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오고 가도 한미동맹의 기본 원칙만은 공유돼야]
[한미 기술동맹에서 경제 도약의 실리를 챙겨야 한다]
정권 오고 가도 한미동맹의 기본 원칙만은 공유돼야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30일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한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간의 국빈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대통령실은 이번에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 “가장 중요한 성과” “제2의 한미 상호 방위 조약”이라고 자평했다. 여야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한미 동맹의 역사적 전환점” “가장 성공적인 정상 외교”라고 평가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텅 빈 쇼핑백만 들고 돌아왔다” “대국민 사기극에 사죄하라”고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출국 당일부터 “불안과 공포의 한 주가 시작됐다” “또 어떤 사고를 칠지 걱정”이라며 마치 사고·실수가 일어나길 기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 열망이 얼마나 컸던지 넷플릭스의 25억달러 한국 투자 소식을 한국의 넷플릭스 투자로 오독(誤讀)해 대통령을 흉보는 글을 올렸다 급히 삭제한 의원까지 나왔다. 야당의 존재 이유가 정부를 견제·감시하는 데 있다 해도 방미 기간 내내 악담을 쏟아낸 민주당의 행태는 도를 넘었다.
‘당파 정치는 국경선에서 멈춰야 한다’는 외교 격언이 있다. 냉전의 막이 오른 1948년 미국 공화당의 반덴버그 상원 외교위원장이 민주당 정부의 ‘트루먼 독트린’에 초당적 지지를 선언하며 던진 말이다. 여야가 국내 문제론 싸우더라도 국가의 명운이 걸린 외교·안보에서만큼은 정파를 뛰어넘어 공유하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변치 말아야 할 가치를 꼽는다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한미 동맹일 것이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일 뿐 아니라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평화·번영의 토대이기도 하다. 특히 군사 분야에서 시작한 한미 동맹은 이제 경제를 넘어 기술·글로벌 동맹으로 확장·진화해야 할 시점이다. 북한의 핵 폭주로 한반도의 안보 위협이 나날이 커지는 데다, 미·중 전략 경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국제 질서의 새 판 짜기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차대한 시점에 이뤄진 한미 정상 외교를 민주당은 오로지 정파적 이해에 따라 재단하는 편협한 자세로 일관했다. 이번 회담에 걸린 대한민국의 안위 문제에 무관심한 채 대통령 흠집을 찾아내는 데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런 야당의 태도를 바꾸는 데는 대통령의 노력도 요구된다. 방미 기간 상대국의 공감을 이끌어낸 소통 노력을 국내 정치에서도 발휘해야 한다. 야당을 만나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는 것이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조선일보(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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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對美 외교 성공에 日 총리 서둘러 방한. 외교든 내치든 상대의 마음을 사는 게 관건.
-팔면봉, 조선일보(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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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술동맹에서 경제 도약의 실리를 챙겨야 한다
[강경희 칼럼]
44년전 덩샤오핑 기술외교로 중국의 경제발전 대장정
美, 중국 첨단기술 견제 5년만 늦었으면 한국은 중국에 다 밀렸을 것
윤대통령의 대미 외교는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은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워싱턴 선언, 윤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 등 성과도, 화제도 낳았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더 있다.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해 122명의 경제 사절단이 동행한 이번 방미(訪美)에서 배터리·바이오·원전 등 첨단 산업에서 협력한다는 양해각서를 50건 체결했다. 대통령 방미에 앞서 지난 2월 초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한미 과학기술협력협정’을 개정 연장하는 의정서에 서명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로이터 뉴스1
44년 전인 1979년 1월 28일, 또 다른 대단한 방미 행차가 있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최초로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이 미국을 방문해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카터 대통령은 국빈 만찬을 개최했고, 중국에 대한 초당적 지지를 보여주려고 공화당 출신 닉슨 전 대통령까지 만찬장에 불렀다. 방미 기간 내내 덩샤오핑은 가난하고 기술도 후진적인 나라 중국이 미국의 선진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열망을 강하게 드러냈다. ‘죽의 장막’ 뒤에서 경제적 자급자족을 고집했던 마오쩌둥과는 확연히 달랐다. 포드 자동차 조립 공장, 휴스턴 휴스 공작소의 해양 원유 개발용 장비를 둘러보고, 보잉 공장도 견학했다. 휴스턴의 존슨 우주센터에서는 우주선 비행 시뮬레이터 조종석에 앉았다. 텍사스에서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활짝 웃는 사진은 ‘공산주의자’ 이미지 탈색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타임지는 덩샤오핑을 두 차례나 표지 인물로 게재하며 환영했다.
소련 견제라는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닿으면서 1970년대 초부터 미·중 화해 무드가 조성됐지만, 양국이 국교를 수립하고 본격적으로 손을 맞잡은 것은 그로부터 몇 년이 더 흘러서다. 덩샤오핑은 “기술이 경제 성장을 위한 최고의 생산적 역량’이라고 선언한 실용주의 지도자다. 소련을 견제하려고 미국은 덩샤오핑의 관심사에 적극 화답했다. 덩샤오핑의 방미를 전후로 중국이 챙긴 실익은 실로 엄청났다. 미·중 국교가 수립(1979년 1월 1일)되기도 전인 1978년 7월 카터 대통령은 프랭크 프레스 전 MIT대 교수가 이끄는 과학자 대표단을 중국에 파견했다. 프랭크 프레스는 케네디, 존슨, 닉슨, 카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미국 역대 대통령 4명의 과학 정책 브레인이었던 과학자다. 낙후한 과학기술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 과학자 700명을 미국이 받아달라고 요청하자 프레스는 워싱턴 시각 새벽 3시에 전화를 걸어 카터 대통령을 깨워서 허락을 받아냈다고 한다. 이듬해 1월 덩샤오핑의 방미 중에는 팡이 국가과학기술위원장이 미국과 과학 교류 확대 합의서에 서명했다. 그로부터 첫 5년 동안에만 무려 1만9000명의 중국 학생이 미국 대학으로 유학 가 물리학, 공학 등을 전공했다. 이후로도 숫자는 계속 불어났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 마이클 필스버리는 저서 ‘백년의 마라톤’에서 “미국이 중국 과학자에게 이전한 과학기술 지식의 양이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규모”라고 했다.
닉슨, 포드, 카터, 레이건, 부시, 클린턴, 아들 부시, 오바마 등 8명 대통령이 재임한 40여 년간 미국의 대중 정책은 중국의 발전을 돕는 ‘건설적 포용’ 기조를 이어갔다. 중국이 시장경제를 채택하고 경제적으로 발전하면 민주화될 것이고 국제 정세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낙관론이었다. 중국 GDP가 미국의 78% 규모로 커지고, 군사력을 키우면서 위협적 존재로 부상하자 미국이 뒤늦게 대중 정책을 급선회했다. 중국이 1위 교역국이 된 우리에게 이 지각 변동은 상당한 위기와 도전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의 첨단 기술 굴기를 몇 년만 더 방치했다면 우리에게는 더 큰 위기가 닥쳐왔을 것이다.
미·중 갈등의 핵심에는 기술 패권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이 경제적 자산을 넘어 안보의 ‘게임 체인저’가 됐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자랑하고 야당은 마구 깎아내린다. 폄하해서도 안 되지만 성급하게 자랑할 필요도 없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마다 경제 사절이 동행해 원님 행차에 나발 불듯 쏟아낸 경제·기술 분야 양해각서는 거품 꺼지듯 사라져버린 것이 적지 않았다.
이번 대통령의 방미 외교는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어야 한다. 안보 동맹을 재확인한 것을 넘어서 기술 동맹으로 가겠다는 선언적 약속이 가시적 효과를 내도록 후속 작업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미국을 설득해 반도체법, IRA법 등에서 우리에게 불리한 조항도 완화해야만 한다.
40여 년전 덩샤오핑은 미국과 국제 안보에 중국의 발전이 절실하다는 점을 설득한 경제·기술 외교로 실익을 챙기고 부국강병의 길을 닦았다. 국제 정세 격변기에 우리에게도 이런 담대한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 북한·중국·러시아와 마주한 대한민국만큼 미국과 아시아와 세계 자유민주주의 질서에 중대한 전략적 가치를 지니는 나라가 지구상에 또 있겠나.
-강경희 논설위원, 조선일보(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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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교수들 “이승만에 대한 왜곡, 과거사 정치화한 것” 지적. 그런 일들 워낙 많아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오.
-팔면봉, 조선일보(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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