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동맹 외교 마친 尹 대통령을 기다리는 국내 정치, 경제 난제들]

뚝섬 2023. 4. 29. 05:59

[동맹 외교 마친 尹 대통령을 기다리는 국내 정치, 경제 난제들] 

[용산에서 들려오는 참모들의 ‘이상한 보좌’ 뉴스] 

[애써 쌓은 탑 허무는 말실수… 대통령직 엄중함 되새겨야]

 

 

 

동맹 외교 마친 尹 대통령을 기다리는 국내 정치, 경제 난제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특별공연에서 1970년대 빌보드 히트곡 '아메리칸 파이'를 즉석에서 열창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30일 귀국한다. 윤 대통령은 한미 핵협의그룹 창설, 미 상·하원 합동연설을 통해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을 업그레이드시켰다. 윤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에선 미 의원들이 26차례 기립하고, 56번 박수가 나왔다. 우리 대통령의 당당한 모습과 영어 연설은 국민에게 자부심도 주었다.

 

윤 대통령은 방미에 앞서 한일관계 정상화도 주도했다. 일제시대 징용 피해자 문제를 한국 정부 주도로 해결하는 ‘제3자 변제’ 안을 제시하고 먼저 일본을 방문했다. 국내에서 많은 논란을 각오한 대승적 결정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의 담대하고 원칙 있는 일본과의 외교적 결단에 감사한다 했다. 대통령은 · 연쇄 외교를 통해 우리 안보의 주춧돌인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고, 필수적인 ·· 3 관계의 토대도 정상화시켰다. 침략국 러시아와 폭력적 대외 관계를 추구하는 중국에 말은 하는 원칙도 지켰다.

 

그러나 귀국하는 윤 대통령의 발걸음이 가벼울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1년간 외교·안보 사안과는 달리 내정(內政)에서는 진전이 없다. 대장동 사건 수사의 여파로 민주당이 사사건건 윤 대통령의 발목을 잡아온 탓이 크다. 민주당은 ‘검수완박법’, 양곡관리법에 이어 대통령의 해외 방문 중에도 간호법, 방송법, 특검 두 건을 일방 강행 처리 중이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는 내년 총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많은 국민은 대통령의 국정 방향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방식과 태도에 대해선 문제점을 느끼고 있다. 주 52시간제 개편, 여당 내부 정치, 일본과의 외교 등에서 이런 문제들이 계속되면서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가 각종 비리 혐의를 받고 있고 입법 폭주와 꼼수를 거듭하는 민주당보다 떨어지는 국정 지지율로는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어렵다. 이 와중에 경제에도 무역적자와 경상적자, 고환율, 고물가, 한계를 넘은 가계부채, 역전세 폭탄 우려 등 악재가 산적해 있다.

 

윤 대통령은 다음 달 10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정부 진용 개편 새로운 국정 동력을 얻기 위한 계기를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우선은 대통령이 조금 국민에게 다가가서 국민 정서를 살피는 자세를 갖는 것이다. 마침 민주당에서 그동안 맹목적으로 폭주하던 ‘86세대’ 원내 지도부가 물러나고 새 지도부가 들어섰다. 이를 기회로 대통령이 경색 정국을 주도적으로 푸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23-04-29)-

_______________ 

 

 

용산에서 들려오는 참모들의 ‘이상한 보좌’ 뉴스

 

[박정훈 칼럼]

자기 확신 강한 대통령을 모시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사표 놓고 벗을 각오로 보좌해야 하는 참모의 숙명이다

 

2011년 5월 백악관에서 빈 라덴 제거 작전 중계를 보는 오바마 대통령.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 등의 모습도 보인다. 패네타 CIA 국장은 CIA 본부에서 작전을 지휘했다. /백악관 제공

 

9·11 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은 2011년 미군 특수부대에 사살됐다.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오바마 대통령과 미 정부 수뇌부는 백악관 지하 워룸에서 대원들이 보내오는 생중계 영상을 지켜보고 있었다.

 

당시 현장을 찍은 유명한 사진이 있다. 오바마는 한쪽 구석에 쪼그려 앉아 화면을 응시하고 부통령과 국방·국무장관 등이 둘러서 있다. 가운데 상석을 차지한 것은 제복 차림의 준장급 현역 군인이었다. 이 사진은 탈권위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유명해졌지만 나는 여기서 미국의 힘을 느낀다. 권력자를 미화하지 않음으로써 도리어 위기 대응 리더십의 권위를 높이는 효과를 냈다. 계급·서열이 아니라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 이상으로 국민 신뢰를 얻을 방법이 어디 있겠나.

 

수단 교민 구출 작전이 전개될 때 윤석열 대통령은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있었다.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이 기내에서 작전을 직접 지휘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이 실시간으로 화상 회의를 주재해 상황 보고를 받으며 탈출 직전까지 상황을 지시했다”고 했다. 이 브리핑을 받아 많은 언론이 ‘진두 지휘’라는 표현으로 보도했다.

 

수단은 내전이 벌어지는 전쟁터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를 긴박한 작전 현장을 수천㎞ 떨어진 기내에서 통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로 대통령이 실시간 공중(空中) 지휘에 나선 것은 아닐 것이다. 만일 했다면 그게 더 위험하다. 아마 대통령은안전하게 구출하라 지시를 내린 현지 작전을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게 맞는다. 이렇게 있는 그대로 브리핑해도 좋을 것을 참모들이 욕심부리다 역효과를 내고 말았다. 대통령을 ‘영화 속 히어로’로 만들 필요는 없었다.

 

안보실 1차장은 미국과 조율되지 않은 발표로 논란을 불렀다.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에 대해 “사실상 핵 공유”라고 브리핑했으나 미 백악관이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부인하는 바람에 머쓱해졌다. 성과를 강조하려는 의욕이 지나쳐 도리어 불씨를 지핀 셈이 됐다.

 

방미 전 윤 대통령은 미국 신문 인터뷰에서 언급한 일본 관련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다. “저는 (중략) 일본이 100년 전 역사 때문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일본에 과거사 면죄부를 준다는 뜻으로 읽혔고 야당 등에 공격 빌미를 주었다. 여당 대변인이주어가 잘못 오역됐다 방어했다가 원문이 공개돼 망신 당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윤 대통령의 진의는 충분히 이해된다. 오래전 일 때문에 언제까지나 미래를 발목 잡혀선 안 된다는 취지일 것이다. 이걸 놓고 “일본 대변인” 운운하며 친일 프레임을 씌우는 야당의 공격은 참으로 구태의연하다. 그렇다고 대통령으로서 바람직한 발언이라고는 할 수 없다. 가해 역사에 대한 일본의 인식이 부족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발언은 과거를 뭉개고 싶은 일본에 잘못된 메시지를 소지가 있다. 하는 나았다.

 

문제는 그런 말이 걸러지지 않은 채 그대로 나간 점이다. 대통령도 말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옆에서 참모들이 정정해주거나 오해가 없도록 기자에게 보충 설명을 해야 한다. 모든 장관, 모든 기업인이 언론과 만날 때 다 그렇게 한다. 그런데 인터뷰에 배석했을 안보실장이나 외교안보수석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채 손놓고 있었다. 참모들의 판단력이 부족하거나, 대통령 말에 토달 분위기가 아니거나, 하나일 것이다. 윤 정부 국정은 높이 평가받을 부분이 많지만 이런 실수가 반복되면서 지지율을 까먹고 저평가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날것 그대로 대통령 발언이 거친 표현으로 공개되는 경우가 잦다. 여당 전당대회 대통령이 비윤(非尹) 후보를 향해국정 운영의 훼방꾼이자 이라 했다는 말은 충격적이었다. 대통령이 적대적 언어로 당대표 선거에 직접 개입한 모양새가 됐다. 이 발언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전하는 형식으로 보도됐는데, 대통령이 그렇게 하라고 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진짜 참모라면 말렸어야 했다. 더 정제된 표현, 더 세련된 전달 방식을 취하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했어야 옳다.

 

방미 셋째날 미 의회 연설에 나선 윤 대통령은 시종 자신감이 넘쳤다. 우리 대통령이 글로벌 무대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활약하는 모습을 얼마 만에 보나 싶다. 윤 대통령은 강렬한 성공 체험을 가진 사람이다. 문 정권의 핍박을 이겨내고 정치 입문 1년 만에 거침없이 대권까지 거머쥐었으니 내가 옳다는 믿음이 확고할 수밖에 없다.

 

자기 확신이 강한 대통령을 모시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럴수록 옆에서 소리, 싫은 소리 해야 하는 참모의 숙명이다. 사표 써 놓고 언제라도 옷 벗을 각오로 보좌하지 않으면 국정을 발목 잡는 ‘용산 리스크’를 멈출 수 없다.

 

-박정훈 논설실장, 조선일보(24-04-29)-

 _______________

 

 

애써 쌓은 탑 허무는 말실수… 대통령직 엄중함 되새겨야

 

[이기홍 칼럼]

한미동맹 업그레이드 文정권과 격세지감
외교성과, 국가정상화 성과 쌓아가면서도 말실수와 횟집도열 같은 부주의로 실점 거듭
대통령 자리의 엄중함 잊은 결과 아닌가

 

문재인 대통령이 보수·중도 진영으로부터 큰 박수를 받은 사례가 한 번 있었다. 2021년 5월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대변신이었다. 4년간 친중 노선을 고집한 장본인 맞나 싶게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대만 쿼드 남중국해 문제에서 미국과 기조를 같이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물론 ‘싱가폴·판문점 선언’ 존중이라는 한마디를 공동성명에 넣을 수 있다면 뭐든지 내주겠다는 ‘대북관계 집착증’이 낳은 양보였지만 어쨌든 등 떠밀려 옳은 길로 처음 접어든 것이었다.

 

하지만 본성은 변하지 않는 법. 김정은의 무시로 남북관계가 전혀 안 풀리자 미국과의 약속도 뒷전으로 밀어버렸고 워싱턴에서 한국에 대한 신뢰는 더 떨어졌다. 그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어제 민주당은 “2021년 정상회담에서 진전된 게 없으며 기존의 미국의 핵우산 정책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주장했는데 그들의 외교안보 식견 수준을 보여주는 반응이다.

나토의 핵공유협의체인 핵기획그룹(NPG) 같은 형태를 당장 실현하는 게 불가능한 엄연한 현실에서 양자 차원의 첫 모델인 핵협의그룹(NCG)이 생긴 것은 내실 있는 핵협의 장치 마련이라는 큰 의미가 있다.일부에선 NPT 재확약을 놓고 우려하지만, NPT 회원국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준수하는 범위내에서 최대한의 결과로 보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전술핵 재배치나 핵잠수함 상시배치도 미국의 세계전략 상황을 조금이라도 생각해보면 어차피 가능성 제로인 비현실적 옵션이었으므로 그런 현실 속에서 핵잠수함 수시 전개 등을 얻어낸 것은 의미가 크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타의에 의해 소원해진 절친이 다시 뭉치듯 동맹 업그레이드의 발판을 다졌고 남은 4년 외교 노선의 침로(針路)가 깔렸다. 하지만 그런 성과들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불필요한 표현으로 이번에도 실점을 자초했다. 물론 말실수는 사소한 일이고 본질이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경우엔 다르다. 말실수로 인해 본질이 흐려지면, 정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지지율이 떨어진다. 그 결과 총선 결과가 달라져 수많은 민생 이념 안보 관련 법령들이 바뀌고, 그 결과 정권이 다시 포퓰리스트 세력에게 넘어가고, 장차 나라의 미래가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의 말실수 반복은 시스템의 문제, 그리고 대통령 자리의 엄중함에 대한 인식의 문제와 깊이 관련돼 있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이런 말을 하려 했을 것이다. “한국 내에는 일본이 무조건 무릎 꿇지 않는 한 한일관계를 정상화시켜선 안 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저는 대통령으로서 그런 주장을 받아들여 정책을 펼 수는 없습니다”라고. 그러나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표현은 “무릎 꿇으라고 하는 것은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문법상으로도 어색하고, 사과 요구 자체에 경기(驚氣)를 일으키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는 표현이었다.

사전에 질문지를 받고 답변을 준비해서 진행되는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에서 이렇게 거친 발언이 나온 것은 내가 다 알아서 하겠다며 즉석에서 표현을 만들어 하다 말이 엉켰을 가능성이 크다. 배석한 참모진이 대통령의 발언을 현장에서 일부 수정, 보완할 수 있었을 텐데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도 어이없다. 문제가 될 소지가 있음을 감지하지 못한 무능 탓도 있겠지만, 감히 대통령의 말에 보완이나 토를 달 엄두를 내지 못하는 얼어붙은 커뮤니케이션 분위기의 산물일 것이다.

대통령이 즉석 발언을 즐긴다는 것은 좋게 말하면 자신감이지만 정확히는 오만이다. UAE에서의 “이란이 적(敵)“ 발언도 장병들과의 식사자리에서 표현 하나하나를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말하다 빚어진 일이다. 당시 영상을 보면 윤 대통령은 “UAE의 적은”까지 말하고는 멈칫한다. 의도치 않게 부적절한 표현이 나왔음을 인지한 것이다. 잠시 숨을 고르고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라고 표현을 바꿔 말하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었다.

대학이나 고시 공부 시절 김치찌개집에서 소주잔을 앞에 두고 경청해주던 후배들, 검찰 특수부 시절 부하들은 때로 과장되거나 적확치 않은 비유를 해도, 즉 ‘콩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 줬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은 다르다. 특히 나무 밑은 말실수만 기다리며 입을 벌리고 있는 악어들이 드글댄다. 내가 다 안다는 자만심은 더 위험하다. 지지자들은 예민하고 섬세하게 접근해야 하는 이슈에 대해 툭툭 거친 표현들을 내던져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대통령을 보며 자리의 무게를 절실히 인식하고 그에 걸맞게 절제하고 신중히 행동하고 있는 건가 의구심을 품게 된다.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언어는 국가, 국민과 직결된다. 따라서 한숨 한 번 자기 맘대로 쉬어서는 안 된다. 말과 행동 모두 잣대로 재어 가면서 해야 한다. 통제되고 절제된 언어라야 한다. 한번 뱉으면 거둬들일 수가 없다. 역사에 기록되고 평가의 중요한 자료가 된다. 하물며 외교적 언어야 말할 나위 없다. 윤 대통령은 외교적 성취와 국가 정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몇 마디 실언들 때문에 실언만 크게 부각돼 그 빛이 가려진다.

말실수뿐만 아니라 온갖 논란거리들 대부분이 정책 방향이 아니라 무신경, 부주의에서 비롯됐다. 부산 횟집 앞에 도열하는 것도 자리의 엄중함을 잊어서이고, 특별감찰관 임명을 회피하는 것도 직분의 엄중함을 잊어서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리고 지적을 받으면 고친다. 하지만 실수가 되풀이된다면 이는 시스템상의 큰 허점을 뜻한다. 지적해주는 사람이 옆에 없음을 뜻하는 것이다. 듣기 싫은 소리를 안 들으려 한 결과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를 철회한 사람들은 대부분 중도층과 온건 보수들로 분석되는데 정책노선 방향 이념 때문이 아니다. 사소하고 비본질적인 언행의 문제와 소통 부재가 쌓이고, 전당대회에서 반칙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것을 보고 당초 기대했던 공명정대·공정·당당함·올바름에 대한 갈망이 실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문 정권이 탈선시킨 국가 궤도를 공들여 바로잡아 가고 있으면서 왜 어이없는 자책골로 실점하나. 대통령 자리의 엄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이기홍 대기자, 동아일보(23-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