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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즈 케첩] [핫도그와 루스벨트]

뚝섬 2022. 8. 4. 10:27

[하인즈 케첩] 

[핫도그와 루스벨트]

 

 

 

하인즈 케첩

 

[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라벨의 피클 그림을 줄기에 매달린 토마토로 바꾸었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1876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했고, 지금도 미국 수퍼마켓의 통로 하나를 가득 메우며 진열되는 병.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인즈(Heinz) 케첩 얘기다. 웬만한 가정집 부엌에 다 있고, 1년에 6억5000만병이 팔린다는 초유의 베스트셀러다. 미국 영화에서 대중식당 테이블 위에 소금, 후추, 겨자와 함께 놓여있는 풍경도 우리에게 꽤 친숙하다. 일반인들이 케첩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건 하인즈 브랜드의 특이한 팔각형 병이다. 내용물을 쉽게 쏟기 위해서 라벨을 거꾸로 붙여 세워놓거나, 최적의 각도를 제안하면서 사선으로 붙인 라벨 등 그 패키지 디자인은 조금씩 변화해왔다. 몇 해 전에는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100년 이상 사용하던 라벨의 피클 그림을 줄기에 매달린 토마토로 대체했다. 

 

포드사의 후원으로 하인즈가 150년 전 직접 야채를 기르며 레시피를 연구하던 주택과 정원을 옮겨서 보존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Dearborn) 근처에 ‘그린필드 빌리지(Greenfield Village)’가 있다. 포드(Ford)의 후원으로 미국 역사에서 발명과 벤처를 선도한 사람들의 집들을 옮겨와 꾸민 마을이다. 여기에 하인즈 창업자 헨리(Henry J. Heinz)가 150년 전 직접 야채를 기르며 레시피를 연구하던 주택과 정원도 보존되어 있다.

 

시인 딜란 토마스(Dylan Thomas)의 단골 음식점이었던 뉴욕의 ‘화이트호스 태번(White Horse Tavern)’ 테이블 위에 하인즈 케첩. 팔각형 모양의 병에 담겨 있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히트상품이 되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 스토리는 언제나 흥미롭다. 빵 사이에 햄과 같은 간단한 가공육을 끼워 먹던 미국 노동자들에게 케첩은 고기 냄새를 줄이고 풍미를 돋우는 꼭 필요한 양념이었다. 거기에다 19세기 말 탄생한 햄버거는 케첩 판매를 증폭시켰다. 여름은 토마토가 무럭무럭 자라는 계절이다. 미국의 많은 마을에서 야외 페스티벌도 열린다. 행사 음식으로 제일 보편적인 햄버거와 핫도그, 감자튀김의 영원한 단짝인 케첩도 그 수요가 급등한다. 프랑스인들은 자주 미국의 음식 문화를 비평한다. “종교가 수십개, 비영리단체는 수천개나 되면서 소스는 케첩 하나밖에 없다”고. 하지만 미국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응답한다. “감자튀김에 하인즈 케첩을 칠 때면 내 가슴이 두근거린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조선일보(2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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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와 루스벨트

 

핫도그는 19세기 말 독일 이민자들이 미국에 소개했다. 싸고 간편하다는 이유로 서민 음식이 되었고 메이저리그 야구장에서 인기를 얻었다. 미국 여러 도시에 내로라하는 핫도그 집이 많다. 그중에서도 "케첩은 절대로 쓰지 않는다"는 뉴욕과 시카고가 특히 유명하다. 뉴욕의 대표적 풍경 중 하나가 노점에서 핫도그를 파는 모습이다. 소시지 토핑으로 사워크라우트(삶은 양배추)를 얹고 겨자를 발라 먹는다. 시카고는 간식에 불과했던 핫도그를 미식 경지로 올려놓은 유일한 도시다. 여기서는 양귀비 씨가 붙은 빵 사이에 소고기 소시지를 넣고 오이, 토마토, 다진 양파, 고추 피클 등 토핑을 얹은 후 겨자를 뿌린다. 첫입부터 마지막 입까지 각기 다른 토핑과 만나면서 바뀌는 빵과 소시지 맛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많은 도시가 그 나름대로 변형된 핫도그를 만들었지만 챔피언은 '빵 위의 향연'이라고 하는 시카고 스타일이다〈사진〉.

 

루스벨트 대통령은 1933년 '안심 스테이크보다 맛있는 핫도그'로 알려진 뉴욕의 '파파야 킹'을 방문하고 뉴딜 정책을 고안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81년 전 오늘인 1939년 6월 11일 그는 영국의 조지 6세를 뉴욕주 허드슨강변의 자택으로 초대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영국 국왕을 위한 일요일 오후의 피크닉. 메뉴는 대통령 부인 엘리너가 담당했고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핫도그를 포함했다. 영국 왕과 왕비로서는 처음 접하는 음식이었다. 핫도그는 은쟁반에 올려 대접했지만 조지 6세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종이 접시에 옮겨 담아 겨자를 바르고 손으로 먹었다. 그러고 하나를 더 달라 해서는 맥주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이 피크닉은 후에 미국의 2차 세계대전 참전 결정에 영향을 주었고, 영국 왕실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두 나라 우정은 돈독해졌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경제 공황과 2차 대전 극복에 뉴욕 핫도그가 있었다. 디지털과 환경의 코드를 담고 있는 새로운 뉴딜에는 아마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복합적 스타일의 시카고 핫도그가 필요할 것이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마이애미대 명예석좌교수, 조선일보(2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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