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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쥐] [아동 비만과의 전쟁]

뚝섬 2026. 5. 8. 10:33

[인간과 쥐]

[아동 비만과의 전쟁]

 

 

 

인간과 쥐

 

1970년대만 해도 집에서 쥐를 자주 봤다. 낮엔 부엌 작은 하수도 구멍으로 나타났고 밤엔 천장을 뛰어다녔다. 쥐덫을 부지런히 놨지만 역부족이었다. 쥐는 생후 5주만에 임신을 시작해 3주 만에 새끼를 낳는다. 쥐 한 쌍은 1년 뒤 1000마리로 불어난다.

 

쥐는 먹거리를 두고 인간과 오래 경쟁했다. 인간과 서식지가 겹치는데다 인간이 먹는 모든 것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식가여서 어떤 종은 하루에 자기 몸무게의 세 배까지 먹는다. 조선 실학자 정약용은 “곡식을 축내고 물건을 망가뜨리니 백성의 피가 마르고 뼈마저 마른다’고 한탄했다. 1970년대 초까지도 한 해 곡물 생산량의 8%를 쥐가 먹었다. 1970년 농림부는 1차 쥐잡기 캠페인으로 쥐 4300만 마리를 잡아 106만석의 양곡 손실을 막았다. 쥐를 잡아 꼬리를 동사무소에 내면 보상금으로 5원을 주던 시절이었다.

 

대항해시대 신대륙으로 떠나는 유럽 범선은 쥐 잡는 ‘쉽캣’(ship cat)을 반드시 태웠다. 지금은 애완견으로 사랑받는 요크셔테리어와 미니어처 슈나우저는 원래 쥐잡기 용도로 개량된 종이었다. 그래도 살아남은 쥐가 신대륙과 남태평양 섬들로 들어갔다. 오늘날 이스터섬 야자나무가 사라진 이유는 바다를 건너간 쥐가 나무 열매를 모조리 먹어서 없앴기 때문이라고 한다. 뉴질랜드 키위 새는 쥐가 새 알을 먹어 치우는 바람에 멸종 위기에 내몰렸다. 페스트, 렙토스피라, 유행성 출혈열은 모두 쥐를 숙주 삼아 번지는 전염병이다.

 

지난달 아르헨티나를 출항한 유람선에서 쥐가 매개하는 한타 바이러스 감염 사망자가 발생했다. 질병 확산을 우려한 나라들이 입항을 거부해 유람선 승객들은 한 달 넘게 바다 위를 떠돌다가 오는 9일 간신히 카나리아 제도 입항 허가를 받았다. 그 사이 망망대해에서 바이러스 공포에 떨었을 승객들도 한숨 돌리게 됐다.

 

▶그러나 쥐는 야누스의 두 얼굴을 가졌다. 인류의 생명을 살리는 신약은 실험용 쥐의 희생 덕에 세상에 나온다. 의외의 효용도 있다. 내전을 겪은 캄보디아는 후각이 발달한 감비아 주머니쥐를 훈련시켜 지뢰 수색에 투입하는데 사람보다 몇 배나 더 지뢰를 잘 찾는다고 한다. 일부 지역에선 식용으로 쓴다. SF 영화 ‘데몰리션 맨’에선 햄버거용 고기 패티로 등장한다. 쥐는 지금도 안 보는 곳에서 우리와 공존하고 있다. 뉴욕 지하에는 200만 마리가 산다. 병 주고 약 주는 관계도 계속될 것이다. 쥐가 퍼뜨리는 질병에서 완전히 벗어날 방법도 없어 보인다.

 

-김태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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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發 한타바이러스 감염’에 각국 초비상. 전염성 낮다지만 ‘코로나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이 아직도….

 

-팔면봉, 조선일보(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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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비만과의 전쟁 

 

영국 마트에 진열된 냉동 튀김 음식들. /팀 알퍼 칼럼니스트

 

영국인의 수명은 길어지고 있지만 삶의 말년에는 질병이나 장애로 큰 제약을 받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영국인의 ‘건강 수명’은 지난 10년간 2년이나 줄어 60세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세계 고소득 21국의 건강 수명 순위에서 영국은 20위에 머물렀다. 미국 덕분에 꼴찌를 면했다.

 

이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한국인의 건강 수명 역시 비슷한 하향세다. 한국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 2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건강 수명은 2년 연속 감소해 69.89세(2022년 기준)로 나타났다. 8년 만에 처음으로 70세 아래로 떨어졌다.

 

양국의 의학 전문가들은 비만을 건강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만약 영국의 비만율이 현재 추세로 늘어난다면, 2040년에는 인구 4명 중 3명이 과체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가 아주 어린 나이에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아동 비만율은 2007년 17%에서 2020년 21%로 상승했다.

 

최근 영국 정부는 초등학교 급식에서 튀긴 음식을 금지하고 생과일과 채소의 양을 늘리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접근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 스타 셰프 제이미 올리버가 런던의 학교들을 방문해 급식 실태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방영되면서 학생들이 설탕과 소금, 포화지방이 잔뜩 들어간 음식을 먹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가 총리를 만나 개선책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등 처음엔 뭔가가 변할 것 같았다.

 

하지만 실제 성과는 미미했다. 그가 방문했던 학교들이 튀긴 음식을 한 주에 두 번으로 제한하는 데 동의한 게 전부였다. 누군가가 급식 업체에 건강한 식단을 요구하면 그들은 늘 예산 부족을 이유로 내세우며, 건강식을 주어도 아이들이 먹지 않아 버려진다고 덧붙인다.

 

정부가 내놓은 ‘튀긴 음식 금지’ 계획 또한 별다른 성과가 없을 헛발질이라는 예감이 든다. 이런 대책만으로는 아동 비만이 성인으로 이어져 만성 질환으로 발전하는 악순환을 끊기 어려울 것 같다. 비만과의 전쟁에는 근본적인 변화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Why the British Government’s Plan to Tackle Obesity Is Doomed to Failure

 

-팀 알퍼 칼럼니스트, 조선일보(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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