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태평양 대륙’ 태도국(太島國)을 아시나요]
[극락조, 까마귀와 친척이지만 화려… ]
‘푸른 태평양 대륙’ 태도국(太島國)을 아시나요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세계 지도를 보면 호주 오른쪽, 뉴질랜드 위쪽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섬들을 볼 수 있다. 이 섬들이 만든 16국을 태평양도서국이라 부른다. 약칭 ‘태도국(太島國)’이다. 이들 국가는 인구와 국토가 작지만 광활한 바다를 갖고 있다. 태도국들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합치면 1910만㎢로 전 세계 면적의 14%를 차지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인 러시아 면적(1709만㎢)보다 넓다. 이 국가들은 스스로를 ‘푸른 태평양 대륙’이라고 부른다.

▶글로벌 지정학 게임에서 태도국이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 국가들은 자원 외교가 중요한 시대에 수산 자원은 물론 망간 단괴 등 해양 광물 자원이 풍부하다. 투발루 등 해수면이 상승하는 섬이 많은 것도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투발루의 외교장관은 2021년 무릎 깊이 바닷물 속에서 정장 차림으로 “지금 서 있는 이곳도 한때는 육지였다”로 시작하는 연설로 전 세계에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렸다.
▶최근에는 해상 항로 요충지라는 점이 재평가를 받으면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격전지로 부상했다. 2021년 중국은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했다. 중국 군함이 기항할 수 있고 소요 사태가 나면 중국에 군·경찰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미국이 바짝 긴장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워싱턴에서 첫 ‘미·태도국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솔로몬제도에 30년 만에 대사관을 재개설하는 등 다시 이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5월말 태도국 정상들을 초청해 첫 정상회의를 가졌다. 태도 11국은 부산 엑스포 개최 여부를 결정짓는 국제박람회기구(BIE)에도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엑스포 개최지 투표권은 큰 나라든 작은 나라든 1국 1표를 갖는다. 태도국 정상들은 부산도 방문했고 공동성명에서 부산의 엑스포 유치를 환영한다고 했다. 전체 171표 중 11표를 확보한 셈이다.
▶우리나라 첫 원양어선은 1949년 미국에서 도입한 230톤급 ‘지남호(指南號)’였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남쪽으로 뱃머리를 돌려 부(富)를 건져오라’는 뜻을 담아 배 이름을 지었다. 훗날 남태평양이 중요한 지역으로 떠오를 것을 예견한 것일까. 1960~1970년대 지남호를 포함해 많은 원양어선이 태도국 해역에서 벌어들인 외화는 경제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했다. 사모아 등에는 이런저런 사고로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한국 선원들의 무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와 태도국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바다를 통해 연결된 이웃이다.
-김민철 논설위원, 조선일보(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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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조, 까마귀와 친척이지만 화려…
몸보다 두 배 긴 꼬리 깃털 가진 종류도

극락조는 번식철에 가장 화려한 모습을 한 수컷이 암컷의 선택을 받는 습성에 따라 화려한 외모로 진화했대요. /브리태니커
우리나라 대통령과 남태평양 섬나라 지도자들이 만나는 '한·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가 지난 29~30일 서울에서 열렸어요. 회의장에 걸린 참가국 국기 중 빨간 바탕에 노란 새를 그린 파푸아뉴기니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죠. 이 새는 극락조(極樂鳥)랍니다.
극락은 '더없이 안락해서 아무 걱정이 없는 곳'이라는 뜻이죠. 극락조의 영어 이름도 비슷한 뜻을 가진 '버드 오브 파라다이스(bird of paradise·천국의 새)'예요. 어떻게 이런 휘황찬란한 이름을 갖게 됐는지는 이 새 모습을 보면 짐작할 수 있어요.
극락조과(科)에는 40여 종이 있는데, 하나같이 생김새가 눈부시게 아름다워요. 파푸아뉴기니 국기에 그린 새는 '라기아나 극락조'인데, 머리 부분이 초록·노랑·검정 등의 깃털로 덮여 있고, 실처럼 가늘지만 아주 기다란 꼬리 깃털이 치렁치렁 드리워져 있어요. 윌슨극락조는 하늘색·노랑·빨강 깃털로 덮인 몸 뒤로 길고 두꺼운 두 꼬리 깃털이 동그랗게 돌돌 말려 있어요. 자기 몸의 두 배가 넘는 길고 두툼한 꼬리 깃털을 가진 극락조도 있고, 머리 쪽에 자기 몸뚱이보다 훨씬 기다란 깃털 한 쌍이 달린 종류도 있어요.

이렇게 모양과 색깔이 제각각인 극락조는 사실 모두 한 조상에게서 갈라져 나온 형제지간이라고 합니다. 까마귀와는 아주 가까운 친척이래요. 과학자들은 극락조가 이런 화려한 용모를 가진 것은 서식지와 짝짓기 습성 때문이라고 보고 있어요.
지금까지 발견된 극락조 대부분이 뉴기니섬에 살고 있어요. 호주 북쪽에 있는 뉴기니섬은 세계에서 둘째로 큰 섬인데, 울창하고 빽빽한 원시림이 있어요. 섬에 사는 부족끼리도 왕래가 쉽지 않아 이들이 쓰는 언어가 800가지가 넘을 정도예요. 이동이 어려워 고립된 환경에서 2000만년이 흐르는 동안 한 조상에게서 나온 극락조가 지금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분화한 것이죠.
수컷 극락조는 그 어떤 새보다 화려하고 현란한 구애 행동으로 유명해요. 수컷들은 번식 철이 되면 암컷에게 잘 보이기 위해 형형색색 깃털을 바짝 세우죠. 나무 위에 올라가서 춤을 추고, 울음소리로 암컷을 유혹하기도 하죠. 암컷은 대개 수컷보다 덩치가 작고 몸 색깔이나 깃털이 수수하거나 밋밋한 편인데, 구애 행동을 유심히 살펴본 뒤 가장 화려하고 당당한 수컷을 신랑감으로 고른대요. 이런 습성이 대대로 이어지면서, 수컷의 화려한 외모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진화가 이뤄졌다고 과학자들은 말해요.
극락조의 짝짓기는 철저히 암컷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해요. 부모가 되면 수컷 대부분은 육아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암컷이 육아를 도맡는대요. 극락조는 16세기 탐험에 나선 뱃사람들이 발견해 처음 유럽에 알렸어요. 하지만 그전부터 뉴기니섬에 살던 원주민 부족들은 극락조의 깃털을 장신구 등으로 활용했대요. 극락조의 생태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수수께끼랍니다.
-정지섭, 조선일보(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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