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건 사고 코레일 사장의 버티기, 총선 공천 운동하는가]
[오봉역 사망 사고 때 기관사는 휴대폰 보던 중, 만연한 기강 해이]
['남북' '보은' 엉뚱한 데 정신 판 코레일, 결국 대형 사고]
[오영식 코레일 사장 "한파 때문" 했다가 망신살]
[엉뚱한 곳에 꽂힌 케이블… '멈춤' 대신 '정상 진행' 신호 보냈다]
[사고 당일 안나타난 김현미 "남북철도 연결 말하기 민망"]
18건 사고 코레일 사장의 버티기, 총선 공천 운동하는가

나희승 코레일 사장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 보고를 마친 뒤 탈선 사고와 작업자 사망 사고가 이어진 데 대해 사과하고 있다. 2022.11.11 /연합뉴스
나희승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취임 이후 잇단 철도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 국토부 조치에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국토부가 ‘철도 안전 미조치’를 이유로 해임하려 하자 나 사장은 징계 재심의 신청으로 대응했다. 국토부가 이를 기각하자 이번에는 변호사를 통해 징계 취소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나 사장이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인 2021년 11월 취임한 이후 주요 철도 사고가 18건이나 터졌다. 지난해에만 1월 KTX 궤도 이탈 등 세 차례 궤도 이탈이 있었고 코레일 작업자가 4명이나 사망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이렇게 사고가 빈발했지만 나 사장은 관련 경영진을 한 명도 문책하지 않았고 국토부 장관의 ‘철도 안전 지시’도 11일이나 지나서야 현장에 전파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골적인 태업을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나 사장을 공공기관장 중에선 처음으로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국토부는 얼마 전 오봉역 직원 사망 사고, 대전-김천구미역 KTX 열차 궤도 이탈, 경부선 SRT 열차 궤도 이탈에 대한 책임을 물어 코레일에 역대 최대 규모인 1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 정도 상황이라면 고개를 들지 못한다. 사표도 몇 번은 냈을 것이다. 그런데 나 사장은 다른 알박기 공공기관 임원들과 함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코레일은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기관이다. 열차 사고는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어느 정부에서 임명했느냐를 떠나서 안전 관리를 제대로 못 해 사고가 18건이나 이어졌으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도리다. 그런데도 나 사장이 부당하게 사퇴 압박을 받는 것처럼 무슨 ‘피해자’인 척하면서 버티는 것은 다른 목적과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런 버티기로 민주당에 잘 보여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으려는 계산일 수도 있다. 참으로 얼굴이 두꺼운 사람이다.
-조선일보(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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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역 사망 사고 때 기관사는 휴대폰 보던 중, 만연한 기강 해이

8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 선로에 시멘트 열차들이 멈춰서 있다. 코레일은 지난 5일 발생한 인명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오봉역 인근 대형 시멘트사들의 열차 운행을 당분간 중지시켰다. 오봉역은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쌍용C&E, 아세아시멘트 등 7개 대형 시멘트사들의 출하기지가 모여 있다. 2022.11.8 /연합뉴스
지난달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에서 발생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 사망 사고 당시 기관사는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열차 운행은 수백 명의 안전이 달려 있는 문제다. 사고가 나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른 어떤 교통수단보다 주의 깊은 운전이 필요할 텐데 기관사가 운행 중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니 근무 기강 해이가 두려울 정도다.
당시 이 화물열차에는 기관사 2명이 타고 있었는데, 사고 원인을 조사해 보니 수습 기관사가 열차 운전을 했고 이를 감독·지도해야 할 선임 기관사는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모습이 전방 선로를 비추는 CCTV에 누가 보더라도 의심할 여지 없이 담겼다고 한다.
2014년 태백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기관사가 휴대전화로 사진과 메시지를 보내며 전방 주시를 게을리하다 승객 1명이 숨지고 9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철도안전법은 기관사가 열차 운행 중 휴대전화 등 전자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는 것을 보면 운행 중 어이없는 행동을 하는 기관사가 한둘이 아니고 이것이 관행으로 굳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코레일 책임도 작지 않다. 올 들어 코레일에서는 탈선 사고가 10여 건 있었고 사망 사고도 네 건이나 발생했다.
철도노조는 오봉역 사고 발생 직후부터 줄기차게 정부가 인력 충원을 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해왔다. 조합원들이 “인력 충원 가로막은 국토부가 책임져라” 하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고 원인은 바로 자기 자신들의 근무 기강 해이 때문일 수 있다는 쪽으로 가고 있다. 아무리 인력을 충원해도 운행 중 휴대폰을 보는 기강 해이로는 사고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조선일보(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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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보은' 엉뚱한 데 정신 판 코레일, 결국 대형 사고
승객 198명을 태우고 강릉역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열차가 탈선해 16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기관차와 객실 등 열차의 선두 차량이 T자 형태로 꺾여 크게 파손됐고 나머지 차량 8량도 모두 선로에서 이탈했다. 사고 당시 승객들의 몸이 좌우로 크게 흔들릴 정도의 진동과 함께 시속 100㎞ 속도로 달리던 열차가 45도가량 기울어진 상태로 20초가량 미끄러진 끝에 정지했다. 아이들 울음소리와 비명이 터져나오는 등 객실 내부는 공포의 도가니였다고 한다. 2004년 KTX 개통 이후 열차가 탈선하는 대형 사고는 2011년 광명역 사고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그건 순전히 운(運) 덕이다. 강릉역을 출발한 지 5분여밖에 안 돼 오르막 구간을 시속 100㎞ 속도로 달리던 도중 사고가 발생했다. 만약 시속 200㎞ 넘는 속도로 달렸거나 다리 위에서 탈선 사고가 났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끔찍한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잇따른 철도 사고로 경고음이 충분하게 울렸는데도 결국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지난달 19일 서울역에 진입하던 KTX 열차가 보수 공사 중인 포클레인을 들이받더니 그다음 날엔 오송역 단전 사고로 경부선 KTX가 열 시간 이상 멈춰 섰다. 분당선 운행 중단, 대구역 열차 고장 사고 등 최근 3주간 하루걸러 한 번씩 발생한 10건 열차 사고가 모두 코레일 사고였다. 정부와 코레일이 엉뚱한 곳에 정신을 팔고 있는 것 아닌가.
정부 관계자들은 늘 그렇듯 평론가처럼 말하고 있다. 사고 이틀 만에 현장에 나온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런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하기 어렵다. 이번 사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게 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남 얘기하듯 했다. 그는 "남북 철도를 연결하겠다는 큰 꿈들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철도 사고가 잦아 "민망스럽다"고도 했다.
운동권 출신인 오영식 코레일 사장 역시 취임 이후 남북 철도 연결과 비정규직 승무원 복직, 철도 경쟁 체제를 허무는 SRT 재통합 등 철도 안전보다는 친정부, 친노조 정치에 몰두해왔다. 오 사장뿐 아니라 현 정부가 임명한 코레일 비상임이사 넷 중 두 명은 민노총 출신이고, 한 명은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부동산정책을 맡았던 인물이다. 코레일 역사 내 편의점·카페를 운영하는 코레일유통과 역사 시설 관리·발권 업무를 하는 코레일네트웍스 등 코레일 계열사에도 문 대통령 인터넷 팬 카페 운영자, 영어학원장 출신 등 철도 비전문가들이 수두룩하게 앉아 있다. 하루 10만명이 이용하는 KTX 안전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런 비상식적인 일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조선일보(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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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식 코레일 사장 "한파 때문" 했다가 망신살
시민들 "시베리아선 매일 탈선?"
사고 당시 강릉 최저 영하 10도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8일 사고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사고는 기온 급강하에 따라 선로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지 않을까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철도를 몰라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말이 나왔다.
사고 당시 강릉 최저기온은 영하 10도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 전문가는 "한파가 선로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그 정도 추위로 사고가 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철도 책임자가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위기"라고 했다. 이번에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선로 전환기도 최소 영하 40도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민들은 "오 시장 말대로라면 시베리아에선 매일 기차가 탈선을 일으킨다는 것이냐" "정치인 출신이 사장으로 와 철도 사정을 전혀 모르니 이런 말을 한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오 시장은 다음 날인 9일 사고 현장을 방문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자체 조사 결과 선로 전환기 회선 연결이 잘못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자신의 '기온 급강하 사고설'을 하루 만에 철회한 것이다.
대표적인 386세대 정치인 출신인 오 사장의 취임 직후 첫 행보는 파업 등을 이유로 해고된 철도노조원들을 복직시킨 일이었다. 그 후로도 남북 철도 연결 사업, 코레일·SR(수서발 고속철 운영사) 통합 문제 등 정치적 이슈에 치중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운동권 출신 정치인 사장이 와서 조직이 지나치게 친정부·친노조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코레일과 5개 자회사에 임명된 임원들 35%가 철도 비전문가인 낙하산 인사로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철도 전문가는 "오 사장이 남북 철도나 해고 노동자 복귀 문제 같은 정치적인 현안에 치중하다 보니 기본적인 철도 서비스 관리에 대해선 소홀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최원우 기자, 조선일보(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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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곳에 꽂힌 케이블… '멈춤' 대신 '정상 진행' 신호 보냈다
KTX 탈선, 황당한 사고 원인
지난 8일 탈선(脫線)한 KTX 강릉선의 사고 원인은 '선로 전환기'가 고장 나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철도는 자동차와 달리 운전 핸들을 조정하지 않고 바퀴에 플랜지(테두리)가 있어 선로만을 주행하게 되는데 열차가 다른 선로로 바꾸어 탈 때 이 선로 전환기가 선로를 바꾸는 역할을 한다.

李총리 질책 사흘만에 또 사고… 고개숙인 코레일-최근 곳곳에서 KTX 사고가 터지자, 지난 5일 이낙연(왼쪽 사진 오른쪽) 국무총리가 대전시 동구에 있는 코레일 본사를 찾아 오영식(왼쪽 사진 왼쪽) 코레일 사장에게 대책을 마련하라고 꾸짖었다. 하지만 불과 사흘 뒤인 지난 8일 KTX 강릉선이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현미(오른쪽 사진 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사고 현장에 찾아가 흰 안전모를 쓴 오영식 사장과 나란히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코레일은 9일 "사고 지점에 설치된 두 선로 전환기가 서로 뒤바뀐 정보를 인식해 잘못된 신호를 전달했고, 그 신호를 받은 열차가 문제가 있는 선로로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위험한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코레일이 조금만 안전 점검을 철저히 했더라면 방지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
◇선로 전환기 뒤바뀐 사실 몰랐나
국토부와 코레일 등에 따르면, 선로 전환기는 선로를 바꾸는 작업을 문제없이 마치면 '정상 진행' 신호를, 문제가 있을 때는 '멈춤' 신호를 보낸다. 일종의 '신호등'이다. 이 신호는 인근에 있는 '신호소(信號所)'로 전달되고, 신호소는 달리는 열차로 신호를 전달한다. 열차는 이를 받아 계속 달릴지, 멈출지를 결정한다. 그런데 문제를 일으킨 선로 전환기는 선로에 문제가 발생해 '멈춤' 신호를 보냈어야 했는데, '정상 진행' 신호를 신호기에 전달했다. 이 때문에 열차가 엉터리 신호를 받아 선로를 그대로 달리다 탈선했다는 것이 관계 당국의 설명이다.
이 같은 선로 전환기 오류가 발생한 것은 30m 인근에 설치된 또 다른 선로 전환기와 서로 신호 체계가 뒤바뀌면서 발생한 것으로 국토부 등은 보고 있다. 사고 직후 국토부가 두 선로 전환기의 신호 정보를 받는 청량신호소의 신호기계실을 확인해 보니, 두 선로 전환기의 신호 케이블이 반대로 연결돼 있었던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작년 9월 해당 선로 전환기가 설치됐는데 그 이후부터 이런 상태가 계속된 것인지 과거 결함 이력, 건설 당시 설계도와 책임자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사고 직전에 누군가가 회로 케이블을 뒤바꿔 연결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회로 케이블을 일일이 반대로 끼우는 작업 자체가 난해한데, 누군가 고의로 그랬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다른 선로 전환기 1만대는 안전한가
전문가들은 사고가 난 선로에서 이 같은 오류가 이전에도 수차례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두 선로 전환기가 반대되는 정보를 전달했는데도 운 좋게 계속 같은 상태였다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레일이 선로 전환기를 조금만 꼼꼼히 점검했다면 이번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 철도 관계자는 "매뉴얼대로 테스트를 했더라면 금방 알 수 있는데, 별일 없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에 빠져 의례적인 정비만 하니 이런 문제를 잡아내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다른 선로 전환기는 괜찮으냐는 것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에는 선로 전환기가 1만87대 있다. 이 중 40%가량(3949대)은 내구연한을 넘긴 노후 설비였다.
◇속도 조금만 높았다면 대형 참사
사고 당시 열차는 시속 100㎞ 정도로 달렸지만, 이 열차는 서울과 강릉 구간을 최고 시속 250㎞로 달린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열차가 고속 구간에서 탈선했다면 '잭나이프(등산용 접이 칼) 현상'으로 대형 참사가 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잭나이프 현상은 기차나 대형 트레일러 같은 '관절 차량'의 맨 앞부분 견인차가 급정거하거나 장애물과 충돌할 경우 뒤에 연결돼 있는 끌려가는 차들이 잭나이프처럼 접히면서 앞차와 부딪히는 것을 말한다. 지난 1998년 독일에서 발생한 ICE 고속열차 탈선 사고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견인차 뒤에 연결된 5량의 열차가 꺾이며 서로 충돌해 승객 101명이 숨졌다.
충남대 토목공학과 임남형 교수는 "시속 200㎞ 이상 질주하던 열차가 잭나이프 현상으로 구겨지며 교각 등 장애물에 부딪힐 경우 400t의 무게가 벽에 부딪히는 것과 맞먹는 충격이 가해져 승객들이 압사하거나 화재로 인해 질식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강릉선 KTX 탈선 사고는 직선 주로에서 비교적 저속으로 달리고 있었고, 교각이나 건물 등 다른 장애물과 부딪히지 않아 참사를 피했다. 그럼에도 사고 당시 열차에 타고 있던 채경재(53)씨는 "객실 안이 전쟁터 같았다"고 했다.
-강릉=정성원 기자/윤동빈 기자/최원우 기자, 조선일보(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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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일 안나타난 김현미 "남북철도 연결 말하기 민망"
다음날 현장 찾아 "국민께 죄송" "더이상 좌시하기 어렵다"발언도
지난 8일 오전 강릉발 서울행 KTX 열차가 탈선하는 대형 사고가 터졌지만 정작 주무 장관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고 당일 현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 장관이 아닌 국토부 김정렬 2차관이 사고 현장을 찾아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 강릉시와 합동으로 긴급회의를 주재했다.
김 장관은 하루 뒤인 9일 현장에 나와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 실력으로 다른 나라 철도 사업을 수주하고, 남북 철도를 연결하겠다는 큰 꿈을 진행하기 민망하다"고 고개 숙였다. 김 장관은 또 "(최근 KTX 사고가 잇따라)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두 번이나 국회에서 사과하고, 사고 사흘 전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코레일 본사에 가서 질책했는데도 이런 사고가 났다"면서 "저희(국토부)로서도 더는 이런 상황들을 좌시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본인이 철도 업무 책임자인데 마치 남의 일처럼 말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토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사고 전날 밤 새해 국회 예산안 처리를 마치고 사고 당일 새벽 4시쯤 귀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고 발생 30분쯤 뒤인 오전 8시 2분 장관을 비롯한 간부들 핸드폰으로 문자 보고를 했고, 장관은 즉시 김정렬 2차관에게 현장으로 이동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출발 채비를 갖춘 뒤 이날 오전 9시 40분쯤 세종시에서 자신의 차량을 타고 출발해 오후 12시 55분쯤 강릉에 도착했다.
하지만 사고 당일 현장 지휘를 차관에게 맡긴 김 장관의 행보에 대해 "남북 철도 연결 행사 때 적극적으로 나선 것과는 사뭇 대비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달 30일 김 장관은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진행된 남북 철도 공동 조사단 출정식에 직접 참석해 "분단의 상징이었던 철도를 연결하는 것은 남북 공동 번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한반도 경제 영토를 유라시아 대륙으로 확장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축사를 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첫 국토부 장관으로 임명된 김 장관은 경기 고양정 지역을 지역구로 둔 현직 3선 국회의원이다. 그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차기 총선에 다시 출마해 4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곽창렬 기자, 조선일보(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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