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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턱 밑의 역린(逆鱗)] ....

뚝섬 2023. 4. 8. 07:38

[대통령 턱 밑의 역린(逆鱗)]

[출범 한 달 보여준 건 설화와 분란뿐 與 지도부]

[여론조사 전화 끊는 보수층]

 

 

 

대통령 턱 밑의 역린(逆鱗)

 

[강천석 칼럼]

여당, ‘집토끼’ ‘산토끼허망한 말싸움으로 시간 낭비 말라
대통령, 승리가 절실하면 당장 변화 始動 걸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형두 헌법재판관 임명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한 달 후 취임 1년을 맞는다. 내년 이맘때는 22대 총선이 있다.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5선 의원은 내년 총선 의미와 관련해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지면,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고 차기 정권을 야당에 뺏기고 그러면 대통령과 부인은 아마 감옥에 갈 것”이라고 했다. 신용 없는 정치인 발언이니 크게 마음에 담을 일은 아니지만 귓전에 그냥 흘릴 말도 아니다. 민주당 바닥 공기를 반영하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문제 발언 당일 저녁 재·보선 결과가 발표됐다. 대통령과 국민의힘엔 불만족스러운 성적표였다. 대통령실도 여당도 놀라는 기색이 아니었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인 모양이다. 하긴 대통령과 여당에 관련된 여러 여론 지표가 하향세(下向勢)였다. 심지어 이재명당() 역전을 허용할 정도였다. 이름을 감추고 내년 총선을 염려하는 소리가 있었으나 책임감이 실린 발언은 아니었다. ‘질 줄 알았던 데서 졌고, 이긴 곳도 있다’는 것이다.

 

그다음 날 국민의힘은 원내대표를 새로 뽑았다. 수도권 출신과 영남 출신이 경합을 벌였다. 현 당대표는 울산 출신이다. 2020년 총선에서 수도권 121개 지역구 가운데 국민의힘은 16석, 민주당은 103석을 차지했다. 수도권에는 원내대표로 내세울 인물조차 마땅치 않다. 한 후보는 ‘영남 당대표-수도권 원내대표 조합(組合)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했다. 다른 후보는 ‘유권자는 대통령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공천은 잘됐는지 보고 투표하지 원내대표가 어디 출신인지를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갤럽 여론조사에서 다음 총선의 여당 승리 예상 36%, 야당 승리 예상 50%였다.

 

정당은 외부 온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자기 본래의 내부 체온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것이 정당의 정체성(正體性)이다. 그런가하면 외부 온도 변화에 맞춰 자기 체온을 때로 높이고 때로 낮추기도 한다. 정당의 변화 대응 능력이다. 승리가 절실한 정당, 자신감 있는 정당은 ‘집토끼냐 산토끼냐’ 하는 논쟁으로 아까운 시간을 까먹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이도 저도 아닌 정당 같다.

 

윤 대통령은 해야 할 일이 많다. 하고 싶은 일도 많다. 그러나 손이 묶여 있다. 입법권을 장악한 거대 야당은 헌법, 국가 재정, 세계 흐름, 과학적 사실에 아랑곳하지 않고 위조지폐 찍듯 법을 찍어낸다. 일본과 관계를 정상화한 것은 잘한 일이다. 당장은 평가가 박(薄)해도 머지않아 후(厚)히 쳐줄 날이 올 것이다. 수십조 원 투자한 반도체 공장이 진입 도로를 뚫지 못해 여러 해를 허송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도 줄었다. 그런데도 국민 평가는 이렇게 야박한가원내 안정 의석 확보가 대통령만큼 절실한 사람은 없다. 총선까지 남은 1년은 훌쩍 지나간다. 국정 운영은 자동차 운전과 다르다. 갑자기 핸들을 돌리고 기어를 바꿔 넣는다고 가속(加速)과 감속(減速), 방향 전환이 즉각 이뤄지지 않는다. 바꾸려면 당장 바꿔야 한다. ‘나도 다 계획이 있다’고 생각하다가는 때를 놓친다.

 

국민에겐 대통령 부근에서 대통령이 가장 많이 아는 것처럼 비친다. 국민은 어느 한 분야에선 대통령보다 키 큰 나무들이 대통령을 둘러싸야 안심한다. 키 작은 나무는 바람도 막아주지 못한다. “참모와 원로들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단안(斷案)을 내렸다”는 식(式)의 발표는 모든 화살이 대통령에게 날아오게 만든다. 대통령이 신경 쓰던 여당 안 내부 총질은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 반대로 누군가 목소리를 내면 그들은 확성기일 뿐 목소리 주인공은 대통령이라고 한다. 당의 자신감을 갉아먹고 집권당을 초라하게 만든다. 야당보다 , 또는 야당만큼 시끄러운 정당으로 가야 () 살아난다.

 

인사(人事) 추천과 검증 단계에 검찰 () 너무 짙다고 하면 지는 척하면서 일부를 갈아 끼울 필요가 있다. ‘다 내 수하(手下)였는데 다른 마음을 가질 리 없다’며 굳이 우길 이유가 없다. 대통령실 70년 역사는 자리가 사람을 바꾸더라는 말을 증명한다. 모든 대통령 턱 밑 어딘가에는 비늘이 거꾸로 난 곳이 있었다. 왕조 시대에는 이걸 역린(逆鱗)이라 불렀고, 건드리면 자리나 목숨을 부지할 수 없다고 했다. 대통령 비서들도, 정보기관 보고도, 믿고 의지해 온 평생 선배 원로들도 언급을 피하는 것, 그것이 역린이다. 세상은 수군거리는데, 대통령 귀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국회를 재촉해 대통령실 특별 감찰관을 즉각 추천하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이 자신에게 서릿발처럼 대하면 그날부터 나라가 달라진다. 국민이 응원할 것이다.

 

-강천석 고문, 조선일보(2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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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한 달 보여준 건 설화와 분란뿐 與 지도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수진 최고위원, 주호영 원내대표, 김 대표, 김재원 태영호 최고위원. /뉴스1

 

국민의힘 지도부가 연일 부적절한 언행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민생119특위 위원장인 조수진 최고위원은 5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의 대안이라며 공기 먹기 운동 제안했다. 조 위원은 “여성들은 다이어트 때문에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다”며 “밥 한 공기 다 비우기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집권당이 쌀 과잉 생산이라는 우리 농업의 고질에 대한 근본 정책 대신 밥 한 공기 다 먹자는 캠페인을 하자는 데 대해 많은 사람이 실소를 하고 있다. 어떻게 정부가 개인의 식생활까지 이래라 저래라 하나. 이것이 새 여당 지도부의 민생 특위 1호 정책 대안이라고 한다.

 

민주당은 매년 1조원 이상의 예산을 쏟아부어 남아도는 쌀을 전량 매수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을 강행 처리했다. 농업 경쟁력엔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재정 부담만 키워 문재인 정부도 반대했던 법인데 선심으로 농민 표를 얻고 정부에 정치적 부담을 씌우기 위해 정략적으로 밀어붙인 것이다. 포퓰리즘에 대응하려면 국민이 공감할 실효적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데 도리어 비웃음 거리를 만들었다. 대신 다른 작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하고 쌀값 하락 정부가 적기에 대처해 농민들을 안심시키는 정책 대안 하나 제시하지 못하나.

 

김재원 최고위원은 하루가 멀다 하고 설화를 일으키고 있다. 전당대회 때 “4·3은 김일성 지시”라고 했다가 당의 제지를 받은 태영호 최고위원도 최근 다시 이를 거론하며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사실도 말해야 하는 때와 장소가 있다. 김진태 강원지사와 김영환 충북지사는 관내에서 산불이 났는데도 골프 연습을 하거나 술자리에 참석해 구설에 올랐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기현 대표는 목사 문제를 놓고 볼썽사나운 설전을 벌였다. 그래도연포탕(연대·포용·탕평) 약속을 어겼다’ ‘말로만 청년 정당이라는 지적을 받는 여당 지도부가 출범 동안 보여준 설화와 분란뿐이다.

 

-조선일보(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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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전화 끊는 보수층

 

[여론&정치]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30%였다. 2월까지는 30%대 중·후반을 유지했지만 3월 들어 하락세가 뚜렷했다. 케이스탯·엠브레인·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사 공동조사(NBS)도 3월 초 37%에서 최근 33%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선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일본 교과서 역사 왜곡과 후쿠시마 오염수·수산물 논란, 근로시간 개편안 파장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복합 악재(惡材) 특정 세대나 특정 지역 민심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갤럽 조사에서 3월 초와 최근 지지율을 비교하면 20대(24→13%)에선 반 토막 났고 60대(58→47%)도 하락 폭이 컸다. 지역별로는 수도권(35→29%)에서 20%대로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45→41%)과 부산·경남(44→36%)도 부진했다.

 

최근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여론조사 표본에 여권(與圈) 기반인 보수층 비율이 줄어든 것의 영향도 크다. 3월 초와 최근 갤럽 조사에서 보수층 비율이 34%에서 26%로 8%포인트나 줄어든 반면 중도층(41→46%)과 진보층(25→28%)은 늘었다. 현 정부 초기인 작년 5월과 비교해도 보수층 비율이 33%에서 크게 줄었다.

 

민주당은 지지율이 하락할 때 지도부까지 나서서 “여론조사 표본에 보수층이 정상치보다 너무 많다”며 ‘여론조사 탓’을 했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잘못해서 지지율이 떨어졌다”며 책임을 딴 데로 돌리는 건 비겁하다. 보수층이나 진보층이 여론조사 전화가 걸려올 참여할지 여부는 당시 정치·사회적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요즘엔 여권에 악재가 겹치면서 위축된 보수층이 여론조사 참여를 꺼리는 분위기다. 이들이 다시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것은 정부·여당의 몫이다.

 

NBS 조사에선 윤 대통령이 일을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로 항상 ‘독단적이고 일방적이어서’가 첫 번째로 꼽히고 있다. 역대 정부마다 지적을 받았던 ‘소통 능력 부족’이 반복되고 있다. 아무리 취지가 좋은 정책도 받아들이는 쪽에서 어떻게 생각할지를 미리 헤아리고 설득하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30% 지지율로는 각종 개혁 과제의 추진이 어렵고 총선에서도 여당이 승리하기 어렵다. 2016년 4월 총선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갤럽 조사에서 39%로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보다 높았는데도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이 패했다.

 

정부와 여당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민심의 흐름은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보수층에서 끊는 사람들이 늘었는지 원인을 찾아야 한다. 아직 취임 1년도 안 된 윤 대통령의 임기는 야구 경기로 치면 9회 중에서 2회도 끝나지 않았다. 지지율을 만회할 시간은 충분히 있다.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 데이터저널리즘팀장, 조선일보(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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