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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죽느냐’ 암환자에게 퍼붓는 저주] [度넘은 前 대통령 조롱]

뚝섬 2023. 5. 31. 08:52

[‘언제 죽느냐’ 암 환자에게 퍼붓는 저주]

[度 넘은 前 대통령 조롱]

 

 

 

‘언제 죽느냐’ 암 환자에게 퍼붓는 저주

 

이집트 람세스 3세의 정적들은 그의 얼굴 인형을 만들어 ‘죽어라’ 저주했다. 바늘로 찔러 상대를 저주하는 ‘부두 인형’으로 발전했다. 장희빈이 인현왕후를 죽이려고 인형에 활을 쐈다는 이야기도 있다. 친구에게 전 재산을 뺏긴 사람이 원한에 사무쳐 매일 친구 사진을 송곳으로 찌르며 ‘죽어라’ 했더니 1년 만에 병들어 죽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꽃에 계속 ‘죽어라 죽어라’ 말하면 정말 말라 죽는다는 말도 있다. 저주가 그만큼 무섭다는 뜻일 것이다.

 

▶2000년 언론사 기자들이 암에 걸려 사경을 헤매자 인터넷에 저주 글이 올라왔다. “기자들 암 발생 기쁜 소식. 신속하게 사망에 이르기를 바란다. 암세포야 힘내라.” 20여 년 전 미국에서 항공기 추락 사고로 많은 이가 숨졌을 때 반미 네티즌들이 “잘 죽었다” “쌤통이다”라고 악플을 달았다. 동일본 대지진 때도 일부 네티즌은 “당해도 싸다”고 했다. 모 인사가 단식하자 “굶어 죽어라”라고 했고, 전염병에 걸린 상대편에겐 “빨리 가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 때 야권 출신 방송심의위원은 ‘경축! 비행기 추락 바뀐애(박근혜) 즉사’라는 피켓 사진을 올렸다. 그러곤 “이게 민심”이라고 했다. 작년 윤석열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할 때 어느 신부는 “전용기가 추락하도록 온 국민 염원을 모으자”고 했다. 다른 신부는 ‘비나이다 비나이다 기체 결함 사고’라는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는 그를 저주하는 인형과 부적이 나돌았다.

 

▶손흥민 선수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바이러스 몰고 온 동양 원숭이는 다리가 부러져 죽어라” 하는 저주를 수시로 들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팀이 연패하자 “구단주를 불태워 버리자”며 화형식 저주를 퍼부었다. 한국 농구 리그에서 뛰는 흑인 선수들도 “교통사고 나서 죽어라” 하는 악플에 시달렸다. 미국의 한 풋볼 선수는 연이은 실축에 “표백제 마시고 죽어라” 하는 저주를 받았다.

 

▶전여옥 전 의원이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자 ‘언제 죽느냐’는 악플이 쏟아졌다. ‘대한민국이 바로 서는 것을 보고 싶다’는 그의 글에는 ‘그거 못 볼걸. 그때까지 못 살지’라는 댓글을 달았다.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를 비판한 민주당 대학생 위원장이 교통사고를 당하자 “사고로 죽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편 가르고 남 비난하는 게 정치권 생리라지만 ‘죽어라’ 하는 저주는 그런 차원을 넘는다. 입으로 하는 살인이나 다름없다. 옛말에 “남 저주하려면 묏자리를 둘 파라”고 한다. 남에게 한 저주가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배성규 논설위원, 조선일보(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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度 넘은 前 대통령 조롱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야유는 역사가 깊다. 1998년 한나라당 의원이 지방선거 지원유세 도중 "김대중 대통령은 거짓말을 많이 해 공업용 미싱으로 입을 박아야 한다"고 했다. 법으로 다스릴 일인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그는 모욕죄로 기소돼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 대변인은 "국가 원수에게 비속어나 천한 농담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했는데 그 민주당이 야당이 되자 똑같이 심한 소리들을 쏟아냈다.

▶어느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을 "쥐박이"라고 했고, 2012년 새해 사자성어로 '명박박명'을 트위터에 올린 의원도 있었다. 미인박명(
美人薄命)에 빗대 이 대통령을 향해 빨리 죽으라는 저주의 말을 퍼부은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태어나선 안 될 존재라는 뜻의 일본말 '귀태(鬼胎)'에 비유한 의원도 있었다.

 

 

▶어느 보수 논객은 노무현 대통령 자살 직후 시민들의 애도를 '거리의 환각파티'라고 했다. 반면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 나오는 한 사람은 2013년 트위터에 박 대통령을 겨냥해 "그 애비도 불법으로 집권했으니, 애비나 딸이나"라는 글을 올렸다. 도를 벗어났다는 비판이 나오면 이들은 서로 "너희가 우리를 비난할 자격이 있느냐"고 한다. 증오가 증오를 낳는 악순환이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인터넷 TV와 인터뷰에서 "서울구치소는 오늘 빨리 변기 교체를 해놔야 한다"며 "그분은 변기가 바뀌면 볼일을 못 보기 때문에 인도적 차원에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지방 행사 때 그렇게 했다는 사실을 들어 조롱한 것이다. 정청래 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구치소에 간 박 전 대통령에게) 제일 괴로운 과정은 머리핀 뽑는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이 역시 올림머리에 대한 조롱이다.

▶권력자에 대한 풍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한다. 조롱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 수 있는 때가 있다. 권력이 살아있을 때 야유나 조롱은 품위만 갖추면 때로 청량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박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처참한 처지에 있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패해서 쓰러진 사람 위에 올라타고 비수를 꽂으며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보면 무엇이 저들의 심성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혀를 차게 된다. "혀 밑에 도끼가 있다"고 했다. 많은 국민은 이들 정치인을 보면서 그들 인격의 수준을 읽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한 달 뒤에 집권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한다. 그 시대가 어떤 모습일지 그려진다.

 

-최원규 논설위원, 조선일보(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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