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먹은 개' 참담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노골적으로 조롱한 북한 담화에 대해 "북쪽에서
내는 담화문은 통상 우리 정부가 내는 담화문과 결이 다르고 쓰는 언어가 다르다"고 했다. 국민이 모욕감을 느낀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진의가 중요하다. 결국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면 북·미 간 실무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북은 일개 국장을 내세워 문 대통령에 대해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댄다"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 등 막말을 쏟아냈다. 그래도 '언어가 다르니 문제없다'고 한다.
지금 청와대는 북한이 '개' '바보'가 아니라 더한 욕설을 퍼부어도 '쓰는 언어가 다르다'고 할 것이다.
남은 선거 카드가 김정은과 하는 남북 쇼밖에 없다는 생각에 빠져 있다. 실제
김정은이 돌연 남북 정상회담을 하자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하는 회담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북한 정권은 정상적인 정부가 아닌 폭력 집단에 가깝다. 스스로
빨치산을 표방한다. 이런 집단과 협상하는 일은 쉽지 않다. 참고
넘어가야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정부의 지금 행태는 그와 같은 전략적 인내가 아니라 정치적 도움을
바라고 김정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비굴한 모습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남북 경협으로 일본을 단숨에 넘겠다"고 한 다음 날 북은 "맞을 짓 하지 말라"고 했다. 국방부마저 북이
'정경두 같은 웃기는 것'이라며 장관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모욕하는데도 한마디 대응도 않고
있다. 국민으로서 참담하다.
-조선일보(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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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안녕한가
美 비용 드는 훈련 싫다는데 수십배 더 들 전쟁 뛰어들까
그러면서 중거리 핵 배치 거론… 한국을 이용 가치로만 보나
한·미 동맹은 6·25 전쟁을 치르고 탄생한
혈맹(血盟)이다. 한국은
국군 14만명과 미군 5만4000명의
목숨값으로 지켜낸 자유 진영의 최전선이다. 미국은 그 희생의 가치를 지키려 해왔고, 한국은 그 값어치를 제대로 해냈다. 자유와 민주, 시장경제 가치의 살아있는 증거가 한국이다. 최빈국 한국이 자유 진영
속에서 11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등장 이후 자유와 민주 가치로 결속된 이 가치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은
더 이상 자유 진영의 보루임을 자임하려 않는다. 홍콩을 보라.
트럼프는 홍콩 시위를 '폭동'이라고 규정하며 "홍콩과 중국 사이의 일"이라고 했다. 인민해방군 투입까지 거론되고 있는데, 자유와 자치를 요구하며 일어난
홍콩 주민들을 외면했다.
미국은 최근 외교정책의 최대 역점을 부상하는 중국 억제에 두고 있다. 일본·호주·인도와
연합해 중국을 포위·견제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이다. 그 속에서
한·미 동맹이 차지하는 자리는 별로 없어 보인다. 북한을 제어하는 것은 몰라도, 중국을 억제하는 동맹으로는 한국의 역할도, 입장도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일본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 자체가 아베가 트럼프에게 제안한 것이다. 일본은 지난 5월
남중국해에서 미국·인도·필리핀 해군과, 인도양에선 미국·호주·프랑스 해군과 합동군사훈련을 했다. 이달 초 방콕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는 미·일·호주 외교장관이 '3자 전략대화'도 따로 가졌다. 우리는
이쪽도, 저쪽도 끼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동북아 최전선을 휴전선이 아니라 대한해협으로 후퇴시키면 안 될 절대적인 이유가 있을까. 일본은 그것을 감당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군사력 평가 전문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군사력은 세계 6위로 한국(7위)을 추월했다. 일본은 사실상 경항공모함을 이미 운용 중이고, 현존 최강 전투기 F-35를 147대
도입하기로 했다. 미국을 빼면 최다 보유국이 된다.
여기에 아베의 최근 움직임은 '한국 배제'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만든다.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화이트국가 배제는 단순히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이라기엔 한국 제조업을 결딴내겠다는 의지가 너무 강한 내용이다. 한국 최대 수익 산업인
반도체의 목줄을 쥐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파운드리의 싹을 자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들이댄 이유가 '한국의 안보 전략물자 관리 부실'이다. 안보 동맹에서 한국이 불안하다는 이미지를 덧씌우려 한다.
미국의 변심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면서 연합훈련 때 폭격기가
괌에서 날아오는 비용까지 들먹인다. 급기야 미 대통령 입에서 김정은에 맞장구치면서 "나도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마음에 안 든다. 돈 내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 정도면 동맹이고 뭐고 없다는
거다. 돈 드는 훈련이 싫다는데, 그보다 수백 배 돈이 들고
희생이 따를 전쟁에 뛰어들려고 할까. 그러면서 중국 견제용 중거리 핵전력 아시아 배치를 거론하고
있다. 사드 문제로 중국이 융단폭격하듯 한국에 보복할 때 미국은 두 손 놓고 있었다. 이젠 사드보다 수십 배는 더 큰 난제인 중거리 핵전력 배치 문제를 우리에게 꺼내려고 한다. 미국은 동맹의 의무는 외면하면서, 갈수록 한국을 이용 가치로만 바라보고
있다.
북한은 남한을 타격할 미사일을 연일 쏘아대는데, 미국은 트럼프뿐 아니라 이젠 참모들까지 "단거리라서 괜찮다"고 한다. 우리는 이런 안보 환경의 변화를 감당할 전략이 서 있나.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안보 환경에서 살아남을 준비라도 하고 있나.
-조중식 국제부장, 조선일보(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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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밀월'이 한·미 동맹 조롱하는 기막힌 현실
주말 사이 미국과 북한에서 주거니 받거니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 삼는 발언이 나왔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에게 보낸 '아름다운 친서'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전하면서 "나도 (연합훈련을)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비용 지불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미 동맹의 기둥이었던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 을지프리덤
가디언 등 3대 연합훈련은 트럼프·김정은 회담을 거치며 사실상 폐지됐다. 11일부터 열흘간 실시될 예정된 이번 '한·미 연합 지휘소 훈련'은 병력과 장비는 실제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운용하는 가상훈련에 불과하다. 그것마저 북이 거부반응을 보이자 훈련 이름에서 동맹이라는 표현까지 뺐다. 그런데도
김정은이 연합훈련에 대한 불만을 친서를 통해 전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자신도 같은 생각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국제 정세에 어두운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 말을 들었다면 미·북이 한편이고 한국이 그 반대편에 있는 줄
알았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아니라) 북한 독재자의 편을 들었다"고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지 하루 만에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은 "군사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군사연습을 한 데 대하여 하다못해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 하기 전에는 북남 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엄포를 놨다. 그는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대화가 다양한
경로로 이뤄지고 있다"고 하자 다음 날 "그런
것 전혀 없다"고 깔아뭉갰던 인물이다. 그는
최근 잇단 미사일·방사포 도발과 관련, "미국 대통령까지 주권국가로서의 우리 자위권을 인정했는데
도대체 남조선 당국이 뭐길래 중단 촉구니 뭐니 하며 횡설수설하는가"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가 '어느 나라나 다 하는
작은 것'이라며 "미국 위협 아니니 괜찮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해왔던 말을 빗댄 것이다. 북한이
한국의 동맹인 미국 대통령에 기대 한국을 공격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정작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사정거리가
대한민국을 겨냥한 미사일들을 쏴놓고 그걸 문제 삼는 우리 정부는 윽박지르면서 미국에는 양해를 구했다는 얘기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대기 직전 "남북 간의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되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의 우위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북은 청와대와 우리 정부를 향해 "(미사일) 사거리
하나 제대로 판정 못 해 쩔쩔매어 웃음거리가 됐다"며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라고 했다. '겁먹은 개' '바보는 클수록 더 큰 바보'라는 표현도 썼다. 북한이 미국과의 밀월을 믿고 대한민국을 조롱하는
기막힌 세상이 전개되고 있다.
-조선일보(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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