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공포의 드론] 드론을 무력화하는 '안티 드론' 기술도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란은 드론 초강국] [드론 테러]

뚝섬 2019. 9. 17. 07:05

공포의 드론

 

지난해 7월 프랑스 뷔제 원자력발전소 상공에 '수퍼맨'이 나타났다. 발전소 주변 비행 금지 구역을 날면서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수퍼맨은 곧바로 원전 내부 폐연료 저장고 벽을 들이받았다. 물론 진짜는 아니고 수퍼맨 모양 드론이었다. 환경 단체가 원전이 드론을 이용한 공격에 취약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벌인 퍼포먼스였다. 엄청난 콘크리트 덩어리인 원전은 작은 드론 정도로는 흠집도 내기 어렵지만 드론 문제를 제기하는 효과는 거뒀다.

 

'드론 무기'는 크기가 작고 저고도로 비행해 레이더 추적 및 요격이 어렵다. 요인 암살이나 군사적 요충지 기습 공격에 최적화된 무기다. 미래 전쟁의 판도를 바꿀 만하다. 미국·중국·러시아 등 주요 나라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벌떼 드론' 실전 배치 단계까지 와 있다. 미국은 몇 해 전 FA-18 수퍼 호넷 전투기 3대가 소형 드론 103기를 투하하고 이 드론들이 지상 통제소의 조작 없이 자율적으로 편대 비행을 하며 타깃을 공격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드론 무기의 진정한 공포는 소규모 테러 단체나 과격 집단, 개인들까지 얼마든지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가난한 자들의 첨단 무기'라고 하는 이유다. 지난해 8월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연설하는 도중 폭탄을 실은 드론 2대가 암살 공격을 시도했다. 이 드론 가격은 대당 5000파운드( 740만원)에 불과했다고 한다. 인터넷 클릭 몇 번으로 살 수 있는 중국제 사진 촬영 드론을 약간 개조했더니 치명적 자폭 무기가 됐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는 영국 개트윅 공항 활주로에 드론이 날아들어 항공편 1000여 편이 취소되고 공항 운영이 36시간 동안 마비됐다. 그 배후는 아직도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주말 사우디아라비아 핵심 정유 시설이 드론 10여 대의 공격을 받아 불탔다. 세계 석유 공급량의 5%인 하루 570만배럴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한다. 공격을 주도한 집단은 1억원 안팎으로 국제 원유 시장을 대혼란에 빠뜨렸다. 이번 사건은 앞으로 이어질 '드론 테러 악몽'의 예고편 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몇 해 전부터 드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백령도, 사드 기지 상공에서 북 드론이 발견된 적도 있다. 북 공작원이 서울 시내에서 조그만 드론에 폭발물이나 생화학 물질을 실어 주요 시설을 공격한다면 막을 수 있을까. 범인을 찾기도 어려울 것이다. 드론을 무력화하는 '안티 드론' 기술도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한다.


-임민혁 논설위원, 조선일보(19-09-17)-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란은 드론 초강국

 

[드론 테러]

1980
년대부터 개발 열올려… 프랑스·독일 등서 부품 밀반입

2011
년 포획된 美드론 덕도 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 배후로 지목된 이란은 '드론 초강대국(superpower)'(미 의회 전문지 더 힐)으로 불린다. 특히 군사용 드론에서 미국에 맞설 만큼 높은 기술력을 가진 국가로 꼽힌다.

미 안보 전문 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 등에 따르면 이란은 1980년대부터 드론 개발에 뛰어들었다. 드론은 탄도미사일이나 전투기 등 기존 무기보다 비용은 적게 들고 운용도 쉽지만 파급력은 커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으로 꼽힌다
.

미국 등 국제사회 제재로 대형 무기 개발이 어려웠던 이란은 프랑스·독일 등으로부터 핵심 부품을 밀반입해가며 값싼 드론을 개발했다. 2008 '아바빌(Ababil)3' 드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독일제 항공기 엔진을 밀수하려다 이란계 독일인 두 명이 기소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

이란은 지난 3월 드론 50여대를 동시에 띄우는 대규모 비행 훈련을 실시할 정도로 드론 운용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부터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에 공급하며 실전 경험을 풍부하게 쌓은 것도 이란을 드론 강대국으로 만드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

이란은 지난 7월에는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던 미 해군 함정을 근접 촬영해 공개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고도 5000m까지 날아올라 타격할 수 있는 공격용 드론 '키안(Kian)'을 선보였다. 내셔널인터레스트는 15(현지 시각) "이란의 드론과 기술이 이란 동맹들로 빠르게 전파되는 것은 큰 문제"라고 했다
.

이란의 드론 기술 개발에는 역설적으로 미국의 드론이 한몫을 했다. 2011 12월 이란 북동부 지역에서 정찰 중 이란군의 공격을 받고 포획된 미 중앙정보국(CIA) 소속 'RQ-170'이 이란의 드론 기술력을 업그레이드시켜줬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역설계)을 통해 5년 뒤인 2016 9월 자체 개발한 '사에게(Saegheh)'를 공개했다.

 

-조재희 기자, 조선일보(19-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