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코로나가 바꿀 세상] [전술 국가에서 전략 국가로] [코로나, 한국의 디지털화 촉진하는 결정적 전환점 될 수 있다]

뚝섬 2020. 3. 31. 07:03



코로나가 바꿀 세상

 

영국 뉴턴이 만유인력 법칙을 정립한 곳은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실이 아니었다. 흑사병으로 대학 휴교령이 내려진 탓에 2년간 강단을 떠나 시골집에 있을 때였다. 뉴턴은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가진 발견의 전성기"라고 회고했다. 전염병이 강제한 한 천재의 자가 격리가 인류 문명에 큰 선물을 안긴 셈이다.

 

▶큰 전염병은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중세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목숨을 잃은 흑사병은 살아남은 농노의 발언권을 높여줌으로써 봉건제 붕괴를 촉발했다. 농노 이탈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상업이 발달했고 근대 자본주의 토양이 만들어졌다. 1920년대 미국에선 스페인 독감 창궐이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노동력 감소를 벌충하려고 설비 투자를 급히 늘린 덕에 미국이 영국을 제치고 글로벌 산업 패권국이 됐다는 것이다.


 

▶코로나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보고 있다. 대학생은 강의실 대신 집에서 원격 강의를 듣는 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등록금이 아깝다'는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은 '그럭저럭 적응이 된다'는 느낌과 더불어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신도들이 온라인으로 종교와 교파를 넘나들면서 '설교(강론) 쇼핑'을 다닌다는 소식도 들린다. 노인들도 온라인 배달 음식 주문에 익숙해지고 있다. 한국 사회에선 된장찌개 하나를 여러 사람이 나눠 먹는 풍습은 '이제 끝'이란 얘기도 나온다.

 

▶아마존, 제이피모건 같은 글로벌 기업에선 '화상회의'의 효용을 재발견하고, 직원 출장 금지령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비즈니스 출장 덕에 연 1조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항공·호텔업계로선 끔찍한 소식이다. 트위터, 소니 같은 기업에선 직원 대다수가 재택근무를 해도 업무가 탈 없이 돌아가는 걸 확인하고 직원 1인당 연간 5000달러에 이르는 사무실 임차료를 줄이려 한다. 교육학자는 이번 기회에 교육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에듀 테크'를 광범위하게 도입하자는 제안을 내놓는다.

 

▶코로나가 끝나고 나면 지구촌은 과거와 달라져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이 나온다. 기업들이 재택근무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를 기초로 스마트 워크(smart work) 시스템을 장착하면 직장인들의 삶은 혁명적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구태의연한 관행과 낡은 질서가 혁신되기도 하겠지만, '사회적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하기도 하다.

 

-김홍수 논설위원, 조선일보(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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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국가에서 전략 국가로

 

베이징대에서 도가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서강대 교수와 건명원(建明苑) 초대 원장을 거쳐 지금은 사단법인 '새말새몸짓' 이사장을 맡고 있는 철학자 최진석은 이 세상 나라들을 전술 국가와 전략 국가로 나눈다. 남이 깔아 놓은 판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아등바등하는 나라들이 전술 국가라면, 그런 판을 깔아 놓고 느긋하게 질 높은 삶을 누리는 나라가 바로 전략 국가다.

나는 일찍이 애플과 삼성을 각각 '출제 기업' '숙제 기업'에 비유한 바 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꺼내 놓으면 삼성이 밤새워 속도와 기능을 개량하며 뒤를 쫓는다. 갤럭시 폴더블폰이 삼성을 드디어 출제자 지위에 올려줄지 지켜볼 일이다. 오랫동안 선진국 문지방을 맴돌던 우리에게 "전략 없는 전술은 승리로 가는 가장 느린 길이고, 전술 없는 전략은 패배하기 전에 내는 소음이다"라는 '손자병법'의 가르침이 뜻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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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우리나라가 드디어 전략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바이러스 대유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예전처럼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선진국을 베끼지 않았다. 우리 스스로 전략을 세우고 의료진과 국민이 한데 뭉쳐 구체적인 전술들을 슬기롭게 수행해냈다. 그랬더니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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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 단계는 성실하고 희생적인 방역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런 악조건에서도 경제 정상화를 이룩해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를 지키면서 조심스레 일상으로 복귀해 경제를 되살려내는 기적을 이뤄내자. 그러면 세계가 또다시 우리를 따라 할 것이고, 그래서 국제 경제가 되살아나면 그 혜택은 수출 의존도가 특별히 높은 우리가 제일 크게 누리게 된다. 대한민국의 리더십으로 세계 경제가 U자형이 아니라 V자형 반등을 이루길 기대해본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사회생물학, 조선일보(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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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한국의 디지털화 촉진하는 결정적 전환점 될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지속적으로 전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경고해왔다. 지난 2017 "핵이나 기후변화에 따른 위협보다 전염병을 훨씬 더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한 그의 발언은 최근에 더욱 회자되고 있다. 빌 게이츠는 지난달 코로나19와 기타 전염병 백신을 개발하는 데 1억달러( 1220억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세계 경제 및 기업이 팬데믹에 대항할 중요한 수단인 디지털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진작부터 발 빠르게 도입했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는 불투명하다. 단기적으로는 바이러스 확산세를 감소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러한 전염병의 위협이 국가와 산업의 디지털화에 중요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 코로나19 위기가 터진 후 기업 현장에서는 비대면 업무와 재택근무 증가로 디지털 기술 도입이 빨라지고 있고,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도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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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디지털 기술 도입률에서 세계 선두권으로 꼽힌다. 예컨대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온라인 식품 시장 규모는 세계 4위다.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 한국의 디지털화는 아직 국제 기준에 못 미친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40~50% 수준이며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오프라인 업무가 대부분인 게 현실이다. 단적으로 최첨단 제품인 휴대폰 판매가 이뤄지는 곳은 바로 3만여 곳에 이르는 오프라인 매장이다. 이는 4만곳가량의 편의점 숫자와 큰 차이가 없다. 업무 방식 역시 한국 기업은 직원이 회사로 출근해 책상에 앉아 얼굴을 마주하며 일하는 데에 더 큰 가치를 둬왔다. 미국이나 중국과 달리 디지털 벤처 회사에서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신생 회사)으로 성장하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는 한국의 디지털화를 가속하고 내재화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려면 다음 세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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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어떻게 하면 다양한 산업 분야에 디지털 채널을 도입할 수 있을까? 예컨대 디지털 셀프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챗봇(채팅 로봇)이나 인공지능(AI) 기술을 어떻게 빨리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유럽 최대 통신사 보다폰은 2021년까지 디지털 채널을 통한 고객 신규 가입 비율을 40%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둘째,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디지털 워크플레이스(digital workplace)를 도입할 준비가 돼 있는가? 코로나19 위기는 일하는 방식도 바꿔놓고 있다. 1주일에 1~2일이라도 유연하게 사무실 밖에서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은 여성의 경제 참여를 독려하는 상황에서 워킹맘뿐 아니라 많은 직장인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에 따른 단기적 고용 불안뿐 아니라 디지털화에 따른 일자리 대체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현재의 고용 위기를 극복하고 디지털화 시대를 대비해 노동 역량을 끌어올릴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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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보건 위기일 뿐 아니라 우리의 삶에 100년 만에 최대 충격을 안겨줄 만큼 전 세계 경제 질서 구조를 순식간에
바꿔놓을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삶을 재건하는 넥스트 노멀(next normal) 시대를 지금부터 내다보고 디지털화를 촉진함으로써 이 위기를 더 강한 첨단 국가로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용진 맥킨지 한국 사무소 시니어파트너, 조선일보(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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