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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보다 '아시아판 나토' 설립이 시급하다] ....

뚝섬 2026. 2. 9. 09:36

[전작권 전환보다 '아시아판 나토' 설립이 시급하다]

[“트럼프 2기 유럽, 고기만 있는 식사에 초대받은 ‘채식주의자’ 신세”]

[자민 압승… ‘강해진 다카이치’와 실용적 동행 이어가야]

[中 '장유샤 쿠데타說'의 결말]

[일본과 손잡고 '아시아판 나토' 만들자]

[‘EU 수준의 한일 경제공동체’]

 

 

 

전작권 전환보다 '아시아판 나토' 설립이 시급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국가방위전략(NDS)에서 “한국은 더욱 제한적인 미국의 지원 하에서도 대북 억제의 1차적인 책임을 담당할 능력이 있다”고 했다. 한반도 방위의 부담을 우리에게 넘기겠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의 핵 위협이 증폭되는 현실에서 ‘자주’에 집착하여 우리의 안보를 위태롭게 만드는 일이다.

 

전작권 전환의 명분은 ‘자주국방’이지만, 결과는 한미 연합 지휘 체계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미 연합사 체제는 미국의 자동 개입 메커니즘이라 할 수 있다. 미군 장성이 가진 한국군에 대한 전작권으로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개입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1월 말 유럽의회 연설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유럽은 미국 없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다고 했다. 유럽의 ‘독자 방위론’이 현실적이지 않고 푸틴만 좋아할 것이라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전작권 전환은 위험한 발상이고 김정은만 좋아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취해야 할 선택은 전작권 전환이 아니라 집단안보체제인 ‘아시아판 NATO’ 설립으로 미국의 개입을 확보하고, 북한을 억제하며, 중국과 러시아의 부상을 견제하는 것이다. 일각에서 ‘아시아판 NATO’ 구상을 “중국을 자극하는 적대 정책”이라 비판한다. 그러나 집단안보체제는 특정 국가를 적대시하는 것이 아니라 ‘힘의 공백’이 불러올 불안정을 막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NATO가 결성된 가장 큰 동기도 소련의 팽창 야망이 초래할 위험을 함께 극복하려는 미국과 유럽의 계산이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특히 유럽 국가들의 입장에서 NATO는 소련을 선제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유럽 방위를 방기하지 않도록 막기 위한 장치였다.

 

오늘날 인도·태평양 지역의 상황은 1949년 NATO 출범 당시에 비해 더 심각하다. 중국의 GDP는 이미 미국의 70% 수준에 도달했고, 해군 함정 수는 미 해군을 넘어섰다. 미 국방부 보고서는 2030년까지 중국이 핵탄두 1000기를 보유할 가능성을 경고한다. 중국이 당장은 공격 의도를 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힘의 불균형이 커질수록 오판 위험은 커진다. 실제로 중국은 대만 독립 저지를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집단안보체제가 만들어지면 중국의 오판을 제도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장치가 될 것이다. 일본·호주·필리핀·인도·캐나다·한국이 미국과 함께 다자적 억제 체계를 구축하면 중국도 행동을 자제할 것이다.

 

최근 방한한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일본·필리핀·한반도를 하나의 연합 전선으로 묶는 전력 태세가 지역 억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미국과 동맹국들은 각자 연결되어 있었지만 동맹국들끼리는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동맹국 간의 연대와 협력을 위해서라도 다자안보체제를 함께 구축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한·미 동맹도 강화된다.

 

진정한 자주국방을 원한다면 성급한 전작권 전환보다는 동맹을 다변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발언권을 강화하는 능동적 자주를 선택해야 한다. ‘아시아판 NATO’ 속에서 미국 개입은 제도화되면서 한국군은 더 큰 전략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것이 진정한 주권 강화이자 자율성 확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동맹의 결속을 다층화하고 자율성과 연합, 주권과 동맹의 균형을 유지하는 전략적 사고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조선일보(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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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유럽, 고기만 있는 식사에 초대받은 ‘채식주의자’ 신세”

 

이반 크라스테프 불가리아 자유주의전략센터 이사장
대서양동맹·NATO 체제 최대 위기… 유럽, 안보자강 소홀했던 것 사실
美, 핵 경쟁으로 러시아 재정 압박 의도… 우크라戰, ‘정전-충돌’ 반복 우려
韓 계엄 극복, 민주주의 저력 보여줘… 저출산 현상 심각, 깊이 들여다봐야
 

 

유럽의 유명 정치학자 이반 크라스테프 불가리아 자유주의전략센터 이사장은 5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이 안보 자강에 소홀했고 대서양 동맹을 홀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세계대전 후 수립된 자유주의 국제 질서가 종언을 맞았다”고 논평했다. 크라스테프 이사장 제공

 

《“지금 유럽은 식탁에 고기만 놓여 있는 식인종들의 저녁 식사에 초대받은 채식주의자 같은 상황이다.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다.” 유럽의 유명 정치학자로 ‘민주주의 위기’ 연구를 활발히 해온 이반 크라스테프 불가리아 ‘자유주의전략센터’ 이사장(61)은 5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뒤 유럽이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및 관세 압박, 덴마크령 그린란드 합병 위협 등으로 대서양 동맹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체제가 송두리째 뒤흔들리고 있는 현실에도 유럽의 대응책이 마땅하지 않음을 자조한 것이다. 그는 “유럽연합(EU)은 단일 국가가 아닌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를 지니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이 안보 투자에 소홀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은 타당하다며 자성론도 제기했다.》

크라스테프 이사장은 유럽외교협회(ECFR) 설립 위원으로 오스트리아 빈의 인문과학연구소(IWM) 종신 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각종 저서와 기고를 통해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 유럽의 분열 등 세계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명쾌한 진단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크라스테프 이사장은 한국의 12·3 계엄 극복 과정에 대해 “민주주의는 늘 위기 속에 있지만 한국의 사례는 ‘위기가 곧 끝이 아니다’라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트럼프 집권 2기를 어떻게 평가하나.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1년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종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등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사람들조차 트럼프 집권 이전으로 돌아가자고 말하지 않고 자유주의 질서가 끝났다는 가정에서 정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기존 동맹 관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트럼프 2기 시대를 맞아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동맹은 역대 가장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서양 동맹이 구체적으로 어떤 위기에 직면했나.

“러시아의 위협,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나토 체제의 위기 등으로 유럽은 미국의 안전보장을 더 이상 당연하게 생각하기 어려워졌다. 글로벌 무역 시스템 해체와 중국의 저가 공세가 지속되면서 유럽이 느끼는 경제적 압박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복합적인 위기로 EU는 1993년 창설 후 가장 큰 위기에 처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각국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는 유화책을 펴면 국내 정치적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면 국내 선거에서 이기는 사례가 많다. 카니 총리, 덴마크 정부 등이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으로 파급된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딱히 효과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론이 대서양 동맹에 큰 균열을 야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린란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같은 상징물이다. 푸틴 대통령처럼 영토를 확장해 역사적 유산을 남기겠다는 야심을 보인 것이다. 그린란드를 사거나 취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나토 체제를 이해한다면 절대 주장할 수 없는, 근거가 없는 발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야욕이 결실을 볼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했던 방식으로 그린란드를 사거나 취하지는 못할 것이다. 군사적 침공 또한 없을 것이다. 다만 미국이 그린란드 내에 더 큰 군사 기지를 건설하는 식으로 미국과 덴마크가 협상할 것으로 보인다. 미군 수뇌부, 미국 집권 공화당의 주요 의원들조차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린란드 합병은 일종의 자살 행위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서 점차 물러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론이 자원 채굴권 등 막후 이익을 겨냥한 정치적 수사라는 분석이 있다.

“그린란드의 희토류와 광물 자원은 시장경제 방식에 따라 처리될 것이다. 미국 기업들이 일부 이점을 얻을 순 있겠지만, 결국 땅은 덴마크가 소유할 것이고 모든 인허가도 덴마크 정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어떤 이득을 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교한 계산 없이 그린란드 병합론을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스스로 영토를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당한 논거를 가진 주장이라고 본다. 유럽은 안보에 전혀 투자하지 않았다. 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절대 큰 전쟁이 유럽 땅에서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여겼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주요 고객인 유럽이 절대 공격받지 않을 것이라고 착각했다.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또한 유럽의 안보 자강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가까워지기 위해 대서양 동맹을 희생시킬 준비가 돼 있기에 유럽 안보의 위기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미국은 유럽 각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높이라고 요구한다.

이것이 유럽에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보진 않는다. GDP 대비 국방비를 현 수준에서 1.5%포인트 내외 높이라는 주장인데 유럽 각국의 우려만큼 어렵지 않을 수 있다. 국방비 안에는 각종 인프라 비용이 포함될 수 있다. 예컨대 안보 목적의 도로나 교량 건설도 이 비용에 포함된다. 국방 연구개발(R&D) 예산 확대도 유럽이 미국 등을 기술적으로 따라잡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아닌 유럽의 다른 국가를 공격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매우 예측하기 어렵지만 러시아가 추가 공격을 감행할 준비가 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이미 인적, 재정적 자원을 상당수 소진했다. 올해 안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휴전이 가능하다고 해도 놀랍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 각국의 재무장 속도가 빠른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러시아의 도발에 대한 유럽의 대비는 더 강해질 것이다. 러시아로선 시간이 별로 없다고 느낄 것이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가 유럽에서 전쟁을 절대 감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오해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언제든 상상하기 힘든 일까지 일어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을 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거창한 평화 협정이 체결되기보다는 ‘정전(Ceasefire)’에 가까운 상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처럼 어느 정도 규칙이 있고 통제가 되는 ‘동결된 갈등’ 상태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이번 전쟁에서 완전히 승리하기보다 이 전쟁이 우크라이나 내부의 정치적 위기와 분열을 가중시키는 것을 더 기대하고 있다. 정전과 충돌이 반복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입지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러시아는 바로 그 점을 노리고 있다.”

대서양 동맹의 균열로 중국, 러시아 등 반(反)서방 진영이 반대급부를 얻었다는 평가가 많다.

“유럽과 미국의 균열, 트럼프의 관세 위협 등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본 건 중국이다. 유럽외교협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트럼프로 인해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중국은 러시아를 돕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들을 위한 경기에 나설 것이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은 어떻게 전망하나.

북-러 관계가 한일 관계보다 더 따듯해 보인다. 북한이 포탄을 러시아에 보내는 것보다 중요한 건 바로 ‘사람’이다. 러시아는 심각한 인구 감소 문제를 겪고 있는데, 향후 러시아의 노동시장에서 북한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북한도 자국 군대의 군사적 경험을 쌓기를 원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냈을 것이다. 이로 인해 북한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미국과 러시아의 핵 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이 5일 만료됐다. 미국이 연장을 거부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은 일단 중국을 새로운 핵 조약에 포함시키겠다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다. 그 기저에는 세계 각국의 핵 군비 경쟁을 가속화해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 상당한 돈을 낭비한 러시아 경제를 재차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보인다.”

뉴스타트 만료로 세계 핵 군비 경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군인을 충분히 확보하는 건 돈도 많이 들고 안전보장에 효과적이지도 않다. 모든 국가들이 핵보유국이 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더구나 대부분의 핵 비확산 조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로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국 또한 자체적인 핵무장 확대에 나설 것이다. 한국 일본 등도 핵 보유를 두고 고심이 깊어질 것이다.”

저서 ‘모방 시대의 종말’에서 많은 국가들이 서구식 자유주의를 일방적으로 모방한 것이 각종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제 20세기에 태어난 모든 유형의 정치적 정체성은 작동하지 않는다. 미국 중국뿐 아니라 유럽 등 모든 나라는 향후 5년 안에 우리가 알던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모든 국가들은 새로운 정체성을 찾고 있고, 자신을 재발명해 나가고 있다. 이런 변화에 놀라지 않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2024년 12월 계엄 사태를 겪었다.

“아무리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다 해도 권위주의로 회귀하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없다는 점을 드러낸 사례였다. 강압적인 인물이 등장해 계엄령을 내려도 한국 국민들은 그가 원하는 대로 가만히 두지 않았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늘 있지만 위기가 끝이 아니라는 걸 한국이 제대로 보여줬다.”

―2026년의 한국 사회를 평가한다면….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의 소프트파워가 크고 매우 부유하다. 그럼에도 출산율이 매우 낮다는 점에 주목한다. 더 많은 아이를 갖기 위해 사회 전체가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큰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유럽 또한 한국의 저출산 현상을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반 크라스테프 불가리아 자유주의전략센터 이사장

△1965년 불가리아 루코비트 출생
△1990년 불가리아 소피아대 철학부 졸업
△1991년 싱크탱크 자유주의전략센터 창립
△2000년 오스트리아 빈 인문과학연구소 종신 연구원
△2005년 유럽외교협회(ECFR) 창립 이사
△2019년 저서 ‘모방 시대의 종말’ 출간
△2025년 유럽투자은행(EIB) 글로벌 자문위원회 위원
△2026년 글로벌 안보포럼 글로브섹(GLOBSEC) 이사
△2026년 국제 분쟁관리 NGO 국제위기그룹(ICG) 이사

 

-파리=유근형 특파원, 동아일보(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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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 압승… ‘강해진 다카이치’와 실용적 동행 이어가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하원) 선거가 실시된 8일 도쿄의 자민당 당사에서 승리한 소속 후보들의 이름 위에 붉은 꽃 장식을 달아주며 활짝 웃고 있다. NHK방송에 따르면 자민당은 이날 오후 10시 40분 기준 전체 465석 중 과반(233석) 이상인 256석을 확보했다. 아사히신문 제공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8일 중의원 선거에서 단독 과반을 훌쩍 넘는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연립여당 일본유신회 의석까지 합하면 개헌 발의가 가능한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NHK방송의 출구조사 결과 전체 465석 중 자민당은 274∼328석, 유신회는 28∼38석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야당인 중도개혁연합은 37∼91석으로 선거 전(172석)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선거는 지난달 23일 다카이치 총리의 중의원 해산 승부수에 따라 치러진 16일간의 초단기 결전이었고, 자민당으로선 전적으로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적 인기에 의존한 선거였다. 청년층의 높은 지지를 바탕으로 팬덤 문화까지 형성한 다카이치 총리는 유세 현장마다 구름 인파를 몰고 다녔다. 강경보수 성향으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를 자처해 온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1강 체제’를 구가하던 아베 내각 못지않은 강력한 정권을 구축하게 됐다.

이처럼 안정적 집권 토대를 마련한 다카이치 내각은 적극 재정을 통한 ‘강한 경제’ 정책은 물론이고 방위력 강화를 위한 안보문서 조기 개정, 방위장비의 수출 규제 완화 같은 보수적 안보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게 됐다. 상원 격인 참의원이 여소야대(與小野大)여서 당장의 헌법 개정은 무리지만 그간 추진해 온 ‘보통국가화’(전쟁이 가능한 국가로의 전환) 행보 역시 크게 탄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과거 일본의 우경화는 흔히 주변 국가와 마찰을 낳았던 만큼 한일 관계에서도 경계할 대목이 없지 않다. 다만 지금 일본의 안보 강화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중일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과의 거래를 염두에 두고 동맹인 일본에 거리를 두는 현실에 직면한 일본으로선 더욱 불가피한 방향일 수 있다.

한일 양국은 각기 새 정부 출범 이래 안정적 관계 관리를 넘어 ‘실용적 동행’을 이어가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이번에 다카이치 총리가 확보한 안정적 기반과 강력한 리더십은 한일 관계에도 자신감과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일 미래 협력의 강화와 함께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유연한 접근을 끌어내는 것은 이제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에 남겨진 과제다.

 

-동아일보(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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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민당, 총선서 압승. ‘강한 일본’ 내세워 강력해진 다카이치, 동북아 안보 지각판 어떻게 흔들까.

 

-팔면봉, 조선일보(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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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장유샤 쿠데타說'의 결말

 

[특파원 리포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세번째)이 지난 2022년 11월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수뇌부와 합동작전지휘센터를 시찰하고 있다. 이들 중 장성민 현 부주석을 제외한 6명은 2023년 리샹푸를 시작으로 최근 장유샤·류전리까지 모두 숙청됐다./ 신화 연합뉴스

 

“장유샤는 쿠데타를 일으킬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믿어주는 이가 없어서 풍차와 싸우는 돈키호테가 된 기분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은 중국군 서열 2위 장유샤(張又俠)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낙마 소식을 며칠 앞서 전한 X(옛 트위터) 계정 ‘루사장’은 최근 이런 소감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번졌던 ‘장유샤 쿠데타 성공설’에 원론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장유샤가 정말 권력을 장악했다면 당 조직·선전 당국·지방 정부의 핵심 인선이 움직였어야 하는데 그런 흔적이 없었고, 시진핑을 견제할 원로 세력이나 구심점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을 오래 본 전문가라면 상식적으로 떠올릴 만한 근거들이었다.

 

하지만 신중한 분석보다 솔깃한 소문이 더 빨리 퍼진다. 소셜미디어와 일부 해외 매체를 중심으로 “장유샤가 이미 군부를 장악했다”는 소문이 기정사실처럼 번졌다. 중국 정치는 내부 사정을 확인하기 어려운 ‘블랙박스’이기에 추측과 해석이 붙는 건 자연스럽지만, 이번처럼 한 방향으로 장기간 기울어졌던 경우는 드물었다.

 

시선에 ‘필터’가 씌워지자 상상력은 오히려 좁아졌다. 중국 군부 숙청을 ‘시진핑 대 장유샤’의 양자 대결로 읽는 해석이 고정됐다. 2023년 ‘로켓군 대숙청’에서 리상푸 국방부장의 실각을 ‘시진핑의 장유샤 견제’로 보고, 2024년 11월 먀오화 체포와 2025년 10월 허웨이둥 낙마를 ‘장유샤의 반격’으로 끼워 맞추는 식이었다. ‘피라미드 권력 구조’가 굳어진 중국에서 시진핑이 군 내부의 두 계파 충돌을 묵인했을 가능성은 거의 고려되지 않았다.

 

장유샤가 혁명 원로의 2세이자 시진핑의 오랜 친구라는 사실만으로 두 사람 관계를 수평적이라고 보는 것도 우리식 고정관념을 중국에 그대로 대입한 결과다. 2022년 20차 당대회 직후 72세의 장유샤가 군사위 부주석직을 연임한 것은 이례적이지만, ‘칠상팔하’ 정년 관행을 넘긴 외교 수장 왕이가 건재하다는 점을 함께 보면 그림이 달라진다.

 

결국 ‘장유샤 드라마’의 결말은 ‘피의 토요일’에 올라온 공지문 한 줄이었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달 24일 장유샤가 조사를 받게 됐다고 발표했다. 세계 언론들은 시진핑의 군부 장악력이 여전하다며 내년 가을 21차 당대회에서 4연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쏟아냈다. 물론 이 와중에도 장유샤 낙마 사유를 ‘핵 정보 유출’로 추정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싱가포르 연합조보가 반박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중국 동향을 주시하는 건 중요한 일이지만, ‘블랙박스 국가’를 두고 쉽게 확신을 가져서는 안 된다. 특히 한국에선 중국의 분란이나 위기 신호를 극단적으로 해석하며 자꾸 ‘무협지’를 쓴다.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건 확인 가능한 단서를 바탕으로 한 다각도의 대(對) 중국 전략 설계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조선일보(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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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손잡고 '아시아판 나토' 만들자

 

지난 11일 일본과 필리핀 간에 체결한 ‘상호 접근 협정(RAA·Reciprocal Access Agreement)’이 발효됐다. 호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일본이 맺은 협정인데 중국·북한·러시아가 손을 잡고 권위주의 삼각 연대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의 틀이다. 우리는 그런 협력의 틀에서 빠져 있다.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은 반미 연대가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자유 세계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임을 만방에 드러냈다. 권위주의 삼각 연대는 한반도, 대만해협, 남중국해를 하나의 전장으로 묶어 자유민주 국가들을 압박하는 연대 체제를 완성했다. 동북아 지역은 언제든 동시다발적 충돌로 번질 수 있는 화약고가 됐다. 동맹과 우방의 신속하고 결연한 공동 대응만이 우리의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분리될 수 없는 운명 공동체다. 일본에는 한반도 유사시 증원·보급·후방 지원의 핵심적 거점 역할을 하는 7곳의 유엔군사령부 후방 기지가 있다. 그러나 현재 한일 간 안보 협력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국한돼 있다. 실제 전력 이동이나 기지 활용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장치는 없는 실정이다. 만약 북한의 미사일 집중 공격으로 한국 내 주요 공군 기지가 무력화될 경우, 일본 기지를 활용하지 못하는 순간 우리 군의 작전은 치명적 손상을 입게 될 것이다. 전쟁이 벌어지면 안정적인 군수품 조달이 필요한데, 일본은 이 부분에서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웃이다.

 

따라서 한일 양국은 상호 접근 협정(RAA)과 상호 군수 지원 협정(ACSA)을 조속히 체결해 북한의 침공에 공동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RAA는 기지·항만 사용을 제도화하는 장치이고, ACSA는 탄약·연료·식량 같은 필수 군수품을 상호 지원할 수 있게 한다. GSOMIA, RAA, ACSA 이렇게 세 가지가 결합될 때 비로소 양국의 안보 협력은 정상 궤도에 오른다.

 

한일 양국은 안보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공통의 인식을 갖고 있다.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이 과거와 같은 군국주의로 회귀할 가능성은 희박한데, 일본과의 안보 협력을 일본의 재무장에 동조하는 행위로 매도하는 것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안보 현실을 외면하는 위험한 태도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동맹 네트워크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일본과의 제도적 협력이 없이는 한미 동맹조차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유럽과 달리 아시아·태평양에는 집단 안보 체제가 없고 미국과의 양자동맹에만 의존해왔다. 중국·러시아·북한의 권위주의 연대에 맞서려면 민주주의 국가들이 참여하는 ‘아시아판 나토(NATO)’가 필요하다. 미국의 핵심 동맹이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한국과 일본이 중심이 되어야 아시아판 나토 설립이 가능해질 것이다. 한일 협력은 과거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과거를 기억하면서 생존을 위한 선택이다. 지금이야말로 과거를 넘어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조선일보(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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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수준의 한일 경제공동체’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시대적 화두가 된 요즘, 재계 일각에서 일본과의 경제 연대를 통해 성장동력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와 관심을 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한일 양국이 유럽연합(EU) 수준의 경제공동체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두 나라가 힘을 합친다면 미국, EU, 중국에 이은 세계 4위 경제권을 형성해 새로운 성장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근래 기회 닿을 때마다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갈수록 현실감이 커지는 느낌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 이런 제안에 “어쩌면 그렇게 저랑 생각이 똑같습니까”라고 화답한 바 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과 보호무역주의 바람 속에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자 한국 정부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가입국끼리라도 미중 무역 의존도를 완화하고 공급망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최 회장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자는 것이다.

獨·佛 엘리제 조약에서 배울 점

 

한국과 일본은 여러모로 처한 상황이 유사하다. 극심한 저출산 초고령화와 인구 감소, 그리고 저성장이 예고돼 있다. 양국 내수시장을 합친다면 아무리 인구가 감소 중이라 해도 1억7000만 명 규모다. 이 시장을 공유하며 에너지나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협력한다면 성장의 단초를 열 가능성이 커진다. 일자리 수급의 미스매칭도 인재풀이 커질수록 융통성이 생길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EU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 솅겐 조약을 참조한 한일판 솅겐 조약’을 제안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는 법. 구체적인 여건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뿌리 깊은 역사 갈등은 물론, 새로운 갈등과 부작용이 적지 않게 나타날 것이다이런 때 생각나는 것이 1963년 1월 서독과 프랑스가 맺은 엘리제 조약이다. 조약은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당시 72세)과 콘라트 아데나워 서독 총리(당시 87세)가 수십 번의 만남과 토론을 거친 산물이었다. 당시 양국은 현재의 한국과 일본처럼 주변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득하다고 느꼈다. 안보 분야에서 미국은 신뢰감을 주지 않았고 분단국가였던 독일은 소련의 직접 압박을 느꼈다. 이웃나라와의 관계를 튼튼하게 다져야 했다. 이 조약으로 양국은 수세기에 걸친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화해 협력을 다짐했다.

조약 이후 양국 정상은 1년에 2회 이상, 외교·국방부 장관들은 4회 이상, 교육·청소년 정책 담당자들은 6회 이상 정기모임을 통해 긴밀한 협력을 유지했다. 2003년 조약 체결 40주년에는 양국 청소년 의회의 제안으로 공동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작업이 시작돼 훗날 3권의 역사교과서가 완성됐다. 엘리제 조약 정신은 EU 탄생의 원동력이 되었다.

더 큰 세상에서 청년들 가능성도 열려

청년들은 더 큰 시장과 기회의 장을 얻을수록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 기적과도 같았던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상기해 보자. 우리 선수들은 월드컵 주최국이라는 판이 깔리자 놀라운 기량을 발휘해 4강까지 올라갔다.

이 공동 개최는 한일 민간인 네트워크인 ‘한일(일한)포럼’이 1995년 양국 정부에 공동 개최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면서 길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와다 히사시(小和田恒·93) 당시 일본 측 의장이 2022년 도쿄에서 열린 제7회 한일포럼상 수상식에서 그 시절을 회고했다. “일본이 유리한 상황인데 왜 그러느냐며 항의 전화가 쏟아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결국 공동 개최가 실현돼 한국이 준결승에 오르자 이번엔 ‘공동 개최니까 일본도 한국을 응원하자’는 전화가 왔다. 잘했다고 생각했다.” 엘리트 외교관 출신으로 현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장인이기도 한 그는 이날 한일관계에 대해 현실 분석만 하지 말고 희망을 찾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서영아 콘텐츠기획본부 기자·국장급, 동아일보(2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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