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집 없으면 진보에 투표한다"]
[2년 지나면 부작용 본격화할 '임대차 3법', 정권 끝나면 그만인가]
['전세 소멸론']
[누가 정말 천박한가]
"자기 집 없으면 진보에 투표한다"
정부가 무주택자의 '주택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3년 국정은 위선과 역설의 연속이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위선, 구호와 결과가 정반대인 역설이 3년여 내내 이어졌다. 민주화 세력이라더니 법치를 무시하고 군사독재 뺨치는 독단과 불통을 치달았다. 약자 편이라더니 저소득층 일자리를 없애고 가난한 사람을 더 못살게 하였으며 소득 격차를 최악으로 키웠다. 공정·정의를 입에 달고 살면서 조국 등의 편법과 반칙을 싸고돌고, 자기 편의 권력형 성폭력엔 눈감는 뻔뻔함을 보여주었다.
이 모든 것의 공통점은 의도된 '정치공학'이란 점이다. 약자를 더 못살게 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청년들을 싸구려 세금 알바의 노예로 만들고, 검찰과 반대편 목을 조이고, 자기편 비리를 비호하는 것 등등이 다 계산된 통치술의 결과다. 국정 운영도 문 정권은 정치처럼 하고 있다. 부자와 서민, 자본과 노동으로 계급을 가르고 아군과 적군으로 진영을 갈라쳐 갈등을 증폭시키는 분열의 정치를 하고 있다. 이해되지 않는 문 정권의 국정 폭주는 선거공학의 프레임으로 봐야 설명이 된다. 선거 승리라는 정파적 이익을 모든 것에 우선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부동산 위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집값만은 반드시 잡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언은 진심일까. 그 말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집값 안정에 즉효약인 공급 카드를 제쳐 놓은 게 첫 번째다. 오로지 규제와 세금 때리는 반쪽짜리 대책만 쏟아냈다. 정책 설계의 결함이 드러났지만, 되지도 않을 작동 불능 대책을 고집하며 3년 내내 똑같은 실패를 반복했다. 실패가 예정됐음을 알고도 밀어붙인 것이다. 이 정도면 무능 아닌 고의다. 그런데도 진정성을 믿어야 하나.
결코 우연이라 할 수 없을 사달이 벌어졌다.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친문 국회의원이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집값 안 떨어진다"고 했다. 말실수인가, 천기누설인가. 그는 해명이랍시고 "정부 정책이 부동산 값을 하락시키려는 정책도 아니지만…"이라 했는데, 이 말이 더 충격적이다. 문 대통령은 집값 급등 지역의 '원상회복'을 약속했다. 서울 집값이 3년 새 50% 이상 올랐으니 그만큼 내리는 게 목표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집값 떨어트리는 정책이 아니라니 어쩌겠다는 건가. 청년과 무주택 서민이 영원히 자기 집을 못 사게 하겠다는 건가.
믿고 싶지 않지만 문 정권이 집값 하락을 바라지 않을지 모른다는 의혹이 무성하다.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설계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자기 책에서 이렇게 썼다. "집 가진 사람은 보수적, 없는 사람은 진보적 투표 성향을 갖게 된다." 그는 "부동산 정책은 정치"라고 했는데 이 말이 핵심을 찔렀다. 그의 논리라면 집값이 하락해 자기 집 보유자가 많아질수록 좌파 집권에 불리하다. 반대로 무주택자가 집을 못 갖게 하는 게 유리하다는 기막힌 역설이 생긴다. 이 정부가 집값 잡을 진짜 대책을 외면하는 것은 그 때문인가. 무주택자의 '보수화'를 막겠다는 의도 아닌가.
의도했든 안 했든, 실제 부동산 정책이 그런 쪽으로 가고 있다. 아파트 공급을 줄이고 대출 물꼬를 틀어 잠그는 대책들이 모두 현금 부족한 무주택자의 자기 집 구입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주택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다. 그렇게 내 집 마련의 희망을 줄여놓고는 대신 '주거 복지'를 제공하겠다고 한다. 영원히 무주택자로 가둬놓은 뒤 정부에 손 벌리도록 하겠다는 소리처럼 들린다.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곧 계급정치다. 주택 유산층과 무산층으로 갈라친 뒤 계층 갈등을 증폭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집값 급등에 민심이 폭발하고 있지만, 그 분노마저 '계급적 분노'로 뒤집을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징벌적 세금을 퍼부어 주택 유산층을 고통스럽게 만들면 되니까. 세금 폭탄을 얻어맞는 종부세 대상자는 전 가구의 3%다. 3%의 주택 유산층을 때려 97%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일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집값 상승률이 11%라고 억지 부리는 국토부 장관을 유임시킨 것이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22전22패'의 패장(敗將)을 그대로 앉혀놓은 채 부동산과의 전쟁을 이기겠다니 누가 믿겠나. 비난이 들끓자 이번엔 난데없이 수도 이전 카드를 꺼냈다. 청와대와 국회를 옮긴다고 서울 집값이 잡힐지도 회의적이지만 그 의도가 뻔하다. 또 정치공학으로 국면을 반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정말 문 정부에 집값 내릴 의지가 없다고는 믿고 싶지 않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시장(市場)이 그렇게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다. 3040세대의 '패닉 바잉'이 증거다. 정부의 진정성을 믿는다면 왜 집단 공포에 몰려 주택 선(先)매수에 나서겠는가. 이제 사람들은 문 정부가 집값 안정 대신 부동산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있다. "집이 없으면 진보에 투표한다"는 정권 실세의 말은 그냥 허투루 나온 소리가 아니다.
-박정훈 논설실장, 조선일보(20-07-31)-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년 지나면 부작용 본격화할 '임대차 3법', 정권 끝나면 그만인가
논란을 빚던 '임대차 3법' 중 2개 법안이 제대로 된 검토·심의도 없이 민주당 단독 표결로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오늘부터는 2년 전세 계약 종료 후 세입자가 원하면 2년 더 연장할 수 있게 되고, 재계약 때 임대료 상승률도 5% 이내로 제한된다. 전체 가구의 39%가 자기 집 없이 전·월세로 사는 상황에서 2년마다 쫓겨나듯 이사 다니지 않도록 주거 안정을 돕자는 취지다. 세입자가 최소 4년은 한 집에서 살 수 있게 보장해준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법으로 규제한다고 복잡한 전·월세 시장이 정부 뜻대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 이미 이 법 때문에 극심한 전세 대란이 벌어졌다. 집주인들이 법 통과 전에 미리 전셋값을 대폭 올리고,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바람에 서울에서는 오르지 않아도 될 아파트 전셋값이 1억~3억원씩 폭등했다. 수도권 일대에서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조차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새로 전세를 구하는 세입자는 껑충 오른 가격에 계약을 해야 한다. '임대차 3법'이 가져온 가격 폭등의 피해가 고스란히 무주택 서민에게 떠넘겨지고 있다,
앞으로는 4년 주기로 전셋값 폭등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집주인 입장에선 '2년+2년' 거주가 끝난 세입자를 내보내고 새로 세입자를 받아 인상률 5% 제한 없이 전·월세 값을 시세대로 받는 것이 무조건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임대차 계약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는 법이 1989년 시행됐을 때 서울의 전세금이 한 해에 24%나 폭등했다. 앞으로는 4년 동안 가격이 묶이게 되니 전·월세 값이 4년 단위로 계단식으로 급등할 수 있다. 같은 집에서 더 오래 살 수 있던 세입자도 앞으론 4년마다 새 전·월세 집을 찾아 전전해야 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세입자를 위한다는 법률이 도리어 세입자들을 불리하게 할 위험성이 크다.
취지는 훌륭하지만 현실은 거꾸로인 '규제의 역설'이 비일비재하다. 노무현 정부가 비정규직을 2년 고용하면 정규직 전환을 의무화한 법률을 만들었지만 비정규직 보호는커녕 '2년 자동해고'로 이어졌던 예도 있다. 전·월세 시장은 수요·공급의 가격 원리로 움직이는 시장이다. 이 법 시행으로 전·월세 공급이 넉넉해 굳이 가격을 안 올려도 되는 지역이나 시기에도 계약 갱신 때마다 무조건 5% 최대한도까지 올리는 관행이 굳어질 수도 있다. 2년 연장의 만기가 돌아오기 시작하는 2년 뒤부터 부작용이 본격화할 것이다. 임기 2년도 남지 않은 정부가 2년 뒤, 4년 뒤 불거질 역효과는 나 몰라라 한 채 폭주기관차처럼 내달리기만 한다.
-조선일보(20-07-31)-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전세 소멸론'
전세(傳貰)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주택 임대차 제도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지 않다. 볼리비아의 안티크레티코(anticretico), 인도의 거비(girvi) 등도 우리 전세 제도와 흡사하다. 집값의 절반가량을 보증금으로 내고 월세 없이 1~2년 살다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하지만 인도는 극히 일부 지역에만 남아 있고, 볼리비아는 전세 비율이 임차 가구의 3%에 그친다는 점에서 전세 비율이 40%에 달하는 한국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된다.
▶전세의 뿌리는 조선 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세 항구를 개방하자 일본인 거류지 조성, 농촌 인구 유입 때문에 서울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전세 제도가 태동했다. 1900년대 조선을 방문한 한 일본인 학자는 "전세는 조선의 가옥 임대차 방법으로 주로 경성에서 행해지는 관습"이라고 소개했다. 보증금은 기와집과 초가집에 따라 달랐는데, 보통 집값의 절반, 비싼 곳은 70~80%에 달했다고 한다.

▶한국전쟁과 산업화를 거치면서 전세는 보편적 제도로 자리 잡았다. 급속한 도시화로 도시 집값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공공주택 공급은 절대 부족한 조건에서 전세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윈윈(win-win)하는 제도였다. 집주인은 부족한 주택 구입 자금을 전세금을 통해 조달하고, 세입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주거 문제를 해결했다. 무주택 서민에겐 '사글세→단칸방 전세→큰 집 전세→내 집 마련' 코스가 자산 축적 경로였다. 전세는 서민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세 제도는 사(私)금융이기도 하다.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은 자산이지만, 집주인에겐 빚이다. 2018년에 한국은행이 추정한 전세 보증금 총액은 687조원에 이른다. 집주인은 이 돈을 재투자해서 은행 예금이자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하는데, 주로 부동산 재투자로 재미를 봤다. 최근엔 박탈감에 휩싸인 청년층이 대거 갭 투자(전세를 활용한 부동산 투기)에 나서면서 전세는 '미친 집값'에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제로 금리 시대에 집값이 장기간 제자리걸음을 하면 전세 제도는 존속하기 어렵다. 고금리 시절엔 보증금을 은행 예금에만 넣어도 두 자릿수 수익을 냈지만, 예금 이율이 1%로 떨어진 요즘엔 보증금을 굴려봤자 세금 낼 돈 마련하기도 어렵다. 계약 갱신 때 보증금을 5% 이상 못 올리게 한 새 임대차보호법은 전세의 설 자리를 더욱 좁히고 있다.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해온 전세 제도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김홍수 논설위원, 조선일보(20-07-31)-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누가 정말 천박한가
호수(號數)는 까먹었지, 마흔여섯 채 다 똑같지…. 이사한 날 방과 후 집을 못 찾았다. 맥없이 아파트 뒤로 가 보니 베란다에 빨래 너는 사람이 있었다. "엄마~." 한강변 그 동네에서 보석 같은 소년기를 보냈다. 크고 작은 웅덩이에 풀도 변변히 자라지 않아 황량했던 둔치, 그나마 괜찮은 놀이터였다. 그런 아쉬움 말고는 중년이 돼 둘러보는 강변이 뿌듯하다. 녹음(綠陰) 속 숱한 공원, 쉼터만으로도 기적 아닌가. 달리 보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한강을 배를 타고 지나다 보면 무슨 아파트는 한 평에 얼마라는 설명을 쭉 해야 한다." "한강변에 아파트만 들어서 가지고… 이런 천박한 도시를 만들면 안 된다." 부동산 사업자들 선상 연찬회(硏鑽會)라도 끼었을까? 그러지 않고서야 배에서 아파트 값 얘기만 하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로 그런다 한들, 함부로 낮잡아도 되는지 궁금해졌다.
대체 '천박(淺薄)'이 뭐기에. 새삼 사전을 들췄다. '학문이나 생각 따위가 얕거나, 말이나 행동 따위가 상스러움.' 딱 떨어지지는 않지만, 혹시 집이나 재산 욕심을 말하나? 그런 거라면 천박 운운한 이가 대표인 집권당도 만만치 않다.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88명이 본인이나 배우자가 다주택 보유자로 (중략) 민주당이 43명으로 가장 많았고 통합당은 41명이었다.' 빠질 수 없는 곳이 있다. '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실거주 목적 주택 한 채 외에는 모두 처분하라는 6개월 전 노 실장의 권고를 따른 경우는 단 2명에 불과했다.'(7월 8일) 행정부라고 질쏘냐. '경제부총리가 한 채만 빼고 처분하라 권고한 뒤 6개월 동안 이를 이행한 국무위원은 1명으로 확인됐다.'(7월 9일)
사실상 나라님이 으르다시피 한 다주택 처분령에 팔짱 끼었다. 이들부터 나무랐다면 어땠을까. 한 나라 이끌어간다는 사람들이 집은 집대로 자리는 자리대로 탐욕 부리는데. 그런 탐욕을 권력으로 누르려 하는데. '천박'이 주인을 잃었다.
-양해원 글지기 대표, 조선일보(20-07-31)-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국회 숙의 총량 유지하겠다"던 與 원내대표, 주택임대차법 상정 이틀만에 강행처리. 논의는 여당끼리만 한 건가.
______________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건가요?(ccor **** 7월 29일 네이버)
[법사위 열기도 전에… 국회 전산망엔 "전월세법 처리됐음"] 기사: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처리하려던 주택임대차보호법안 등이 법사위가 열리기 전 이미 "처리됐음"으로 전산상에 노출. 민주당 측은 "단순 행정 실수"라고 해명. 야당은 "어차피 처리하고자 하는 법안들을 미리 정해놓고 요식 처리하려던 것이 들통난 것"이라고 반발.
-팔면봉/촌철댓글, 조선일보(20-07-31)-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時事-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홍콩 사태에 침묵하는 민주화 선배 한국] [미국 민주주의 안녕한가] (0) | 2020.08.03 |
|---|---|
| ['한동훈 죄인 만들기' 스탈린식 전체주의 닮았다] [권경애 "정진웅은 예고편...무시무시한 세상 됐다"] (0) | 2020.08.02 |
| [시리아, 독일, 그다음은 한국인가?] (0) | 2020.07.31 |
| ['뉴딜' 이름이 아깝다] [또 한 번의 '정책 보고대회' 이번엔 다른가] ['전력 계획' 책임자가 털어놓은 그린 뉴딜의 실상] (0) | 2020.07.31 |
| ['민주 절차 필요 없고 이견 듣지 않겠다' 폭주하는 1당 국회] [총선 압승 후 정권 事故 신기록, 게다가 '오만과 뻔뻔'] [힘 있든, 힘 없든 소고기 한 근은 같아야 한다] (0) | 2020.07.30 |