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보다 높이 솟은 화산재… 비밀은 '마그마']
[아소산]
[화산활동]
비행기보다 높이 솟은 화산재… 비밀은 '마그마'
최근 세계 곳곳에서 화산 폭발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요. 지난달 17일에는 아이슬란드의 그린다비크 마을 부근에서 화산이 터졌고, 지난 3일엔 러시아 캄차카반도의 크라셰닌니코프 화산이 무려 약 500년 만에 불을 뿜었어요. 비슷한 시기 인도네시아에 있는 르워토비 라키라키 화산이 폭발해 화산재가 상공 10km 이상 높이까지 분출했다고 합니다. 화산은 왜 폭발하는 걸까요? 오늘은 화산에 담긴 과학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뜨거운 마그마가 분출되며 폭발해요
화산은 활동 정도에 따라 활화산, 휴화산, 사화산으로 나눌 수 있어요. 활화산은 지금도 불을 뿜거나 곧 터질 수 있는 화산이고, 휴화산은 한라산처럼 옛날에 분화한 적은 있지만 지금은 잠잠한 화산이에요. 사화산은 화산 모양은 가지고 있지만 터진 적이 없는 화산을 말하지요. 요즘에는 휴화산과 사화산을 묶어서 그냥 휴화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화산이 폭발하는 이유는 지구 표면을 이루는 ‘판’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지구의 구조를 알아야 해요. 지구는 겉에서부터 지각, 맨틀, 핵으로 이뤄져 있어요. 지각은 지구의 껍질, 맨틀은 뜨거운 암석층, 핵은 지구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지요. 지각은 ‘판’이라는 여러 조각으로 갈라져 있는데, 지구에는 10개 이상의 큰 판이 있어요. 이 판들은 우리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매우 천천히 움직이고 있답니다.
그래서 판들은 움직이면서 서로 부딪치거나 어긋나는 일이 생깁니다. 그 과정에서 한쪽 판이 다른 판 밑으로 밀려 들어가기도 하지요. 그러면 지각과 맨틀 윗부분의 암석층이 휘어지거나 압축돼요. 그러다 어느 시점에 다다르면 암석층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지각이 ‘퍽’ 하고 갈라지며 흔들려요. 이것이 바로 지진이랍니다.
판들이 서로 밀고 당기며 부딪치면, 그 과정에서 엄청난 마찰과 압력이 생깁니다. 이때 뜨거운 열 때문에 땅속 깊이 있는 암석이 녹아 말랑말랑한 마그마가 만들어지지요. 이 마그마가 점점 쌓이다가 더는 버티지 못하면, 지각의 갈라진 틈을 뚫고 지표면으로 솟구칩니다. 땅속에 있는 불덩이가 폭발하듯 분출하는 순간이 바로 화산 분화예요.
‘환태평양 화산대’에서 자주 발생하죠
화산 분화나 지진은 판의 경계 지역에서 자주 발생해요. 그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곳이 바로 ‘환태평양 화산대’입니다. 태평양을 둘러싼 여러 판이 마치 고리처럼 둘러서 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지요. 이곳에서는 450개가 넘는 화산이 모여 있어, 지구에서 가장 화산 활동이 활발한 곳입니다.
최근 화산이 폭발한 아이슬란드는 북아메리카판과 유라시아판이 갈라지는 경계에 있어요. 인도네시아 역시 세 판이 한꺼번에 부딪치는 곳이라, 화산이 유난히 자주 터집니다. 러시아의 캄차카반도 역시 북아메리카판과 태평양판의 경계에 자리 잡고 있죠. 일본은 4개 판(유라시아판, 북아메리카판, 필리핀판, 태평양판)이 맞물려 있는 곳에 있어 해마다 화산과 지진 피해가 끊이지 않습니다.
화산재가 18㎞ 높이까지 올라가 퍼졌다고?
화산이 폭발하면 화산재와 뜨거운 가스, 돌조각이 섞여 마치 거대한 연기 기둥처럼 하늘로 치솟습니다. 이것을 화산재 기둥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달 분화한 르워토비 라키라키 화산은 화산재 기둥이 18㎞ 높이까지 치솟았다고 해요. 비행기가 나는 높이보다도 더 위까지 올라간 거죠.
그렇다면 화산재 기둥은 어떻게 그렇게 높이 솟을 수 있을까요? 화산 분출구가 크거나, 마그마 속에 가스가 많이 들어 있거나, 분출 속도가 빠를수록 더 위로 솟아오릅니다. 특히 마그마 속에 가스가 많으면 높은 압력에 의해 강하게 밀어 올려져서 화산재가 훨씬 더 높이 치솟습니다.
화산재 기둥은 한 번 치솟은 뒤 주변 공기의 흐름에 따라 옆으로 퍼져 나가요. 가벼운 물질은 대기 중으로 흩어지고, 마그마 파편들은 땅에 떨어져 화산 주변에 쌓이죠. 큰 폭발이 일어나면 화산재 기둥이 40㎞ 이상 높이로 솟구치기도 합니다.
마그마 끈적임에 따라 화산 활동 달라져요
모든 화산이 항상 ‘쾅’ 하고 터지는 것은 아니에요. 화산이 어떤 모습으로 분화하는지는 마그마의 끈적거림 정도(점성)에 따라 달라진답니다.
마그마의 점성은 크게 온도와 마그마 속 성분에 따라 결정되는데요. 마그마는 온도가 높고, 규산이라는 물질이 적을수록 묽게 흘러서 조용히 분출합니다. 반대로 온도가 낮고, 규산이 많을수록 끈적끈적해져서 폭발적으로 분출하기 쉽지요. 예를 들어, 꿀처럼 끈적끈적한 마그마는 안에 있는 가스가 뚜껑을 꽉 닫은 병 속처럼 빠져나가지 못하고 안에 쌓이게 됩니다. 이렇게 갇힌 가스는 점점 압력을 크게 만들어요. 그러다 지표면에 오르면 한꺼번에 ‘펑’ 하고 폭발하면서 화산재와 돌 조각을 넓은 지역에 뿌려 버립니다. 마그마 속 가스는 총알을 밀어내는 화약 가스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쉬워요.
마그마의 점성은 화산의 모양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점성이 낮아 물처럼 잘 흐르는 마그마는 잘 흘러내리면서 넓고 완만한 산을 만들어요. 이런 화산을 ‘순상 화산’이라고 합니다. 제주도 한라산, 하와이섬이나 갈라파고스 제도의 화산들이 대표적이지요.
반대로, 점성이 높은 마그마는 끈적끈적해서 쉽게 흐르지 못하고 산꼭대기 부근에 쌓여요. 그래서 산 모양이 가파른 원뿔처럼 되지요. 이런 화산을 성층 화산이라고 합니다. 백두산, 일본의 후지산, 이탈리아의 에트나 화산, 필리핀의 마욘 화산 등이 대표적입니다.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는 대기층에서 며칠 또는 몇 년 동안 머물면서 지구 곳곳에 여러 영향을 미칩니다. 태양빛을 차단하여 지표의 온도를 낮추고, 비행기 엔진에 들어가면 고장을 일으켜 항공기 운항을 방해하기도 하죠. 또 사람이 마시면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답니다.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기획·구성=윤상진 기자, 조선일보(2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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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산(阿蘇山)
주변에 온천마을 있는 일본 활화산... 한반도에 가까워 피해줄 가능성도

/일본관광청
지난 16일 일본 규슈(九州)에 있는 화산 아소산(阿蘇山)이 분화했어요. 이번 분화로 연기가 200m까지 치솟았어요. 일본 기상청은 화산 분화구 주변 출입을 막고, 주변 1㎞ 이내에는 화산재와 화산가스 등으로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죠.

아소산은 규슈 한복판에 있는 해발 1592m의 활화산입니다. 면적이 380㎢에 달하는 큰 규모의 칼데라를 가지고 있어요. 칼데라는 화산이 마그마를 내보낸 뒤 생긴 지하 공간이 무너지면서 생겨요. 아소산의 칼데라는 백두산의 칼데라인 '천지'(면적 9.8㎢)보다 약 40배나 커요. 칼데라가 클수록 뿜어낸 마그마가 많다는 뜻이니 화산 규모도 크다고 볼 수 있겠죠.
아소산은 여러 화산이 뭉쳐서 생긴 '복식(複式)화산'입니다. 과거에 큰 화산 폭발로 지금의 넓은 칼데라가 생겼고, 그 칼데라 가운데에 지금도 분화하는 화산 구멍 여러 개가 몰려 있는 '중앙화구구(中央火口丘)'가 있어요. 이들은 신생 화산으로 이번 분화뿐 아니라 2016년에도 큰 분화를 했을 정도로 활동이 활발해요. 칼데라 주변으로는 둥글게 산이 둘러싸고 있어요. 이를 외륜산이라고 부르는데 '아소 화산'은 이 중앙화구구, 칼데라, 외륜산을 모두 포함합니다.
화산 활동이 이뤄지고 있지만 칼데라 안팎으로 주민 약 7만명이 살고 있어요. 자연과 공생을 추구하며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왔어요.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노야키(들풀 태우기)'입니다. 들판에 자라난 잡초를 태워 다음 해의 비료로 삼고, 수목이 크게 자라는 것을 막아 어린 풀이 새로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에요. 이로 인해 광활한 초원을 유지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지난 1000년간 가축을 길러왔죠. 이러한 문화는 '아소 다이몬지야키'라는 아소산 지역의 불 축제로 계승됐어요. 또 아소산 칼데라에는 우치노마키, 아카미즈 등 온천 마을도 여러 군데 형성되어 있어요.
아소산은 폭발적인 분화로 한반도에 화산 재해를 일으킬 수 있는 화산 중 하나입니다. 백두산과 울릉도 다음으로 서울에서 가깝습니다. 아소산은 직선거리로 도쿄(약 900㎞)보다 서울(약 620㎞)에 더 가깝고, 부산으로부터는 고작 300㎞ 떨어져 있어요. 한반도에 큰 피해를 남길 수도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아소산의 화산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박의현 창덕여중 지리 교사, 조선닷컴(1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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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활동
용암 폭발하면 유문암, 물처럼 흐르면 현무암 화산
암석이 녹아 액체로 변한 마그마, 지각 균열 뚫고 분출하면 용암
하와이, 열점에서 만들어진 화산섬… 맨틀 상승·하강류가 지각 활동 원인
얼마 전 세계에서 가장 화산 활동이 활발한 곳 중 하나인 미국 하와이주 빅아일랜드(하와이섬) 킬라우에아 화산이 폭발했어요. 지금도 연일 지표면에 새 균열이 발생하면서 용암이 계속 분출하고 있다고 해요.
신화 속에서 화산 분출은 신의 분노로 그려졌어요. 땅속을 보지 못했던 옛사람은 붉고 뜨거운 용암과 새까만 가스, 화산재가 마치 들끓는 신의 모습 같다고 생각했지요. 화산 활동에 대해 알아볼게요.
◇조용한 마그마 방, 폭발하다
우리가 사는 지구 내부는 크게 지각(지구 표면), 맨틀(mantle), 외(外)핵, 내(內)핵으로 구성돼요. 사람이 살아가는 땅 위와 달리, 발밑에 있는 땅속은 아주 높은 온도와 압력을 받고 있어요.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지구의 겉 껍데기인 지각은 100m씩 아래로 내려갈 때마다 약 3℃씩 뜨거워지고, 지구 중심부에 있는 내핵에 도달하면 무려 6000℃에 달한다고 해요. 이때 압력은 약 360만 기압인데, 1㎠당 약 3600t 무게가 작용하는 것 같은 엄청나게 큰 힘이랍니다.
온도와 압력이 이렇게 높아지면 고체는 녹아 액체로 변해요. 지각을 구성하는 단단한 돌덩어리인 '암석'도 지하의 높은 온도와 압력을 받으면서 끈적하고 뜨거운 액체로 변하는데요. 이것을 '마그마'라고 해요. 보통 지하 50~100㎞ 정도에서 만들어지고 커다란 덩어리를 이루며 뭉쳐 있어요. 이 덩어리가 있는 곳을 '마그마 방(마그마 체임버·magma chamber)'이라고 불러요.

마그마 방은 평소엔 조용해요. 하지만 거대한 힘이 방 주위를 압박하거나, 내부에 가스가 가득 차 있어 더 이상 버텨낼 수 없으면 지각의 약한 부분을 뚫고 마그마가 지상으로 분출한답니다. 이렇게 지상으로 뿜어져 나온 마그마를 '용암'이라 하고 마그마가 올라오는 현상을 '화산 분출'이라고 하는 거예요. 마그마 방이 계속 활발히 활동하며 자주 분출하는 화산을 활(活)화산, 마그마 방 활동이 오랜 기간 멈춰 있거나 온도가 식어버린 화산을 휴(休)화산이라고 해요. 이번에 폭발한 킬라우에아 화산은 활화산, 우리나라 백두산은 휴화산에 속하지요.
◇하와이 화산이 물처럼 흐르는 이유
킬라우에아 화산이 큰 규모로 분출했지만 다행히도 아직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어요. 그 이유는 이 화산의 마그마가 '현무암질'이기 때문이에요. 화산의 양상은 마그마가 현무암질인가, 유문암질인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요. 현무암질 마그마는 화산 가스가 적고 덜 끈끈하다는 특징이 있어요. 그래서 지상으로 마그마가 뿜어져 나올 때 용암이 물처럼 조용히 지표면을 따라 흘러내리지요. 용암이 움직이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관찰할 수 있을 정도랍니다. 우리나라 제주도도 이런 현무암질 마그마가 지상으로 분출한 뒤 굳어진 화산섬이에요. 또 요란하게 분출하지 않기 때문에 지상으로 흘러나와 드넓은 평원을 만들기도 하는데, 한반도 북쪽의 개마고원이 대표적이랍니다.
반면 '유문암질 마그마'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엄청난 가스와 화산재, 돌덩어리를 뿜어내며 마치 천둥이 치듯 지상에 용암을 쏟아붓는 화산을 만들어요. 화산 속 암석 덩어리와 화산재, 용암이 뜨거운 가스와 뒤섞여 최대 시속 180㎞ 속도로 분출하지요. 도시를 순식간에 집어삼킨 이탈리아 폼페이 화산 폭발(79년)이나 1980년 57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 세인트헬렌스 화산 폭발이 바로 유문암질 마그마 때문에 생긴 거예요. 우리나라 백두산, 일본의 후지산도 유문암질 화산인데 이들이 분출할 당시 무시무시했던 상황은 여러 역사서에 기록돼 있어요.
◇화산의 비밀은 맨틀 속에 있다?
하와이는 특이한 화산 지대예요. 하와이를 하늘에서 촬영하면 가장 큰 섬인 하와이 섬을 비롯해 여러 개 크고 작은 섬이 조르륵 늘어선 형태를 하고 있어요. 바닷속에서 분출한 화산이 하나의 섬을 이루고 그 옆에서 다시 분출해 또 다른 섬을 만든 거지요. 이런 식으로 계속 같은 화산이 연속적으로 분출하면서 하와이의 섬 무리를 만든 건데, 이는 하와이가 위치한 바닷속에 마그마를 뿜어 올리는 '열점(hot spot·판의 이동 없이 마그마를 분출하는 곳)'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열점의 위치는 고정돼 있지만, 열점 위 지각판은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섬들이 줄지어 늘어선 꼴이 된 거지요.
열점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1990년대 과학계에는 지구 내부의 움직임을 근원적으로 설명해주는 새로운 이론이 탄생했어요. 바로 '플룸 구조론(상승류 구조론)'입니다. 지구 내부에서 일어나는 변동이 대규모 플룸(기둥) 상승이나 하강 때문에 생긴다는 것으로 판 운동의 근원적인 원동력이 무엇인지, 열점이 왜 생긴 건지 설명해줘요.
플룸 구조론에 따르면 지구 지각 밑에는 맨틀이 있는데 이 맨틀층에서는 더 뜨거운 부분은 위로 올라가고, 더 차가운 부분은 아래로 내려가는 '대류 현상'이 벌어져요. 이때 위로 올라가는 뜨거운 부분을 '핫 플룸(hot plume·상승류)', 아래로 내려가는 차가운 부분을 '콜드 플룸(cold plume·하강류)'이라고 부르지요.
과학자들은 이 플룸들이 움직이면서 지각에 열을 전달하거나(상승류), 판과 판이 만나는 경계선의 지각 덩어리를 맨틀 아래로 끌고 내려오는(하강류) 방식으로 지구 전체의 지각 활동을 조절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열점은 상승류와 지각이 서로 맞닿아서 탄생한 것이기 때문에 판의 이동이나 충돌 같은 것이 없어도 마그마를 분출할 수 있었던 것이죠. 이제 플룸 구조론은 지각판이 움직이면서 대륙의 형태를 계속 바꿔 왔다는 '판구조론'과 함께 지구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으로 꼽히고 있어요.
-김은영·과학 칼럼니스트/기획·구성=박세미 기자, 조선일보(18-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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