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수백 명이 목숨 건 이란판 '라이언 일병 구하기'
국가는 왜 군인 한 명 위해 혼신을 다할까
2000m 넘는 고산 지대에서 작전 펼쳐 37시간 만에 구출
2차 대전 당시 펼쳐진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비슷
단 한 명의 목숨이라도 최선을 다해 보호하는 것이 국가 존재 이유

5일, 이란 방공 미사일을 맞고 부서진 F-15 전투기 조종사 중 한명이 37시간만에 구출됐다. 그를 구출하기 위해 특수부대와 군용기, 헬기 등이 동원됐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US International Trade Administration
“쾅!”
지난 3일, 이란 하늘을 날고 있던 미국 전투기에 미사일 한 대가 날아와 부딪쳤어요. 전투기가 부서지자, 안에 있던 조종사 두 명은 황급히 전투기를 버리고 탈출했죠. 한 명은 빠르게 구조됐지만, 나머지 한 명은 2000m 넘는 고산 지대에 떨어졌어요. 그는 부상을 당한 상태였고, 가진 무기라고는 권총 한 자루뿐이었죠. 그를 구하기 위해서 구출 작전이 펼쳐졌습니다. 폭격기 4대, 전투기 64대, 공중급유기 48대, 구조기 13대 등 항공기 총 155대와 특수부대원 수백 명, 미국 중앙정보국(CIA)까지 투입됐죠. 오직 한 명을 구하기 위해서 말이에요.
먼저 CIA가 조종사의 위치를 빠르게 알아냈어요. 이후 조종사를 데려오기 위한 수송기와 구조 헬기들이 출동했어요. 수송기와 헬기는 적의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아주 낮고 빠르게 날아야만 했어요. 험한 산악 지대 상공을 날아야 해서 쉽지 않은 일이었죠. 심지어 헬리콥터 2대가 이란군의 총에 맞아 부서지고, 안에 타고 있던 대원들이 부상을 입기도 했어요. 미국 전투기와 특수부대원들은 이란군의 접근을 막기 위해 폭탄을 잔뜩 떨어뜨렸어요. 결국 조종사는 37시간 만인 5일, 구조팀에 구출됐습니다. 그는 큰 부상을 입었지만, 안전한 곳에서 치료를 받으며 회복하고 있어요.
백악관에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우리가 그를 구했다 (WE GOT HIM)”고 올렸어요. 또한 “미국 역사상 가장 담대한 구조 작전 중 하나”라며, “결코 어떠한 미국 전투원도 적지에 남겨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죠.
이 작전은 1998년 개봉한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떠오르게 해요.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터에 고립된 ‘라이언’이라는 한 명의 병사를 구하기 위해 8명의 부대원이 전쟁터로 뛰어드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이번 조종사 구출 작전으로 미국은 항공기 몇 대를 잃었고, 구조대원들도 부상을 입었죠. 하지만 국가는 단 한 명의 국민을 구하기 위해서라도 나서야만 해요. 국민은 국가에 세금을 내고, 나라를 지키는 등 국민의 의무를 다해요. 그 대신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책임이 있죠. 단 한 명의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큰 손실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어야 하는 겁니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라이언 일병. /드림웍스
한국인이 사랑한 전쟁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1944년, 연합군은 독일에 점령당한 유럽을 구하기 위해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에서 상륙작전을 펼쳐요. 미국 ‘라이언’ 가문의 네 형제는 모두 연합군으로 전쟁에 참여했는데, 안타깝게도 세 명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죠. 유일하게 살아남은 막내도 적진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미 육군 참모총장은 “막내 ‘제임스 라이언’ 일병을 찾아 집으로 돌려보내라”는 명령을 내려요. 그러자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해, 밀러 대위와 7명의 대원은 적진 한가운데로 뛰어들어요. 한 명을 구하기 위해 8명이 가는 것을 두고 의견이 갈리지만, 결국 부대원들은 위험한 순간들을 넘겨가며 프랑스의 라멜에서 라이언 일병을 찾아내요.

/위키피디아
정치 과정과 시민 참여
국가와 국민은 계약 관계? 루소의 사회계약론
국가는 전쟁터에 군대를 보낼 수도, 세금을 걷을 수도 있어요. 이처럼 국가는 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 권력은 어떻게 생겨난 걸까요? 프랑스 철학자 ‘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는 국가와 국민은 ’계약‘을 맺은 상태라는 ’사회계약론’을 주장했어요. 루소에 따르면 아주 먼 옛날, 사람들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상태였어요. 그런데 점점 재산이 늘어나고, 사람들이 모여살기 시작하면서 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죠. 사람들은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 약속을 정했어요. 국민들이 가진 자유와 권리를 모두 국가에 넘기는 대신, 국가는 국민의 목숨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거죠. 대신 국가는 국민이 만든 법 안에서만 권력을 사용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권력을 국민을 해치는 데 사용하면, 국민은 국가 지도자를 바꿀 수 있답니다.
-홍희정 기자, 조선닷컴(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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