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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이 결국 이겼듯, '꿔바로우'도 살아남을 것이다] ....

뚝섬 2026. 7. 5. 05:49

['짜장면'이 결국 이겼듯, '꿔바로우'도 살아남을 것이다]

[中 외교부장 '왕이'도 감탄한 맛… 이제 중국서도 한식이라 생각]

 

 

 

'짜장면'이 결국 이겼듯, '꿔바로우'도 살아남을 것이다

 

완고한 표준어 규범은
입의 관습에 무릎 꿇는다
 

 

짜장면/조선일보DB

 

‘짜장면’은 100여 년 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살아남은 끝에 마침내 표준어로 인정받았다. 이 음식은 1905년 무렵 인천항의 중국인 부두 노동자를 위해 화교 식당에서 개발됐다. 그래서 그 이름은 짜장면이었고 같은 이름으로 국민 음식이 됐다. 그런데 1988년 새로운 표준어 규정에 따라 ‘자장면’으로 쓰고 읽어야 한다고 고시되자 거센 저항과 기나긴 싸움이 이어지다가 결국 규범이 무릎을 꿇었다. 그런데 이 논쟁의 역사에 새로이 ‘마라탕’과 ‘꿔바로우’가 가세하고 있으니 보다 근본적인 문제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음식의 이름은 짜장면이나 자장면이 아닌 ‘작장면(炸醬麵)’이어야 했다. 우리 또한 오랜 기간 중국에서 만든 한자를 써 왔고 우리 고유의 한자음이 있었다. 그러니 춘장(春醬)을 볶아서 만든 음식의 이름은 ‘작(炸·튀길 작)’과 ‘장(醬·된장 장)’, 그리고 ‘면(麵·밀가루 면)’의 조합이어야 한다. 중국인이 중국인을 위해 만들었으니 중국어 발음대로 하자면 ‘짜짱몐(zhajiangmian)’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도 저도 아닌 묘한 혼종의 짜장면으로 자리 잡았으니 처음부터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

 

사실 우리가 즐겨 먹는 중국 음식의 이름 중 상당수가 이런 혼종 양상을 보인다. ‘탕수육’은 한자로는 ‘糖醋肉’로 적으니 ‘당초육’이나 ‘탕추러우(tangcurou)’여야 하고 ‘깐풍기’는 ‘乾烹雞’로 적으니 ‘건팽계’나 ‘간펑지(ganpengji)’여야 한다. 그러나 중국과 우리 식의 한자 발음이 뒤섞여 있고 심지어 ‘鷄’는 산둥 지역의 방언인 ‘기’로 읽는다. 여기에 일본에서 개발된 ‘찬폰(ちゃんぽん)’은 ‘짬뽕’으로, 상어의 지느러미로 요리한 것은 ‘어시(魚翅)’나 ‘위츠(yuchi)’도 아닌 ‘샥스핀(shark’s fin)’으로 굳어졌다. 말 그대로 혼돈의 도가니인 셈이다.

 

규범은 합리적으로 제정하고 엄밀하게 적용해야 한다. 그래서 중국어와 한국어의 소리 대응을 고려하면 작장면(炸醬麵)은 결코 짜장면이 돼서는 안 된다. 귀에 그리 들리니 그렇게 적겠다고 하면 규범의 속성상 ‘북경(北京)’과 ‘광동(廣東)’은 ‘뻬이찡’과 ‘꽝뚱’이 돼야 하고 예사소리로 적을 것을 모두 된소리로 적어야 한다. 그런데 짜장면만 그리 적겠다고 하면 예외를 인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그 이후 봇물처럼 터져 나올 현실의 요구를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음식과 그 이름의 교류 및 흐름은 자연스러운 것이니 여기에 규범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음식은 만든 사람, 먹는 사람, 그리고 그것을 다루는 사람 마음이 먼저다. 이들은 규범에 익숙한 이들이 아니고 규범에 억눌릴 필요도 없다. 그런데 그 수가 많아짐에 따라 혼란상이 나타난다면 그것에 질서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현실의 자연스러움과 규범의 엄격함이 늘 충돌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짜장면이 표준어로 인정받은 이후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짜장면만큼은 아니지만 ‘마라탕’과 ‘훠궈’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핫한’ 음식이 되었다. 이들은 탕수육 대신 ‘꿔바로우’를 먹고 ‘탕후루’를 디저트로 먹는다. 한자를 아는 이의 시각으로 보면 이 모두가 엉터리다. 마라탕은 ‘마랄탕(麻辣燙)’이어야 하고 훠궈는 ‘화과(火鍋)’여야 한다. 그런데 ‘과포육(鍋包肉)’을 꿔바로우로 받아들였고, ‘당호로(糖葫蘆)’를 탕후루로 받아들였다. 모두 중국식 발음이니 아예 우리의 한자음 발음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 느낌이다.

 

그런 시대가 됐다. ‘한자’와 ‘한문’이 아닌 ‘중국 글자’와 ‘중국어’가 더 익숙해진 시대가 됐다. 비록 간체자이기는 하지만 우리도 쓰는 한자로 쓸 수 있으니 우리의 한자음대로 읽어보려 시도할 수 있으련만 그냥 중국식 발음대로 받아들여 쓰고 있다. 현실은 이러한데 중국어 발음이 아닌 우리식 한자음을 적용한 한자어로 쓰자고 우길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꿔’와 ‘궈’로 달리 쓰이는 ‘鍋’의 발음을 통일하자는 것, ‘肉’의 올바른 외래어 표기는 ‘러우’이니 ‘궈바오러우’로 통일하자는 것 정도이다.

 

과포육이 가고 꿔바로우가 왔다. 짜장면을 인정했으니 머지않아 규범에 따른 ‘궈바오러우’가 아닌 ‘꿔바로우’도 인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 나아가 이들에게 한자가 아닌 중국 글자, 번체자가 아닌 간체자를 가르쳐야 할지도 모른다. 번체자가 익숙한 이들이 중국에 가서 겪는 어려움을 생각하면 그렇다. 한문이 아닌 중국어를 배운 젊은 세대는 중국에 가면 ‘小笼包’란 메뉴를 보고 ‘소롱포(小籠包)’가 아닌 ‘샤오룽바오(xiaolongbao)’를 먹을 테니.

 

-한성우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조선일보(2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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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中 외교부장 '왕이'도 감탄한 맛… 이제 중국서도 한식이라 생각  

 

"팅하오(挺好·정말 좋다)."

최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했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서울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짜장면이 나오자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갈비찜, 잡채 등이 줄줄이 테이블에 올라오다 만찬이 끝날 무렵 짜장면이 나왔다죠. 왕 부장은 짜장면 한 그릇을 10여분 만에 비웠다고 합니다. 그는 5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처음 먹어본 짜장면의 맛에 반해 그동안 그리워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짜장면은 중국 음식 아니었나요?

짜장면의 고향은 물론 중국입니다. 짜장면이 한국에 들어온 계기는 137년 전 발생한 임오군란(1882년)입니다. 조정의 개화 정책과 차별에 불만을 품은 구식 군대가 난을 일으키자 청나라는 조선을 돕는다는 구실로 군대를 파견했습니다. 청나라 군대를 따라 중국 상인이 들어와 인천에 정착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산둥(山東)성 출신이었고, 그래서 산둥 지역 음식도 함께 들어왔죠. 그 가운데 하나가 한국 짜장면의 원조인 자장몐(炸醬麵:작장면)입니다. 몐장(麵醬·중국 된장)을 기름에 볶아 오이 같은 채소와 함께 비벼 먹는 간단한 국수 요리입니다. 지금도 산둥성 옌타이(烟臺) 등 도시의 노점 식당에서 쉽게 맛볼 수 있죠. 짜장면보다 짠맛이 강하고 소스에 국물이 없어 뻑뻑합니다.

이후 화교들은 한국에서 직접 몐장을 담가 먹기 시작하면서 춘장이라 불리게 됩니다. 이름은 달라졌지만 처음에는 산둥의 몐장과 맛도 모양도 비슷했습니다. 그러다 1948년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인천 영화식품에서 춘장에 캐러멜을 섞은 것입니다. 캐러멜이 더해지자 춘장은 단맛이 돌면서 훨씬 부드러워졌습니다. 또 국물이 없는 원조 자장몐과 달리 물전분(물에 푼 전분가루)을 풀면서 짜장 소스가 걸쭉한 액체로 바뀝니다. 덕분에 한국인 입맛에 더 잘 맞게 변했습니다. 이때 넣은 물전분은 배달할 때 짜장면이 금방 식지 않도록 하는 보온 효과까지 있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짜장면을 중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한국화교조리사협회장을 지낸 국내 중식계 대부 왕육성(65) 중식당 '진진' 대표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옌타이에는 한국식 짜장면을 파는 식당들도 있고, 사람들이 즐겨 먹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짜장면은 한국 음식이라고 여깁니다."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조선일보(1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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