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다한 운동권 잔당의 '親日 타도' 최후 항전]
[광복회 外 독립운동 공법단체 추가… 분란만 더 키울 수도]
[韓日 여행객들의 '성지순례']
수명 다한 운동권 잔당의 '親日 타도' 최후 항전
[김창균 칼럼]
경제 수탈한다던 매판자본론, '한강 기적' 성과 설명 못 해
文革 찬양한 '전환시대 논리', 2030 反中 정서와 동떨어져
'80년대 反日'로 뭉친 野 1, 2당.. 출신 다른 광복회와 묘한 공조
제79주년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광복회가 주최한 8.15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앞줄 왼쪽) 등 참석자들이 광복절 노래를 부르고 있다.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역사관을 둘러싼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서 광복회를 비롯한 독립운동단체연합은 이날 자체 광복절 기념식을 열었다. 광복회의 광복절 기념식 불참은 1965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2024.8.1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1950년 6·25전쟁이 발발했을 때 중학교 3학년 박현채는 빨치산에 투신했다가 2년 만에 하산했다. “민중을 위한 학문을 하라”는 부대장 당부에 따라 서울대에 진학해 경제학을 공부했다. 박씨의 빨치산 체험은 중학교 후배 소설가 조정래의 ‘태백산맥’에서 ‘소년 전사 조원제’ 활약상에 담겼다.
1980년 ‘서울의 봄’을 맞은 대학 캠퍼스에선 지하로 숨어들었던 이념 서클들이 일제히 양지로 나왔다. 이곳에서 신입생들은 의식화 세례를 받았다. 선배들이 준비한 주제별 커리큘럼에 따라 세미나가 열렸다. 경제 분야 교재는 박현채의 ‘민족경제론’이었다. 외국자본에 의존한 외연적 성장을 탈피해서 자기 완결적인 재생산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게 핵심 주제였다. 80학번인 필자도 선배들로부터 “박정희식 수출주도형 모델은 외국자본과 외국자본에 빌붙은 재벌 매판자본만 배 불리며 나라 경제를 수탈한다”면서 “민족의 이익을 대변하는 민족자본 중심의 경제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세뇌 교육을 주입받았다. 북한 김씨 왕조가 3대째 실험하며 선전해 온 ‘주체경제’와 맥락을 같이한다. 이 이론이 맞았다면 한국 경제는 지난 수십 년간 외자와 매판자본 좋은 일만 시키면서 거덜 났을 것이다.
한국 총생산은 1980년 이후 지난해까지 26배 불어나며 전 세계 10위권에 근접하고 있다. 같은 기간 1인당 소득도 64위에서 33위로 뛰어올랐다. 80년대 운동권들이 매판자본이라고 비난하고 혐오했던 재벌 기업들이 한국 경제를 견인한 결과다. 이병철·정주영·구인회·박태준 같은 산업계 거인들의 스토리가 유튜브에서 수십만,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20·30대들이 주로 본다고 한다. 서울대의 인기 강좌였던 ‘마르크스 경제학’은 20여 년 만에 폐강됐다. 수강생이 너무 적어서다. 80년대 운동권이 신봉했던 경제 이론은 대한민국이 이뤄 낸 기적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리영희저 ‘전환시대의 논리’는 80학번 새내기 대학생들이 세상을 보는 눈을 뒤집어 놓았다. 특히 중공(中共) 빨갱이라고 배워왔던 나라의 ‘진짜 모습’을 이 책을 통해 접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저자는 서문에서 “임금님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지 못했던 냉전시대의 낡은 시각을 타파하라”고 했고, 운동권들은 “현대사와 국제정치의 현실을 보는 시각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일으킨 역작”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리씨가 “인류 최초의 인간 의식 개조 혁명”이라고 추켜올렸던 문화혁명의 참혹한 진상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지면서 책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기 시작했다. 저자는 훗날 대담집을 통해 “열악했던 정보 접근 환경 때문에 전체 진실을 알지 못했다”는 자기 합리화를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리씨를 끝까지 “시대의 스승”이라고 떠받든 사람들도 있다. 대선에 출마하면서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으로 ‘전환시대의 논리’를 꼽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문 전 대통령은 베이징대 연설에서 “중국은 높은 봉우리, 한국은 작은 나라”라고 부르면서 “중국몽이 인류 전체의 꿈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미국의 외교 전문 매체는 56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81%)이라고 밝혔다. 한국 여론조사 기관 조사에서도 중국에 대한 호감도(23.9%)가 일본(29.0%)보다 낮았다. 우리 젊은 세대들은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으로부터 피해를 당했을 때 ‘중국당했다’는 표현을 쓴다고 한다. 이들이 문 전 대통령이 권하는 ‘전환시대의 논리’를 어떤 눈으로 읽을지 궁금하다.
시대착오적 의식화 논리가 수명을 다하면서 수세에 몰린 80년대 운동권 세력이 마지막으로 외치는 구호가 ‘친일(親日) 타도’다. “이승만이 친일 세력 청산을 못한 것이 대한민국 만악(萬惡)의 근원”이라는 ‘해방 전후사의 인식’의 관점을 국회 300석 중 190석을 점한 야권 1·2 정당이 공유하고 있다. “광복절을 친일 부활절로 만든 최악의 매국 정권”이라는 민주당 논평, “윤 대통령은 조선 총독부 10대 총독이자 왕초 밀정”이라는 조국혁신당 대표의 말은 40여 년 전 대학 캠퍼스에 나붙던 대자보의 인식 수준에서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전두환 군사 정권이 창당한 민정당에서 당직자를 지냈던 21대 광복회장에 이어 민정당 의원 출신 23대 광복회장이 좌파 운동권의 철 지난 반일(反日) 비즈니스와 장단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 묘한 부조화를 느끼게 한다.
-김창균 논설주간, 조선일보(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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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 外 독립운동 공법단체 추가… 분란만 더 키울 수도
대통령실이 광복회 외에 독립운동과 관련한 공법단체를 추가 지정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광복회가 유일한 독립운동 분야 공법단체인데, 다른 단체를 추가로 지정하겠다는 것이다. 지난주 8·15 광복절 경축식이 두 쪽으로 쪼개져 치러진 뒤 대통령실이 “독립운동과 광복의 주체가 광복회 혼자만이 아니다”라며 광복회를 비판한 데 이은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이 같은 조치는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정부 행사와 별도의 광복절 기념식을 치른 광복회에 대한 대통령실의 불만스러운 기류를 여실히 보여준다. 현재 유공자단체법 등 법률에 따라 인정된 공법단체는 모두 17개로서 독립운동과 관련해선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로 구성된 광복회가 유일하다. 대통령실이 공법단체의 추가 지정을 추진하는 것은 그간 광복회가 누려 온 독보적 위상, 나아가 정부 지원금 같은 독점적 권리를 다른 단체들과 나누도록 함으로써 그 힘을 빼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런 대통령실의 움직임은 국가보훈부가 광복회의 정치적 중립 위반 여부에 대한 감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서도 확인된다. 보훈부는 광복회가 별도로 개최한 광복절 기념식에서 ‘대통령 퇴진’ 같은 정치적 발언이 나온 것을 문제 삼고 있다. 공법단체는 법에 따라 정치활동을 할 수 없는 만큼 그런 발언에 대해선 정치적 중립 위반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지만, 그것 역시 무리한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살 수밖에 없다.
둘로 갈라진 광복절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실과 광복회가 숨을 고르는 노력이라도 해야 할 텐데 여전히 양측 사이엔 불만과 분노의 언사가 오가며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지는 분위기다. 지금은 양측이, 누구보다 대통령실이 자제해야 한다. 대통령실이 추진한다는 공법단체 추가 지정은 야대(野大) 국회에서 입법이 필요한 사안이다. 이미 순국선열유족회 등이 공법단체 지정을 요구해 법률 개정안도 발의된 바 있다. 차분하게 논의하면 될 일을 정색하고 대통령실이 나서는 것은 관련 논의를 정쟁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동아일보(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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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여행객들의 '성지순례'
일본 기후현 히다후루카와역은 하루 이용객 400명이 안 되는 시골역이다. 그런데 2017년 한국에서만 370만명이 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이후 한국과 대만 여행객들이 찾기 시작했다. 영화에 나온 역사(驛舍), 식당,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영화 장면과 자신이 찍은 사진을 비교하는 ‘인증샷’도 남긴다. 한 식당에는 “순례(巡禮)의 감상을 노트에 남겨보라’라는 문구와 영화 포스터가 걸려 있다.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를 찾아다니는 문화를 마니아들은 ‘성지순례’라고 한다.
▶만화 ‘슬램덩크’ 팬에게 가나가와현 가마쿠라도 성지다. 가마쿠라 시대의 문화유산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슬램덩크가 이곳 문화유산이 됐다. 북산고 농구 선수들이 타고 다니던 ‘에노덴’이라는 낡은 전차를 타보고 강백호와 서태웅이 달린 에노시마 해변을 거닐며 추억에 잠긴다. 만화에 나온 전차 건널목은 해외 관광객들의 과잉 ‘인증샷’ 때문에 안전 경고장까지 붙었다.
▶대통령을 포함해 중장년층을 ‘먹방’계로 이끈 일본 TV 프로그램 ‘고독한 미식가’의 식당들도 한국 관광객의 성지순례 장소다. 변두리 허름한 식당까지 한국 관광객들이 줄을 섰다. 주인공이 한국서 촬영한 부산과 전주의 낙곱새, 청국장 가게도 화제다. 이 정도는 아저씨들도 이해 가능한 분야다. 하지만, ‘러브라이브’ ‘최애의 아이’처럼 소녀 아이돌이 등장하는 만화에 이르면 순례가 어려워진다.
▶작년 남이섬에서는 일본인 60여 명이 참가한 ‘한국 여행’ 퀴즈 대회가 열렸다. 남이섬은 2003년 일본서 방영돼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겨울 연가’ 촬영지다. ‘한류 2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 퀴즈 대회에는 K팝, 음식, 드라마, 관광지 등의 20주제의 문제가 나왔다. 1위를 한 50대 일본 여성은 10년 전 한국을 처음 방문해, 이번이 39번째 방문이었다고 한다. 욘사마 팬으로 시작해 지금은 방탄소년단(BTS) 팬클럽인 아미가 됐다.
▶BTS와 뉴진스 한류로 일본인들의 한국 성지순례도 급증했다. 걸그룹 마니아였던 한국 대학생은 외국인 상대 ‘성지순례’ 여행사를 창업했다. BTS 투어에는 월드컵대교, 학동공원, 멤버들이 다녔다는 식당까지 포함됐다. 최근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눈물의 여왕’ 투어까지 있다. 수원 화성, 용산의 야구 연습장, 충북 괴산 새마을회관이 코스였다. 일본 참가자는 “가는 곳마다 흥분을 억누르기 어려웠다”는 댓글을 남겼다. 일본 산골부터 한국 새마을회관까지, 두 나라 여행객들의 성지순례는 확장 중이다.
-정우상 기자, 조선일보(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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