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온 식재료만 먹는 '바이블 다이어트']
[케첩의 원조는 중국 생선 소스였대요]
성경에 나온 식재료만 먹는 '바이블 다이어트'
가공식품·정크푸드를 멀리하고(avoid processed and junk foods) 성경에 언급된 음식만 골라 먹는 ‘바이블 이팅(Biblical Eating)’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attract attention). 이 식이요법(dietary approach)은 칼로리 제한 없이 생우유·정어리·대추야자·석류·무화과·포도·멜론 등 성경에 나오는 식재료(ingredients mentioned in the Bible) 섭취를 핵심으로 한다.

‘바이블 다이어트’ 전도사를 자처하는 미국의 인플루언서 케일라 번디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식단을 바꾸기 전에는 몸과 마음 모두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고, 몸매 콤플렉스, 피부·모발 트러블, 우울증(depression), 대인 관계(interpersonal relationships) 문제도 있었다”면서 “이제는 모든 것이 치유돼 자신감이 생겼다(gain confidence)”고 밝혔다. 그는 “농약·설탕·밀가루·기름 범벅이 아닌(be not loaded with pesticides) 하나님이 창조하신 진짜 자연 식품만 8년째 섭취하고 있다”며 “성경 슈퍼푸드에는 올리브·오이·버섯·양파·마늘·콩류·견과류·생선·달걀·밀·보리·기장·호밀 등도 포함된다”고 설파한다.
그런가 하면 조지아주에 사는 전업주부(homemaker) 아날리에스 자비에라 씨는 성경 시편 136편을 인용하며 “하나님이 주신 것들을 선한 청지기(faithful steward)로서 잘 선택했더니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증언하는 등 ‘간증(testimony)’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e America Healthy Again·MAHA)’ 운동과 맞물리면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spread rapidly).
하지만, 이 개념이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니다. 2004년 자연 건강 전문가 조던 루빈은 성경에 기반한 식재료와 절제된 식습관(Bible-based ingredients and disciplined eating habits)에 관한 저서 ‘메이커스 다이어트(The Maker’s Diet)’를 펴내 200만 부 이상 팔린 바 있다. 책 제목의 ‘Maker’는 창조주 하나님을 뜻한다.
2008년에는 어린 시절 비만을 극복한(overcome childhood obesity) 경험이 있는 의사(physician)이자 건강·다이어트 작가인 리타 핸콕 박사가 ‘에덴 다이어트’라는 책을 통해 자연식(macrobiotic diet)과 성경 원칙에 따른 식습관을 접목한 기독교식 체중 감량법(Christian approach to weight loss)을 소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견해는 조심스럽다(be cautious in their views). “고대인들에겐 비타민이나 영양 보충에 관한 관념과 지식이 없었다”며 “그동안 쌓아온 영양학적 지식(nutritional knowledge accumulated over the years)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should not be ignored)”고 경고한다. “성경만으로 고대인들이 탁월한 건강을 누렸다고(enjoy exceptional health) 단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가공식품을 줄이고 자연식 위주로 하는 기본 원칙에는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성경을 식이요법의 과학적 근거(scientific basis for dietary practice)로 삼는 데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내고(express skepticism) 있다.
-윤희영 기자, 조선일보(2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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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첩의 원조는 중국 생선 소스였대요
음식의 언어

댄 주래프스키 지음 l 김병화 옮김 l 출판사 어크로스
배달 앱에서 메뉴 고를 때를 떠올려 보세요. ‘수제’ ‘정통’ ‘바삭’ ‘풍미’ 같은 말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지요. 우리는 단순히 음식을 고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음식에 붙은 말들을 함께 고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음식 이름부터 메뉴판에 적힌 문장, 맛집 리뷰에 쓰인 말까지 두루 살피며 ‘먹는 일’이 ‘말하는 일’과 얼마나 깊이 연결돼 있는지 흥미진진하게 풀어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아주 익숙하게 여긴 음식들을 전혀 다른 눈으로 보게 만들어요. 예를 들어 케첩은 원래 토마토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중국 푸젠성 지방의 발효 생선 소스였습니다. 대항해 시대 무역과 변형을 거치며 오늘날의 토마토케첩으로 바뀐 거죠. 감자와 생선을 튀겨 만든 영국 국민 음식 피시앤드칩스도 유대인 이주민의 생선 튀김 조리법에 유럽 토박이 재료가 아니던 감자가 만나 완성됐고, 남미의 해산물 요리인 세비체 역시 아랍권을 거쳐 전해진 조리법이 현지 식재료와 결합한 결과물입니다. 전통 음식처럼 보이는 한 접시 안에도 사실은 이주와 무역, 문화의 뒤섞임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대부분의 요리는 문화가 만나는 경계에서 태어난다는 뜻이죠.
저자의 시선은 과거의 역사에만 머물지 않고 오늘날 메뉴판과 포장지, 온라인 리뷰도 날카롭게 읽어냅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메뉴에 적힌 단어가 길어질수록 음식값도 올라간다는 사실은 무척 흥미롭습니다. 똑같은 요리라도 더 길고 세련된 말로 설명하면 비싸도 기꺼이 지갑을 열게 된다는 거죠. 값비싼 과자 포장지에 ‘천연’ ‘전통’ 같은 말이 유난히 많은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우리는 맛뿐 아니라 그 음식을 먹는 나의 이미지까지 함께 소비합니다. “사람들이 먹는 것은 그들이 어떤 존재인지뿐 아니라 어떤 존재가 되고 싶어 하는지를 반영한다”라는 저자의 말처럼요.
음식에 대한 말은 인간의 복잡한 심리도 생생하게 드러냅니다. 사람들은 맛집 리뷰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말할 때는 비슷한 단어를 반복하지만, 나쁜 경험을 묘사할 때는 훨씬 구체적이고 다양한 표현을 씁니다. 단순히 맛이 없었다는 말 대신 ‘눅눅했다’ ‘비렸다’ ‘무시당한 기분이었다’처럼 세세하게 적는 것이죠. 인간이 기쁜 일보다 불쾌한 상황을 더 예민하게 기억하고 자세히 말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맛집 리뷰를 분석해보면 인간이 무엇에 상처받고 무엇에 끌리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의 언어’는 음식책이면서 역사책이고 심리학책이며 인문학책이기도 합니다. 무심코 집어 드는 케첩 한 병, 메뉴판 한 장에도 세계사와 인간의 욕망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으니까요. 오늘 저녁 식탁 앞에 앉게 된다면 음식의 맛만 음미하지 말고, 그 음식과 관련된 말도 한번 천천히 생각해보세요. 평범한 한 끼가 훨씬 깊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바뀌는 마법을 경험하게 될 겁니다.
-이진혁 출판평론가, 조선일보(2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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