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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는 찐따폰? 아이폰 아버지 잡스도 찐따였다] [폭스콘]

뚝섬 2023. 12. 26. 08:51

[갤럭시는 찐따폰? 아이폰 아버지 잡스도 찐따였다] 

[폭스콘] 

 

 

 

갤럭시는 찐따폰? 아이폰 아버지 잡스도 찐따였다

 

세상에 변화를 가져오는 건
주류에 휩쓸리지 않는 당신

 

“갤럭시는 찐따폰이란 말이야!”

 

유독 피곤해 보인 후배는 전날 밤 딸의 ‘찐따론(論)’ 때문에 잠을 설쳤다고 했다. 부녀(父女) 간 다정한 대화를 나누려고 분위기를 잡았는데, 딸은 “내년 중학교 입학 전까지 지금 쓰고 있는 갤럭시폰(삼성전자)을 아이폰(애플)으로 바꿔 달라”고 밤새 졸랐다는 것이다. 딸이 사용하고 있는 갤럭시폰이 고장 났거나 성능이 떨어진 것도 아니다. 이유는 단 하나. 갤럭시폰을 쓰면 찐따 취급을 받기 때문이라고 했다.

 

갤럭시폰을 쓰면 10대 사이에서 찐따 취급을 받는다는 얘길 처음 들은 것은 약 3년 전이었다. 연말 상여금을 받은 한 대기업 부장이 아들의 고등학교 입학 기념으로 스마트폰부터 무선이어폰, 태블릿PC, 랩톱까지 모두 애플 제품으로 바꿔줬다고 했다. 아들은 “고등학교 들어가서 찐따처럼 보이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중학교 3학년 1년 내내 아이폰을 사달라는 협박과 애원을 반복했다. 그 부장은 “찐따가 될 걱정 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며 통 크게 보너스를 쐈다.

 

그 뒤로도 자녀의 성화에 못 이겨 아이폰을 사줬다는 부모들의 증언은 수없이 나왔다. 아이폰을 갖기 위해 성적을 올렸다는 아이부터 스마트폰만 사주면 좋아할 줄 알았는데 아이폰이 아니란 이유로 대성통곡을 했다는 아이까지. 갤럭시폰과 아이폰 두 기기 간의 우열이나 사용자의 취향 따위는 문제가 아니다. 찐따냐, 찐따가 아니냐, 그것만이 문제다.

 

찐따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 단어는 네티즌 전용 사전인 나무위키에서 “어수룩하고 지질한 사람, 타인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을 뜻하는 비속어”로 정의하고 있다. 무리에서 겉도는 사람을 일컫는 ‘아싸’(아웃사이더)가 유의어랄 수 있고 ‘인싸’나 ‘일진’이 대척점에 있는 단어쯤 된다. 찐따와 의미가 완벽하게 일치하진 않지만 쓰임이 비슷한 영어 단어로는 ‘dork’ 나 ‘nerd’가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주류에 들어가지 못하고 다수에게 괴짜 취급을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찐따를 멀리하고 싶어 하지만 이들은 곳곳에서 ‘찐따력(力)’을 발휘하기도 한다. 다수의 생각과 취향에 휩쓸리지 않을때 나오는 상상력과 창의성이 그 힘이다. 지난 한 달간 테크 기사에 가장 자주 등장한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는 10대 때 찐따나 아싸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고등학교 때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채식을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소수자인 자신의 정체성을 꿋꿋하게 지킨 올트먼이 창업한 오픈AI의 기업가치는 1000억달러(약 130조원)를 바라보고 있다.

 

올트먼보다 세계 테크 기사에 더 많이 등장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창업자는 찐따이자 왕따였다. 최근에 나온 그의 전기(傳記)에 따르면 머스크는 어린 시절 몸이 허약한 데다 내성적이고 직설적인 성격 때문에 따돌림을 당했고 자주 맞고 다녔다. 계단에서 밀려 굴러떨어진 뒤에도 맞는 바람에 의식을 잃은 적도 있다. 그는 훗날 자신이 얻어맞고 걷어차인 운동장을 떠올리며 트위터를 인수했다. (대인관계엔 문제가 있더라도) 똑똑하고 재치 있는 사람들이 활개를 칠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도 찐따였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학교에선 입양아라고 놀림을 당하고 꼴통 취급을 받아 차고에서 혼자 무언가를 만드는 일에 몰두한 그의 모습은 전형적인 찐따 아닌가. 이런 잡스가 탄생시킨 아이폰은 이제 찐따가 되지 않으려는 10대들의 필수품이 됐다.

 

찐따라고 놀림받거나 스스로 아싸라고 느껴진다면, 이제는 찐따가 되기를, 아싸가 되기를 두려워하지 말자. 아이폰을 쓰든, 갤럭시폰을 쓰든, 아니면 아예 스마트폰을 쓰지 않든 당신의 세상도, 남들의 세상도 달라지지 않는다. 결국 세상은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길을 가는 당신이 바꿀 것이다.

 

-변희원 기자, 조선일보(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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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삼성전자와 견주어볼 만한 상대는 애플이 아니라 애플 아이폰 조립으로 유명한 대만의 ‘폭스콘’으로 봐야 합니다. 폭스콘은 올 초 일본의 대표적 전자업체인 샤프를 인수한 데 이어 8만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이를 기계로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에 상당히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토니 미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한국에서 사업하는 외국계 기업을 상대로 컨설팅해주는 KABC (Korea Associates Business Consulting)의 대표이자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토니 미셸(Tony Michell)은 지난 6월 24일 서울 광화문 <이코노미조선>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가전제품이 온전히 스마트폰 속에 녹아들어야(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스마트폰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토니 미셸은 1978년부터 한국 정부 정책 수립을 위해 KDI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1980년부터 1986년까지는 국제노동기구(ILO), 세계은행,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다.

1989년 영국에 유럽과 아시아 소재 기업의 사업 전략을 컨설팅해주는 EABC (Euro-Asia Business Consultancy)를 설립하고 중국 베이징·홍콩·서울·평양 등에 지사를 세웠는데 한국 쪽 컨설팅 수요가 늘면서 아예 KABC를 설립했다. 2010년에는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라는 저서를 냈다. 한글로 번역되지 않았다.

-저서에서 창의성을 막는 삼성전자의 보수적이고 관료제적인 문화를 지적하셨습니다.

“삼성전자라는 글로벌 거대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보수적, 관료제적 문화가 불가피하나 ‘정도’로 보면 대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갑작스런 심근경색으로 입원·치료를 받기 전에 마지막으로 했던) 2014년 신년사에서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리고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도 떨쳐내자”고 말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문화에 대한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은 현재도 유효하다고 봅니다.”

-삼성전자가 최근 ‘스타트업 삼성’을 표방하며 직급 체계를 단순화하고 습관적 잔업을 없애는 등 기업문화에 대한 다방면의 혁신안을 내놨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삼성전자가 보수적이고 관료제적인 기업문화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관료제적 조직과 싸우는 게 우선입니다. 그점에서 삼성전자는 좀 더 해야 할 일들이 있을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삼성전자는 반도체칩부터 기기까지 모든 것을 설계, 디자인, 제조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를 마케팅하는 것도 삼성전자의 몫이죠. 그러나 (삼성전자의 경쟁상대로 오르내리는) 애플을 보면 디자인, 설계를 할 뿐 직접 기기를 제조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삼성전자처럼 모든 작업을 할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좀 더 구체적으로 비교 부탁드립니다.

애플은 브랜드이지, 삼성전자처럼 제품 라인업이 다양하지는 않습니다. 삼성전자의 미래가 훨씬 더 경쟁력 있다는 얘깁니다. 제품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견주어볼 만한 상대는 애플이 아니라 애플 아이폰 조립으로 유명한 대만의 ‘폭스콘’으로 봐야 합니다. 폭스콘은 거대한 제조 공장입니다. 애플뿐 아니라 HP부터 IBM까지 상당히 많은 고객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올 초 일본의 대표적 전자업체인 샤프를 인수한 데 이어 8만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기계로 인력을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에 상당히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삼성전자의 위기 요인으로 꼽히는 중국 제조업체들의 추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중국 업체들 역시 추격 과정에서 제조 비용 상승, 브랜드 이미지 구축 어려움 등의 문제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대만의 HTC를 생각해봅시다. HTC는 상당히 멋진 휴대전화들을 만들었지만, 일단 경쟁업체들에 밀리기 시작하자 회복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LG전자 역시 HTC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봅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따라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스마트폰 부문 성장세가 사실상 끝나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어떻게 미래 먹거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을 좀 더 발전시킨다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으로 좀 더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잘 만지는 사람들이 정작 사물인터넷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가령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냉장고’를 생각해봅시다. 우린 스마트폰을 들고 돌아다니는데, 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냉장고는 집에 있습니다. 이 냉장고가 스마트폰으로 완전히 들어와야 합니다. 아무리 냉장고가 겉으로 ‘스마트’해봐야 별로 소용이 없다는 겁니다.

물론 사물인터넷 진화에 맞게 스마트폰 인터페이스(interface)도 빨라져야 합니다. 여기에 기회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추격해 오는 중국 제조업체들을 조금이나마 따돌릴 수 있습니다. 냉장고 등 스마트 가전을 만들지 않는 애플을 따돌리기는 더 쉬워집니다.”

-삼성그룹의 3세인 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리더십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故)이병철 창업주가 삼성을 세우고 토대를 닦았다면, 이건희 회장은 다른 선진기업들을 빠르게 추격하는 과제를 맡았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좀 더 어려운 임무를 맡게 됐습니다. 삼성전자가 이제 글로벌 선두 위치에 있기 때문에 따라가야 할 기업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건희 회장이 와병중이기는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온전히 모든 실권을 넘겨받은 것도 아닌 상황입니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이 하고 있는 모든 것을 단순화하는 식의 비즈니스 구조 변경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만은 아니고 삼성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다만, 삼성전자만 놓고 봤을 때 이 부회장은 아직 어떻게 변화를 이끌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덜 끝난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 같은 큰 회사를 맡고 있는 경영자가 모든 기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내부 전문가들에게 의지하고 조언을 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들의 제안이 맞기를 바랄 뿐입니다.”

◆ 토니 미셸(Tony Michell)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석·박사, 국제노동기구(ILO)·세계은행·유엔개발계획(UNDP) 프로젝트 수행, 저서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

-장우정 기자, 조선닷컴(1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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