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2026년 로드맵]
["중도는 실체가 없다"는 실체 없는 주장]
["참을 만큼 참았다" 국힘 지도부 면전서 터진 혁신 요구]
[美 ‘정통망법’에 공개 우려 표명… 법 만들 때 예상 못 했나]
이재명 대통령의 2026년 로드맵
[朝鮮칼럼]
권력은 2년차에 절정
사법·언론에 총구 겨눌 것
지방선거에 운명 갈린다
국민은 지난 대선에서
범보수에 0.07%p 표 더 줘
'중간평가' 민심 잡아야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2026년 새해가 열렸다. 하지만 한국 정치는 아직도 12·3 비상계엄의 악몽에 갇혀 있다. 여야 모두 그렇다. 지난해 12월 26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취임 147일 만에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생과 대화 정치로의 변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내란 진압은 한시도 멈출 수 없다”며, 새해도 내란 몰이를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냥 몰이도 아니고, “내란의 티끌까지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한다.
12·3 비상계엄 후 민주당은 꽃길을 걸어왔다. ‘닥치고 내란’은 만능키였다. 그걸로 대선에 승리하고, 정치적 반대파를 모두 감옥에 보내고, 공포에 떨게 했다. 국회에 이어 정부도 장악해, 하고 싶은 걸 다 했다. 눈엣가시 검찰을 78년 만에 해체하고, 사법부 장악에 나섰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리돌림하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만들고, 이제 법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 등을 추진하려고 한다.
다음 표적은 언론이다. 2026년은 언론에 가혹한 해가 될 것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24일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가 허위 정보를 가려내 처벌하겠다고 한다. 독재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언론에게 큰 족쇄가 될 것이다. 언론중재법 개정안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언론의 자유·편집권에 해당하는 의견, 논평도 중재 대상에 넣겠다고 한다. 언론에 앵무새가 되라는 것이다.
그래서 2026년 최대의 화두는 여전히 민주주의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2026년은 운명적 해이다.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없앨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이기 때문이다. 한국형 대통령 권력은 집권 2년 차에 절정에 오르고, 3년 차부터 하락기에 접어든다. 이 대통령은 올해 온 힘을 쏟아부을 것이다. 그 요동이 사법부 같은 국가 시스템은 물론 언론, 시민단체까지 흔들 것이다.
운 좋게도 무력한 야당이 이 대통령을 돕고 있다. 국민의힘 최대의 문제는 상상력 빈곤이다. 사실상 정치 전략이란 게 없고, ‘닥치고 단결·투쟁’뿐이다. 윤어게인에 “우리가 황교안이다. 전쟁이다”라고 주야장천 외친다. 친한이던 장동혁 대표는 윤어게인으로 돌아서 1.5선 만에 당대표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하지만 그 협소한 지지기반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가 그렇게 대선에 졌다. 윤어게인에 대한 판단은 헌법재판소는 물론 국민도 이미 끝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어처구니없는 국정운영, 김건희 여사의 몰상식한 국정 개입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윤어게인에서 도대체 무얼 더 기대하나. 비상계엄 1년을 맞은 지난해 12월 3일은 변화를 위한 중대 고비였다. 정치란 타이밍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 “탄핵은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렇게 기회는 지나가 버렸다. 지난해 12월 25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대구·경북 지역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2주 전 조사 40%에서 19%로 떨어졌다. 장 대표가 기대한 핵심 지지층마저 떠나고 있다. 무능한 리더십이 빚은 참사다.
올해 6·3 지방선거가 이 모든 걸 판단할 것이다. 이대로면 국민의힘은 필패다. 정청래 대표의 지방선거 전략은 ‘내란 심판’이다. 철 지난 2차 종합특검을 추진하는 이유다. 국민의힘이 돕고 있으니, 순풍에 돛을 달았다. 하지만 국민이 염증을 내고 있다. 국민은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택했지만, 범보수 진영에 0.07%포인트 표를 더 줬다. 어쩔 수 없어 민주당을 선택했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 재판 지속에도 60%가 찬성했다.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한 찬반 비율은 29:48이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중간평가’로 바꾸려면 이 민심을 잡아야 한다.
결국 지방선거 승패는 ‘내란 심판’이냐, ‘중간평가’냐로 갈릴 것이다. 그래서 이혜훈 카드가 나왔다. 그 노림수가 실로 다차원적이다. 명청대전 관점에서 보면, 정청래의 ‘닥치고 내란’이 우습게 됐다. 열렬한 윤어게인 이씨도 반성문만 쓰면 괜찮다. 내란 몰이에 따르는 국민의 피로감을 눈치챈 것이다. ‘내란 심판’만 외치면 하수다. 국민의힘 배후도 노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윤어게인에 갇힌 사이 빈 땅이 된 중도 보수, 중도를 차지하겠다는 야심 찬 진격이다. 이게 진짜 노림수다. 그 결과 윤어게인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 분열이 폭발 직전이다. 민주당이 지방선거조차 이기면, 국민의힘은 분당될지 모른다. 사법부 독립의 의지도 꺾이고, 언론도 저항의 깃발을 들기가 힘들어진다. 그렇게 민주주의가 조용히 죽어가면, 개헌이 뒤를 잇고 연성 독재가 완성될 것이다.
-김영수 TV조선 보도 고문·前 영남대 교수, 조선일보(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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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는 실체가 없다"는 실체 없는 주장
[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지금은 '민주당 대 反민주당' 시대
후보 단일화와 선거 연대 없이는
보수 진영이 민주당에 맞설 수 없다
ARS 조사는 정치 고관여층만 응답
'산토끼' 중도층 잡는 게 선거의 기본
삼성전자처럼 재건해 반격해 보라

경제가 정치를 압도하던 시대가 가고, 정치가 경제를 지배하는 시대가 왔다. 탈냉전과 세계화 기류를 타고 높이 날아오른 대한민국이 신냉전과 탈세계화라는 이상기류에 휩싸였다.
1905년·1945년·1985년·2025년 40년마다 국제 정세는 우리 운명을 흔들어 놓았다. 1905년 러·일 전쟁은 러시아에 의존하던 우리를 식민지로 만들었다. 1945년 일본의 항복은 분단과 전쟁으로 이어졌다. 1985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된 고르바초프는 ‘제한 주권론’으로 알려진 브레즈네프 독트린을 폐기했다. ‘(사회주의) 제한 주권론’은 ‘(소련) 제한 방어론’으로 대체됐다. 2025년 트럼프는 국가안보전략보고서(NSS)를 통해 ‘미국판 제한 방어 독트린’을 발표했다.
1945년이 만든 냉전 체제 40년간 우리는 북한과 체제 경쟁을 했다. 1985년 이후 40년은 ‘플라자 합의’로 휘청거린 일본을 따라잡고 넘어서는 시간이었다. 이젠 거대한 중국이다. ‘전쟁 세대’는 북한과 체제 경쟁에서 이겼다. ‘민주화 세대’는 일본을 따라잡았다. (MZ로 불리는) ‘선진국 세대’는 중국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탈냉전·세계화 국면은 대한민국 국운 상승기였지만 한편으로는 보수가 비주류로 전락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호남을 포위했던 거대 ‘보수 동맹’이 ‘대구·경북당’으로 역포위됐다. 이제 민주당은 김대중의 호남당도 아니고, 노무현·문재인의 PK당도 아니다. 수도권 정당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구·경북당으로 쪼그라들었다. 그사이 보수 진영은 양극화의 심각성, ‘국가 자본주의’의 재등장, 한·미 동맹의 약화 흐름을 놓쳤다.
반면 민주당은 ‘중도 보수’ 깃발을 들고 거침없이 적진(?)을 헤집고 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지명에 대해 국민의힘 단톡방에 올라온 “우리 당을 영남 자민련으로, 민주당을 일본 자민당으로 만들려는 그림이 보인다”라는 표현에는 외연을 넓히는 민주당에 대한 두려움과 고립을 자초하는 국민의힘의 위기감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보수는 닫혀가고, 민주당은 열려가고 있다”며 국민의힘 위기의 정곡을 찔렀다. 국민의힘은 중도를 놓고 민주당과 경쟁하는 당이 아니라 극단적 보수를 두고 우리공화당과 경쟁하는 당처럼 보인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 정치의 기본 지형은 보수가 주류고 상수였다. 민주당은 ‘DJP 연합’,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 없이는 보수에 대항할 수 없었다. 지금은 민주당 대 반(反)민주당 시대다. 민주당이 주류고 상수다. 이젠 보수 진영이 후보 단일화와 선거 연대 없이 민주당에 맞설 수 없다. 여론조사 지표가 위기를 알려도 장동혁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20%대 박스권(면접조사 기준)에 갇혀 있는 낮은 정당 지지율에 대해 “지금처럼 여권의 정치 보복이 심하다고 판단되면 응답자들이 답변을 조심하게 되고 ‘지지 정당 없음’으로 표기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전화 면접 방식보다는 ARS(자동 응답 방식)가 더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ARS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대체로 30% 중반대로 나온다. 장동혁 대표도 같은 주장을 한다. 맞는 말일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새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상임고문인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12월 19일 발표한 갤럽 조사는 민주당 40%·국민의힘 26%다. 갤럽은 ‘정치 관심도’를 따로 묻는데 그 조사에서 ①관심이 많다는 응답층(229명)에서 민주당 45%·국민의힘 34% ②약간 있다는 층(479명)에서는 민주당 47%·국민의힘 22% ③별로 없다는 층(198명)에서는 민주당 29%·국민의힘 30% ④전혀 없다는 층(95명)에서는 민주당 18%·국민의힘 16%다. ①은 ARS 조사와 비슷한 흐름인데 응답자 수가 229명이라 투표율이 23% 정도에서 나올 수 있는 결과로 추정할 수 있다. 2025년 대선 투표율이 79.4%, 2024년 총선 투표율이 67%이므로 ①과 ②를 합친 700명 남짓의 응답이 실제 투표 결과에 근접할 것이다. ARS 조사는 ‘정치 고관여층’만 응답한 결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중도는 실체가 없다”는 실체 없는 주장이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 인식을 지배하고 있다. 2017년 대선 투표율 77.2%, 2022년 대선 투표율 77.1%, 2025년 대선 투표율이 79.4%이므로 국민 중 20~23% 정도는 ‘정치 무관심층’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중도 확장’ 주장은 이들을 겨냥한 게 아니다.
중도층은 ①무당층 ②당파적 중도층 ③스윙보터를 포괄한다. ①은 정치에 관심 있고 대선 투표도 하지만 맘에 드는 정당이 없는 층이다. ②는 지지하는 정당이 실망스러운 행태를 보일 때 지지를 유보하는 층이다. 이들은 투표를 안 하거나, 한다면 지지 정당을 마지못해 찍는다. ③은 실제로 당을 넘나드는 층이다. 이 세 부류가 이른바 ‘산토끼’다. ‘산토끼’로 불리는 중도층은 ‘집토끼’로 불리는 지지층과 달리 투표를 안 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들을 놓치지 않는 게 선거의 기본이다.
장동혁 지도부가 ‘당심’과 ‘당성’을 강조하면서 중도층을 쫓아버리는 것은 마치 보신탕 식당이 유동 인구가 거의 없는 깊은 산속에서 단골 상대로만 장사하겠다는 격이다. 이젠 보신탕 식당으로 돈을 벌 수 없듯, 강성 지지층만으론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2024년 10월 ‘어닝 쇼크’를 맞은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반성문을 발표했다.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습니다. (...)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습니다.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입니다.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입니다.” 그 다짐대로 삼성전자가 돌아왔다. 올해는 빼앗겼던 메모리 반도체 1위를 되찾고 반도체 왕국을 재건하는 ‘반격의 시간’이다. 국민의힘은 언제쯤 다시 돌아와 반격할 수 있을까.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조선일보(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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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만큼 참았다" 국힘 지도부 면전서 터진 혁신 요구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상임고문인 장경우 전 의원./연합뉴스
새해 첫날 국민의힘 신년 인사회에서 야권 통합과 계엄 사과를 당 지도부에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동혁 대표 면전에서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다”며 “목소리만 큰 소수에 휩쓸리지 말고 상식과 합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국회 부의장도 “민심을 잘 읽어야 한다”며 노선 전환을 촉구했다. 그러나 장 대표는 “변화의 핵심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국힘은 비상계엄 이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엄에 대한 공식 사과를 하지 않았다.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의 지지를 받은 지도부는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생각이 다른 사람을 배신자로 몰고 있다. 민주당에서 시대착오적 공천 헌금 문제가 터지고 입법 폭주가 계속되고 있지만 국힘 지지율은 20%대에 갇혀 있다. 퇴행적 모습에 여론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여당을 정책으로 압도할 대안 제시나 폭넓은 인재 영입도 없다. 1년 전 불거진 당원 게시판 문제로 새해 벽두부터 내분만 키우고 있다. 지방선거 전망을 묻는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국힘이 대부분 지역에서 패하거나 고전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만 접전일 뿐 야당 강세였던 부산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오차 범위 밖으로 앞선다는 조사도 나왔다.
국힘이 6월 지방선거에서 재기의 교두보를 확보하려면 과거와 단절하고 정권을 맡길 수 있다는 신뢰를 회복하는 길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 개혁신당과의 통합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둔 지금, 야권 전체가 힘을 모아도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나 국힘 지도부는 민심보다 당심이 먼저라는 폐쇄적 논리를 내세우며 ‘뺄셈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 문호를 닫은 정당이 어떻게 선거를 이길 수 있겠나.
지방선거에서 최악의 결과를 피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변화와 통합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장동혁 지도부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비주류 인사들도 남 탓보다는 자기 먼저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헌신을 각오해야 한다.
-조선일보(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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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통망법’에 공개 우려 표명… 법 만들 때 예상 못 했나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2025.12.24 뉴스1
올해 7월 시행되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31일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법안을 한국 정부가 승인한 것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 세라 로저스 국무부 차관도 “당국에 사실상 검열권을 부여해 기술협력을 위협한다”고 밝혔다. 각국의 빅테크 규제 움직임에 대해 자국 기업들을 겨냥한 무역장벽이라고 주장해 온 미국이 이 법을 통상 쟁점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정통망법 개정안에는 플랫폼 기업들에 대해 허위 조작 정보로 신고된 게시물을 삭제하는 건 물론 유포자 계정 정지, 광고 수익 제한 등을 의무화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허위 정보 신고에 대한 조치 사항 등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도 정기적으로 공표하도록 해 구글, 메타 등 미국의 대형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한층 강화했다.
가짜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통제는 필요하지만 이런 법이 추진되면 미국이 반발하리란 건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미국은 그전에도 우리 정부가 추진한 온라인 플랫폼법, 구글의 지도 반출 불허 등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에도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 있어 미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한다”는 문구를 명시했다. 미국은 얼마 전 디지털서비스법(DSA) 제정을 주도한 유럽연합(EU) 관계자들에 대해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등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이 벤치마킹한 게 DSA였으니 당연히 미국의 예의주시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국내 입법일지라도 대미 협상에서 불리한 카드로 이용돼 국익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면 충분한 고려를 했어야 한다. 특히 허위 조작 정보의 기준이 모호해 자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국내에서도 나왔다. 미국에 우리 정부의 검열 가능성을 트집 잡힐 빌미를 준 측면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개정안이 한미 통상 협상의 불확실성을 더 키우지 않도록 미국 측에 설명할 것은 충분히 설명하면서, 추후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라도 논란의 소지를 최소화해야 한다.
-동아일보(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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