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100주년 화성에 태극기” 우주항공청 닻 올렸다]
[ NASA 출신이 우주항공청 R&D 총괄한다]
[500㎞ 높이의 저궤도 돌며 한반도 매일 3회 이상 촬영]
“광복 100주년 화성에 태극기” 우주항공청 닻 올렸다
우주항공청 초대 청장에 내정된 윤영빈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왼쪽부터), 우주항공청 1급 우주항공임무본부장에 내정된 존 리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 본부장, 우주항공청 차장에 내정된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 참석해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소개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한국판 NASA(미국 항공우주국)’를 표방하며 오는 5월 출범할 우주항공청(KASA)의 청장과 임무본부장 등 고위직 인선이 마무리됐다. 우주항공청은 과학기술부·산업부·항공우주연구원·천문연구원 등 여러 부처·조직에 쪼개져 있는 관련 업무를 통합해 우주 개발과 우주 산업 육성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기구다. 가장 핵심인 연구 개발 총괄 임무본부장에 대해 정부는 연봉을 대통령과 같은 2억5000만원으로 책정하고, 외국인에게도 문호를 개방하는 등 파격 조건을 내걸고 모집했는데, 존 리 전 NASA 본부장이 낙점됐다.
그는 미국 국적의 이민 1.5세대 한인으로,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등에서 29년간 재직하며 각종 우주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백악관 행정예산국에서 예산 업무도 맡았다. 미국의 우주 개발 노하우를 전수받고 NASA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선으로 보여진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 재미 한국인 기업인 김종훈 전 벨연구소 소장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내정됐다가 야당이 이중 국적 등을 비판하는 바람에 중도 하차한 적이 있다. 이런 시대착오적 논란이 재연돼선 안 되겠다.
지난해 5월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중량 1t 이상 위성을 자력 발사할 능력을 갖춘 일곱 번째 우주 자립국이 됐지만, 우주 선진국과 비교하면 초보적 수준이다. 미국 등에선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등 민간 기업들이 우주 산업에 뛰어들어 지구 전역을 커버하는 위성 인터넷망 구축, 재활용 로켓,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 등 ‘우주 산업혁명’을 이끌어가고 있다. 민간의 기술 혁신 덕에 로켓 발사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면서 우주가 안보·군사의 공간에서 경제·산업의 공간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각종 우주 산업의 시장 규모는 현재 520조원에서 2040년엔 1400조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우주항공청 앞에는 발사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로켓 회수 및 재활용 기술, 더 무거운 인공위성과 탐사선을 쏘아 올릴 기술 개발 등 숱한 난제가 놓여 있다. 정부는 2032년 달을 탐사하고, 광복 100주년인 2045년엔 화성에 무인 탐사체를 보내 태극기를 꽂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허황돼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의 역사는 꿈을 현실로 이뤄온 여정이다. 우주항공청이 우주 개발의 첨병이 되어 한국 우주개발의 역사를 써주길 기대한다.
-조선일보(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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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출신이 우주항공청 R&D 총괄한다
우주경제 이끌 사령탑 인선
우주항공청 1급 우주항공임무본부장에 내정된 존 리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위 임원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 참석해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소개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초대 우주항공청의 주요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임무본부장에 한국계 미국인인 존 리(John Lee·68) 전 미 항공우주국(NASA) 본부장을 지명했다. 임무본부장은 1급이지만 급여는 차관급인 우주항공청장보다 약 1억원 더 많은 2억5000만원을 받는다. 국내 공무원 중에선 대통령에 준하는 파격 대우다.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러한 윤 대통령 인선을 발표했다. 우주항공청 청장에는 윤영빈(62)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차장에는 노경원(55)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이 지명됐다. 윤 대통령은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주요 직위에 내정한 만큼 우주항공청이 성공적으로 출범해 우리나라 우주 항공산업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했다고 성 실장은 전했다.
5월 27일 경남 사천에서 출범하는 우주항공청은 2032년 달 착륙, 광복 100주년인 2045년 화성 탐사 등을 목표로 우주 개발을 주도할 국가 컨트롤타워를 설립하겠다는 윤 대통령 공약에 따라 추진됐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우주항공청 설치·운영 특별법은 NASA를 모델로 주식 백지 신탁 의무 제외 등 임용·보수·조직 등 다방면에서 파격적 특례를 인정했다. 우주항공청장을 제외하고 외국인과 복수국적자의 임용도 허용하면서 존 리 본부장 인선이 가능하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주요 보직에 해외파 인재를 적극 기용하라고 했다”며 “신설되는 우주청의 탄력적 조직 운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초소형 군집위성(네온샛)’ 1호기(오른쪽)가 24일 우주로 발사됐다. 정부는 향후 초소형 위성 총 11기를 군집 운영해, 한반도 인근을 하루 3회 이상 촬영한다는 계획이다. 네온샛 11기는 500km 상공의 두 궤도(왼쪽)에 같은 간격으로 배치된다. /그래픽=양인성
존 리 본부장은 국내 공학계에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주로 개발 프로젝트를 조율하는 역할을 해왔다. 열 살 때 가족과 함께 이민을 떠난 한국계 미국인으로 UC샌디에이고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카네기멜런대 대학원에서 공공 정책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NASA에서 근무를 시작해 뉴밀레니엄 프로그램 관리자, 헬리오피직스(heliophysics, 태양물리학) 프로젝트 관리자 등을 맡았다. 2016년부터는 NASA, NOAA(미 해양대기청), DoD(미 국방부) 등 여러 기관과 협력하는 극지위성 프로그램 책임자로 일했고 2021년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수석 어드바이저를 지낸 후 은퇴했다. 백악관에서도 IT(정보기술) 예산 관리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한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NASA 출신이면서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을 중심으로 적임자를 물색해 왔다”고 했다. 반면 존 리 본부장이 실질적인 연구 경험이 있는 공학자 출신이 아니라는 점, 국내 기술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점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윤영빈 청장은 발사체 엔진 관련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대에서 학·석사를 마친 뒤 미국 미시간대에서 항공우주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액체로켓 최적 분사 시스템, 로켓엔진 연소기 등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해왔다. 액체로켓 엔진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서울대 차세대 우주추진 연구센터에서 센터장을 맡고 있다. 성태윤 실장은 “윤 청장은 나로호 개발, 한국형 발사체 개발, 달 탐사 1단계 사업 등에 참여해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데 기여해 온 우주 추진체 분야 우리나라 대표 연구자”라고 했다. 방효충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초대 청장은 학계와 산업계, 연구계, 일반인들의 기대치를 잘 담아서 목표를 제시하는 게 중요한데, 윤 초대 청장이 그런 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동하/김효인 기자, 조선일보(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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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높이의 저궤도 돌며 한반도 매일 3회 이상 촬영
초소형급 ‘네온샛’ 1호 발사 성공
국내 최초로 양산형으로 개발된 '초소형 군집위성' 1호를 실은 우주발사체가 24일 오전 7시 32분(현지시간 오전 10시 32분)에 뉴질랜드 마히아 발사장에서 발사되고 있다./뉴스1
국내 최초의 초소형급 양산형 위성인 ‘초소형 군집위성(네온샛)’ 1호기가 24일 우주 궤도에 올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초소형 위성(100kg 미만)인 네온샛 1호가 이날 지상 약 500㎞ 높이의 궤도에 안착해 정상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온샛은 2027년까지 총 11기의 위성이 발사돼 한반도와 인근 해역을 정밀 감시하게 된다.
네온샛 1호는 24일 오전 7시 32분(한국 시각) 뉴질랜드 마히야 발사장에서 미 로켓랩의 ‘일렉트론’ 로켓에 탑재돼 우주로 향했다. 당초 발사 예정 시각은 오전 7시 8분이었지만, 다른 비행체와 충돌 위험 등으로 발사가 지연됐다. 네온샛 1호는 발사 약 50분 뒤인 오전 8시 22분 발사체와 분리돼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했다. 이후 오전 11시 57분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지상국, 오후 2시 13분과 3시 44분에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과의 교신을 통해 정상 작동이 확인됐다. 네온샛 1호는 향후 3년간 500㎞ 상공에서 흑백 해상도 1m(위성 영상의 한 점이 가로·세로 1m), 컬러 해상도 4m의 영상을 촬영한다.
네온샛은 여러 대의 작은 위성을 군집 운영해 한반도를 자주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국가 안보, 재난 대응 등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1호기는 시제기 성격으로, 2~11호기는 양산 과정을 통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통해 2026년과 2027년 2차례 나눠 우주로 발사된다. 위성 11기가 군집 운영을 하게 되면 매일 3회 이상 한반도 지역을 촬영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중대형 위성 1기가 2~3일에 1번만 한반도를 찍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빈도로 위성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3일 발사 리허설을 마친 후 초소형 군집위성 1호를 실은 로켓 앞에서 개발에 참여한 한국과학기술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민간 기업 쎄트렉아이 연구진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로켓랩 X
경제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네온샛 10기를 군집 운영하면 70만㎢에 달하는 대용량의 영상을 찍을 수 있다. 대한민국 영토(약 10만㎢)의 7배에 이른다. 이를 통해 공공 분야에서 필요한 위성 영상을 직접 찍어, 불필요한 해외 영상의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한반도 주변 이외의 지역에서 찍은 영상을 판매한 수익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양산 체제를 맞추기 위해 상용 부품을 사용해 위성 제작에 드는 비용을 줄였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가 저궤도 위성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네온샛과 같은 ‘저궤도 위성’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날로 격해지고 있다. 저궤도 위성은 주로 고도 500~1500㎞ 궤도를 도는 위성이다. 지구 관측, 기상 관측, 위성통신을 위해 사용된다. 높은 해상도의 위성 영상을 찍을 수 있을뿐더러, 지상 기지국 없이도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다. 5500여 개의 저궤도 군집위성을 통해 촘촘한 인터넷망을 구축한 미 스페이스X의 위성 통신망 ‘스타링크’가 대표적이다. 올해 들어 중국도 10년간 2만6000기 이상의 저궤도 위성을 쏘아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서도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저궤도 위성 통신 개발은 미미한 상태다. 과기정통부는 2025년부터 5년간 약 4800억원을 들여 저궤도 위성통신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두 차례 탈락했다. 작년 9월 3번째 예타 조사를 신청한 뒤 다음 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우주업계 관계자는 “저궤도 군집위성은 세계 우주 산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며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민·관·연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지민 기자, 조선일보(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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