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한 일 사과하기
가톨릭 교황과 중국 황제는 오류 없는 하늘의 대리인임을 자부했다. 당 현종은 22세 며느리를 취하며 제왕(帝王)은 무치(無恥), 임금은 부끄러울 게 없다고 했다.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는 "하느님의 대리인이 오류를 저지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물론 실제론 오류 덩어리였다. 대중 정치가 자리 잡은 뒤에도 권력자는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하기를 꺼린다. 심리학자 제니퍼 자케는 "권력자들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으려 발버둥치고 주위 사람을 괴롭히는 속성이 있다"고 했다.
▶직선제 이후 우리 대통령들은 수십 차례 대국민 사과를 했다. 대형 사고, 인사(人事) 실패, 가족 등 측근 비리, 대선 공약 파기, 정책 실패 등 때문이었다. 물론 자신의 잘못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여러 차례 사과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의 사과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자신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한 일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취임 후 첫 '사과'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었는데 "정부를 대표해 가슴 깊이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자신과는 상관없는 전 정부 때 일이다.
▶문 대통령은 제주 4·3 사태에 대해 사과했고, 베트남을 찾아 국군의 참전을 사과했다. 1980년 신군부의 불교 탄압 사건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5·18에 대해서도 사과하고, 일본 방문 때는 재일동포 간첩 사건을 사과했다. 이 중 자신이 한 일은 하나도 없다. 전부 전임 대통령 시절 문제를 대신 사과한 것이다. 어제는 부마 항쟁 기념식에서 "유신 독재의 피해자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남이 한 일을 사과하는 것은 참 쉬운 일이다. 누구나 백 번이라도 할 수 있다. 그것은 사과라기보다는 그 일을 한 사람을 공격하는 효과도 낳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에 대한 사과는 인색하다. 밀양 화재 때 "죄송하다"고 하고,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불이행에 대해 사과한 정도다. 외교부 기밀 유출 사건도 사과했지만 야당 공격이 주목적이었다. 개각 때마다 인사 참사가 벌어졌지만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다. 일자리 정부를 자처해놓고 일자리 참사가 벌어졌는데 사과하지 않았다. 청와대 대변인이 부동산 투기꾼으로 밝혀졌는데 사과하지 않고 그의 등을 두드려 내보냈다.
▶조국과 같은 파렴치 위선자를 법무장관으로 임명한 데 대해서 "국민 사이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 한마디 다음엔 언론 탓, 검찰 탓이었다.
-이동훈 논설위원, 조선일보(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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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개××들" 이런 사람이 법무부 인권·검찰 개혁 적임자라니
법무부 검찰개혁추진단장을 겸하는 황희석 인권국장이 2012년 민주당 총선 예비
후보로 출마하면서 트위터에 '한나라당 이 개××들'이라고
욕설을 하고 '신천지=새누리당=New Town'이라고 쓴 것으로 드러났다. 상대 당 여성 의원을
깎아내리면서 '비리가 치마냐, 들추면 성추행이게!'라는 글도 공유했다. 과거 일이라고는 하나 이런 사람이 다른 부처도
아닌 법무부에서 인권 정책을 다루고 있다니 놀랍다. 황씨는
"(욕설은) 당시 한나라당 관계자의 명함을 받은 시민이 욕설한 상황을 적었던 것"이라며 둘러대고 있다.
황씨는 야당이 조국씨 딸의 고교 성적표를 공개하자 "유출한 검사 상판대기(얼굴)를 날려버리겠다"고
했고, 검찰의 '조국 수사'가
시작됐을 때는 페이스북에 '저급한 칼춤! 그래서 조국이 필요하다. 조국을 지켜라!'고 썼다고 한다.
법무부 간부가 아무 근거도 없이 검찰을 비난하고 파렴치 장관을 감싸고돌았다.
민변 출신인 황씨는 나꼼수 변호인 등으로 활동하다 현 정권 출범 직후 법무부 인권국장이 됐다. 조국씨가
민정수석 시절이다. 조씨는 황씨가 총선에 출마했을 때 "민변
핵심"이라며 지원했고 법무장관이 되자마자 '제1호 인사 발령'이라며 검찰개혁추진단장에 임명했다. 기본 자질이 의심스러운 사람을 자기편이라고 완장을 채워준 것이다.
그러자 황씨는 "(검찰이) 조 장관
기소는 안 할 것으로 본다"며 검찰을 압박했다. 공직이
아니라 패거리를 보는 듯하다.
그런가 하면 어용 지식인을 자처하며 '조국 수호'에 앞장서 온 유시민씨가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이 성희롱성 발언으로 사과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 여기자에 대해 "그 기자를 좋아하는 검사들이 많아서 (수사 내용이) 술술술 흘렀다" "검사가 또 다른 마음이 있었을는지는 모르겠고…"라고 발언한 내용이 그대로 방송됐다. 겉으로는 민주와 인권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반민주, 반인권을 예사로 한다. 남의 인격을 파괴해놓고 '미안하다'고 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조선일보(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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