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트럼프, 한국 새 정부에 주한미군 전면 철수 등 보복할수도"]
[트럼프의 마지막 카드]
[전전긍긍(戰戰兢兢)]
[한국을 사랑하는 日 의원 모임]
빅터 차 "트럼프, 한국 새 정부에 주한미군 전면 철수 등 보복할수도"
"스트라이커 전투여단, 한반도 영구 철수 가능성"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장련성 기자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2일 미국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 주한 미군 감축설과 관련해 “약 4500명의 병력으로 구성돼 9개월 주기로 순환 배치 중인 스트라이커(Stryker) 전투여단이 한반도에서 영구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변화의 속도는 군사적 논리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한국에서 지상군 철수 의도를 공개적으로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추구하고 있는 가운데, “새 정부가 즉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이를 거부하면 트럼프가 주한 미군 전면 철수 등을 포함한 보복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차 석좌가 이날 문답 형식으로 된 논평에서 언급한 스트라이커 전투여단(SBCT)은 주한 미군 지상군 전력의 주축으로, 미 의회 보고서를 보면 육군 기동부대의 전투여단 규모는 통상 5000명 안팎 수준이다. 그는 “병력 감축이 (대북) 억지력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지 않고, 미군은 여전히 한반도에 남아 미국의 방위 공약을 보장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미 지상군 병력 규모가 감소하거나 완전히 철수하는 추세는 분명하다. 남북 양측에 미 방위 공약에 대한 장기적인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 때 체결된 ‘워싱턴 선언’과 그에 따른 핵협의그룹(NCG) 등 확장 억제(핵우산)와 관련된 메커니즘도 상당 부분 약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차 석좌는 한국의 새 정부가 직면하게 될 ‘딜레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주한 미군이 한반도 외 지역의 비상 사태에 투입될 수 있는 개념인 ‘전략적 유연성’에 반대하는 건 트럼프에 동맹국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며, (트럼프는)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 주한 미군 병력 전면 철수를 포함한 복수심에 찬 행동들(vindictive actions)을 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전략적 유연성을 수용하면 워싱턴에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베이징(중국)은 이를 한국이 대만 유사시 미국 편에 서는 것으로 해석할 것”이라며 “한국의 진보 세력에 이런 결정은 한중 관계 강화라는 핵심 목표를 방해하고 한·미·일 협력을 강화해 북·중에 맞서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차 석좌는 “미국이 협의 없이 (주한미군) 병력 배치 재편 계획을 강행하면 동맹 간 불필요한 마찰을 초래할 수 있다”며 “군사력 감축은 한국군이 방어 부담을 더 많이 분담할 수 있도록 능력을 강화하는 조정을 포함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 “트럼프가 한반도 정책을 펼 때는 적(敵)에 대한 정보 평가 등 필요한 사전 검토를 소홀히 하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군사 태세 조정이 북한 등 다른 행위자의 기회주의적 공격이나 전략적 오판으로 이어지면 미국의 이익에도 해로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조선일보(2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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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마지막 카드
[임용한의 전쟁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곧 끝날 것처럼 믿는 사람이 많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칭찬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휴전을 압박하자 우크라이나가 끝났다고 하는 분도 있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생각이 없고, 그 사이에 체력을 비축한 러시아는 역대급 대공세를 시작했다.
필자는 트럼프가 서유럽과 우크라이나를 내팽개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동시에 현 상태에서 휴전은 푸틴이 만족할 카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즉, 아무리 미 대통령이라도 현시점에서 서유럽과 우크라이나, 러시아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가 없다. 트럼프나 서유럽에 돈바스 정도가 러시아에 양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지만, 푸틴이 그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고 러시아 국민을 만족시킬 수도 없다. 결국 트럼프는 푸틴의 면을 세워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라는 식으로 태도 전환을 하고,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미군의 직간접적 투입이나 개입이라는 압박카드까지 꺼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가 “푸틴이 완전히 미쳐 버렸다”고 말하면서 그에 대한 인내심이 바닥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금쯤 비공식 루트로 뭔가 흥정이 오가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번 여름 공세가 러시아의 최후 공세일 수도 있다. 푸틴은 그 결과를 보면서 결과를 조율하려고 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은 최대한 지원을 해서라도 러시아의 물리적 성공을 좌절시키려고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러시아가 크게 좌절하면 전쟁을 끝낼 시간은 앞당겨진다. 반대로 러시아의 공세 성과가 만족스럽다면 종전은 더 멀어질 것이다. 트럼프는 미군을 언급하는 최후의 카드까지 꺼내야 할 수도 있다. 최종 결과는 알 수 없지만 교훈은 분명하다. 전쟁을 시작하는 것도, 끝내는 것도 힘이다. 힘이 결여된 외교협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임용한 역사학자, 동아일보(2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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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러시아 허 찌르는 ‘트로이 목마’ 드론 벌떼 공격으로 전쟁의 규칙 바꿔. 북한은 다 배우고 있겠지.
-팔면봉, 조선일보(2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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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전긍긍(戰戰兢兢)
사치 부리고 폭정 휘두른 주나라 유왕… 백성들은 늘 마음 졸이며 지켜봤어요
싸울 전 (戰), 떨릴 긍 (兢)두려워서 벌벌 떨며 조심한다는 뜻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버드 대학에 대한 정부 지원을 끊고, 외국 유학생 등록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밝혔어요. 하버드대가 반(反)유대주의를 방조하고 있다는 이유로 압박을 넣은 것이었죠. 정부 조치는 연방 법원의 시행 금지 명령으로 잠시 제동이 걸렸지만, 여전히 유학생들은 초조하게 마음을 졸이고 있을 겁니다. 학생들의 이런 심정을 전전긍긍(戰戰兢兢)이라는 고사성어로 표현할 수 있어요. ‘싸울 전(戰)’과 ‘떨릴 긍(兢)‘ 자를 쓰지요. ’싸울 전(戰)’ 자엔 ‘두려워서 떨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전전긍긍은 두려워서 벌벌 떨며 조심조심한다는 말입니다.
이 사자성어는 기원전 11세기부터 3세기까지 존속한 것으로 알려진 고대 중국의 주(周)나라와 관련 있습니다. 주나라 유왕(幽王)은 사치와 향락을 즐겼고 폭정을 휘두른 인물이었어요. 한번은 유왕이 사랑하는 여인 포사(褒姒)를 웃게 하려고 제후들을 골탕 먹이기로 합니다. 유왕은 전쟁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거짓으로 봉화를 올렸어요. 이를 본 제후국에선 주나라를 돕기 위해 서둘러 군대를 이끌고 왔지만, 곧 장난이었음을 알고 허탈하게 돌아갔지요. 이후에도 유왕의 봉홧불 놀이는 몇 번 더 반복됐습니다. 얼마 후엔 적군이 진짜 공격해 들어와서 봉홧불을 피웠지만, 이미 여러 번 속은 제후들은 이번에도 장난일 것이라 생각하고 아무도 도우러 오지 않았어요. 마치 ‘양치기 소년’처럼 신뢰를 잃은 유왕은 결국 적국에 살해당했고 주나라는 멸망합니다.
‘전전긍긍’이라는 표현은 유교 경전이자 중국 최초 시가집인 ‘시경’에 실린 시 한 구절에서 나왔습니다. 유왕의 시대를 풍자한 대목입니다. “두려워서 벌벌 떨며 조심하는 것이 깊은 연못을 마주한 듯하고 살얼음 위를 걷는 듯하네(戰戰兢兢, 如臨深淵, 如履薄氷).” 유왕의 포악함 앞에서 백성들은 매일 불안에 떨었는데, 그들의 심정이 마치 깊은 연못 앞에 서 있다가 순간의 방심으로 물에 빠질까 걱정하고 살얼음 위를 걷는 듯 조마조마하다고 표현한 것이지요.
전전긍긍과 비슷한 말로 노심초사(勞心焦思)와 좌불안석(坐不安席)이 있습니다. 노심초사는 몹시 마음을 쓰며[勞心] 애를 태운다[焦思]는 뜻입니다. 좌불안석은 앉아 있어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말로, 마음이 불안하거나 걱정스러워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양을 표현하지요.
미국 대통령이 유학생들을 쫓아내려는 현 상황과 비슷한 일이 옛날에도 있었습니다. 전국 시대 진(秦)나라에선 타국 출신 관리들을 모조리 국외로 내보내라는 왕령이 내려졌어요. 그러자 초(楚)나라 출신으로 진나라에서 관리를 하고 있던 이사(李斯)가 왕령의 부당함을 조목조목 따지는 글을 써서 왕에게 올렸어요.
글의 핵심은 ‘유능한 인재를 국외로 유출하는 건 오히려 주변국을 돕는 어리석은 일이니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또 ‘큰 산은 작은 흙더미를 마다하지 않았기에 그 거대함을 이룰 수 있었고, 넓은 바다는 작은 물줄기를 마다하지 않았기에 그 깊이를 이룰 수 있었다’라고도 했습니다. 비판을 받아들여 정책을 철회한 진나라의 왕은 결국 천하를 통일하지요. 그가 바로 진시황이었습니다. 진정한 강자는 배척이 아닌 수용을 선택합니다.
-채미현 박사·연세대 중국연구원, 조선일보(2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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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사랑하는 日 의원 모임
[특파원 리포트]
지난달 8일 도쿄에 있는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가족모임'에서 기념 촬영하는 일본 정치인들./도쿄=성호철 특파원
한국의 여야 국회의원 수십 명이 서울에서 ‘나는 일본이 좋아요’라는 저녁 모임을 가질 수 있을까. 한일 관계가 정상화됐다곤 하지만 ‘일본을 사랑한다’는 현수막 아래에선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여야 정치인들이 모이긴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주한 일본 대사관이 주최한 행사라면, 대뜸 ‘친일 정치인’의 레테르가 붙여질까 봐 피하지 않을까.
지난달 8일 저녁, 도쿄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주일 한국대사관 뒷정원에서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가족 모임’이 열린 것이다. 일본 내각의 서열 2위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아내와 함께 참석한 것을 비롯해 아베 도시코 문부과학상과 고노 다로 전 디지털상, 니시무라 야스토시 전 경제산업상 등 자민당의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연립 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전 대표, 후쿠시마 미즈호 사민당 대표, 시오무라 아야카 입헌민주당 의원 등 현직 국회의원 30여 명은 한국 대사관 뒷정원에서 바비큐를 먹고, ‘누가 한국을 많이 아나’라는 퀴즈 게임을 즐겼다.
현장에서 만난 초선의 야당 의원은 “자민당과 오늘처럼만 편하게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은 여야로 나뉘지 않고, ‘한국을 좋아하는 같은 편’이었다는 말이었다. 70대 후반의 자민당 국회의원은 “현역 서른 명 정도를 모으면, 일본에선 정국을 좌우할 수 있는 캐스팅보트 의석수”라며 “자리를 만든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는 ‘일본 제6당 대표’쯤 되지 않느냐”고 농담했다.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유력 정치인 고노 다로(왼쪽) 전 디지털상이 지난달 8일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국회의원 가족 모임'에서 바비규를 먹기 전에 장난스러운 포즈로 한국 기자와 사진을 찍었다./도쿄=성호철 특파원
3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이다. 2022년 6월 당시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는 하야시 외무상(당시)과 딱 30분 면담했다.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된 강 대사는 2021년 1월 부임했지만, 1년 반이 지난 이때서야 처음으로 외무상을 만났다. 귀국이 결정된 강 대사와 작별 인사하는 겉치레 만남에 불과했다. 도쿄대에서 석·박사를 받았고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역임한 강 전 대사였지만, 전후 최악이란 한일 관계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일본에선 한국 차기 대통령이 예전 문재인 정권과 같은 반일(反日) 노선으로 회귀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중국의 대만 위협,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산적한 국제 현안을 함께 고민할 파트너인 한국이 등을 돌릴까 우려하는 것이다. 일본 언론사의 지인은 “신중한 일본은 이제야 한국이 내민 손을 잡은 상황”이라며 “어쩌면 한일 관계 정상화의 과실은 한국의 차기 정권이 가져갈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달 하네다공항에 만들어진 ‘한국인 전용 심사대’를 그런 사례로 들었다.
곧잘 ‘고장난명(孤掌難鳴)’이란 사자성어로 한일 관계를 얘기하곤 한다. 손바닥 하나만으론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오늘 선출될 차기 대통령이 합리적이고 국익에 적합한 한일 관계를 이끌어가길 기대한다.
-도쿄=성호철 특파원, 조선일보(2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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