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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위해 뉴욕 희생할 수 있나?"] [ .. 미래 핵의 꿈] ....

뚝섬 2025. 12. 22. 09:44

["서울 위해 뉴욕 희생할 수 있나?"]

[3500억 달러가 가져다 준 미래 핵의 꿈]

[트럼프의 美 중간 선거, 中 핵 개발 가속화, 日 핵 보유 논의 주시해야]

[서해 해양주권 수호, 골든타임 놓칠까 두렵다]

 

 

 

"서울 위해 뉴욕 희생할 수 있나?"

 

[특파원 리포트] 

 

1971년 폴리네시아 모루로아 환초에서 벌인 프랑스의 핵실험으로 버섯구름이 솟아오르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은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북핵을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과 일본을 향해 ‘새로운 능력(new capabilities)’을 갖추라는 대목이 나온다. 미 워싱턴에선 ‘한국 핵무장 용인론’이 흘러나온다고 한다. “북한도 가지는 핵을 동맹국인 한국은 왜 못 가지냐”(해리 카지아니스 ‘내셔널 시큐리티 저널’ 회장)는 논리다. 미국이 동아시아 핵확산을 용인한다면 한국보다는 일본을 택할 것이라는 시각이 과거부터 지배적이었다. 그랬던 미국이 지난 10월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했고 이번엔 ‘새로운 능력’을 촉구한 것이다.

 

1960년 세계 네 번째로 핵실험에 성공한 프랑스는 유럽연합(EU) 유일 핵보유국이다. 얼마 전 프랑스 핵억지 전략 권위자인 브뤼노 테르트레 전략연구재단(FRS) 부소장을 만나 워싱턴의 기류 변화를 언급하며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이 있느냐”고 물었다. “핵무기를 가지면 이득도 있지만 대가도 따른다”는 대답에 여운이 있었다. 2대에 걸쳐 노벨상을 다섯 번 받은 퀴리 집안 사람들은 원자력 연구 도중 방사능에 피폭돼 목숨을 바쳐야 했다. 1930년대부터 핵분열 현상을 연구한 프랑스 과학계는 앵글로색슨 국가인 미국·영국·캐나다의 집중 견제를 받았고, ‘맨해튼 프로젝트’에서도 따돌림을 받다시피 했다.

 

이에 독자적 핵 개발을 결단한 샤를 드골은 미국에 “파리를 지키기 위해 뉴욕을 희생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유엔이 프랑스 핵 개발 반대 결의안까지 통과시켰지만, 프랑스는 좌우가 단결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라는 초강수까지 뒀다. 테르트레는 “한국의 핵무장 언급은 미국에 ‘우릴 안심시켜 달라’고 보내는 신호”라며 “한국인들에게 핵 개발에 따른 국제 제재를 말하면 놀란다”고도 했다. 한마디로 현재 한국의 핵 개발 논의엔 진심도 결의도 없다는 말이었다. 오늘날 ‘뉴욕과 바꿀 수 없는 파리’를 지키는 프랑스의 핵무기가 어떤 대가를 치르고 개발됐는지 아느냐는 투로 들렸다.

 

핵을 쥐고 러시아·중국 정상과 어깨를 나란히 한 북한 김정은은 러시아 드론 공장에 1만명을 파견한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한미 핵 협의에선 ‘북핵’ 표현이 사라졌다. 좌파 진영에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평화롭게 지내자”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전범국’이라고 손가락질하던 일본에선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총리실 발언이 나왔다. 어느 날 북한이 극초음속 다탄두 탄도 미사일로 미 본토와 한국을 동시에 겨누는 상황이 온다면 미국의 선택은 어떨까? 뉴욕은 고사하고 본토의 작은 마을 하나라도 서울과 바꿀 생각이 있을까?

 

“우리는 세계를 떠받치는 아틀라스가 아니다.” 미국은 이미 정답을 내놨는데, 한국 정치권엔 ‘뉴욕과 바꿀 수 없는 서울’을 지키기 위한 어떤 진심과 결의가 있는지 모르겠다.

 

-파리=원선우 특파원, 조선일보(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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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 달러가 가져다 준 미래 핵의 꿈

 

[김승련 칼럼]

한미 MOU로 합의한 핵잠-핵재처리 사업
트럼프라서 가능한 ‘비확산 룰’ 파기 혜택
원전 불안해하는 정부가 핵경쟁에 발 담가
핵잠수함 갖춘 핵농축 국가가 최대치일듯

 

일본 총리실 당국자가 핵무기 보유 필요성을 거론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 핵무기를 만들지도, 갖지도 않고, 밖에서 들여오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을 손보겠다는 구상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일본은 미국 전술핵을 반입하거나 공유하는 걸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비핵 모범국인 일본이 이럴 정도로 전 지구적 핵안보 질서는 불안정해졌다. 유럽에선 러시아발 위기와 도널드 트럼프의 돌변이 기폭제가 됐다. 미국 핵우산이 사라지는 걸 가정해 ‘유럽만의 핵우산’ 구축론에 독일과 프랑스가 팔을 걷고 나서고 있다. 동북아에선 북한이 핵선제공격 독트린을 만들고 휴전선 부근에 전술핵을 배치했다.

한국도 그 흐름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경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에 나서는 두 가지 기회를 잡았다. 나랏돈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에 대한 반대급부로 정부가 기회를 제대로 포착한 것이니 국민들은 박수를 보낼 만하다. 사실 핵잠과 재처리는 바이든, 오바마, 부시처럼 여느 미 대통령은 이런 핵 확산 금지 원칙을 허무는 일에 동의하지 않았을 일들이다. 현금 투자 유치에 눈이 어두워지고 핵질서에 관심이 작은 트럼프라서 가능한 일이었다.

 

둘 가운데 핵잠수함 도입은 상대적으로 쉬운 쪽이다. 어디서 건조할지, 미국서 잠수함 원자로 기술을 받을지 여부는 협상하면 된다. 다만, 우리로선 핵을 비(非)평화적 목적으로 쓰는 첫 사례여서 낯선 세상으로 빨려 들어가는 건 분명하다.

반면 핵물질 부문 양해각서(MOU)는 모호하다. “농축과 재처리로 이어질 절차를 미국이 지지한다”고만 표현했는데, 제대로 동의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이 합의로 한국에 핵발전소 연료를 자급하는 등 상업용 핵활동을 모색해 볼 수 있게 됐다. 농축과 재처리가 충분히 보장된다면 핵무기 개발 직전 실력이라고 평가받는 일본 독일 이란 등에 버금갈 수 있게 된다.

협상에 걸림돌이 있다면 미국 국무부 에너지부에 넘쳐나는 비확산 매파(원칙주의자)의 반대다. 그래서 트럼프라는 ‘우리 편’이 퇴임한 이후까지 핵물질 협상이 계속된다면 결과를 낙관하기 힘들 수도 있다. 결론 없이 흐지부지 끝나지 말란 법이 없다. 미 정부 내 비확산파는 한국의 핵무장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절대 핵무기는 안 만들겠지만, 그래도 언제든 핵무장할 직전 단계까지는 가 있어야 북핵에 대응할 수 있다”는 주장이 국내에 생겨나고 있다.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도 그중 하나다.

1945년 오펜하이머가 미국서 개발한 핵무기는 이젠 범접 못 할 기술이 아니다. 미국은 핵 비확산 체제를 만들어 비교적 잘 틀어막았다. 그럼에도 인류 멸망을 가리키는 핵시계는 지금을 자정(멸망 시점) 90초 전이라 말한다. 러시아와 미국이 만든 근년의 핵 불안은 그 시계를 85초 전으로 5초 더 흘러가게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묻게 된다. 핵잠수함과 핵물질 생산에 나서기로 한 이재명 정부가 그리는 한반도 핵의 미래는 어떤 건가. 10년쯤 뒤 완성될 우리 핵잠은 좁은 한반도 해역에만 머물 것인지, 미국의 북태평양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해 중국 견제 역할을 할 것인가. 민간 원전에도 알레르기를 느끼는 민주당 정부가 과연 어떤 비전을 갖고 농축과 재처리를 기획한 것인가. 이건 이재명 정부에 던지는 질문일 뿐만 아니라 미지의 세계로 나서게 되는 한국 사회가 스스로에게 묻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질문이기도 하다.

트럼프라는 ‘악동 대통령’의 등장으로 우리에겐 핵무기 없이 미래의 핵 지위를 그려볼 기회가 왔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절대 핵무기 제조는 꿈꾸지 않고 제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일각의 핵무장론은 학자들의 주장에서 그쳐야지 국가적 어젠다는 될 수 없다. 우리 산업과 무역 구조가 미국과 마찰을 견딜 수 없다. 결국 최선의 목표는 ‘핵잠수함을 갖춘 핵농축 국가’일 것이다. 그런 위치에서 사실상 핵무장 국가반열에 오른 북한을 상대할지를 구상해야 한다. 미국의 동의 아래 재처리-농축이 언젠가 시작되면 북한은 부당한 핵위협과 말폭탄을 쏟아낼 거다. 우리에게 찾아온 핵 도약 목표는 가파른 길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가 마련한 기회는 3500억 달러 강제 투자라는 희생을 치르며 얻은 것이다. 국내에선 그 바람에 산업 공동화, 일자리 감소, 외환 리스크 등을 감내해야 한다. 이렇게 손에 쥔 호기를 치밀한 협상으로 결실을 맺어야 한다.

 

-김승련 논설실장, 동아일보(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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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美 중간 선거, 中 핵 개발 가속화, 日 핵 보유 논의 주시해야

 

전재성 EAI 신임 원장
새해 국제 정세 전망

지난 80년은 이례적인 평화 시기
정글 같은 약육강식 시대 온다

中·日 갈등, 우·러 전쟁 향방 주목
미국의 불확실성에도 대비하며
권한도 공유하는 관계 만들어야
 

 

전재성 동아시아연구원(EAI) 신임 원장은 17일 본지 인터뷰에서 “향후 10년 내 중국의 핵 능력 증가로 미중간 ‘상호확증 파괴(서로가 치명적 파괴를 피할 수 없는 상태)’가 달성되면, 중국은 미국을 동북아에서 배제하는 현상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고운호 기자

 

“중일 관계 악화, 북핵의 기정사실화로 동북아의 안보 질서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중간 핵무기를 둘러싼 전략 경쟁, 군비 경쟁이 어떻게 될지 주목해야 합니다.”

 

전재성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은 지난 17일 내년 국제 정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곳으로 동북아시아를 꼽았다. 미중 갈등 외에도 지난달부터 대만 문제로 시작된 중일 갈등이 국제사회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원장은 내년에도 주요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칙 외교’가 계속될 지에 있다며 “미국이 중국과 협상을 추구할 경우,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의 동맹이 약화될까봐 안보 우려를 더 심하게 느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인터뷰는 2022년 서울 종로구 사직로에 개관한 EAI의 원장실에서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그후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부·통일부 업무 보고에서 북한 관련 중요한 발언이 나오고, 일본의 ‘핵 무장’론이 제기돼 수차례 카톡을 통해 추가 인터뷰를 했다.

 

게으른 자유주의, 질서 유지 노력 부족

 

- 라인홀드 니버 등 고전적 현실주의자들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세계가 왜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태가 되고 있다고 보나.

 

“소련이 망한 후, 1990년대에 ‘역사의 종언’류의 전망이 유행했다. 그러자 자유주의는 국제 질서를 지키기 위한 타협과 거래를 지나치게 지연시켜 왔다. 미국이 사실상 혼자 공공재를 떠안아 왔는데, 이를 계속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유럽이 더 분담했어야 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악용하지 못하도록 제어했어야 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지난 80년은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예외적인 평화 시기였다. 세계 질서는 이제 다시 무질서한 약육강식의 정글로 되돌아가고 있다.”

 

―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미중 갈등이 냉전만큼 오래갈 것으로 전망하는데.

 

“나는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한국이 편안한 위치로 간다는 뜻은 아니다. 냉전 시기 미소 관계와 달리, 현재 미중은 경제적 상호의존도가 매우 높다. ‘미국인의 중국 없이 하루 살아 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중은 치열하게 경쟁하겠지만 과거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대략 10~20년 정도의 경쟁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 이는 푸틴, 시진핑 등 ‘스트롱 맨’들의 수명과도 유사하다."

 

― 최근 발간된 트럼프 2기 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이 화제인데.

 

“NSS의 3분의 2는 패권 재조정 전략이고, 나머지 3분의 1은 보통 강대국 전략에 가깝다. 미국이 핵 패권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인도·태평양을 반드시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핵심은 경제안보 전략으로 이를 패권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국가 관계를 상업적, 거래적 관계로 하겠다는 뜻도 분명하다. 서반구와 남미 등을 확보해서 ‘우리만 잘되면 된다’는 시각도 담겨 있다."

 

피크 트럼프’ 확산 여부가 관건

 

― 궁극적으로 한미 관계도 거래에 기반한 동맹으로 가야 하나.

 

“한국은 반도체, 조선 등에서 미국에 필수불가결한 나라가 됐다. 미국을 도와주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필요한 요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버든(비용 등의 부담) 셰어링’뿐 아니라 ‘권한 셰어링’이 필요하다.”

 

― 트럼프 이후에도 트럼프류의 정책이 계속될 가능성이 큰데.

 

“앞으로의 한미관계에 등장하는 비용 문제는 한미가 함께 만들어야 할 미래 자유주의 질서에 대한 투자로 봐야 한다. 한국은 세력권 질서나 강대국 질서의 종속 변수가 아니라, ‘집합 패권’의 핵심 국가가 돼야 한다. 우리는 군사력뿐만 아니라 지적 역량, 소프트파워, 제조업 역량을 갖고 있다. 한국의 조언을 들었을 때 미국도 바람직한 미래 질서를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전 원장은 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가 미국에 요구할 수 있는 목록을 만들어서 내년 초 발표하겠다고 했다.

 

- 올 한 해 전 세계에 ‘트럼프 광풍’이 불었는데, 내년의 국제 정세도 역시 트럼프에 달린 것 아닌가. 당장 내년 미국 중간 선거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트럼프는 지금이 최절정이고, 앞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의미의 ‘피크 트럼프(Peak Trump)’론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 국내 정치를 보면 1932년 이후 집권당이 중간선거에서 선전한 사례는 거의 없다. 트럼프 1기 때도 2018년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민주당에 내줬다. 현재 여론을 보면 이번에도 하원에서 질 가능성이 크다. 하원은 예산권과 입법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정치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그럴수록 트럼프는 외교에 더 집중해 성과를 내려 할 가능성이 있다

 

- 트럼프 때문에 미국의 정치, 경제도 혼란스러워 보이는데.

 

미국은 역대 어떤 나라보다 더 강하지만 국민은 불행하다고 느낀다. 예를 들어 1990년생 미국인을 보자. 10대에 9·11을 겪었고, 대학 진학이나 취업 시기에 금융 위기를 맞았다. 결혼 이후에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었다. 패권국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것을 누리지 못했다는 인식이 트럼프를 낳은 배경이다. 트럼프는 바로 그 정서를 파고들었기에 지지율이 어떻게 될지 봐야 한다."

 

중국에 겁먹고 협력 포기할 이유 없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가능성은.

 

“조만간 휴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본다. 우크라이나의 독자적 전쟁 수행 능력은 애초에 제한적이었다. 징집도 원활하지 않고, 수십만 명의 인구가 이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도 하락하고 있다. 전쟁이 끝나든 이어지든, 그의 장기 집권 가능성은 낮아졌다.”

 

― 휴전이 이뤄질 경우 한국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의 정상 국가 복귀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가 북한과의 관계만 전면에 내세우지 않을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도 여러 실익이 있을 수 있다. 중러 관계 역시 영향을 받을 것이다.”

 

―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도 불구, 한러 관계 복원을 모색해야 하나.

 

“러시아는 북한의 불법 핵 개발과 한국에 대한 핵 위협을 묵인했다. 그리고, 북한군이 전장에서 실전 경험을 쌓게 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중 관계는.

 

“경제적으로는 이미 상호 보완하는 관계에서 경쟁으로 넘어갔다. 그렇다고 협력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경쟁하면서도 협력할 수 있는 의제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에서도 상호 협조할 여지가 있다.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가 지레 겁먹고 중국과의 협력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

 

― 최근 대만 문제로 불거진 중일 갈등에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기본 원칙은 개입하지 않는 것이다. 중일 관계가 평화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한국의 국익이다. 기존 원칙을 흔들 필요가 없다.”

 

-일본 총리실의 고위 관리가 자국의 핵무장을 주장한 날, 일본의 시사 월간지 ‘문예춘추’ 내년 1월호를 보니 ‘중국에는 (일본의) 핵 보유도 선택지다’라는 제목의 대담이 실려 있었다. 일본도 핵 무장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나.

 

“일본은 그동안 미일동맹이라는 ‘플랜 A’에 대해 ‘플랜 B’는 필요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경제적 필요에 따라 타협하는 트럼프의 대중 전략, 일본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 양보 요구 등을 보고, 플랜 B로 핵무기 보유 논의도 엘리트 사이에서 조금씩 논의되고 있다. 중요한 변수는 트럼프 정부의 확장 억제 전략(핵우산) 변화 가능성이다. 유일하게 핵 공격을 받았던 일본 국민의 여론 움직임도 중요하다.”

 

- 중국이 일본의 핵 무장론에 강하게 반발하는데.

 

“나는 일본보다 중국이 더 우려된다. 트럼프 정부 안보 전략의 불확실성과 함께 더욱 중요한 변수는 중국의 핵무기 개발 가속화다. 중국은 2035년까지 핵무기를 미국이 배치한 1550개까지 끌어올리고, 제1도련선을 우회할 수 있는 J3세대 SSBN(핵잠수함)으로 중국의 공격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북한, 남북대화 응할 가능성 크지 않아

 

- 앞으로는 냉전시대처럼 미중 핵 경쟁이 우려된다는 건가.

 

향후 10년 내 중국의 핵 능력 증가로 미중 간 상호확증파괴가 달성되면, 중국은 미국을 동북아에서 배제하고 현상 변경을 추구할 수 있는 구조적 변화를 추구할 것이다. 중국이 미국과의 핵 동등성을 바탕으로 대만, 남중국해 등에서 더욱 공세적 활동을 할 수 있다. 일본은 ‘미국이 자국의 핵 공격을 무릅쓰고 일본을 방위할 것인가, 동중국해에 개입할 것인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변화에 놓여 있다.“

 

- 큰 틀에서 미국이 한일에 대해 ‘우호적 핵 확산’에 동의할까.

 

“미국의 미래 전략이 패권적으로 유지될 것인지, 보통 강대국으로 유지될 것인지를 봐야 한다. 패권적이라면, 핵을 유지할 것이다. 독일의 핵무장, 한일의 핵무장을 허용하면, 해당 국가는 미국과의 동맹이 필요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 미국이 안보를 제공하면서 반대급부로 받았던 경제적 혜택이 사라져 보통 강대국이 되는데, 트럼프가 이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북한 비핵화 대신 ‘핵 없는 한반도’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대북 제재 ‘허들’을 크게 낮춰서 북한과 대화하고 싶어 하는데, 이 같은 ‘먼저 무릎꿇기’가 북한에 통할까

 

북한이 이에 응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가 답인 것 같다. 핵 없는 한반도가 한국이 북핵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북한이 요구하는 ‘미국 핵우산 제거’ 등의 북한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 측에서 아무리 허들을 낮춰도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대화에 나올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전재성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후,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현실주의 국제정치이론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국제정치학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정치이론, 한미관계, 외교사 등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김병국 전 고려대 교수가 2002년 설립한 독립 싱크탱크 EAI의 4대 원장으로 지난 9월 취임했다.

 

-이하원 외교안보 에디터, 조선일보(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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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해양주권 수호, 골든타임 놓칠까 두렵다

 

[朝鮮칼럼]

중국의 '서해 공정'
묵인하면 서해 70% 실효적 지배 주장할 것

정부는 왜 침묵하나
행동 나설 의지 없다면 원자력잠수함 무슨 소용
 

 

1월 한·중이 공동 관리하는 서해에 중국이 설치한 직경 70m, 높이 71m의 구조물 ‘셴란 2호’. 중국이 향후 이 구조물을 근거로 서해가 중국 소유임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신화 연합뉴스

 

중국은 1970년대부터 남중국해 전체의 90%에 이르는 광대한 해역에 대해 배타적 소유권을 주장해 왔다.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패소 판결에도 아랑곳없이, 중국은 군사적 강점을 앞세워 그것을 기정사실로 만들기에 혈안이다. 중국이 소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는 한반도의 15배, 지중해의 1.5배에 해당하는 광활한 바다다. 중국의 최남단 영토인 하이난섬에서 무려 1800㎞ 떨어진 보르네오섬 앞바다에 이르는 공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소유권 주장은 한마디로 황당하다. 마치 이탈리아가 과거 로마제국의 지중해 지배를 구실로 지중해 전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격이다.

 

중국은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74년 베트남 보유 서사군도(파라셀군도)를 무력으로 탈취했고, 1988년 베트남군과 교전 끝에 남사군도의 베트남 보유 존슨 암초를 점령해 최초의 남사군도 군사 거점을 마련했다. 이어 1995년 필리핀 경제수역 내의 미스치프 암초를 점령했고, 2012년 필리핀 해군과 대치 끝에 스카버러 암초까지 점령하며 실효적 지배를 주장했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2012년 말 시진핑 체제 출범 후 더욱 노골화되었다. 중국은 2013년부터 3년간 남중국해 7개 암초에 군사공항, 항만, 레이더 기지와 미사일 기지를 건설한 이래 30여 인공섬을 건설하는 등 역내 불법 점유를 확대 중이다.

 

중국의 ‘해양 공정’은 이에 그치지 않고 동중국해에서도 센카쿠 열도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 중이며, 이어도를 포함하는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설정해 기존 질서를 흔들었다. 그리고 이제 그 대상 수역이 점차 북상해 한반도 서해를 지배하기 위한 ‘서해 공정’의 막이 올랐다. 중국은 한·중 경제수역이 중첩되는 잠정조치수역(PMZ)에 2014년부터 관측용 부표를 설치하기 시작했고, 2018년 ‘민간 양식 시설’이라는 구실로 대형 부유식 구조물을 만든 이래 추가 구조물들을 설치 중이다. 2023년부터는 그 지역에서 해군 훈련과 해경 순찰을 강화하면서 한국 해경선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서해에서 진행되는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남중국해 불법점거 선례와 거의 동일한 수순을 밟고 있다. 어업시설이나 과학시설이라는 명분으로 부표와 관측장비를 설치한 후 장기 주둔과 접근 차단을 통해 실효적 지배를 굳힌 후 궁극적으로 인근 수역을 배타적으로 지배하고 군사시설로 전환하는 상투적 수법의 반복이다. 중국이 베트남에게서 탈취한 존스 암초나 필리핀에게서 탈취한 미스치프 암초, 스카보러 암초 역시 같은 수순을 밟아 왔다.

 

그런데 서해 해양주권 문제에 있어 중국의 불법구조물 설치보다 더 근본적이고 심각한 사안이 있다. 중국 군부는 시진핑 체제 출범 직후인 2013년 초부터 국제법적 근거 없이 동경 124도를 ‘작전 경계선’으로 설정하고 한국 해군 함정의 진입과 훈련을 차단하고 있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설정하고 강요해 온 동경 124도 선은 한·중 잠정조치 수역에서 한국 쪽으로 크게 치우쳐 있어, 이대로라면 서해의 약 70%가 중국 관할수역이 된다. 중국은 그 수역을 자국 해군의 배타적 작전 수역으로 독점하려는 의도여서, 해양 주권 수호를 위한 국가적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안팎에 설치한 구조물 /그래픽=양인성

 

중국의 움직임보다 더 우려스러운 건 우리의 대응 자세다. 한국 정부는 이 지역에서 우리 해군 함정의 정당한 진입 권리를 주장하면서도, 외교적 부담과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이유로 해당 수역 진입과 해상 훈련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 이는 ‘원만한 대중국 관계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관점에서 매우 안일하고 무책임한 선택이었다. 해양 주권은 법적 권리 선언만으로 지켜질 수 없다. 자발적 권리 불행사와 침묵은 서해 70% 지역에 대한 중국의 실효적 지배를 고착시킬 뿐이다.

 

서해는 수도권과 직결된 전략 공간이며, 우리 국가 안보의 핵심 해역이다. 만일 문제 해결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중국의 서해 지배가 관행으로 정착되는 단계에 이르면, 군사적 충돌 없이 이를 원상회복하는 건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중요한 건 우리의 합법적 해양주권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수호하는 일관되고 의연한 해군 활동이다. 자제는 필요하지만, 상대의 불법적 실효적 지배를 묵인하는 수준의 자제는 정당화될 수 없다.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행동에 나설 의지가 없다면 원자력추진잠수함은 만들어 어디에 쓸 것인가.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前 외교부 북핵대사, 조선일보(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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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푸틴, 4시간반 동안 기자회견하며 자화자찬 치적 홍보. ‘장시간 생중계 국정홍보’가 새로운 글로벌 트렌드?

 

-팔면봉, 조선일보(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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