합리, 상식의 지경에서 벗어나서 벌이는 행동이다. 총탄 앞으로 돌격해야 할 때 토론을 할 여유는 없다.
기원전 5세기 페르시아가 침공해 왔을 때 아테네 민주주의자들은 자유의 힘을 주장했다. 전제군주에게 강제로 동원된 노예 같은 군대와 자신의 의지로 가족과 나라를 위해서 싸우는 전사의 전투력은 다르다. 하필 아테네가 승리하면서 이 지론은 현대 전쟁에서까지 자유민주주의자들의 바이블이 되었다.
이 말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전제국가인 마케도니아 왕국의 알렉산드로스가 아테네를 병합하고 페르시아까지 정복해 버린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부의 키는 자유 시민군과 노예 군대의 대결이 아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최대 효율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력을 갖춘 군대와, 전장에서의 융통성과 적응력을 희생한 경직된 조직을 갖춘 군대의 대결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군대는 경직된 조직이 얼마나 치명적인 비효율을 초래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보면 아테네인들이 말한 고향과 가족을 지키겠다는 자유 의지의 힘도 무시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그 자유 의지란 전쟁의 효율과 적응력을 높이는 종류의 자유여야 한다. 전쟁이라는 특수 사정을 인정하지 않는다거나 나라와 가족보다 이념이나 정치권력을 지키려는 의지가 앞선다면, 국가의 전쟁 수행 능력을 파괴하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즉, 자유 의지에 따른 국가의 분열, 조직력의 분열은 권위주의 국가에서 경직된 조직력이 전쟁 수행에 미치는 해악보다 더 큰 해악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자유 국가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요즘 상황을 보면 단점이 위험 수위로 치닫는 것 같다. 모두가 이 문제를 인식하고 노력해야 할 때가 되었다.
-임용한 역사학자, 동아일보(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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