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李 합작인데 勝과 敗로 가르는 심판의 부조리]
[美 법원이 신뢰받는 이유]
尹·李 합작인데 勝과 敗로 가르는 심판의 부조리
[김창균 칼럼]
野 줄탄핵이 계엄 쏜 방아쇠.. 사법·행정 마비로 국헌 문란
함께 심판받아야 할 대상이 예정됐던 사법 심판 피하고 대선 고지 선점 득 볼 수도
정답 찾을 수 없는 헌재 심판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 광주시민대회' 집회에 참여해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2025.03.18.
민주당의 마구잡이 줄탄핵이 헌재에서 8전 8패째 성적표를 받던 날 “대통령이 계엄을 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상상을 해봤다. 대통령이 석 달만 참고 버텼다면 민주당은 지금 “탄핵이 당신들 장난감이냐”는 국민적 질타에 몰리고 있지 않을까. “우리도 과했지만 (대통령처럼) 불법 위헌 행위는 하지 않았다”는 이재명 대표의 변명도 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및 위증 교사 혐의 재판 지연 전술도 벽에 부딪힌다. 2년 넘게 남은 윤 정부 임기 동안 무슨 재주로 확정판결을 피할 수 있겠나. 그뿐 아니다. 오는 4월 18일 임기가 끝나는 문형배, 이미선 헌재 재판관 후임은 윤 대통령이 지명권을 행사한다. 그랬으면 보수 성향 재판관이 9명 정원 과반인 5명이 된다. 대통령은 왜 이런 시간표도 안 따져보고 덜컥 계엄을 했을까.
부질없는 몽상이다. 역사에서 가정이 무의미하듯 정치도 마찬가지다. ‘계엄이 아니었다면’ 민주당의 탄핵 심판 8전 8패 역시 실현됐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지금은 민주당이 헌재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통령 대행에 이어 대행의 대행까지 탄핵하겠다고 협박하고 있지만, 당초 헌재 재판관 추천을 막은 것은 민주당이었다. 자신들이 탄핵 소추한 윤 정부 공직자들의 직무 복귀를 막기 위해서였다. 계엄 선포로 대통령이 탄핵 심판 대상이 되자 민주당이 180도 입장을 뒤집었을 뿐이다. ‘계엄이 아니었다면’ 헌재 재판관은 여전히 심판 정족수 미달인 6명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이 탄핵 소추한 방통위원장, 감사원장, 검사 3명은 직무 정지 상태로 묶여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탄핵 소추를 전후한 사태 전개엔 이처럼 민주당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대통령은 작년 12월 3일 계엄을 선포하면서 “다수의 검사를 탄핵하는 등 사법 업무를 마비시키고, 행안부 장관, 방통위원장, 감사원장 탄핵 등 행정부마저 마비시키고 있다”고 했다. 바로 하루 전인 12월 2일 민주당이 감사원장과 서울지검장을 비롯한 검사 3명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발의한 것을 겨냥한 말이었다. 계엄 선포의 방아쇠 역할을 한 이 네 사람 탄핵 소추가 헌재 재판관 전원 일치로 기각됐다.
대통령은 헌법 및 법률 요건에 맞지 않는 계엄 선포를 했지만 시작 단계에서 무산됐다. 의도는 알 수 없지만 결과는 불능 미수에 그친 셈이다. 반면 민주당은 무차별 탄핵과 예산 삭감으로 검찰과 감사원의 기능을 무력화해서 수사 및 감사를 실질적으로 방해했다. “헌법에 따라 설치된 국가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이런 행위는 내란죄 구성 요건인 국헌 문란에 해당한다. 지난 연말 이후 나라 혼란은 인과관계 면에서도, 행위의 완결성 면에서도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역할을 합쳐 놔야 전체 그림이 맞춰진다. 두 사람이 연대해서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는 뜻도 된다.
그러나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헌재 심판은 두 사람을 제로섬 게임의 승자와 패자로 가를 것이다.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그 최대 수혜자는 이 대표가 된다. 선고 두 달 후에 대선이 열릴 것이고 그 전에 이 대표 관련 재판의 확정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대통령의 직무 복귀 가능성 때문에 발목이 묶여 있던 여당 주자들과 벌이는 대선 경쟁에서도 결정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반대로 탄핵 소추안이 기각되면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고 2027년 5월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과 위증 교사 혐의 재판은 그때까지 확정판결이 나올 것이 확실시되고, 종범 격인 이화영 전 부지사가 2심까지 7년형을 받은 대북 송금 혐의 역시 최소한 1심 판결까지는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이 대표의 당내 위상도 상당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A 학생이 B 학생을 못살게 괴롭혀서 B 학생이 A 학생에게 주먹을 휘둘렀다면 학교는 두 학생을 동시에 교무실로 불러 함께 처벌하거나 훈계 조치를 내릴 것이다. 그것이 합리적이고 상식에 맞는다. 이와 비슷한 모양새로 전개된 계엄 사태에 대한 헌재 심판은 윤 대통령 혹은 이 대표 중 한 사람이 대가를 치르고 반대편은 혜택을 받는 결과가 예상된다. 부조리한 심판 구조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지지층이 이번 심판을 앞두고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이유다. 헌재가 모범 답안이 없어 보이는 이 방정식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걱정스럽게 기다릴 수밖에 없다.
-김창균 논설주간, 조선일보(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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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이 신뢰받는 이유
[특파원 리포트]
존 로버츠 대법원장(왼쪽)과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AP 연합뉴스
정치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한국 법원을 보며 미국 법원도 못지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 연방 대법원은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9명을 대통령이 지명한다.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하지만 지명 단계에서 대통령의 정치적 성향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한국처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나뉘어 있지 않다. 연방 대법원이 두 가지 기능을 모두 한다. 대통령의 대법관 지명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한국보다 클 수 있다는 의미다. 법관 임기를 보면 명확해진다. 한국 대법관은 임기가 6년이지만 미국은 종신직이다. 한번 설정된 연방 대법원의 성향은 쉽게 바뀔 수 없는 구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연히 이를 고려했다. 첫 임기 때 그는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을 임명했다. 대법관 9명 중 보수 성향이 6명이 돼 연방 대법원은 한쪽으로 기울었다. 이들은 2022년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연방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의 정치적 성향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이때 뼈저리게 느꼈다는 미국인이 많다. 이 판결로 낙태권은 2024년 대선에서 진보·보수를 편 가르는 최대 사안이 됐다.
그렇다고 미 대법원이 마냥 정치적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달 5일 대법원은 20억달러 규모의 대외 원조 동결을 지속할 수 있게 해달라는 트럼프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트럼프는 취임 당일인 1월 20일 행정명령으로 대외 원조 프로그램 일시 중단을 명령했는데, 대법관 9명 중 5명이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5명 중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보수로 분류된다. 두 명의 결단이 파죽지세의 트럼프를 일단 멈춰 세웠다.
평생 지녀온 신념을 뒤집는 일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반대 입장에 서 있는 사람뿐 아니라 스스로를 설득해야 하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정치권과 일반 시민의 공격도 견뎌내야 한다. 이번 판결이 나오자 격앙한 일부 트럼프 지지자가 배럿 대법관을 향해 ‘하버드나 예일대 로스쿨 출신이 아닌 여자 대법관’이라며 인신공격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다수 미국 시민이 사법부를 ‘정의 실현의 최후 보루’로 신뢰하는 것은 최고 법관들이 신념보다 법과 원칙을 앞에 둔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국 법원이 정치 편향 그늘에 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미국과 다른 점이라면 여전히 적지 않은 수가 살아온 대로 ‘자기 신념’에 비중을 두고 판결을 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국민 신뢰도와 재판의 신속성·공정성 등을 계량화해 ‘세계 법원 순위’를 매긴다면 한국 법원은 어디쯤 있을까. 로버츠 대법원장은 “법원이 오류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중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공정하게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 법원도 마찬가지다.
-뉴욕=윤주헌 특파원, 조선일보(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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