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바보 노무현'과 2020년 더불어민주당
역대 대통령 평가 1위 노무현, 정치적 명분과 가치에
대한 타협하지 않는 진정성 때문
권력에 취한 지금의 민주당, 기득권과 특권 지키려 온갖 반칙·배신 서슴지 않아
그 '진보 정치' 끝이 궁금하다
지난주 더불어민주당과 그 '위성 정당'이라는 더불어시민당의
지도부와 비례대표 후보들이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다녀왔다. 친문 세력의 '효자'라는 사실상 또 다른 위성 정당인 열린민주당도 이에 뒤질세라
그제 그곳을 방문했다.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노무현 마케팅이 시작된 것 같다.
몇 해 전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역대 대통령 평가 1위는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오랫동안 부동의 1위였던 박정희 대통령은 2위로 밀려났다. 예컨대, 한국갤럽이 2019년 5월에 실시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 조사 결과를 보면 노무현 32%, 박정희 23%로 나타났다. 15년 전인
2004년 5월 조사에서는 박정희가 48%로
압도적 1위였다. 이러한 노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그래서 이번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위성 정당까지 데리고 봉하마을로 갔을 것이다.
그런데 노 대통령에 대한 이러한 높은 선호는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 가난에
찌든 나라를 경제 개발로 일으켜 세운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과 비교할 때 노 대통령은 그 정도의 가시적 성과를 이뤘다고 말할 수 없다. 물론 노무현 정부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했고
국민소득도 2만달러를 넘어섰지만 이런 정도의 업적으로는 박정희 시대의 성취를 넘어서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다른 데서 찾아야 한다.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정치인 노무현이 주목을 받게 된 건 2000년 16대 총선 때부터였다. 당시 보궐선거로 당선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를 버리고 '지역주의 벽을 넘겠다'며 험지인 부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1995년 지방선거에서도 노무현은 민주당 소속으로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무모한 도전을
했다. 이러한 '바보 노무현'에 감동한 이들이 노사모를 결성했고 이들은 2년 뒤 새천년민주당의
국민참여경선에서 노무현 돌풍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이처럼 사람들을 노무현에게 끌리게 만든 건
공감할 수 있는 정치적 명분과 가치에 대한 타협하지 않는 태도였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지역주의
정치 청산이라는 그의 정치적 명분은 퇴색하지 않았다. 2005년 대연정을 제안하면서 노 대통령은 '지역 구도를 제도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정을 한나라당이
받아들인다면 권력을 통째로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퇴임 후인 2010년 출간한 자신의 책 '운명이다'에서 노 대통령은 대연정 제안을 회고하면서 '나는 지금도, 국회의원 선거구제를 바꾸는 것이 권력을 한번 잡는 것보다 훨씬 큰 정치 발전을 가져온다고 믿는다'고 썼다. 재임 중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또 직무 수행에 대한
평가도 좋지 않았던 노 대통령을 오늘날 적지 않은 사람이 그리워하게 된 건 이와 같은 정치적 가치와 명분에 대한 그의 진정성 때문일 것이다.
이쯤에서 오늘날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말
제1 야당을 배제하고 밀어붙인 선거법 개정이 통과된 후 더불어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으로 국회가 소수 정당의 의회 진출 등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 대다수 국민을 제대로 대변하는 민의의
전당으로 한 걸음 나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새로운
선거법은 정치 개혁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선거가 다가오자 민주당은 그 스스로 위성 정당을 만들고, 거기에 사실상의 또 다른 위성 정당을 용인하면서
불과 몇 달 전 그들이 내세웠던 명분을 스스로 뒤집어 버렸다. 눈앞의 이익을 탐하느라 노 대통령이 '권력을 한번 잡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던 선거제도 개편을 누더기로
만들어 버렸다.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다시 노무현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가 외쳤던 정치 개혁에 대한 가치는 온데간데없고 권력에 대한 탐욕 속에 껍데기만
덩그러니 남은 모습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 중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자주 이야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그 표현을 그대로 썼다. 그러나 오늘날
문재인 정부는 소수의 '자기편'끼리 자리와 혜택을 나누는
배타적이고 특권적인 집단이 되었고, 이번 선거를 앞두고 보여준 대로 민주당은 자기들의 기득권, 특권을 지키기 위해 반칙도 스스럼없이 행하고 있다. 과연
노 대통령은 '원 팀'으로 찾아온 더불어민주당과 위성 정당, 그리고 '효자'라는 또
다른 위성 정당을 지하에서 바라보면서 흐뭇해했을까. 권력에 도취하여 명분, 가치를 내팽개친 이른바 '진보 정치'의 끝이 어떨지 지켜볼 일이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조선일보(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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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국정에 대한 평가는 선거밖에 없다
4·15 총선 후보 등록 절차가 지난주 마무리되고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4년마다 다가오는 총선이 보름 후에 치러지는데도 선거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 사태가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다.
보이지 않는 감염원을 피하느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마스크를 구하려 약국을 뛰어다니다 보니
선거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5년 임기 반환점을 훌쩍 넘긴 문재인 정부의 공(功)과 과(過)에 대한 평가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민이 문재인 정부의
지난 3년에 대해 어떤 성적을 매기느냐에 따라 남은 2년의
국가 진로가 결정된다.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마법을 보여 주겠다던 경제 정책은 정말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나. 최저임금을
끌어올리면 경제성장이 저절로 따라온다더니 1인당 소득이 1년
새 4%나 뒷걸음질했다. 기업체감경기가 2003년 조사 이후 최대 낙폭으로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비명이 터져 나온다. 시장
상인은 대통령 면전에 대고 "(경기가) 거지 같다"고 한다. 대통령 입에서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말이 사라진
지 오래다. 대통령이 매일 직접 챙기겠다던 일자리 상황판도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가계 살림을 떠받치는 30·40대가
직장에서 밀려나자 세금으로 급조한 60대 이상 일자리가 고용 통계를 분식한다. 이런 식으로 2년을 더 가도 나라 경제가 버텨 낼 것인가.
대통령이 공상만화 수준의 재난영화를 관람한 뒤 결심했다는 탈원전 정책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나. 멀쩡한 원전을 세우고 값비싼 LNG 발전소를 대신 돌리면서 10조원이 넘는 흑자를 내던 한전은 3년 만에 1조원이 넘는 영업 적자를 냈다. 수십조원 해외 원전을 수주해온 두산중공업도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로 빈사 상태에 빠졌다. 신한울 3·4호기 건설만 재개해도 2조5000억원
매출이 생기는데 탈원전 정부는 1조원 공적자금을 대신 지원한다.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오게 될 국가적 낭비를 계속 밀어붙여도 되나.
이
정부가 자랑거리로 삼는 한반도 평화정책은 북핵 폐기는커녕 역량만 증가시켰고 북으로부터 무력시위와 막말만 돌아온다. 동북아의 운전자가 되겠다더니 동맹인 미국과 멀어지고, 북핵 위협에
공조해야 할 일본과는 원수가 됐으며, 중국으로부터는 수모와 멸시를 받고 있다.
이런 실상들이 코로나 안개에 덮여 보이질 않는다. 정부는 어려운 나라 사정은 모두 코로나
탓, 방역 실패가 초래했던 초기 코로나 대확산은 신천지 탓이고, 의료진의
헌신과 민간기업의 발 빠른 대응은 정부 덕이라고 공치사를 한다. 국민은 이런 코로나 착시 현상
속에서도 지난 3년 나라의 발자취와 앞으로 우리가 갈 방향을 직시해야 한다. 4·15 총선 결과가 우리의 삶으로 돌아오게 된다.
-조선일보(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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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생태계 붕괴 막는 재난 지원금, '총선 정치'는 빠져라
코로나 사태로 소득이 끊긴 자영업자, 소상공인, 일용
근로자 등 취약층을 돕기 위한 긴급 재난 지원금 지급 범위와 수준을 놓고, 정부 경제팀과 여당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정부는 취약층 선별·집중 지원 원칙하에 중위소득
100%(월소득 475만원) 이하 1000만 가구에 100만원씩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기본소득 방식의 재난 지원금은 "재정
여력을 감안하면 선택하기 어려운 옵션"이며 "사용처가
없는 상태에서 돈을 푸는 엇박자 정책"이라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해법이다. 하지만 당정 협의 과정에서 민주당은 국민 70% 혹은 최소 2500만명 이상에게 50만원씩 지급하도록 지급 대상과 총액을 더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혜 대상을 더 늘려야 총선 득표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전대미문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발
실물·금융 복합 위기에 노출돼, 다수 기업과 가계가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다. 기업 줄도산과 가계 대량 파산을 막지 못하면 경제 생태계가 붕괴될지도 모른다.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기려면 철저히 경제 논리에 입각해 한정된 재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국민 70%에게 용돈 수준 구호금을 주기보다 취약층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수준의 생계비를 집중 지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소비 촉진 효과도 크다. 미국, 일본도 이런 맥락에서 취약층에게 선별·집중 지원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재정 최우량국이라는 명성이 옛말이 돼버린 재정 부족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정부·여당은 10조원가량의 구호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추가 적자국채 발행을 전제로 한 2차
추경을 당연시하고 있다. 본예산과 1·2차 추경을 합하면 올해만 적자 국채를 80조원 남짓 찍어야 한다.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더 지속되고, 경제 충격이 얼마나 심대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실업 대란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어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돈이 필요할 때마다 적자국채로 메울 순 없다. 재난
구호금 재원은 512조원 본예산에서 불요불급한 지출을 없애 적자국채 발행은 가급적 더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지금은 총선 주판알을 튕기는 정치가 끼어들 국면이 아니다.
-조선일보(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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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 코로나 대책은 "국민에 현금 주자", 비판하던 野 "소상공인에 돈 주자". 나랏돈이 제 돈인 양 생색내며 펑펑.
○ 전국 곳곳서 해외 입국자 코로나 확진 속출. 中 때문에 첫 단추 잘못 끼운 ‘입국 허용’ 정책이 부른 예견된 사태.
○ 日, 올림픽 연기되자마자 코로나 감염자 폭증. 그간 코로나 검사 안 한 건지 못 한 건지 의문.
'서양' 브랜드의 몰락, 그 이후 -팔면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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