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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러 밀착 앞, 혼돈 더해가는 한·미·일 공조] ....

뚝섬 2025. 10. 10. 07:59

[북·중·러 밀착 앞, 혼돈 더해가는 한·미·일 공조] 

[김정은의 도박? 한반도 외교 지형이 흔들린다]

 

 

 

북·중·러 밀착 앞, 혼돈 더해가는 한·미·일 공조 

 

중국 국무원총리이자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리창이 10월 9일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도착해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10일 열리는 북한 노동당 창건 80년 행사 참석을 위해 방북했다. 이들은 각각 중국과 러시아의 서열 2인자다. 지난달 초 중국 전승절 80년을 계기로 북·중·러 3국 정상이 천안문 망루에 오른 지 한 달여 만에 또다시 3국 최고위급이 나란히 서게 된 것이다.

 

이번 행사는 북한의 달라진 국제적 위상을 실감케 한다. 북한은 매년 노동당 창건 행사를 열었지만 대내용 행사 수준이었다. 2015년 노동당 창건 70년 행사 땐 중국 공산당 서열 5위가 참석했고, 러시아 대표단은 불참했다. 열병식 때 공개하는 신형 핵·미사일 정도가 관심사였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변했다. 북·중·러 밀착을 계기로 국제 무대에서 북한의 무게감이 달라졌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한국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트럼프 집권 이후 한미 관계는 관세 문제로 삐걱대고 있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두고 한국과 미국 당국자의 말이 엇갈리고 협상 전망은 오리무중이다. 트럼프는 오는 29일 2기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지만, 최대 1박 2일만 머무를 것이라고 한다. 방한 전 일본에 2박 3일 체류하는 것과 대비된다. 관세 협상에서 미측이 고수하는 요구 수준이 무리한 것은 분명하나, 트럼프 행정부가 이재명 정부를 기피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일부 여권 인사들은 반미 행보로 한미 관계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호평받았던 한일 관계에도 변수가 생겼다. 조만간 차기 총리에 취임할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온 강경 우파다. 독도는 일본 영토이니 한국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발언도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사이 이시바 총리와 세 차례 만났는데, 이런 셔틀 외교가 끊길 수도 있다. 트럼프 집권 이후 느슨해진 한·미·일 관계에 악재만 더해지는 것이다.

 

한·미·일은 2023년 미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협력 체제를 출범시켰다. 지금의 북·중·러 밀착과 비교할 수 없는 공고한 관계였다. 불과 2년 뒤 캠프 데이비드 체제를 이끌었던 3국 정상이 모두 바뀌었고, 사이도 멀어졌다. 지금은 세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간단한 대화를 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이 외교적 성공을 거두는 사이 한국은 뒷걸음질쳤고, 안보 위기는 커져 가고 있다. 이달 말 경주 APEC(아태경제협력체)에서 열릴 한미·한일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공조를 복원할 단초를 조금이라도 만들어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조선일보(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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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도박? 한반도 외교 지형이 흔들린다

 

[朝鮮칼럼]

김정은의 訪中은
북·중·러 밀착으로
신냉전 구도 수립이 목적

북한을 상대할 땐
인내·포용·견제·압박을
적절히 배합해야 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왼쪽부터). /조선일보 DB

 

20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 안보 균형을 흔들었고 한반도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었다. 북한 외무성은 러시아의 ‘특별 군사작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 각국의 입장, 북한의 입장 표명에 대한 건의 등을 보고하라는 지시를 해외 대사관들에 하달했다. 당초 러시아를 지지한 쿠바의 경우, 국제사회가 대러시아 제재와 규탄 등에 합세하자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한다”로 입장을 바꿨다.

 

나는 당시 러·우크라 전쟁에 대한 쿠바의 변화에 근거해 “북한이 중립적 입장을 취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보고했다. 쿠바는 국제적 지지·연대에 기반해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나려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서방과 대치하는 나라는 동정 세력이 더 많아야 한다. 핵개발 때문에 고립에 직면한 북한은 어떤 논리를 펴도 다수의 지지와 동정을 받기 어렵다.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하자 피델 카스트로는 김정일에게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가난한 3세계 나라들의 투쟁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서한을 보냈다. 김정일은 분노했고 양국 관계는 냉각의 주로에 들어섰다.

 

러·우크라 전쟁에 대해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건의를 거의 모든 대사관이 올렸다. 그러나 전쟁 개시 4일 만에 북한 외무성은 러시아를 지지하는 담화를 냈다. 나를 포함해 북한 외교관들은 놀랐고 실망했다. 북한의 고립이 더 심해지면 활동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우크라이나를 ‘끼예브 정권’으로 격하한 데 이어 ‘괴뢰 국가’ ‘젤렌스키 도당’이라고 비난했다. 김정은의 방러, 푸틴의 방북, 동맹 조약 체결이 이어졌고 북한의 파병이 파문을 일으켰다.

 

이 밀착으로 북한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원유 대국, 군사 대국 러시아라는 든든한 배경을 얻었다. 핵·미사일 활동에 대한 제약도 풀렸다. 미사일 시험을 남발해도 유엔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 규탄 등이 불가능하다. 러시아가 국제사회와 함께 마련하고 추진한 대북 제재는 러시아에 의해 무력화됐다. 원유·식량 등 북한이 필요한 물자도 러시아가 지원하고 있다. 막혔던 인적·물적 교류도 활발하다. 1년에 구축함을 2척 건조해 띄웠고, 조기 경보기·드론 등 실전 가용한 전력을 다져나가고 있다.

 

자신감이 충만해진 김정은은 전전긍긍하던 ‘체제 지킴이’ 수준을 넘어 전략국가 지위를 노리고 있다. 달라진 환경이 달라진 지위를 만든다는 논거로 국제사회에 요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화엔 ‘핵보유국 인정’이라는 수용 불가능한 조건을 달았다. 한국에는 ‘두 국가론’을 강요하며 비난전을 재개했다. 러시아와 밀착해 실익을 따내야 하는 시점에 미북·남북 관계 개선에는 흥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협상이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에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전쟁이 지속될수록 이득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전이 북러 밀착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를 향한 미국과 서방의 시각이 변하지 않는 한 러시아로서는 견제가 필요하다. 북한은 매우 유용한 카드라 쉽게 버리지 않을 것이다.

 

다만 러시아가 언제까지 국제사회와 등지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묵인할 수는 없다. 공개적인 규탄, 추가 제재에 합세할 가능성은 적지만 내적으로 북한을 견제·압박할 수 있다. 그럼 북한은 내정 간섭이라며 거리 두기를 시작할 테고 양국 관계는 식을 것이다. 북한이 등거리 외교로 선회하면 북중 관계 개선, 미북 대화 수용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한반도 상황 변화 흐름을 타고 남북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일 수도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김정은과의 만남이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10월 APEC 정상회의 때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도 거론됐다. 공은 김정은에게 넘어갔는데 북한의 반응이 이례적이다. 김여정 명의로 내던 입장 표명을 조선중앙통신사 논평으로 급을 낮췄고, 비난의 초점을 비핵화 거부에 맞췄다는 것이 흥미를 끈다. 그만큼 북한도 미북 대화에 신중하며,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예민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방북했을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평양 5·1 경기장에 들어서며 군중의 환호를 받고 있다. 북·중 양국은 김 위원장이 오는 9월 3일 중국 항일전쟁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신화 연합뉴스

 

중국과 북한은 김정은의 방중을 전격 발표했다. 한미일 공조에 맞서 북중러 신냉전 구도 수립이 목적이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한반도에 대한 상반된 이해관계, 상호 견제 심리,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그렇다 해도 김정은·시진핑·푸틴의 만남은 상징이나 과시를 초월하는 의미가 있고 파장이 예상된다.

 

북한을 상대할 땐 인내와 포용, 견제와 압박을 적절하게 배합한 무게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 남북 관계 역사가 깨우쳐준 교훈이자 경험이다.

 

-이일규 前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정치참사, 조선일보(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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