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시대로의 회귀인가?
하이디 홀런드 '무가베와의 만찬'
지난 14일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 실소유자로 알려진 조범동이 귀국해서 공항에서 체포되었다는 소식에 환호한 국민은 다음 날에는 대한민국의 범죄
수사가 밀실에서 행해지게 되었다는 소식에 낙담해야 했다. 조국 '무법부(?)' 장관이 포토라인을 없애고 검찰 브리핑도 금지하다시피 하고, 공적
인물 피의자의 실명 공개도 못 하게끔, 범죄 수사를 '깜깜이' 모드로 전환하려고 획책하는 모양이어서이다. 검찰청에 초대형
암막을 두르는 것이 조국식 검찰 개혁인가?
물론, 포토라인은 대개 볼썽사납고 상당히 비인간적인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포토라인은 인권침해가 아닌 인권 신장에 보탬이 되도록 운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포토라인을, 따로 기자회견을 마련할 힘이 없거나 겨를이 없었던
피의자에게 절실한 소명의 기회로 활용하도록 하면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 원하는 피의자에게는 기자들
앞에서 2~3분 입장을 발표하고 단 5분이라도 질의응답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싶은 피의자는 취재진을 5m 이내로 접근하지 못하게 해서 보호할 수 있다.
또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의 경우 피의사실 유출은 차단하되 검찰의 공식 브리핑을 늘려야 한다. 특히
이번 조국 사건처럼 검찰이 권력의 견제를 받고 있다는 국민적 우려가 높은 사안에서는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은 물론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유시민 작가는 며칠 전 몹시 흥분해서 '대통령의 조국 임명
강행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먼저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라고 조국의 임명이 대국민 선전포고임을 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철권통치, 독재의 문턱을 넘었다. 이제는 국민이 대응
사격할 순서이다. 그런데 지금 국민과 대통령 사이에는 아무 완충재가 없다. 문 대통령이 나라에 쌓은 공로나 국민에게 입힌 은혜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껏 축출된 독재자들은 대부분 일생 나라를 위해 사선(死線)을 넘나들며 큰 공로를 쌓았지만 말년의 실수로 축출되었다.
최근 사망한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은 짐바브웨의 절대다수 흑인들을 소수의 백인들의 지배에서 구하기 위해서 무장투쟁을 이끌고 11년간의 옥살이를 비롯해서 온갖 고초를 겪었다. 1980년 집권
이후 교육을 보급하고 위생을 향상시키고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인종 화해를 위해 노력해서 '아프리카의 희망'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독재자로 변해서 2017년에 축출되었다. 문 대통령은 무슨 업적에 기대서 국민의 무한한 아량을 요구하는 것일까?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조선일보(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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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굴 심판하느냐"는 民心
檢, 아내 아닌 조국 본인 겨냥 "조국과
윤석열 간의 전쟁"
野 '적폐 청산' 희석 반사이익, 야권 연대로 이어질지 미지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4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가족 인질극"에 비유했다. 검찰이
조 장관을 겨냥해 별건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유 이사장은 또
"정경심 교수가 (남편인 조 장관에게) '내가
생각하건대 위법한 행위를 한 일은 없다. 내가 구속되더라도 당신은 가라'고 말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했다. 친노 핵심인 유 이사장이 전한 내용인 만큼 '소문'이 아니라 '팩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설령 아내가 구속되는 일이 있어도 조 장관은 장관직을 수행할 것이라는 얘기다.
거기엔 조 장관이 아내 정경심씨가 받은 각종 혐의와 무관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도 '조 장관 본인이 책임질 위법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가 청와대가 보는 대로 흘러가진 않을 것"이라는
말이 들린다. 한 법조계 인사는 "애당초 조
장관을 기소할 자신이 없었다면 윤석열(검찰총장)이 시작도
안 했을 것"이라며 "가족을 '인질' 삼는 수사가 아니라 애초 조 장관을 겨냥한 수사"라고 했다. "조국과 윤석열 간의 전쟁"이란 말도 했다.
여당은 수사 초기부터 '피의 사실 유포는 불법'이란
논리로 검찰의 '입'(수사 브리핑)을 틀어막았다. 그러자 '균열'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터져 나왔다. 조 장관 부부가 동양대
총장에게 건 '압력 전화'의 꼬리가 잡혔고, '증거 인멸'에 동원된 이들은 검찰 조사를 받고 나와 줄줄이 언론에
그 내용을 폭로했다. 과거 다른 사건에선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조 장관이 청문회와 기자 간담회 등에서 한 답변과는 정반대 내용이었고 대중에겐 '조국의 위선(僞善)'이
더 각인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조국'이란 상징적 인물이 '만신창이'가 됨으로써 여권이 입은 내상(內傷)은
이미 상당한 것 같다. 일각이지만 여권에선 "내년
총선에서도 '적폐 청산' 프레임이 과연 먹힐 수 있을까"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조국 사태'에서 문재인 정권 주도 세력의 민낯을 봤다" "이전
정권과 다른 게 뭐냐"는 국민도 적지 않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이 최고 38%까지 증가한 결과로도 나타났다.
이 무당층은 한국당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누가 누굴 심판한다는 것이냐'는 인식의 확산은 움츠렸던 보수에 숨
쉴 공간을 만들어줬다. 한국당 관계자는 "그간
야권 연대 논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책임론에 발이 묶여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며 "'조국 사태'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 장외의 중도·보수 세력, 나아가 우리공화당에도 '반(反)문재인 연대'라는 화두를 던져줬다"고 했다.
이제 야권 인사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 개편을 전제로 내년
총선 전략을 짤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한국당 의원 59명이
검찰에 송치된 만큼, 또다시 선거제 개편안 처리를 물리적으로 저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의석수로도 안 된다.
새 선거제도는 과반(過半) 정당 출현이
구조적으로 어렵고, 민주당과 정의당처럼 이해관계가 맞는 복수(複數)의 정당이 지역구와 정당 투표를 적절히 나눠 가질 때 더 많은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다. '반문재인'의 틀에서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보수 야권 역시 새로운
게임 규칙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다. 내년 총선은 역대 어느 총선보다 '변수'가 많고 복잡한 선거가 될 것이다.
-최재혁 정치부 차장, 조선일보(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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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 사이공이냐, 2019 홍콩이냐
체 게바라가 그랬듯 타락한 혁명은 그 역시 惡이요 재앙
586 혁명꾼들의 억지·궤변·위선에 맞설 대대적 투쟁 대오 꾸려야
조국이란 캐릭터와 삶을 바라보자면 머릿속에 또 다른 두 인물이 떠오른다. 영국 코미디언 러셀
브랜드, 그리고 그가 존경하는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가 그들이다. 러셀
브랜드는 성공한 연예인, 따라서 부유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그는 '세계에서 가장 이름난 반(反)자본주의자'라는 빈정거림을 듣는다.
그는 몇 해 전 1960년대 미국 흑인 과격파 맬컴 X와
체 게바라가 등장하는 공연물 '구세주 콤플렉스'를 가지고
세계를 돌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러셀 브랜드와 체 게바라가 닮았다는 점이다. 러셀 브랜드가 부자이면서도 자본주의를
매도하듯, 체 게바라 역시 극렬 혁명가이면서도 집권 후엔 엄청 사치스럽게 살았고 지독한 폭군 노릇을
했다고 한다. 체 게바라는 쿠바 최초의 정치범 수용소를 만들었다. 반대자를 500명 이상 처형했고, 쿠바 민생 경제를 사회주의로 파탄시켰다. 이런 그를 두고 러셀 브랜드는 '민중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라고 추켜세운다. 그러나 쿠바 망명 작가 움베르토 폰토바는 체 게바라가
이렇게 살았다고 썼다.
"그의 저택엔 보트 선착장이 있었다. 초대형 수영장, 욕실 7개, 사우나, 마사지 살롱, 미국에 특별히 주문해서 만든 대형 TV, 수입 식물이 가득한 정원, 열대어가 헤엄치는 연못, 앵무새 등 진기한 새들, 마치 '천일야화'에나 나올 법한 집이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체 게바라는
다중인격자, 겉과 속이 다르고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 캐비아
좌파였던 셈이다.
체 게바라를 존경하는 러셀 브랜드에 대해서도 영국인 칼럼니스트 니컬러스 코언은 이렇게 썼다.
"그는 21세기에 태어난 사춘기 전 아이와도 같다. 그는 마치, 증오에 불타 인간의 의식과 사회를 온통 틀어쥐려 한 20세기 전체주의에 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산다." 이런
평가는 한국 586 기득권 집단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고려대, 서울대 학생들이 교내 촛불 집회에서 토해낸 것도 결국은 사이비 '진보'의 위선과 허위에 대한 분노였다. 그들은 말한다. "이건 보수·진보의 문제이기 전에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에 관한 문제다(총학생회)." "종북·친중 기득권 세력 전반의
거짓된 민낯이 드러난 것이다(트루스 포럼)."
'조국 현상'에 대한 대학가와 자유민주 사회의 이런 격앙된 정서는 그래서 중요한 역사적
교훈 하나를 반영한다. 타락한 혁명은 타락한 구체제보다 조금도 더 나을 것 없는 악(惡)이요 재앙이란 인식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판 '얼치기 수구 좌파'의 40년 특권은 더 이상 지탱할 수 없게 되었다.
문제는 586 떼거리가 이 시대적 흐름을 집요하게 거스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국 임명은 러시아 혁명사로 치면 1906년 니콜라이 2세의 반동과 비슷하다. 차르(황제)는 1905년 '10월
선언'의 개혁 약속을 어기고 '기본법'이라는 악법으로 절대왕정을 다시 강화하려 했다. 그 결과 과격 혁명의
불길이 더 뜨겁게 내연(內燃)했다. '문재인 청와대'는 지금 똑같은 패착을 두고 있는 건 아닌지?
문재인 청와대는 '포용' 국가라고 자처했다. 그러나 조국 임명은 다수 반대 국민을 '배제'한 그들의 유신(維新)이었다. 유신은 민주화 반발을 자초했다. '조국 임명'도 여러 갈래로 달랐던 국민 다수의 공통된 반감을 자초했다. 이 결정적
변곡점에서 자유민주 진영은 무엇을 할 것인가?
586 혁명꾼들의 억지·궤변·위선엔 당연히 순리·정론(正論)·진실로 응전해야 한다. 사이비 진보는 문서 위조, 증거 인멸, 위증, 사모펀드, 5촌 조카 체포 등 여러 의혹과 사유로 수사 5분 전에 와 있다. 자유 진영이 정치적·규범적 우위를 점했다는 뜻이다. 이 고지(高地)에서 586 권력에
맞설 범국민 투쟁 대오를 꾸려야 한다. 그 바리케이드로 국민·시민·군중을 대대적으로 견인해야 한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 넬슨 만델라, 마틴 루서 킹의 비폭력 시민 불복종, 그리고 대한민국 헌법 정신의
국민 저항권을 상기할 만하다. 이 싸움에서 '모든 법은 우리를
보장한다'. 1960년 서울대생들의 4·19 제1 선언문 마지막 구절이다. 낙동강
전선에서 어디로 갈 것인가? 1975년의 사이공인가, 2019년의
홍콩인가? 결단의 순간이다.
-류근일 언론인, 조선일보(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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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 범죄수법까지 나온 '조국 펀드' 현금 흐름
조국 법무장관의 5촌 조카가 '조국 가족 펀드' 투자 회사에서 10억3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후 현금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장관 아내와 자녀는
2017년 10억5000만원을 펀드에 넣었고
가로등 점멸기 업체인 웰스씨앤티 지분을 인수했다. 그런데 지분 인수 직후 조 장관 조카가 투자금과 비슷한
액수를 빼내 서울 명동의 사채시장에서 현금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사채시장을 통한 현금화는 사용처를 숨기기
위해 범죄자들이 주로 쓰는 방식이다.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조 장관 조카는 웰스씨앤티 대표에게 돈을 2차전지 업체 임원에게 빌려줬다고 말했다고 한다. 믿을 수 없다. 조국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녹취록을
보면 조 장관 조카는 이미 사망한 하청업체 대표에게 돈을 준 것으로 조작하자고 했다. 조
장관 조카가 "이거는 같이 죽는 케이스"라며 "조 후보자가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하는
대목도 나온다. '다 죽는 일' '조국 낙마'가 되는 이유는 그것이 범죄이기 때문일 것이다.
금융수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부 부실 펀드들의 경우 권력 주변 인물이나 유명인들을 내세워 투자금을 끌어모은 뒤, 해당 인사들에겐 돈을 돌려주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사기적 부정
거래다. '조국 펀드'가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가 하면 조국 펀드와 관련된 업체 내부 회의에 조 장관 아내가 참석해 매출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업체 관계자들이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조 장관 아내가 영어 교재 관련 '자문료' 1400만원을 받았다는 그 업체다. 조 장관 아내는 동생에게 펀드
운용사 주식 매입자금 수억원을 대주고 지분은 쥐꼬리만큼(0.99%)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지분은 훨씬 많을 것"이라며 이면 계약 의혹을 제기한다. 조 장관이 민정수석이
된 이후 아내는 다시 10억5000만원을 투자해 웰스씨앤티를
인수했고, 이 회사는 서울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 진출을 시도하고 우회 상장을 계획했다. 성사되면 조 장관 가족이 큰돈을 버는 구조다.
펀드와 관련해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다는 증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조 장관 아내는
압수수색 직전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했고, 관련자들과 말을
맞추려 했다. 펀드 운용 보고서는 조작됐다. 조 장관도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증거 조작은 곁가지일 것이다. 이제
검찰 수사로 몸통이 드러나는 일만 남았다.
-조선일보(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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