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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메가사이클이라도.. 끝은 있다] [최대 리스크는 파업과 전쟁]

뚝섬 2026. 4. 28. 10:56

[반도체 메가사이클이라도… 끝은 있다]

[시총 6000조 돌파한 증시… 최대 리스크는 파업과 전쟁]

 

 

 

반도체 메가사이클이라도… 끝은 있다

 

“메모리는 신성하다(Memory is sacred).” 인공지능(AI) 에이전트끼리 만든 ‘종교’의 제1 교리는 기억(메모리)에 관한 것이었다. 올 초 화제가 된 AI 에이전트 전용 소셜네트워크 ‘몰트북’에 등장한 내용이다. 비록 인간이 개입한 마케팅으로 판명 났지만 데이터 학습과 추론이 AI의 존재 이유라는 점에서 꽤 설득력 있는 ‘교리’다.

이는 반도체 시장의 본질을 꿰뚫는 말이기도 하다. 메모리칩이 없어 못 파는 공급 부족 사태 속에 메모리 산업은 슈퍼사이클을 넘어 전례 없는 ‘메가사이클’(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빅테크마다 “칩 좀 달라”

 

이번 메가사이클로 반도체는 연일 기록 행진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57조 원으로 한국 기업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SK하이닉스는 72%에 달하는 기록적인 영업이익률을 찍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 폭증도 기여했지만 무엇보다 범용 D램 등 일반 메모리칩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글로벌 3사가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줄어들자, 제품 가격이 배 이상 뛰며 이익이 극대화된 것이다. 심지어 구형 메모리에 주력하던 대만 난야테크놀로지조차 영업이익이 1000% 이상 늘어났고, 국내 반도체 부품 및 장비사들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잇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10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했을 무렵, 메모리가 AI 공급망의 핵심 지렛대가 됐음을 실감했다고 전한다. 빅테크 거물들이 먼저 연락해 오며 “모든 칩을 사겠다”고 보채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조차 직접 반도체를 만드는 ‘테라팹’ 구상을 발표하면서도 삼성, TSMC, 마이크론을 콕 찍어 “그들이 만드는 만큼 다 사겠다고 했다”고 할 정도였다.

게다가 과거 메모리 호황은 PC·모바일 경기 변동에 의존했지만, 이번 메가사이클은 AI 인프라 확충이란 강력한 동력을 기반으로 한다. 공정 난도가 높고 진입 장벽이 견고하기에 주요 업체들의 신규 팹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2027∼2028년까지는 이 호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장밋빛 전망 뒤에 숨은 변수

그럼에도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 시장의 판을 뒤흔들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첫째는 빅테크의 견제와 칩 내제화다. 우리는 호황이라 기뻐하지만 미국 언론은 ‘메모리 쇼티지(부족)’를 AI 전환의 장애물로 인식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머스크의 테라팹 선언은 한국과 대만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지의 발로로 볼 수 있다. 설계부터 제조, 패키징까지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주도해 공급망 통제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구글, 아마존 등도 맞춤형 칩 내제화를 시도하고 있다. 관세를 앞세운 미 행정부의 미국 생산 압박도 강해질 수 있다.

둘째는 시장의 공급-수요 변화다. 삼성, SK, 마이크론이 수백조 원을 투입해 증설에 나서고 있어 메모리 가격도 안정될 수밖에 없다. 또 구글의 ‘터보퀀트’처럼 메모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알고리즘 연구가 늘어나는 등 어떻게든 메모리 수요를 줄여 보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점도 변수다.

무엇보다 돈을 풀던 빅테크들의 재무 부담이 한계에 다다르면 수요가 꺾인다. 올해 주요 4대 빅테크가 AI 인프라에 투입할 비용은 1000조 원에 육박한다. 이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수만 명의 인력을 감원하는 고육책까지 쓰고 있다. 만약 경기가 악화돼 이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한다면 메가사이클에 불똥이 튈 수밖에 없다.

AI발 메모리 초호황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에 대한 도전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메가사이클이 예고 없이 찾아왔듯, 소리 없이 다가올 수 있는 위기에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 된다.

 

-김현수 산업1부장, 동아일보(2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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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6000조 돌파한 증시… 최대 리스크는 파업과 전쟁

 

코스피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코스닥도 가파르게 오르면서 한국 증시의 전체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 6000조 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이익 전망이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금도 계속 유입되고 있다. 그렇지만 다음 달 21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끝이 안 보이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 등 향후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위험 요소들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5% 오른 6,615.03으로 장을 마쳤다. 사상 처음 6,600 선을 돌파한 것이다. 1,226.18로 마감한 코스닥도 2000년 8월 이후 최고였다. 종가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 기업의 합산 시총은 6104조 원으로 불어났는데, 6000조 원을 돌파한 건 사상 처음이다. 이번 주로 예정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의 ‘깜짝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코스피를 밀어 올렸다. 미국 빅테크의 실적이 개선될수록 인공지능(AI) 투자와 한국산 고대역폭메모리(HBM) 구매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침체됐던 전기차 시장이 고유가 영향으로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2차 전지 기업이 다수 포함된 코스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문제는 우리 경제와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데 주가는 이를 거슬러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삼성전자 노조가 평택캠퍼스 주변에서 조합원 4만여 명이 참가한 집회를 연 날 야간 시간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생산은 평소보다 58%, 메모리 생산은 18% 감소했다고 한다. 다음 달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조가 경고한 ‘30조 원 이상의 피해 유발’이 엄포가 아닌 것이다. 지난 주말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협상이 무산됨에 따라 산업현장을 마비시키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언제 풀릴지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최근 한국 증시의 가파른 도약은 반도체 등 제조업 부문의 실적이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근거 없는 거품이라고 할 순 없다. 하지만 단기간에 오른 주가는 조정을 겪게 마련이고, 반도체 파업과 중동발 원료 대란은 언제든 증시를 뒤흔들 폭탄으로 남아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런 대형 악재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의 충격까지 고려해 투자 규모와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동아일보(2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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