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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우회로’ 된 검정고시, 10대 응시생 역대 최대] ....

뚝섬 2024. 3. 26. 06:22

[‘대입 우회로’ 된 검정고시, 10대 응시생 역대 최대] 

[아주 상식적인 교육 개혁] 

[私교육 받는 두 살배기] 

[어제 몇 점 받았나요, 이 나라 여기까지인가요]

 

 

 

‘대입 우회로’ 된 검정고시, 10대 응시생 역대 최대

 

1950년부터 시행된 고졸 검정고시는 가난해서, 아파서 정규 교육에서 소외된 이들이 제2의 인생에 도전할 기회였다.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합격한 신문 배달 소년, 뒤늦게 만학의 꿈을 이룬 어머니, 학교에 다닐 수 없었던 장애인…. 역경을 극복한 검정고시 합격자들의 사연은 절절하고도 치열했다. 가난이나 여식(女息) 차별로 못 배운 한을 풀기 위해 응시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 검정고시는 되레 서울 강남·서초 지역 고교 학생의 응시가 늘고 있다고 한다. ‘고교 자퇴→검정고시→수능’ 코스가 대학 진학의 우회로로 통하고 있어서다.

▷4월 고졸 검정고시에 응시한 10대 학생(13∼19세)이 1만6332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22년 4월 1만2051명에 비하면 2년 새 35%가량 늘었다. 자퇴하고 수능에 올인한 고등학생들이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졸 검정고시는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한국사 6과목과 선택 과목 1과목을 포함해 7과목이 출제된다. 학교 내신보다 공부할 과목이 줄고, 한 해 두 차례 응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역 고등학생이라면 어렵지 않게 합격한다.

▷특히 내신 경쟁이 치열한 서울 강남·서초 고교생들이 내신 성적이 부족하다 싶으면 검정고시를 보고 수능에 올인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2022년 전국 고교생의 학업 중단율은 1.9%인 데 반해 서울 강남·서초 지역 고교 중에는 5%에 이르는 곳도 있었다. 상대평가 과목이 몰려 있는 고교 1학년 성적을 2, 3학년에 뒤집기 어렵다 보니 대입 경쟁에서 밀려났다고 판단하면 고1에 일찌감치 자퇴하는 것이다. 이듬해 검정고시와 수능을 보고 성적이 잘 나오면 대학 진학을 앞당기고, 그렇지 않으면 1년 더 공부해 수능을 한 번 더 친다. 학교에서만 배울 수 있는 인성 교육이나 교우 관계를 포기하고서라도 오로지 대입을 위해서만 내달리는 것이다.

 

▷국내에서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홈스쿨링, 대안학교, 국제학교가 늘어난 이유도 있다. 이 학교들을 졸업한 학생들이 국내 대학에 진학하려면 검정고시를 치르고 고졸 학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반복 응시도 늘고 있다 한다. 대학마다 다르지만 검정고시 성적이 95점 이상이면 보통 내신 2, 3등급을 받을 수 있다. 중위권 학생들은 반복 응시로 성적을 올린 뒤 내신 위주 수시 전형에 도전한다.

▷그 덕분에 검정고시 전문학원이나 검정고시 코스를 개설한 재수종합학원이 붐비고 있다. 부모가 매달 300만 원에 달하는 재수종합학원 비용을 댈 수 있다면, 아이는 고학의 상징이던 검정고시를 대입에 활용해서라도 학교 밖에서 길을 찾을 수 있다. 공교육이 포섭하지 못한 아이들이 사교육으로 몰려가는 동안, 여전히 학교가 전부인 아이들이 있다. 공교육이 따뜻하게 품고 제대로 가르쳐야 할 대상은 이런 아이들일 것이다.

-우경임 논설위원
, 동아일보(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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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상식적인 교육 개혁 

 

학생 학습 부담 줄이기, 학부모 학비 부담 경감… 이 질곡 벗어야 교육 개혁
양과 질 모두에서 최대한 공부할 수 있게 환경·제도 조성이 핵심
 

 

재정·금융 등 거시적 경기 활성화 정책이 신성장 동력과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지 않고 부동산 투자로만 돈이 간다. 규제 개혁, 노동 개혁, 교육 개혁이 없이는 우리 경제의 미래가 없다는 것도 모두가 다 안다. 규제 개혁, 노동 개혁이 당면 과제이지만, 교육 개혁은 실행도 효과 발현도 시간이 많이 걸리니 역시 서둘러야 마땅하다.

대입 제도 개혁 같은 것은 교육 개혁이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박정희 대통령의 고교 평준화 이래로 교육 당국의 신성불가침 이념으로 굳어져 온 '학생의 학습 부담 경감'과 '학부모의 학비 부담 경감'이라고 하는 질곡을 벗어던지는 것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먼저 학습 부담 경감이라는 미명 아래 과거에 자행한 한자 교육 축소, 문과 교육과정의 기하, 행렬, 벡터, 미·적분 제외 같은 만행부터 시정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문과·이과 구별도 없어진다고 한다. 가르치고 배우지 않아도 될 것은 이 세상에 없다. 어려운 것을 모두가 다 배우지는 않아도 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선택과목으로라도 제공했어야지 아예 교과과정에서 제외하는 것은 안 될 일이었다.

금년에 마이스터 고교 50곳부터 도입, 2025년에 전면 시행하겠다는 고교 학점제를 적극 활용하여 우리 교육의 획일성, 경직성을 탈피하는 기회로 삼자. 각 학교가 다양한 과목을 제공하고, 선진국처럼 심지어 같은 과목에서도 수준이 다른 코스까지 제공한다면 어차피 '총점도 등수도 없는 세상'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와 함께 대학 입시도 완전히 자율화해서 선발 기준을 학교마다 다르게 한다면 '서열화'를 뿌리 뽑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부존자원이 없어서 국제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는 우리나라는 유일한 자원인 사람의 경쟁력을 잃으면 끝이다. 이제 그 사람조차 줄어들 것이라고 하니 교육 질을 높이는 일의 중요성은 점점 더해질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국가 대표 선수가 되어야 할 아이들은 양과 질 양면에서 할 수 있는 공부를 최대한 하게 해야 될 것이다.

2025년 자사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를 폐지하기로 한 것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과기고, 예체능고는 폐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무제한의 융합이 특징이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문·사회계는 국제 경쟁력 있는 인재를 키우지 않아도 될지 의문이다. 고교 학점제에서는 절대평가가 불가피하고, 이 경우 자사고, 특목고가 유리해지는 것이 이유라고도 하는데 지금까지 해온 상대평가에서 불리했던 것이 정상화되는 것에 불과하다. 일반고에서 1등을 할 수도 있는 아이가 자사고, 특목고에 가서 꼴찌가 될 수도 있는 불이익을 안고 하는 선택을 왜 못 하게 해야 하는가? 국제 경쟁을 의식해 만든 학교를 국내 경쟁만 생각하고 없애는 것은 길이 아니다. 자사고, 특목고 출신의 진학을 외국 대학으로 제한할지언정 없애서는 안 된다.

우리 교육의 큰 문제 또 하나는 12년째 동결된 대학 등록금이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더 나은 교육을 원하는 국민은 해외로 나가고 있고 국내 대학의 처우가 점점 열악해지니 돌아오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 교육을 확대·강화하라는 정부 지시에 경쟁력 있는 교수 요원을 찾아 세계를 헤맨 총장들 말에 따르면 정말 일류 인재들은 미국과 중국 등이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대우를 내세워 다 선점했고, 이제는 이삭줍기나 하는 처지라고 한다. 미국, 중국의 대학과 경쟁할 수 있도록 대학 교육에 더 많은 돈이 가게 해야 한다.

등록금을 올리는 것이 정치적으로 어렵다면 보편적 복지라는 미명하에 줄 필요가 없는 사람에게까지 주는 복지 비용이나 학령 아동 수가 줄어서 이제 더 늘리지 않아도 되는 초중등 교육비를 돌려서라도 대학 투자를 늘려야 한다. 폭발적 재정 적자를 감수하고 복지비 지출은 늘리면서 교육 투자에는 이렇게 인색한 이유를 모르겠다. 물고기를 줄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상식 아닌가?

우리는 안다. 학습 부담, 교육비 부담을 누구보다 걱정하는 국회의원, 교육감 중 많은 사람이 자기 자녀들은 자사고, 특목고에 보냈고, 비용 부담을 개의치 않고 해외 유학을 보냈다는 사실을. 그들의 아이들이 누렸던 기회를 없는 집 아이들도 누리게 해 주어야 한다. 학습 의사와 능력이 증명된 아이들은 나라가 돈을 대주어서라도 능력껏 공부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교육 개혁의 요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박병원 前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조선일보(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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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받는 두 살배기


동료 기자가 서울 어느 아파트 단지에서 겪은 일이다. 놀이터 한편에 사교육업체가 부스를 만들어 놓고 유아 교육 상담을 하고 있었다. 두 살 먹은 딸이 있다고 하자 직원이 "큰일 났네"라며 말을 걸어왔다. "한글은 당장 시작하고요, 요새는 수학이랑 과학도 빨리하는 추세라서…." 부스 주변을 보니 임신부도 꽤 많이 보였다. 직원들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 엄마에게까지도 겁을 주고 있었다.

서울 강남 한 유아 영어 학원(영어 유치원)은 입학시험이 어렵기로 소문났다. 우선 입학시험 보기 위한 영재 테스트부터 통과해야 한다. 이 테스트에서 상위 5% 안에 들어야 본고사인 영어 단어와 영어 에세이를 볼 자격이 생긴다. 너덧 살 아이가 시험지에 영어 문장 써내려가는 것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고 한다. 알고 보니 이 시험을 위한 과외가 또 있단다

 

하워드 가드너, 마리아 몬테소리, 프리드리히 프뢰벨세계적 교육학자들이 대한민국 학원가를 둘러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이들의 교육 이론은 원래 잠재 능력 계발, 장애아 통합 교육 같은 것인데 한국 와서 조기 교육 경전처럼 변질됐다. 당연히 온갖 사교육 업체 홍보에 이들 이름이 동원된다. 한 학부모가 인터넷에 이런 글을 올렸다. '14개월 남아(男兒)인데요. 영어 교재는 프뢰벨이 좋아요? 몬테소리가 좋아요?'

핀란드와 영국·독일·이스라엘은 취학 전 문자 교육을 금한다. 너무 어린 나이에 글자를 배우면 상상력을 펼칠 기회를 빼앗긴다는 것이다. 언어 능력을 관장하는 뇌는 7~8살이 돼야 본격적으로 발달한다. 그래서 언어·문자 교육은 초등학교 입학 후 받는 게 맞는다고 학자들은 강조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그랬다간 이상한 부모 취급당한다. 어제 육아정책연구소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니 만 2세 유아의 35.5%, 5세의 83.6%가 사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예체능보다 국··수 비중이 높았다. 취학 전 교육비가 3조원을 훌쩍 넘는다고 한다.

철학자 존 로크가 쓴 '교육론'은 영국 신사도를 키우는 자녀 교육서다. 로크는 이 책에서 "읽기를 가르칠 때 즐거움을 느끼게 하라. 강요하거나 꾸짖지 마라. 글읽기 싫어하면 공부를 한 해 연기하는 편이 낫다"고 얘기했다. 로크의 조언도 사교육 만능 사회엔 안 통한다. 부모들은 내 아이가 남보다 뒤처질까 늘 불안하다. 학원들은 "큰일 났다" '공포 마케팅'을 편다. 이듬해 아이들은 더 일찍 학원으로 향한다. 이런 교육에서 즐거움과 창의력이 싹틀 리 없다. 모두가 낭떠러지로 향해 몰려가는데 그중 아무도 소리치지 않는다. 한국 교육이 지금 그렇다.

-안석배 논설위원, 조선일보(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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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몇 점 받았나요, 이 나라 여기까지인가요


가보지 않은 길 가야만 하는 한국
우리 입시 지옥은 그 길 이끌 인재들 키우고 있나, 죽이고 있나, 아예 씨를 말리고 있나
 

 

수능시험 성적이 어제 배부됐다. 올해도 대부분의 학생과 부모가 낙담했을 것이다. 1등부터 몇 백등까지 대학 간판이 철저하게 서열화된 나라에서 한 계단이라도 더 위로 올라가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이 세계 최악의 입시 터널에서 구원을 기다리듯 발을 구른다. 이 지옥이 인재 발굴·육성의 불가피한 과정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른바 수월성 교육은 노벨상 근처에도 가지 못한 채 의사 면허증, 변호사 면허증용 '인재'들만 양산하고 있다. 외국 기술 도입해 대량생산하던 시절이 이미 끝났는데도 우리 수월성 교육, 수능 점수 더 따기 교육의 승자(勝者)들은 '창의'와는 거리가 먼 붕어빵 인재이고 다른 수많은 아이의 잠재력은 피기도 전에 지고 있다. 아이들을 순서대로 줄 세워 소수점 단위로 끊어내는 수능은 올해도 그 무서운 도끼를 들고 어김없이 찾아왔다.

수능 채점 결과가 발표된 지난 1일 저녁 자리에서 교육 얘기가 나왔다. 우리 사회의 중요한 자리를 맡고 있는 분들이었다. "우리 집 아이 둘은 모두 고교 과정을 제대로 마치지 못했어요. 한 아이는 두 달도 못 다녔어요. 정말 못 가겠다는데 어쩝니까. 그날 아버님 어머님 사시는 집을 찾아가 어린아이처럼 두 분 사이에서 잤습니다. 기댈 곳이 필요했나 봅니다. 그러고 나서 허락했어요. 한 아이는 요리 쪽으로 갔고, 다른 아이는 검정고시를 거쳐 일본 대학으로 진학했습니다." 이분이 말한 일본 대학은 세계 수준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두 아이 다 우리 공교육과 이 나라 밖에서 희망을 찾았다.

최고 엘리트들이 모인다는 곳에 근무하는 분은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깜짝 놀랍니다. 마치 복사를 한 것처럼 똑같습니다. 몇 살 때 뭘 했고, 무슨 봉사를 했고… 앞으로 뭘 하겠다는 것까지 같습니다. 이게 우리 교육의 현실 같았습니다"고 했다. 우리 교육의 현실이자 수능 최고 점수들의 실상이기도 할 것이다.

다른 분은 "소득이 높아지면서 다른 가계 지출은 다 비중이 줄어드는데 오직 교육비와 주거비 비중만 끊임없이 커지고 있어요. 이 현상을 보면서 이것이 저출산의 근본 원인이 아니겠나 생각합니다"고 했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에 수십조원을 쏟아부었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은 교육과 주거라는 문제의 근원에 손을 못 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아이 둘이 중3~3에 있는 부모들은 맞벌이면 '수입-지출=0'이고 외벌이면 마이너스라고 한다. 안정된 직장 중견 사원들의 얘기다. 이 엄청난 사교육비가 아이의 소질을 키우고 잠재력을 끌어내는 게 아니라 수능 고득점 기계를 만드는 데 쓰인다. 그 반복 숙달 훈련 속에서 아이는 불행하고 많은 가정은 불화에 빠져 있다. 내수 시장이 커지지 않으면 경기가 살아날 수 없다. 아무리 별수단을 다 써도 한국의 내수 시장은 꿈쩍 않는다. 아이들 사교육비와 주거비 때문에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는 탓이라 생각한다.

한 분은 "교실에서 아예 엎드려 자는 아이들이 3분의 1이라는데 KBS '거꾸로 교실' 프로그램에서 반전을 보았습니다. 선생님의 교실 강의가 없습니다. 강의는 하루 전에 인터넷에 띄웁니다. 교실에선 그 내용을 갖고 학생들 스스로 토론과 작업, 활동을 합니다. 부산의 두 학교에서 실험을 했는데 잠자는 아이, 딴짓하는 아이, 왕따당하는 아이가 없어졌습니다. 놀랍게도 성적도 올라갔습니다. 이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교사가 전국에서 수천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고 했다.

인터넷에 들어가 보니 '거꾸로 교실'에 참여한 한 학생이 "공부 같은 걸 갑자기 하게 되고… 신기했어요. (제가) 이런 애가 아닌데…"라고 말하고 있었다. '거꾸로 교실'은 미국에서 시작된 교육 실험이다. 이 척박하고 희망 없는 한국 교실에 그걸 들고 온 사람은 교육부가 아니라 정찬필 PD와 몇몇 선생님이었다. 저녁 자리를 함께했던 분들은 대부분 공무원이었지만 이구동성으로 "공무원들은 교육을 바꿀 수 없다. 교육부는 더더욱 안 된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정부가 내놓은 교육 개혁이란 것도 실은 대학 구조조정에 지나지 않는다. 대학 간판 서열화와 죽은 교실, 희망 잃은 아이들이라는 근본 문제는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 그분들은 "언론이 나서야 한다"고 했지만 자신 있게 답하지는 못했다.

우리나라는 범용 기술에 의한 생산·판매의 강자였다. 그런데 그걸 우리보다 더 잘할 수밖에 없는 중국이란 나라가 등장했다. 이대로면 결과는 뻔하다. 이제 선진국이 주지 않는 기술을 우리 스스로 개발해야 한다. 가보지 않은 길이다. 처음 가는 길은 창의력과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인재들이 이끌어야 한다. 우리 교육은 그런 인재를 키우고 있는가, 죽이고 있는가, 아예 씨를 말리고 있는가.

모두가 입시의 노예가 돼 그 틀 속에서 몸부림치면 교육은 영원히 국민과 국가를 옥죄는 지옥일 것이다. 교사, 학생, 학부모가 들고일어나 "아니다"고 거부해야만 낡아빠진 틀이 깨진다.

 

-양상훈 논설주간, 조선닷컴(1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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