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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문을 닫으면, 대한민국은 더 좋은 나라가 될까] ....

뚝섬 2026. 6. 7. 06:27

[스타벅스가 문을 닫으면, 대한민국은 더 좋은 나라가 될까] 

[선물 1위 회복한 스타벅스]

 

 

 

스타벅스가 문을 닫으면, 대한민국은 더 좋은 나라가 될까


'탱크데이'가 불러온 불매운동
文정부 '노재팬'과 뭐가 다른가

 

#1. 2019년 7월 13일. “다시 한번 이 고을은 반란이 되자 하네/청송 녹죽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 당시 조국 민정수석이 자신의 SNS에 올린 노래다. 이름하여 ‘죽창가’. 1894년 일어난 동학농민운동을 기념한 노래다. 그는 왜 이 노래를 올렸을까? 대한민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책임을 확정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의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결이 존중받아야 하는 건 맞지만, 당시 정부는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감정적으로 대처하기 바빴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이순신 장군은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켰다’ 같은 말을 하고 다녔으니 그 지지자들이 들고일어난 것은 당연했다. 이른바 ‘노재팬(No Japan) 운동’이 시작된 것. 유니클로와 아사히맥주 등이 직격탄을 맞았고, 일본에 가는 한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월계점을 시작으로 유니클로 매장이 문을 닫았다는 기사가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경축’ ‘전국 매장이 다 문 닫을 때까지 불매하자’는 댓글을 달았다. 정부가 불매의 판을 깔아준 건 맞지만, 정부나 공공기관이 불매에 동참한 것은 아니었다. 서울 중구청장이 광복절을 맞아 ‘노재팬 배너’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온라인상에서 반발이 확산된 것은 단적인 예였다. 불매는 국민이 할 테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외교를 하라’ ‘자칫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게 시민들 주장이었다.

 

노재팬은 상당 기간 지속됐지만, 문 정부의 입장은 그 지지자들과는 다소 달랐다. 2020년 9월, 아베 총리가 물러나고 스가가 새 총리가 되자 문 정부는 ‘일본은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친구’ ‘언제든지 대화하고 소통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일본 반응은 차가웠다. 거듭된 화해 제스처에 응하지 않은 것은 물론, “한국이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현금화하지 않겠다는 보증이 없으면 방한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심지어 ‘일본 기업이 배상에 응하면 나중에 한국 정부가 전액 보전한다’는 방안을 일본 정부에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그 뒤로도 박지원 국정원장을 일본에 보내 한일 관계를 개선하자고 했는데 이럴 거면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는 말은 왜 한 것일까?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이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선고를 내리자 문 대통령은 “솔직히 조금 곤혹스럽다”고 말한다. 같은 말을 윤석열 전 대통령이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하지만 문 대통령이 좌파들에게 이렇다 할 욕을 먹는 일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관계 개선을 하겠다며 주일대사를 물러나게 하고 강창일 신임 주일대사를 일본에 보냈지만, 스가 당시 총리는 1년이 넘도록 그를 만나주지 않았다. 강 대사가 일왕을 ‘천황폐하’라고 부르기까지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강 대사는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된 뒤 쓸쓸히 귀국했고, 문재인표 반일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 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보낸 대표단을 기시다 총리가 만났을 때, 좌파들은 “역시 왜구당 인증” “친일행보가 첫 걸음” 같은 댓글을 달면서 자기 위안을 했다.

 

#2. 2026년 5월 18일. 스타벅스(이하 스벅)는 ‘탱크 시리즈’ 텀블러를 판매하며 ‘탱크데이’라는 슬로건을 홍보게시물에 쓴다. 문제가 되자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경질했고, 이번 행사를 주관한 담당 임원도 해임했다. 정 회장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는 사과문을 내놓았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스벅 불매가 시작된 것이다. 스벅의 행태에 분노한 이들은 스벅 머그컵을 깨고, 텀블러를 훼손했으며, 스벅 앱을 삭제하고, 기프티콘을 환불했다. 민주당 사람들이 스벅 불매에 동참하고, 정청래 대표가 선거 출마자들의 스벅 이용 금지령을 내린 것까지는 그렇다 치자. 강기정 광주시장이 전국 매장 영업을 중단하고 전 직원 역사교육 실시를 제안한 것도 그러려니 할 수 있다. 2019년과 다른 점은 정부기관이 불매에 앞장섰다는 것. 예컨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행안부는 앞으로 민주주의의 역사와 가치를 가볍게 여기거나 상업적 소재로 활용한 기업의 상품은 제공하지 않겠다”며 기관 차원의 불매를 선언했고, 법무부 검찰과는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대검 예산으로 스타벅스 상품을 구입한 내역이 있는 경우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스벅을 강력하게 규탄하니 뭐라도 해야지 싶었던 모양,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전혀 이해 안 가는 결정도 있다. 보건복지부는 그간 스벅과 함께 해오던 노인 일자리 프로그램 ‘시니어 바리스타 교육’을 중단했다. 국방부는 스벅과 업무협약을 중단함으로써 격오지 군부대 방문 음료지원과 순직·공상·군인자녀 장학금 지원, 전역 예정 장병 대상 취업지원 등에 대한 협력을 못 받게 됐다. 중소벤처기업부도 마찬가지다. 스벅은 중기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계절 한정 상생 음료를 소상공인 카페에 무료로 제공해 왔지만, 이 사업 역시 중단될 위기다. 불매 운동이라면 그 타격은 스벅이 받아야 할 텐데 노인과 국군장병, 그리고 소상공인들에게까지 손해를 끼친다니, 황당하지 않은가? 5·18 관련해 물의를 빚긴 했지만, 스벅이 우리 사회에 좋은 일도 많이 한다는 게 공공기관들의 스벅 불매를 통해 알려진 셈이다. 하지만 2026년의 대한민국은 좌파가 더 우세한 곳, 게다가 다른 커피 브랜드도 많다. 궁금하다. 좌파들이 바라는 대로 스벅이 문을 닫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더 좋은 나라가 될까?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 조선일보(2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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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1위 회복한 스타벅스

 

2022년 11월 9일 독일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KFC가 수백만 명의 앱 이용자에게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보냈다가 발칵 뒤집혔다. 600만명을 학살한 홀로코스트의 서막으로 알려진 이른바 ‘수정의 밤’(1938년) 추모일에 “바삭한 치킨을 즐기라”는 판촉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역사적 비극을 장사에 활용했다는 분노에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KFC는 공식 사과와 함께 내부 프로세스 전면 개편 조치를 발표했다. 이 불매운동은 독일 정부와 상관없이 시장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5월 18일에 텀블러 행사를 진행하며 ‘탱크 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얹어 5·18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빗댄 것이란 비난을 받았다. 회사 대표가 사퇴하고 신세계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거기까지였다면 사회의 상식선에서 매듭지었을 일이다. 그런데 독일과 달리 한국에선 정부가 나섰다.

 

▶대통령이 “저질 장사치의 막장 행태”라고 공격하자 정부가 일제히 요동쳤다. 행안부는 정부 행사에서 스타벅스 상품권을 퇴출하며 관제 불매운동의 멍석을 깔았고, 법무부는 산하 기관의 스타벅스 물품 구매 내역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국가 사정·행정 기관의 공권력이 동원되는 상황에서 해외에 나간 공직자들도 혹시 주변에 스타벅스가 있는지 살폈다고 한다. 잘못해 함께 사진이라도 찍히면 옷을 벗어야 할 판이었다.

 

선거 전문가들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2030 세대 75%가 야당인 오세훈 후보를 지지한 데는 정부·여당의 과도한 ‘스벅 때리기’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스벅이 잘못한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주위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일상의 자유까지 막느냐는 것이다. 걸핏하면 집단 불매운동을 선동하고 개인 자유를 무시하는 80년대 운동권 방식은 요즘 젊은 층에겐 폭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스타벅스는 사건 발생 후 카드 결제액이 130억원 급감하며 타격을 입었지만 열흘 만에 카카오톡 선물하기 1위 자리를 다시 차지했다. ‘운동권 꼰대’들을 투표로 응징한 2030들이 다시 자유롭게 스벅을 찾는 것이다.

 

▶기업이 잘못하면 소비자는 외면한다. 이것이 시장의 원리다. 기업에 가장 무섭고 가혹한 원리다. 그런데 정치권이 이를 선거에 이용하려고 지나치게 선동하면 역풍이 분다. 국민이 피로하고 거부감이 생기는 것이다. 과거엔 통했겠지만 이제는 아니다. 세상 모든 일이 지나치면 모자라느니만 못하다. ‘스타벅스 역풍’이 이 교훈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이인열 논설위원, 조선일보(2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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