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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세계대전 막을 시간 5~10년뿐”… 키신저의 경고] ....

뚝섬 2023. 5. 21. 05:58

[“3차 세계대전 막을 시간 5~10년뿐”… 키신저의 경고] 

[팍스 아메리카나] 

 

 

 

“3차 세계대전 막을 시간 5~10년뿐”… 키신저의 경고

 

이달 말 100세 생일을 맞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지금까지 중국 방문 횟수가 50회를 넘는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방중 성사를 위한 잠행 등 역사적 행보가 포함된 기록이다. 그는 마오쩌둥이 현안 질문에 대해 “나는 철학자여서 그런 주제는 안 다룬다”며 피하다가도 대만에 대해서는 단호한 화법을 구사하던 순간을 아직 기억한다. 저우언라이와 함께 ‘상하이 공동성명’의 마지막 한 줄을 놓고 밤을 꼴딱 새우며 끙끙대던 때도 잊지 않고 있다.

▷키신저는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1차 세계대전 발발 전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며 강 대 강 충돌로 치닫는 미중 갈등을 진단했다. 3차 세계대전 가능성을 경고하며 “이를 막을 시한이 5∼10년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역대 최고령 내각 고위 인사로 한 세기 동안 미중 관계를 지켜봐온 그의 분석은 군사 전문가들이 전쟁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것과는 다른 무게감을 갖는다. 역사의 산증인인 그가 1차 세계대전 상황을 근거로 대는 것에 토를 달 수 있는 이도 많지 않을 것이다.

키신저가 보는 미중 관계의 뇌관은 역시나 대만이다. 대만을 우크라이나처럼 다루다간 결국 전 세계 경제가 붕괴할 것이라는 그의 지적은 매섭다. 양국 간 충돌이 이르면 5년 안에 벌어질 수 있다고 보는 근거는 인공지능(AI)이다. 지리적, (타격)정확성 한계 등으로 적군을 궤멸할 능력이 없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AI가 모든 군사적 한계를 빠르게 없애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중 양국이 참여하는 ‘AI 군축’ 논의를 제언한다. 고령에도 ‘AI의 시대’라는 책을 쓰며 첨단기술 공부를 지속해온 키신저다.

 

▷미중 데탕트 시대를 주도했던 그답게 해법은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는 게 우선’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중국 지도자들의 목표는 세계 지배라기보다는 자국의 이익 극대화로, 히틀러의 야욕과는 다르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마르크스주의가 아닌 유교 사상에 바탕을 두고 중국의 대내외 정책을 이해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신뢰 구축과 협력을 강조하는 접근법은 매파 일색인 미국 행정부, 의회와는 결이 다르다.

▷이번 인터뷰는 이틀에 걸쳐 총 8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한다. 키신저는 앞서 CBS방송과도 ‘100세 기념 인터뷰’를 하고 포럼 연사로 나서는 등 대외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미중 충돌 외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가져올 악영향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이젠 거동이 불편하고 말조차 어눌하지만 시대와 영역을 넘나드는 그의 통찰은 울림이 있다. 파괴적 충돌을 막을 방법은 단호한 외교뿐이라는 키신저의 고언에 백악관과 중난하이도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정은 논설위원, 동아일보(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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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아메리카나

 

900만 군인과 700만 민간인의 목숨을 빼앗아간 1차 세계대전. 재무부 고위 공무원으로 대영제국의 전쟁 예산을 관리하던 경제학자 케인스는 1919년 '평화의 경제적 결과'라는 책을 출간한다. 독일에 천문학적인 배상을 요구하려는 연합군 정치인에게 케인스는 무모한 배상은 또 다른 전쟁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그는 평화의 경제적 중요성을 강조한다. 20세기 초 유럽과 미국은 수십년간의 평화와 세계화의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전화 한 통으로 전 세계 어디에서나 물건을 주문할 수 있었고, 런던·파리·뉴욕 어느 곳에든 투자할 수 있었으며, 편안하게 집에 앉아 세상의 모든 소식을 읽을 수 있었다.

세상의 모든 소식에 접근하고, 모든 곳에 투자하고, 이 세상 모든 곳의 물건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그들은 20세기 초 '1차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1차 대전, 베르사유 조약 그리고 1928년부터 시작된 대공황은 고립주의, 민족주의, 파시즘, 그리고 결국 2차 대전이라는 비극을 탄생시킨다.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군사·경제·정치적 리더십(팍스 아메리카나)은 '2차 세계화'를 가능하게 했고, 1차 세계화에 참여하지 못했던 대한민국은 2차 세계화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로 발전하였다.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결국 자멸을 원하는 것일까? 세계인들 간의 전쟁이 끝난 지 50년 지난 오늘. 인류는 다시 평화의 혜택을 잊기 시작한다. 고립주의, 민족주의, 파시즘. 오래전 폐기 처분되었다고 믿었던 이데올로기들의 부활. 그리고 이라크 전쟁, 2008년 금융 위기, 트럼프의 당선이 보여준 팍스 아메리카나의 정치·경제·군사적 한계는 100년 전 케인스의 경고를 기억하게 한다. 결국 모두의 자멸로 끝나게 될 3차 세계대전, 아니면 찬란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류의 새로운 르네상스. 앞으로 10~20년 내에 결정될 우리의 미래다.

-김대식 KAIST교수·뇌과학, 조선일보(1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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