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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영국-중국]-- [김정은 '대남 가스라이팅'의 민낯.. ] ....

뚝섬 2026. 1. 23. 09:47

--[북한-영국-중국]--

[김정은 '대남 가스라이팅'의 민낯.. ]

[영국 외식, 펍으로 돌아가나]

[폭풍을 부른 큰 나무 '초(招)']

 

 

 

김정은 '대남 가스라이팅'의 민낯.. 

 

두 국가 가자면서 한국 길들이기
주민엔 南 쳐다보지 말라는 엄포
핵·미사일 고도화 이루면 뭐 하나
삶 개선 없으면 문명국은 공염불

 

한때 평양에 장기간 체류했던 기업인에게 들은 얘기다. 평양에서 딱 한 달을 묵고 일어난 어느 날 아침 양치질을 하다 북한 체제 선전 가요를 흥얼거리고 있는 모습에 스스로 놀랐다고 한다. 평생 북한 당국의 세뇌를 강요받는 북한 주민들은 오죽하겠느냐는 것이다. 2017년 36년 만에 열린 제7차 당대회 때 4000자가 넘는 분량의 김정은 찬양 글을 암송해야 했던 당시 만 7~13세 ‘소년단’ 아이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일 함경북도 경성군 온포근로자휴양소 준공식에 참석해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김일성은 즉석 사진기를 들고 산골 오지 학교를 찾아 붉은색 스카프를 목에 두른 ‘소년단’ 아이들 사진을 직접 찍어주고 함께 기념 촬영도 했다. 북한 기록 영화 ‘우리 수령님’은 이런 김일성을 “온 나라의 어버이”라고 찬양한다. 김일성은 정작 손자인 김정은과는 ‘다정한 투샷’을 찍지 않은 것 같다. 그런 사진이 있었다면 북한이 벌써 공개했을 것이다.

 

인민들을 위한 일이라며 할아버지가 생전에 지내던 사저를 싹 밀어버리고 ‘조국통일’ 유훈을 뒤집고 나선 것도 어쩌면 재일 교포 출신 무용수인 어머니를 김씨 일가 며느리로 인정해 주지 않은 할아버지에 대한 분풀이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김정은 시대의 변화를 “지난 시기와 비교할 수 없는 비약적 발전”으로 치켜세우고 락원포 사람들이 경제력이 약해 그동안 동네 이름을 부르기도 부끄러웠다는 글이 노동신문에 실리는 것도 ‘선대 돌려 까기’ 방식의 김정은 우상화로 읽힌다.

 

조선노동당 규약 전문은 “조선노동당은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당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김정은이 물려받은 건 ‘혈통’뿐인데, 선대의 최대 유훈인 ‘통일’도 폐기하고 선대를 뛰어넘는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냈으니 진짜 위대한 건 선대가 아니라 김정은이어야 한다. 거추장스러운 선대는 이미 치웠고, 남은 건 북한 주민들이 동경해 마지않는 남한뿐이다.

 

‘적대적 두 국가론’은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 쪽은 아예 쳐다보지도 말고 생각도 하지 말라는 엄포다. 서로 신경 끄고 지내자면서도 남한 언론이 보도하는 대통령과 주요 인사들의 발언, 심지어 정부 당국자의 말까지 일일이 걸고넘어지는 건 어떻게든 남한 정부를 길들이려는 가스라이팅이다. 북한 주민들도 알기 쉬운 말로 바꾸면 ‘정신을 말려 죽이는 일’쯤 되겠다.

 

김정은은 집권 첫해인 2012년 신년사에서 국가 발전 목표로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을 제시했다. 북한 내각의 내부 문건엔 2020년까지 양말 3500만 켤레, 질 좋은 신발 6000만 켤레를 생산해 인구 1인당 2~3켤레 신발이 차례지도록(돌아가도록) 한다는 목표가 포함돼 있다. 얼마 전 김정은이 참석한 백두산 인근 삼지연 호텔 준공식에 동원된 북한 여성들은 한겨울 추운 날씨에 목도리와 장갑도 없이 봄·가을에나 신는 얇은 살색 스타킹 차림으로 최고 지도자를 맞이했다. 문명국 여성들은 한겨울에 그런 차림으로 몸을 얼게 하지 않는다.

 

5년 전 8차 당 대회 때 김정은은 경제 실패를 자인하고 장장 9시간 동안 연설했다. 이제 지난 5년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5년간의 대내외 정책 방향을 확정하게 될 제9차 당 대회가 코앞이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삶은 여전히 “만날 이 모양 이 꼴”에 머물러 있다. 그 책임을 돌리기에 남한은 만만한 상대다. 하지만 ‘자력 갱생’ 구호만 외치며 체제 리더십 유지를 위해 책임은 외부로 전가하는 대남 가스라이팅을 지속하는 한, 북한은 결코 진정한 문명국이 될 수 없다.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만 이루면 뭐 하나. 주민들의 먹고 입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문명국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 제9차 당 대회는 주민들의 실질적 삶을 직시하고 핵 무력 강화를 우선하는 근본적 정책 기조가 변화하는 기회가 돼야 할 것이다.

 

-김민서 기자, 조선일보(2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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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외식, 펍으로 돌아가나 

 

런던의 한 펍을 방문한 윌리엄 왕세자./로이터 연합뉴스

 

한국에 살며 가장 좋았던 게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식당 문화’라고 답할 것이다. 한식의 뛰어난 맛이야 두말할 나위 없고, 무엇보다 영국에 비하면 ‘이 가격에 이 퀄리티라니!’ 감탄사가 나오는 외식 물가가 존재한다. 한국 물가도 무섭게 오르지만 영국 외식 비용은 정말 상상 초월이다.

 

영국에서는 메인 요리 하나만 주문해도 평균 11~30파운드(약 2만1700~5만9100원)는 기본이다. 생활비 위기 속에 영국인은 지갑을 닫고 있다. 활기가 넘쳐야 할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에도 많은 식당이 썰렁하게 비어 있다. 충격적인 통계에 따르면 영국 레스토랑의 60%가량이 개업 1년 안에, 80%는 5년 안에 문을 닫는다. 2024년에는 영국 최대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대로 가면 영국은 ‘레스토랑 없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영국인들의 불안이 마냥 허무맹랑하게 들리지 않는다.

 

사실 ‘레스토랑’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 모든 것을 설명하는 흥미로운 단서가 된다.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인데 왜 영국인들이 이 단어를 사용할까? 그건 레스토랑이라는 개념 자체가 19세기 프랑스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프랑스 혁명 후 혼란을 피해 영국으로 건너온 파리의 요리사들이 런던에 레스토랑 문을 열었고, 20세기 초 영국 경제 호황과 함께 유럽 전역의 요리사들이 몰려들었다. 이후 2차 대전이 끝나고 이탈리아·인도 등지에서 수많은 이민자가 유입되면서 피자와 커리 식당이 영국 곳곳에 뿌리내렸고, 1980년대에는 영국의 레스토랑 문화가 황금기를 맞았다.

 

그렇다면 레스토랑이 생기기 전, 영국인들은 어디서 외식을 했을까? 답은 바로 펍(Pub)이다. 펍은 맥주뿐 아니라 귀리로 만든 죽이나 뼈를 고아 만든 스튜처럼 소박한 영국 가정식을 주머니 가벼운 이들도 즐길 수 있는 가격에 제공했다. 만약 이대로 레스토랑이 사라진다면 영국인들은 다시 그 시절 펍으로 돌아가야 할지 모른다. 상상만으로 섬뜩하다.

 

Could Britain Become a Nation with No Restaurants?

 

-팀 알퍼 칼럼니스트, 조선일보(2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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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을 부른 큰 나무 '초(招)'

 

우리가 잘 쓰는 성어 기절초풍(氣絶招風)은 뭔가에 놀라 의식을 잃고, 풍을 맞은 듯 쓰러지는 일이다. 아주 심하게 경악하는 상황이다. ‘초풍’은 ‘바람을 부르다’가 원래 뜻이지만, 여기서는 몸을 망치는 의학적인 ‘풍’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나무가 커 바람을 부른다는 뜻의 수대초풍(樹大招風)이라는 성어를 잘 쓴다. 높은 명예를 얻었거나 갑자기 돈을 많이 번 사람에게 닥치는 위험이다. 대개는 그런 이에게 닥치는 질투와 시비, 번거로움 등을 가리킨다.

 

글자 초(招)는 중국 용법이 퍽 다양하다. ‘부르다(召)’는 글자에 손을 가리키는 수(扌)라는 부수를 덧댔으니 뜻은 자명하다. 손동작을 써가면서 누군가를 부르는 행위다. 초대(招待), 초청(招請), 자초(自招) 등 우리 용례도 많다.

 

중국에서는 이 글자가 정형화된 무술의 동작을 가리키는 데 쓰인다. 무협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초식(招式)이라는 단어에 익숙하다. ‘초’는 눈에 보이는 일련의 동작, ‘식’은 내공으로 다진 기력(氣力)이라는 설명도 있다.

 

무술 동작에 왜 이 ‘초’를 썼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상대에 맞서 싸우는 동작의 일반을 가리키다가 이런 용례로까지 정착했으리라 싶다. 이 글자는 단순한 싸움 동작을 넘어 다툼의 방도인 계략(計略)이란 뜻도 얻었다.

 

절초(絶招)는 남이 따르지 못하는 싸움 비법, 고초(高招)는 매우 높은 수준의 방도다. 화초(花招)는 사람 홀리는 어지러운 싸움법, 독초(毒招)는 악랄한 수법이다. 음초(陰招)는 몰래 쓰는 꼼수, 혼초(昏招)는 어리석은 계책이다.

 

무협지의 나라답게 중국은 이 ‘초식’에 매우 능하다. 그러나 집권 공산당의 지나친 패권 다툼, 즉 쟁패(爭霸) 의식은 미국의 경계심을 크게 자극해 반중(反中)의 거센 폭풍을 불러들였다. 일본 같은 장기적 경기 침체 가능성까지 드러내며 중국의 나무가 요즘 꽤나 흔들린다.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조선일보(2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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