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餘暇-City Life]

[놓친 물고기가 더 커보인다] ["지금까지의 혜택 사라집니다!"… ]

뚝섬 2025. 9. 27. 06:21

[놓친 물고기가 더 커보인다]

["지금까지의 혜택 사라집니다!"… ]

 

 

 

놓친 물고기가 더 커보인다

 

친구가 주식을 샀다가 크게 하락해 낙심했다. 다행히 실적이 잘 나와 주가가 올라 겨우 본전을 찾았고, 약간의 이익까지 보고 팔았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자신이 팔자마자 그 주식이 상한가를 치며 끝없이 오른 것이다. 친구는 허탈해했고 우리는 이 주제에 대해 얘기했다. 주식을 샀을 때 내려가는 고통과 팔았을 때 올라가는 고통 중, 어느 쪽이 더 클까.

 

인간은 같은 크기의 이익보다 손실에서 두세 배 더 큰 고통을 느낀다. ‘손실 회피 편향’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주식이 ‘하락하는 고통’이 훨씬 크다. 그러나 막상 현실에서 사람들은 팔고 난 뒤의 폭등을 더 오래 기억한다. 사라진 기회를 바라보는 후회는 실제 손실보다 더 집요하다. 사고로 절단 수술을 겪은 환자의 60% 이상이 일정 기간, 혹은 평생 ‘환지통’을 겪는다고 한다. 사라진 팔과 다리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처럼 아픈 것이다. 후회의 감각은 환지통처럼 실제 없는데도 우리를 괴롭힌다.

 

나심 탈레브의 ‘행운에 속지 마라’에는 흥미로운 실험이 소개된다. 은퇴한 치과 의사가 주식에 투자해 매일 수익률을 확인하면, 그는 기쁨보다 고통을 더 자주 느끼며 심리적 적자 상태에 빠진다. 손실에서 오는 부정적 효과는 이익에서 오는 긍정적 효과보다 2.5배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인 주기를 바꾸면 결과는 달라진다. 월별이나 연간 단위로만 성과를 확인하면 그는 훨씬 적은 고통과 더 많은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 시간의 척도가 변하면 운의 속성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주식이든 인생이든 우리는 ‘수익’이 아니라 ‘변동성’을 더 자주 목격한다. 그래서 실제 손실보다 사라진 기회에 대한 환지통에 더 크게 시달린다. 얻은 것보다 놓친 걸 더 아프게 기억하는 뇌의 습성이 그렇다. 친구의 경험은 단순한 재테크 실패담이 아니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매일 직면하는 선택과 후회의 축소판이다. 중요한 건 ‘언제 사고팔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시간의 눈금으로 내 삶을 바라볼 것인가 하는 질문일지 모른다.

 

-백영옥 소설가, 조선일보(2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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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혜택 사라집니다!"…

 

다크패턴.. 이런 문구, 소비자 속이는 함정

 

Q. 친구가 정기 결제를 해지하려다가 방법을 못 찾아서 실패한 적이 있어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다크 패턴’ 규제에 나선다고 하던데, 이게 뭔가요?

 

A. 온라인에서 ‘최저가’라고 써 있어서 주문하려 했는데, 막상 결제 단계에서 금액이 늘어난 적 있나요? 혹은 별생각 없이 ‘동의’를 눌렀다가 갑자기 유료 서비스에 가입된 경우는요? 그때 ‘낚였다’는 기분이 들었다면, 이게 바로 다크 패턴에 당한 거예요.

 

다크 패턴은 2010년에 한 인지과학자가 이름 붙인 개념인데요.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행동을 유도할 수 있게 서비스 이용 화면(사용자 인터페이스)을 설계해 놓는 겁니다. 실수가 아니라, 일부러 소비자를 불편하게 만들거나 속여서 이익을 얻으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거죠.

 

사람들은 늘 똑똑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귀찮거나 복잡하면 조금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대충 넘어가기도 하죠. 다크 패턴은 이런 마음을 노려서 교묘하게 소비자가 불리한 선택을 하도록 만듭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손해 보는 걸 싫어해요. 이러한 ‘손실 회피 성향’을 자극하는 방법이 있죠. 회원제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회원 탈퇴를 하려는 소비자들을 이런 문구를 통해 붙잡아요. “정기 결제를 해지하면 지금까지의 혜택을 모두 잃습니다!” “회원 혜택을 포기하겠습니까?” 같은 문구를 반복해서 노출하는 거예요. 그러면 소비자들은 예상치 못한 손해를 입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돼서 일단 탈퇴를 포기해요.

 

‘앵커링 효과’를 이용해 구매를 유도하기도 해요. 배가 닻을 내리면 닻 주변에서만 움직일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도 처음 접한 정보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정가를 터무니없이 비싸게 부른 뒤 할인율을 키웁니다. 옷 가게에서 원래 가격을 10만원이라고 크게 써 붙여 두고, 실제로는 3만원에 파는 옷이 있다고 해 볼까요? 사실 그 옷의 실제 가치는 3만원 정도인데, 처음 본 10만원이 머릿속 기준점(앵커)이 돼서 엄청 싸 보이는 거예요. 할인가가 유리하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소비자가 결제하도록 하는 것이죠.

 

‘사회적 증거’를 이용하기도 해요. 다른 사람이 많이 산 상품이라면 왠지 더 믿음이 가잖아요? 그래서 ‘품절 임박!’ ‘주문 폭주 중!’ 같은 문구를 붙이고, 좋은 후기만 보이게 해요. 나쁜 후기는 감춰버리기도 하죠.

 

최근엔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다크패턴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고 있어요. 다크패턴을 불공정 행위로 보고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죠. 다만 법과 규제가 모든 소비자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다크패턴에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도 “혹시 속임수가 아닐까”하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연유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이야기' 저자, 조선일보(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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