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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딥시크는 왜 오픈소스로 공개했나] ....

뚝섬 2025. 4. 23. 10:13

[中 딥시크는 왜 오픈소스로 공개했나]

[中으로 넘어가는 개인 정보, 딥시크뿐 아니다]

[딥시크가 다시 불붙인 AI 레이스… 미·영 모두 '파리 협정' 서명을 거부했다]

[중국發 딥시크 쇼크, 한국 경제 닥쳐온 '공포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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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를 인터뷰했더니... "미국이 75% 확률로 2년 내 제재할 것"]

 

 

 

中 딥시크는 왜 오픈소스로 공개했나

 

육수는 무료지만, 레시피는 비밀…

글로벌 AI 전쟁, 승부처는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오픈소스
공짜 AI 뒤엔 판 키우기 전략… 결국 AI 생태계 지배하려는 속셈
"남이 끓여준 육수 얻어먹다 값 올리면 끝" AI 주권 전략 시급

 

오픈소스 인공지능(AI)은 AI 시대의 핵심 개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중국 ‘딥시크’가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것도 오픈소스 AI라는 점 때문이다.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제미나이와 달리,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와 중국의 딥시크를 비롯한 AI 기업들은 오픈소스 AI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오픈소스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오픈소스는 개발자들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코드를 보고, 쓰고, 고치고, 나눌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더하기, 빼기만 가능한 계산기 프로그램 코드를 공개하면 다른 사람이 그 코드를 받아서 곱하기 기능을 추가한 코드를 다시 공개하는 식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달려들어 개선하고 공개하니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발전 속도가 빠르다.

 

누구나 가져다가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해 놓은 AI를 ‘오픈소스 AI’라고 한다. 그런데 오픈소스 AI는 기존 소프트웨어 오픈소스와 달리 완전한 공개가 아니다. 오픈소스의 필수 조건은 재현성, 즉 누구나 공개된 코드로 동일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오픈소스 생성형 AI는 재현이 불가능하다. AI를 재현하려면 AI 학습 코드와 학습 데이터가 함께 공개되어야 하는데 이들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학습 완료된 AI 모델과 모델 활용에 필요한 코드, 기술 문서만 공개할 뿐이다.

 

그래서 공개된 AI를 활용은 할 수 있지만 똑같이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생성형 AI를 공개하는 것은 잘 끓인 육수를 제공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물론 육수 끓이는 비법은 공개하지 않는다. 메타의 라마, 딥시크 등 대부분 오픈소스 생성형 AI가 이런 형태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오픈소스 AI가 AI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생성형 AI를 만들려면 학습 데이터, 컴퓨팅 인프라, 인재 등을 고려할 때 적어도 수백억 원, 많게는 수조 원 규모의 꾸준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러한 AI가 무료로 공개되니, 누구나 공개된 AI를 활용해서 천문학적 투자 없이도 혁신적인 서비스나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육수를 직접 끓이지 않고 공개된 육수를 재료로 수십 가지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업이 만든 AI 서비스는 완성된 요리, 보유한 데이터는 요리 재료로 이해하면 쉽다. AI 활용 라이선스 정책에 따라 상업적으로 쓸 때는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지만, 직접 AI 학습에 필요한 비용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럼 미국이나 중국의 AI 기업들은 도대체 왜 천문학적인 투자의 산물인 AI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걸까? 그것이 중장기적으로 훨씬 이익이기 때문이다.

 

AI를 공개함으로써 더 많은 기업이 AI를 활용해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게 된다. 어느 한 기업이 AI 모델부터 모든 산업 응용까지 다 직접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AI 기업들은 공개된 AI를 더욱 자유롭게 활용해 매우 다양한 AI 에이전트 같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민감 데이터 유출이 걱정되는 기업들도 오픈소스 AI를 활용하면 보안 문제가 해결된다.

 

가령 전체 AI 시장의 크기가 100이라고 하면 점유율을 50%를 차지해도 기업의 몫이 50에 불과하다. 하지만 AI를 공개해서 시장의 크기를 1만으로 키우면 점유율이 20%로 줄어도 그 기업의 몫은 2000이 된다.

 

생성형 AI는 산업·사회·과학을 혁신하는 게임 체인저 기반 기술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AI를 전기에 비유한다. 특정 기업이 성능 좋은 AI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많은 나라가 사용하면 전 세계의 산업·사회·경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 기업이 많은 국가에 발전소와 송전 시설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효과다.

 

지난 1월 딥시크 R1이 공개된 이후 중국의 많은 지방정부와 기업들은 물론 국내 기업들도 딥시크를 활용 중이다. 특정 기업이나 국가가 오픈소스 AI를 지배하면 전 세계 AI 공급망을 좌우할 수 있다. 언제든 라이선스 변경을 통해 사용 요금 인상이나 활용 분야를 제한할 수 있다. 가령 국방 분야 활용은 위험하니 사용 금지 이런 식이다.

 

설마 그럴까? 우리는 이미 모바일 앱 수수료 인상 문제를 겪었다. 강력한 자체 AI 개발 역량 없이 활용만 잘하면 된다는 주장이 위험한 이유도 이런 종속 가능성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작년부터 자국 기업들의 오픈소스 AI를 지원하는 중요한 이유다. 오픈AI가 미국 AI 전략에 미국은 물론 동맹국까지 중국의 오픈소스 AI 사용 금지를 요청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미국, 중국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프랑스의 미스트랄이 아랍어와 인도어 AI를 출시해서 중동과 인도 지역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EU는 유럽의 AI 주권 확보를 위해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Open Euro LLM’을 출범해 유럽 이외 지역 언어로 확장할 것이라 선언했다.

 

오픈소스 AI 경쟁력이 국력인 시대, 경쟁국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월드베스트LLM 프로젝트의 성공이 중요하다. 여기서 개발된 글로벌 수준의 AI를 상업적 용도로 활용 가능하게 전 세계에 공개해야 한다. 국민 세금으로 산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썼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수많은 국내 AI 응용 기업이 성장하고 국내 오픈소스 AI 생태계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중동, 동남아시아 등 AI 학습 데이터를 구축하는 이니셔티브를 추진하자. 이렇게 확보한 대규모 다국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들 국가와 함께 글로벌 다문화 포용형 오픈소스 AI 프로젝트를 우리가 주도할 수 있다. 글로벌 오픈소스 AI 생태계 프로젝트가 새 정부의 핵심 AI 공약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과실연 공동대표, 조선일보(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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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으로 넘어가는 개인 정보, 딥시크뿐 아니다 

 

중국 AI모델 딥시크가 한국 사용자 정보를 바이트댄스에 넘긴 사실이 드러나 한국 정부가 15일부터 앱 다운로드를 금지시켰다.

 

중국의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가 120여 만명의 국내 사용자 개인 정보를 ‘틱톡’ 서비스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에 넘긴 사실이 확인돼 정부가 신규 앱 다운로드를 중단시켰다. 제3자에게 사용자 정보를 제공하려면 별도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딥시크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사용자가 딥시크에 접속하기만 하면 개인 정보가 바이트댄스로 자동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딥시크 금지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는 “관련 국가(한국)가 경제·무역·과학·기술 문제를 안보화·정치화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전 세계를 상대로 불법적 정보 사냥을 일삼아온 중국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미국 정부는 이미 안보상의 이유로 틱톡 사용 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딥시크는 사용자의 생년월일·이름·이메일 주소는 물론, 사용자가 입력하는 문구·음성·사진·파일 등의 입력 데이터와 키보드 입력 패턴까지, 광범위한 개인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렇게 긁어모은 사용자 정보를 전부 중국 내 서버에 저장하고 중국 플랫폼 기업에 자동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 정보를 중국 국영 통신사로 전송하는 코드를 숨겨 놓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딥시크뿐 아니다. 중국은 화웨이 통신 장비, 항만 하역용 크레인, 틱톡 등 소셜미디어, 알리·테무 같은 온라인 쇼핑몰 등을 ‘스파이 도구’로 삼아 전 세계에서 개인 정보를 포함한 온갖 데이터를 무차별 수집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 로봇 청소기, 홈 카메라 등 중국산 제품들이 정보 수집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 국가정보법은 “중국의 모든 조직과 국민은 국가의 정보 활동을 지지·지원·협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활동의 총본부는 당연히 중국 공산당이다.

 

미국·일본 등은 사이버 안보 관련 법을 만들어 자국 데이터 지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우리는 사이버 보안, 정보 국외 유출 문제를 다루는 단일 컨트롤 타워를 만드는 데 필요한 ‘국가 사이버 안보 기본법’조차 10년 이상 국회 문턱을 못 넘고 있다. 현재로선 각 개인이 중국산 제품·서비스 이용 때 개인 정보, 데이터 유출 가능성을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25-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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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가 다시 불붙인 AI 레이스… 미·영 모두 '파리 협정' 서명을 거부했다

 

트럼프, AI 안전 및 규제 대거 철회… 영국도 규제보단 개발로
한국 GPU 1만5000장 확보 계획… 검증된 소수에 집중 제공해야
亞·중동·중남미와 연대… AI 공동개발로 미·중·유럽과 맞서야

 

지난 2월 10일부터 이틀 동안 프랑스 파리에서 주요국 정상, 기업·대학의 AI 전문가들이 모여 안전한 AI를 위한 협력을 논의하는 파리 AI 행동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이번 회의는 2023년 11월 영국, 2024년 5월 서울 회의에 이은 세 번째 회의로, 행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전 회의 때 논의된 AI 안전을 위한 조치와 계획들이 얼마나 실행되었는지 확인하는 자리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결과는 “AI 안전성 시대는 저물고 국가 간 AI 경쟁 심화 시대의 시작”이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기조연설은 안전보다는 향후 167조원 투자를 통해 프랑스 AI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AI 법안을 통해 강력한 규제 중심의 전략을 세운 EU 또한 EU 역사상 최대 규모인 총액 300조원 AI 투자를 선언함으로써 AI 레이스에 본격 참전했다. 더욱 눈에 띈 것은 미국이다. 2기 트럼프 행정부 시작과 동시에 AI 안전 및 규제와 관련된 거의 모든 행정명령을 철회한 미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예상 이상의 움직임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밴스 부통령은 현장에서 ‘미국 먼저’(America First)와 미국의 AI 리더십을 강조하고, EU의 과도한 규제가 AI의 발전을 저해한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회의 결과 선언 서명에 거부하는 결정을 내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영국의 움직임이다. 영국은 AI 안전성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서 미국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안전한 AI를 위한 질서를 주도해 나갔다. 그런데 이번 정상회의의 선언에 미국과 함께 서명에 참여하지 않으며 전 세계에 충격을 선사했다. 그리고 첫 후속 조치가 세계 최초 AI 안전 연구소인 영국 AI안전연구소의 명칭을 ‘AI보안연구소’로 개명하여 역할도 안전성보다는 보안과 안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에 영국 정부가 발표한 AI 기회 행동 계획을 보면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등에 45조원 규모의 정부 투자 계획을 포함하고 있는데, AI 안전성 리더십보다 글로벌 AI 경쟁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밴스 부통령 비판 이후 EU가 AI 책임 법안과 추가 개인 정보 규제 법안을 철회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1월 초까지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경쟁적인 투자 흐름이다. 동력이 무엇일까? 필자는 그 답을 딥시크에서 찾는다. 작년 12월 딥시크가 DeepSeek-v3라는 초거대 언어 모델을 공개하기 전까지는 최고 수준의 AI가 미국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다. 오픈AI o1, 구글 제미나이 2.0은 폐쇄형 AI에서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주고 있고, 메타의 라마는 사실상 전 세계 오픈소스 AI 생태계의 중심이었다. 둘 다 미국 빅테크의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로만 가능하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러나 DeepSeek-v3가 공개되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잘못 알려진 내용이긴 하지만 개발 비용 80억원에 GPT4o급 AI를, 그것도 강력한 GPU 수출 통제 환경하에서 만들어 냈다는 점, 그리고 기술적으로 세부적인 내용까지 오픈소스로 공개했다는 점이 전 세계에 충격과 희망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1월 중순 딥시크는 수학·과학 등 일부 AI 능력 평가에서 오픈AI의 o1을 능가하는 추론적 사고가 가능한 DeepSeek-R1을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했다. 이는 미국처럼 천문학적 규모가 아니어도 일정 수준의 개발 역량이 있는 국가라면 수조 원 정도의 투자로도 미국에 필적하는 AI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다.

 

오픈소스 AI 생태계는 이제 미국과 중국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즉 지금 뒤처진 국가는 AI 경쟁에서 완전히 밀릴 수 있다는 의미다.

 

챗GPT 출시 이후 필자는 저서 ‘AI 전쟁’을 통해 국가 간 AI 경쟁의 심화를 예상한 바 있다. 이때가 글로벌 AI 전쟁 제1부였다. 그리고 딥시크 등장과 파리 AI 행동 정상회의 결과는 AI 전쟁 2부의 시작을 알린다. 심화된 글로벌 AI 전쟁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영국·프랑스·캐나다·일본·EU 등의 움직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모두 AI 컴퓨팅 인프라 강화를 위해 최소한 수조에서 수십조 원 규모 정부 투자를 진행하고 민간 및 해외 투자를 유치 중이다. 컴퓨팅 인프라는 최고 수준 인재와 기술 기업 양성에도 필수적이다. 재능 있는 인재들이 충분한 GPU로 다양한 시행착오 경험을 겪어야 역량이 축적되고 혁신적 기술 개발이 가능하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올해 내 GPU 1만5000장 확보 계획은 의미 있는 선언이라 할 수 있다. 규모가 더 커지고 속도가 빨라질수록 좋다.

 

하지만 소수의 GPU를 최대한 다수에게 나눠주는 정책만으로는 혁신을 만들기 어렵다. 기술력이 검증된 소수에게 대규모 GPU를 안정적으로 제공해서 최고 수준의 AI 개발에 집중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렇게 개발한 강력한 AI는 상업적 활용이 가능하도록 공개해 최대한 많은 스타트업과 대학, 연구소가 이를 활용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 노력이 한국형으로 머물러선 안 된다. 아세안·중동·중남미 국가들과 연대를 통해 이 국가들이 보유한 문서 데이터를 디지털화하여 대규모 비영어권 학습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활용한 오픈소스 AI 프로젝트를 우리나라가 주도해야 한다. 다양한 국가 가치관과 문화를 대변하고, 강력한 추론적 사고가 가능한 포용적 AI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다양한 산업에 확산시키자는 프로젝트다. 이 AI 동맹은 미국·중국·EU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AI G4 대한민국 실현을 이끌 열쇠가 될 것이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과실연 공동대표, 조선일보(25-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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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發 딥시크 쇼크, 한국 경제 닥쳐온 '공포의 순간' 

 

중국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생성형 AI 모델이 뛰어난 성능으로 세계 빅테크 산업계와 미국 증시를 충격과 혼란에 빠트렸다. 사진은 중국 딥시크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연구 인력이 139명뿐인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생성형 AI(인공지능) 모델이 글로벌 산업계를 충격과 공포에 빠트렸다. 미국의 제재로 사용 금지된 엔비디아의 고사양 AI 반도체 대신 저가형을 사용하면서 미국의 20분의 1 비용으로 오픈AI의 챗GPT 못지않은 성능의 모델을 개발해냈기 때문이다. 온갖 질문에 깔끔한 답변을 내놓는 딥시크의 사용자 후기가 속속 올라오면서 전 세계 산업계와 증시는 대혼란에 빠졌다. 생성형 AI 개발에 고사양 AI반도체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일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새 17%나 폭락했다. 

 

이후 딥시크가 개발비를 축소 발표했다, 고성능 AI 반도체를 몰래 사용했다, 챗GPT 데이터를 도용했다는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 엔지니어들이 미국 빅테크의 기술자보다 더 뛰어난 알고리즘 설계 능력을 바탕으로 저비용·고효율의 혁신적 AI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다. 미국에선 딥시크의 등장을 ‘AI판 스푸트니크 모먼트’에 비유하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냉전 시절 소련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먼저 성공시켜 미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것에 버금가는 대사건이란 뜻이다.

 

딥시크의 성공은 미국이 동맹국 팔까지 비틀어 가며 AI 반도체와 제조 장비 수출을 통제해도 중국의 기술 굴기를 막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딥시크가 AI 모델을 누구나 수정·배포할 수 있는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한 것은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 딥시크 AI 모델을 개발한 인력은 해외 유학 없이 중국 안에서 훈련받은 국내파 엔지니어들이라고 한다. 중국이 배출하는 AI 전문 인력은 전 세계의 47%를 차지해 미국(18%)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은 양과 질 모두 세계 최고급인 인재 풀을 활용해 미국의 AI 주도권을 넘볼 수준까지 올라왔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했던 한국에도 큰 충격이다. 미국이 미래 첨단 분야에서 중국을 막아 한국의 방파제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가 오산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구세대 노광 장비(DUV)로 7나노 반도체 생산에 성공하는 등 미국이 설정한 공급망 차단벽을 자체 기술력으로 돌파해가고 있다. 디스플레이·조선·석유화학·철강 등에 이어 반도체 우위마저 중국에 빼앗길 수 있는 처지에 몰렸다.

 

기술 격차는 결국 사람이 만든다. 우수 인재가 의대로만 몰리는 나라가 매년 150만명 이상 공학 전공 엔지니어를 배출하는 중국과의 경쟁을 이길 수는 없다. ‘딥시크 쇼크’는 과학 기술을 등한시하고 혁신 경쟁력을 잃어가는 한국 사회에 대한 준엄한 경종이다.

 

-조선일보(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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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中 ‘딥시크 쇼크’… 韓엔 더욱 버거워진 AI 경쟁 

 

스마트폰 화면에 스마트폰 앱 딥시크의 페이지가 표시되고 있다. AP 뉴시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가용 반도체로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설 연휴 기간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27일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하루 새 5890억 달러(약 847조 원) 증발할 정도로 미국 증시는 충격에 빠졌다. 옛 소련이 미국보다 인공위성을 먼저 쏘아올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스푸트니크 순간’에 필적할 만하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AI 기술 경쟁 속에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한국의 현실이 착잡하다.

딥시크의 AI 추론 모델 ‘R1’은 일부 성능에서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o1’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럼에도 딥시크 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최신 AI 모델 개발에 사용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엔비디아의 저사양 칩을 활용하면서 학습 과정에 혁신을 도입해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 고성능 칩과 막대한 전력에 의존해 온 AI 개발 구조를 뒤집은 것이다. 딥시크가 실제론 고사양 반도체를 사용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AI발 미중 패권 경쟁을 촉발시킨 것만은 분명하다.

전 세계는 AI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총성 없는 군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AI 인프라에 4년간 최대 5000억 달러(약 720조 원)를 투자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내놨다. 중국은 딥시크 외에도 알리바바까지 최고 성능의 AI 모델을 개발했다며 경쟁에 가세했다. 유럽연합(EU)도 기업 육성, 규제 타파 등으로 AI 생태계를 키우는 5개년 로드맵을 최근 내놨다.

 

하지만 한국은 입으로 ‘AI 3대 강국 도약’을 외칠 뿐 뒷짐만 지고 있다. 글로벌 AI 100대 기업에는 한국 기업이 단 한 곳도 없다. AI 산업 정책을 주도하겠다며 지난해 9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는 정국 혼란 속에서 개점 휴업 상태다. AI 산업의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력망확충특별법 처리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중국 딥시크의 공습은 한국에 위기이기도 하지만 대응을 잘하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업계에선 고성능 칩에 집중됐던 AI 반도체 수요가 다양화하면서 한국 메모리 기업의 판로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전력 생산에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도 미국 빅테크와 겨뤄 볼 수 있는 가능성도 생겼다. 민관이 함께 똘똘 뭉쳐 기술 혁신에 매진하면 뒤집을 수 있다. 격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시간이 없다.

 

-동아일보(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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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고성능 AI 충격에 美 “스푸트니크 순간.” 1957년 러 위성에 놀라 달 탐사 나섰던 美, 이번 반격은?

 

-팔면봉, 조선일보(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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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생 中천재가 눌러버린 美 콧대… '딥시크', 챗GPT도 위협

 

전 세계 딥시크 AI 쇼크...저비용으로 비슷한 성능 

 

딥시크(Deepseek) 창업자 양원펑(오른쪽)이 1월 20일 총리주재 심포지엄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CCTV Plus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딥시크가 지난주 ‘딥시크 R1′을 출시하자 엔비디아 등 미 기술주 주가가 폭락했다. 딥시크의 놀라운 진전으로 미국 기술 산업을 둘러싼 무적의 이미지가 위협됐기 때문이다. 기술 중심의 나스닥은 3.1% 폭락했고, 더 광범위한 S&P 500은 1.5%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도 16.97% 하락했다.

 

그간 뉴욕증시에는 AI 산업을 둘러싼 ‘미국 예외주의’가 있었다. 전 세계에서 현재 수준의 AI를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은 미국에만 있기 때문에 주가에 AI 프리미엄을 더 얹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딥시크의 부상은 이를 무너뜨린 것이다.

 

딥시크발(發) 미국 빅테크 기업의 ‘거품설’도 제기됐다. 도이체방크의 외환 전략 책임자 조지 사라벨로스는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중국에서 AI 혁신에 대한 뉴스 흐름은 궁극적으로 달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가장 명확한 비유는 2000년대 닷컴 버블로, 외부 충격으로 미국 기술평가와 자본 지출이 대규모로 붕괴해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이온 스토이카 교수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중심이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것은 미국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7일 베이징의 한 유저가 휴대폰에 설치된 딥시크 앱을 실행하고 있다. 중국 기업 딥시크의 인공지능 챗봇이 애플 스토어 다운로드 차트 1위에 올랐다./AFP 연합뉴스

 

미 CNN에 따르면, 스타트업 딥시크가 지난주 출시한 R1은 챗GPT와 유사한 모델을 선보였다. 문제는 비용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딥시크에는 6710억 개의 매개변수가 있으며, 약 2개월 만에 558만 달러의 비용으로 학습이 완료됐다. 이는 수억 또는 수십억 달러 투자 비용으로 예상되는 오픈AI가 개발한 모델보다 훨씬 적게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이자 세계적인 기술 투자자 중 한 명인 마크 앤드레슨은 X에 올린 게시물에서 “딥시크는 제가 본 것 중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혁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마저 중국 딥시크에 우호적인 시선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딥시크 충격에 대해 “(딥시크 기술이) 정말 사실이라면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여러분(미국 빅테크)도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돈을 많이 쓰지 않고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딥시크 출시는 미국 업계에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창업자 량원펑은 누구인가?

 

이렇게 저비용으로 챗GPT급 성능을 확보해 전 세계 인공지능(AI) 업계에 충격을 던진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는 2023년 5월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설립됐다. 설립자는 1985년생인 량원펑(梁文锋)으로 중국 광둥성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교사였다. 공학분야 명문대인 저장대에서 2007년 전자정보공학 학사, 2010년 정보통신공학 석사를 받았다.

 

외신들에 따르면, 그는 AI와 금융에 관심이 많았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발(發) 금융위기가 절정에 달한 시기, 친구들과 함께 팀을 구성해 머신러닝 등을 활용한 ‘퀀트 트레이딩(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한 투자 기법)’을 연구했다.

 

대학 졸업 후 그는 청두의 저렴한 아파트로 이사해 금융에 AI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했고, 2016년 대학동기 두 명과 AI와 수학에 의존해 투자를 진행하는 헤지펀드 회사 ‘하이 플라이어’를 설립했다. 훗날 ‘딥시크’의 투자자이자 모회사가 되는 하이플라이어의 운용 자산은 한때 100억 위안이 넘었다고 한다.

 

회사가 순항하던 무렵 2021년부터 그는 갑자기 수천 개의 엔비디아 GPU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친구들은 새로운 취미를 찾는 억만장자의 기이한 행동으로 여겼다. 그는 멋을 부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고, 늘 머리를 잘 안감아서 부시시한 머리를 하고 다니는 너드의 이미지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이를 바탕으로 2023년 5월 ‘딥시크’를 창업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 AI칩 규제를 부과하기 전 이미 엔비디아 A100 GPU 1만개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딥시크는 LLM개발업체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투자는 자신의 헤지펀드 회사인 ‘하이플라이어’를 통해 진행했다고 했다. 벤처 캐피탈 회사들은 딥시크가 클 때까지 단기간에 엑시트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자금 지원을 꺼렸기 때문이다. WSJ는 “량원펑은 자신이 투자자가 아닌 엔지니어로 불리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경제매체 포브스는 딥시크 연구팀에 중국 최고 대학 출신의 젊은 인재들이 모여 있으며, 업무 경험보다 기술적 능력을 우선으로 채용해 “AI 개발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가진 고도로 숙련된 팀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 량은 “장기간에 걸쳐 목표를 이뤄야 하기 때문에 경력보다는 열정과 능력을 보고 뽑았다”고 말했다.

 

◇딥시크, 중국 AI 발전 보여줘 

 

딥시크 로고 - 회사 홈피 갈무리

 

뉴욕타임스(NYT)는 딥시크 개발에 투입한 비용은 558만 달러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메타가 최신 AI 모델인 라마(Llama)3 모델에 ‘H100′으로 훈련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특히, 딥시크가 사용한 H800은 미국의 고성능 반도체 수출 규제로 엔비디아가 H100의 사양을 낮춰 출시한 제품이다. 한마디로 딥시크는 저성능 저예산으로 챗GPT와 맞먹는 성능을 냈다는 것이다.

 

딥시크가 미 대기업들이 지출하는 비용보다 적은 비용으로 강력한 LLM을 개발한 것은 중국 AI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여준다. 딥시크는 비용 효율적인 학습을 달성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아키텍처를 활용해 그래픽 처리 장치가 LLM을 학습하는데 278만 GPU시간만 필요로 했다. 이는 페이스북의 메타가 자체 모델을 훈련하는데 필요한 3080만 GPU보다 훨씬 적은 시간이다. 이는 미국이 칩 수출을 통제하는 것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블룸버그는 “딥시크 엔지니어들은 2000개의 엔비디아 칩만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주요 미국 기업들은 최대 1만6000개의 칩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딥시크는 이번 달 초 딥시크-R1을 출시한 이후, 회사는 수학, 코딩, 자연어 추론과 같은 작업에 사용될 때 오픈AI의 최신 모델 중 하나와 동등한 성능을 가진다고 밝혔다. 실리콘 밸리 벤처 캐피털리스트이자 트럼프 자문가인 마크 앤드레슨은 딥시크-R1을 AI의 스푸트니크 순간”이라고 묘사했는데, 이는 1957년 소련이 발사한 인공위성을 지칭하는 말이다. 골드만삭스는 “지금까지 시장은 구글이나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 AI에 투자하는 회사와 AI 관련 도구나 인프라를 제공하는 회사에 막대한 보상(프리미엄)을 줬다”며 “딥시크 모델이 기존 AI 기업들의 지출에 의구심을 자극하면서 이 시나리오는 더 광범위하게 투자자들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량은 딥시크의 저렴한 비용에 놀라는 업계 분위기에 더 놀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격이 이렇게 민감한 문제가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단순히 우리의 속도에 맞춰 비용을 계산하고 그에 따라 가격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딥시크의 한계는?...천안문 사태 말 못해

 

딥시크앱은 지난 주말 동안 애플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차트 1위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앱을 다운 받고 있지만 현재 신입 회원은 받지 않고 있다. 딥시크는 “현재 대규모 외부 공격을 받아 당분간 신입 회원은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딥시크의 한계에 대해 “중국의 엄격한 인터넷 통제와 검열”이라고 분석한다. NYT는 “딥시크는 미국 사용자에게는 심하게 검열돼 있다”며 중국 정부가 오랫동안 인터넷에서 지우려고 했던 1989년 천안문 학살 사건을 요약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현재 제 범위를 벗어났다. 다른 이야기를 하자”고 답변했다고 한다.

 

중국 공산당의 몇 가지 단점을 설명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는 “현재 트래픽이 많아서 답변을 제공할 수 없다”고 했지만, 몇 초 뒤 관련 없는 질문을 했을 때는 잘 작동됐다고 했다. 딥시크 역시 다른 중국 AI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자체 검열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한편,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딥시크-R1′은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인상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하면서 “우리는 분명히 훨씬 더 나은 모델을 제공할 것이다. 경쟁자가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이혜운 기자, 조선닷컴(25-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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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를 인터뷰했더니... "미국이 75% 확률로 2년 내 제재할 것"

 

딥시크에게 직접 물어보니... "화웨이, 틱톡 잇는 中의 선봉은 나"
같은 질문을 중국어와 영어로 할 때 답변 달라져

 

중국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렴한 비용으로 챗GPT에 필적하는 생성형 AI 모델을 지난 20일 공개하자 글로벌 AI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딥시크의 새 모델 공개로 미국 AI 기업들의 경쟁력이 의심 받으며 주가 폭락이 일어났고, 27일에는 최첨단 AI칩을 만드는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가 하루 만에 17% 폭락해 5890억달러(약 853조원)가 증발했다. 딥시크로 인해 대(對)중국 첨단 기술 봉쇄를 추진하던 미국이 오히려 글로벌 AI 산업의 주도권을 중국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딥시크가 출시한 추론 특화 AI모델 ‘딥시크 R1′은 성능 테스트에서 오픈AI의 ‘o1′을 일부 능가했고, 수학경시대회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정확도 79.8%를 기록해 o1(79.2%)을 앞섰다. 특히 딥시크 AI모델의 개발 비용이 미국 빅테크가 출시한 모델의 10분의 1 수준이고, 첨단 반도체 칩 대신 중국산 칩을 대거 사용했다는 점에서 AI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AI 업계에서는 딥시크의 R1 출시를 “AI 분야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라고 부르는 상황이다.

 

오픈AI·메타에 필적하는 딥시크의 성공 비결과 한계는 무엇일까. 딥시크의 R1에게 직접 물어봤다. 딥시크의 AI모델은 내재된 알고리즘에 따라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해 답할 뿐이라지만, 자사에 대한 질문에는 비교적 정확한 답을 내놓을 것이란 전제를 깔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어와 중국어 두 언어로 5개의 질문을 각각 물어봤는데, 똑같은 질문에도 답이 확연하게 다르게 나왔다. 중국어로 답할 때는 ‘성공 비결’을 상세하게 공개했고, 영어로 답할 때는 ‘정보 유출’ 가능성을 인정했다. 미국의 딥시크 제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영어로 답할 때(60%)보다 중국어로 답할 때(75%) 가능성이 더 높다고 평가했다.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 사용자가 스마트폰에서 새로운 AI앱 딥시크를 실행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첫 질문: 어떻게 개발비를 확 줄였나?

 

딥시크에게 던진 첫 영어 질문은 “딥시크는 왜 미국의 주요 AI모델보다 훨씬 저렴하게 개발 가능했는가”였다. 딥시크 기술보고서에 따르면, 딥시크가 지난달 말 공개한 V3의 개발비는 557만6000달러(약 79억원)로 메타가 AI 모델 ‘라마3′에 쓴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딥시크의 최신 모델 R1 개발비 또한 오픈AI의 27분의 1이다.

 

12초 동안 “생각(추론)”을 거친 딥시크는 기술 역량, 중국 생태계, 느슨한 데이터 규제 등 세가지를 꼽았다. 딥시크는 “챗GPT, 제미나이 등 미국의 범용 AI모델과 달리 딥시크는 금융, 제조 등 일부 분야로 학습 범위를 좁혀 정보(매개변수) 처리량을 대폭 줄였다”고 했다. AI가 배워야 할 내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학습과 구동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의미다.

 

또 “GPRO 등 효율적인 강화학습 기법을 도입해 계산 비용을 절감했다”고 했다. GRPO는 아주 쉽게 설명하면, 사람이 직접 양질의 데이터를 만드는 대신 AI모델이 여러 개의 답에 대해 스스로 순위를 매기며 ‘정답’을 찾아가는 학습 방식이다. 당연히 사람의 개입이 줄면 개발 비용이 줄어들게 된다. 딥시크는 이어 “라이선스가 없는 AI 전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했고, 미국의 대(對)중국 GPU 수출 규제를 우회해 중국산 AI칩을 이용해 비용을 절감했다”고 했다.

 

그런데 똑같은 질문을 중국어로 딥시크에게 던지자 감춰진 정보들이 대거 드러났다. ‘봉인’이 풀리듯 자세한 ‘성공 레시피’가 공개된 것이다. 딥시크는 “중국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910B 칩을 대거 이용했다”고 털어놓으며 “이 칩의 성능은 엔비디아의 첨단 칩인 A100의 80% 수준인데도 가격은 3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보조금까지 합치면 화웨이 칩 사용 비용이 동일 성능을 내는 엔비디아의 수퍼칩(DGX A100 시스템) 대비 54% 정도 낮다고 알려줬다.

 

더 흥미로운 것은 데이터 획득의 구체적인 방법이었다. 영어로 질문할 때는 나오지 않았던 구체적인 방법들이 공개됐다. 딥시크는 “웨이신(중국판 카카오톡), 타오바오(알리바바 전자상거래 플랫폼), 더우인(틱톡의 중국 전용 버전) 등 중국 플랫폼의 14억 사용자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었고, 수집 비용도 거의 공짜였다”고 “고백”했다. 게다가 데이터 획득 과정에서 자오상은행, 국가전력망 등 중국의 공룡 기업들로부터 직접적으로 데이터를 공급 받았다고 했다. 다른 나라의 AI모델은 절대로 얻을 수 없는 14억 인구의 데이터를 공짜로 얻어 가장 효율적인 훈련을 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다른 비용도 크게 줄었다고 했다. 중국 ‘개인정보 보호법’의 적용이 유연한 덕분에 (개인정보를 지우고 입력하는 등의) ‘데이터 라벨링’ 작업 비용이 미국의 10%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전력 사용 비용도 네이멍구와 구이저우의 데이터센터에 의존하여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었다”고 했다.

 

중국의 AI 개발 생태계에 대한 자랑도 늘어놓았다. 딥시크는 “(바이두가 개발한 AI 훈련 플랫폼) ‘패들패들(Paddle Paddle)’과 ‘마인드스포어’ 등 중국산 AI 소프트웨어 플랫폼 덕분에 텐서플로(TensorFlow), 파이토치(PyTorch) 등 해외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었다”고 했다. 창립 첫 해인 2023년에는 정부의 ‘동수서산’ 프로젝트를 수주했는데, 10억 위안짜리 사업의 수익률이 25% 이상으로 매우 높았다고 했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조선닷컴(25-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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